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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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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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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85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9.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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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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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구조 완료[7] -

DUMMY

이래저래 여행을 마치고 복귀한 티베리우스와 공주를 자처하는 천사 우리엘은 부셔진 성문을 지나 질척해진 연병장에 들어섰다.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자 살바토르는 점점 피곤해지는 눈가를 어깻죽지로 연신 비벼대며 얼굴을 확인하려고 했다.


레드포드가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며 살바토르를 보호하고자 몸으로 가리면서 확인하는데 실패했지만 인디라가 귓속말로 이대론 있어봤자 할 일도 없으며 적 또한 공격 의사를 잃었으니 목적을 완수한 우리는 가자라고 말하지만.


이대론······ 이라는 속마음을 접고 고개를 조금 끄덕여 찬성표를 던진 살바토르는 레드포드와 시야 교환을 하고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와 달리 정말 가까운 옆인데도 불구하고 딴판의 분우기로 화기애애한 불꽃을 피웠다.


“티베리우스. 여행은 잘 다녀온 거 같네. 공주님도 여전히 아름다우시고 말야.”


“뭐, 그렇지. 이런 저런 일이 많았지만······ 공, 공주님도 즐겁다고 했으니 된 거지. 안 그래요?”


남이야 보면 기사로서 공주님에게 말버릇이 왜 저러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필요도 충분하겠지만 테라는 이미 두 사람의 친밀한 관계를 알고 있었고, 살바토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보고 화가나 기사도를 발휘했다. 본인도 긴장 자세는 풀은 듯 했다.


“어이 기사. 공주님에게 무슨 말 버릇인가. 보아하니 황궁 기사인데 테라와 친구라면 적이겠지만 기사로서 어울리지 않은 행동이다.”


“괜찮습니다. 살바토르 기사님. 그는 제 호위기사이면서 어릴 적 친구입니다. 친구들끼린 예절을 섞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공주님이 그러시다면 상관하지 않겠습니다만, 저에 대해서 아십니까?”


품위라고는 없는 꼬락서니지만 살바토르는 당당하게 앞에서 대답하고 질문했다. 로칸은 석검에서 살기를 지우고 대화를 지켜보았고 테라는 티베리우스와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완전히 무방비해진 공주를 공격해 탈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살바토르가 그런 짓을 할 사람은 아니다. 반대로 레드포드는 악의적인 방식으로 도망갈 계획이 생각났는지 주위 반경을 탐색해 경로를 정하다가 인디라에게 저지당했다.


우리엘은 공주 같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나무 밑으로 비를 피해 들어온 뒤 답했다.


“후후훗. 공주랍니다. 힘이 전부인 세계에서 나약하게 앉자만 있으면 뭘 할 수 있겠나요. 하다못해 호위기사를 위해 정보는 제공해야겠지요.”


뒤돌아 우리엘과 마주했다. 뒤편에선 티베리우스가 빠르게 달려와 공주와 삼기사의 사이에 창을 집어넣어 전진을 가로막아 주춤거렸다. 하지만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 살바토르는 그 자리에서 다음 질문을 말해본다.


“공주님은 로칸의 진정한 평화를 바라는 이상에 대해 같은 뜻을 바라는 분이시군요.”


라고, 직설적으로 누구 편인지를 물어보았다. 살바토르의 기사도를 따른다면 어떠한 대답이 나오든 간에 여자를 공격하진 않는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제국을 위협하는 로칸의 이상 또한 적으로서 간주 및 멸절 시켜야 하는 대상인 만큼 테라나 인디라 또한 주먹을 꽉 쥐며 혹시 나의 일이 벌어질까봐 예의주시해 본다.


안타깝게도 대답의 예상은 빗나간다.


“기사님의 욕망이 어떤가에 따라 달라지겠죠. 무려 황궁 삼기사 이신만큼······.”


상황은 역전되었다. 검투 대결에서 능수능란하게 적을 교란하고 가지고 놀다가 한 순간에 실수로 적에게 급소를 노려지는 검투사의 심리 상태처럼 살바토르는 역으로 헛튼 대답을 했다가 되레 위험한 곳으로 빠지게 될 위기가 조성 되어 버렸다.


기사들의 정점이자 제국에 간섭을 줄 수 있는 영향력. 이름 자체가 권력이자 힘. 스칼렛 살바토르는 그런 사람이다. 선택을 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닌 선택을 주는 자이자 그것을 거둘 수 있는 자.


