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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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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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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글자수 :
47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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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2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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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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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엘프의 숲[5]

DUMMY

얼마 안 있어 격한 성력을 감지하고 찾아온 5마리의 괴물들은 일제히 강철 가시 메이스를 허공에서 휘저어 대며 앞을 가는데 방해스런 나무들을 전부 꺾어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부상을 입고 무리하게 제롤린과 전투를 치러 격통과 피로가 쌓일 대로 쌓인 오스카는 선뜻 앞으로 나서는 걸 주저하였다.


다인 성에서 일을 마치고 일정 기간 동안 휴식을 취하며 몸 상태를 최적화 시킨 보람이 전투로 인해 전부 소비된 참이다. 그 상황에 괴물이 무리지어 나타난다면,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는 수 밖에 없는데 공교롭게도 성인 엘프는 아직 기절 상태였다.


마을 안내자라는 유일한 타이틀을 가진 엘프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오스카로선 선택지가 없었다.


“엘리나! 그녀를 후방으로 옮겨라. 앞 쪽 숲은 몰라도 이 부근은 잔가지들이 많아 빈틈이 날 것이다.”


괴물들은 덩치가 크고 요란해서 멀리서도 제대로 보인다. 그렇기에 몸을 숨기기 적당한 위치에서 매복하다가 옆에서 칠 계획을 세운 참에 제롤린이 아무 말 없이 선두로 걸어 나갔다. 오스카는 그 뜻을 이해하고 검을 뽑으려 하지 않았다.


그때 전방에서 괴물들보다 먼저 등장한 의외의 ‘우리’가 미심쩍은 표정들로 나타났다. 그 중 작은 소녀 엘프가 익숙한 얼굴로 다가와 천진난만하게 말한다.


“근처에서 엘프의 정신이 느껴져서 불러봤어요! 마침 사냥하러 나왔다고 해서······.”


속 사정은 공부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니 잘 알진 못해도 종족 간의 관계는 어렴풋이 인지하는 듯 했다. 소녀 엘프는 엘리나에게 가서 엄마를 옮기는 걸 도왔다. 다른 남성 엘프 한명도 작업을 도왔다.


“엘프······. 뭐 나쁘진 않겠군. 저 괴물들은 엘프의 마을로 가는 길목을 막고 있는 걸림돌이니까.”


“이번만큼은 협력하지. 손녀를 봐서라도 말이야. 어디까지나 적은 적이다.”


시크하게 답한 체 어깨에 걸친 활과 화살을 꺼내 조준하더니 순식간에 3발의 화살을 연달아 괴물에게 발사했다. 화살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목표물을 향해 빠르게 나아갔고 휘두르는 메이스를 교묘하게 피하여 맨 앞에서 길을 트던 괴물의 왼 쪽 눈을 명중시켰다.


나머지 화살들은 두꺼운 피부 가죽에 생체기 하나 내지 못한 채 바닥에 떨어졌다. 포기하지 않고 두 명의 엘프가 화살을 퍼붓는 사이, 제롤린은 돌격하여 메이스를 튕겨내고 괴물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가장 우측에 빠져있던 괴물은 엘프들과 오스카가 합동하여 잡아내는데 성공하였다.


중간 중간에 제롤린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표현했지만 오스카가 이를 웃으면서 무마시킨 덕에 일단은 남성 엘프들도 호흡을 맞춰 제롤린 엄호를 하러 갔으나, 그곳엔 널브러진 채 반으로 갈라지거나 조각조각 고깃덩이들로 변한 괴물들의 시체만이 남아있는 지옥이 된 채다.


“괴물들은 전부 죽었다”


‘그치만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본디 엘프들을 손에 두고 숲 속에서 나오지 못하게 가브리엘이 설득하고 제루엘이 창조하여 주도권을 다시 가브리엘에게 주어 생명을 가진 괴물을 죽은 것은 사실상 엘프를 통제하는 가브리엘을 방해한 꼴이 되었다.


듣도 보도 못한 지식이 아니라 사라카엘이 한 편에 지식으로서 부여한 기본적인 세계의 삼파전 구축 현상도다. 라고 해도 제롤린에게 세계의 운명은 별 다른 관심 밖의 이야기다. 그저 임무만 완수하면 자유를 얻는다.


그것 뿐.


전투 종결. 사라카엘에 의해 부활한 제롤린은 4마리의 괴물을 베었고, 부상자 오스카와 2명의 남성 엘프는 성력을 사용해 팔다리를 재기불능으로 만들어 목을 베었다. 성력을 극한으로 이끌어 낸 덕에 수월하게 뼈까지 통째로 베어냈다.


상황 종료인 동시에 엘프와 인간 진영으로 나뉘어 전투가 벌어질 뻔 했으나, 적절하게 성인 엘프가 꿈에서 깨어나 급히 나서서 그간의 이야기를 해줌으로서 오스카는 우선 3명의 전사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인간을 믿진 않지만······ 촌장의 딸의 말이라면 믿어주지.”


“난 상관없어. 인간은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걸.”


“아니, 인간은 엘프에게 해를 끼쳤다. 엘프와 인간은 한 평생 싸우다 죽을 운명이며 그것은 변치 않을 운명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상황이 올바르게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때는 바르지 않은 길로 가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타 종족과 손을 잡는 건 싫지만, 나의 임무는 엘프를 죽이는 거나 살리는 것이다. 만일에 일이 발생한다면 지체 없이 죽인다.”


잠자코 듣기만 하던 엘리나는 제롤린에게 첫 반박을 시도했다.


“당신이 페르타 제국에 황제였다면 이걸 들으시고 엘프를 용서치 않겠죠. 주군께선 조용히 있으라 했지만 두고 볼 수많은 없어요. 엘프는······.”


“그만.”


다시 오스카가 엘리나의 발언을 막았다. 소녀 엘프를 제외 모두가 위급했던 상황을 인지했다. 엘리나는 즉시 실언을 외치려 했다는 죄를 죄책감으로서 받아들이고 주저앉았다. 자리가 불편했던 건지 남성 엘프들은 앞장서 장소를 떠나기 시작했고, 촌장의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성인 엘프는 마을로 안내해 주겠다며 엘리나를 일으키고 나란히 걸어갔다.


스스로 오스카와 제롤린의 대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건들이지 말아야할 부분을 건드렸기에 주군이란 자는 부하의 실수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밝혀 만행을 막아야 한다.


“말해보게.”


타박하지 않고 파고드는 걸 거부한 채 기회를 준다. 덕에 부담을 던 오스카 사무엘은 차근차근히 제국에서의 임무부터 다인 성의 일을 설명하였다.


“다인 성에 숨어든 엘프들은 전투 요원들로서 뛰어난 전사들이지만, 어딘가 급한 게 보였습니다. 마치 압박 받던 어린아이들이 일탈 삼아 가출을 하는 모습을 보는 거 같았습니다. 그 이유가 괴물들의 존재라면, 이젠 별 탈 없겠지만요.”


“중요한 건 괴물의 존재라는 건가. 일리가 있는 의문이다. 인간 세계에 저런 괴물을 본 적은 없을뿐더러 있어서 안 되는 생물이다. 너무나 위협적이고 역사적으로 쓰이지 못한 이야기도 있을 터. 한 때 주신교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거로 착각했던 시기가 있지만 그들은 정말로 미래를 설계했다고 생각했었다. 다 부질을 잃은 과거에 일부지만.”


의외로 싱겁게 끝나버린 대화는 관두고 엘프들을 따라 마을로 향했다. 도중에 헤어져버린 기사단 일행과 록시안을 마주칠 일이 있을가 싶어서 도중에 두 번 정도 큰 소리로 외쳤지만 돌아오는 건 사방으로 퍼졌다가 각종 방해물에 의해 반사되어 돌아온 오스카의 목소리뿐이다.


남성 엘프 중 한명이 긴장하라고 다독인다. 이유를 들어보니 침묵의 늪은 길로 들어가기 위해 거치는 장소 중 하나인데, 이보다 위험한 '존재' 들이 있는 장소를 지나가야 한다고 본인도 모르는 흔들리는 동공인 채로 말했다.




“길을 찾았느냐.”


근엄한 목소리에서 어딘가 조급함이 묻어나는 듯 했다. 은색 철갑을 전신에 두른 기사들은 서둘러 주변 지역을 샅샅이 관찰했지만 딱히 인적이라고 해야 할지 엘프의 흔적이라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쓰이는 길을 찾아 헤맸다.


‘혼란스러웠어도 기절한 오스카를 수습해야 했었다.’


도저히 이 문구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부하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아스틴은 중상을 입어 싸우지 못한다. 당분간 치료가 필요한 수준 이였고 대다수 기사들은 괴물들에게 겁을 먹고 선뜻 나서지 않으려 한다.


관찰을 하는 기사들도 그나마 성력을 약한 응용력 표현이 가능하고 용기와 담력이 살짝 높은 수치일 뿐이지 겁을 먹은 건 달라지지 않는다. 엘프의 숲은 자연적인 모습을 지녔지만 협정서에도 전혀 기록된 흔적 없는 괴물의 존재가 두려움이란 공포로 각인되었다.


마을로 가는 길목: 침묵의 늪을 통과를 해야 하는데 실패한다면 영원히 엘프 마을로 가는 기회는 놓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굳이 가야할까. 록시안은 오스카를 구해야 한다고 결심했지만 막상 기사들의 상태를 보자하니 막막한 현실감 앞에 가슴이 답답했다. 마치 충분한 음식을 섭취했음에도 불만족감이 정신을 자극하여 짜증이 솟구치는 것처럼.


“어서 빨리 다른 길을 찾아라. 나 혼자서라도 오스카와 엘리나를 되찾아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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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방황하는 일행[2] - 셈피텔날리스sempiternális 사체르săcer 트라마trāma 16.10.25 269 2 11쪽
109 방황하는 일행[1] - 제 3단계 16.10.16 194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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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프의 숲[5] 16.09.26 189 2 9쪽
104 엘프의 숲[4] - 기사결의 +2 16.09.25 428 3 10쪽
103 엘프의 숲[3] - 제롤린vs오스카 +1 16.09.22 422 2 9쪽
102 엘프의 숲[2] - 전 황제. 16.09.15 24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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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구조 완료[7] - 16.09.07 292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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