먹이를 노려보는 여우같은 눈빛으로 바뀐 우리엘은 손으로 대충 가린 입술을 번뜩이며 조롱하는 듯 한 태도를 살짝 노출해 대답을 이끌어 내려고 유도한다. 함정에 걸려들 것인지 아닌지는 설치자의 목적과는 별개로 먹잇감이 운을 걸고 고르는 거다.




그렇다면 살바토르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하는가.

심히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 무시하면 그만이 아닌가.


“······.”


똑같이 웃으며 자연스럽게 뒤를 돈 살바토르는 앞장서 성문으로 걸었다. 애제자는 스승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고 검을 집어넣을 곳이 없어 손에 든 채로 어미 고양이 따라 가듯 뒤를 지키며 갔고 인디라는 우리엘에게 작은 예의를 보이고 자리를 떠난다.


나는 처참해진 본 성의 일부는 관찰하다가 시체가 전혀 없다는 걸 알고 안도의 숨을 쉬는 우리엘님을 보고 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졌다. 게임할 때 말곤 나온 적 없던 미소였는데······ 이제와서 말하는 거지만 여자는 남자에게 필요한 보석이다.


보석은 여자에게 필요하지만, 이쁜 걸 남자도 가지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중세라면 다를지도······.


“티베리우스.”


“네. 공주님.”


여우에서 가녀린 여성으로 변한 우리엘님은 나무 밑에서 나와 본 성으로 걸었다. 나는 뜻을 받들고 창을 오른 손으로 바꿔 들고 왼 팔로 키가 작은 우리엘님의 머리를 가려 비를 막았다. 분명 너무 친환경적이라 비 맞아도 건강하다고 했지만 이 정도 굵은 빗줄기는 아프니까 막아주는 게 정답이겠지.


테라는 랜 성을 방어하느라 연신 싸워서 그런 건지 걷는 폼이 엉성하다. 녀석이 근처에 왔을 때 어깨동무를 하라는 눈빛을 보내봤는데 씩 웃더니 갑옷의 무게까지 실어서 나를 짖눌렀다.


“으억!”


공기 빠지는 소리가 새어나왔지만 창피함을 무릅쓰고 본 성까지 두 사람을 안내해줬다.


“오랜만에 친구가 왔으니 잔치를 벌여야겠군.”


그리 말하는 로칸은 무너진 성벽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보고 식겁했지만 아마 본인이 터트린 거라고 나는 감히 조심스럽게 찍어본다. 시험 문제를 찍을 때도 조심스럽잖아? 그거랑 같다. 그래도.


처음 든 생각은.

‘졸음운전자가 와서 박았나.’ 다.




오스카를 필두로 길 잃은 엘프 소녀를 데리고 가다가 만난 소녀의 엄마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길을 안내해주겠다고 말하고 말과 도보를 맞추기는 힘들다고 해서 실랑이 끝에 오스카가 탄 말 앞에 같이 앉아 출발했다.


자리가 영 불편한 것인지 얼굴에 홍조······ 라기 보단 난처함이다. 엘프 특유의 속 감정이 표면으로 들어날 때 대부분은 저렇게 홍조가 나타난다. 새하얀 피부 탓에 내부의 혈관이 뭉치는 게 연하게 보이는 효과다.


“엄마! 저거 봐요. 울쿠스에요.”


오스카의 바로 뒤, 아스틴과 나란히 말을 타고 걷는 엘리나 앞엔 엘프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따분한 이동이 실증이 낫는지 자꾸 주변을 둘로보다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 연이어 엄마를 지칭하고 통보와 함께 이름을 불렀다. 소녀가 가리킨 식물은 생긴 건 단단한 줄기에 겨우 풀 잎 세 개가 떨어질 듯 말 듯 위태롭게 달려있는 식물 이였다.


이번엔 울쿠스라는 식물이다.


“울쿠스가 뭡니까.”


인간은 모르지만 엘프는 아는 식물의 지식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오스카는 자연스럽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질문했다. 엘프는 기다란 귀를 쫑긋 세우며 눈치를 줬다가 어깨를 축 늘리며 답했다.


“울쿠스 식물은 상처가 번지기 전에 발라두면 살이 평소보다 더 빠르게 회복 되요. 피부의 자연 치유력을 증가시켜주죠. 대부분의 지식은 제국 협정서를 통해 공유했지만 엘프 세계의 지식을 전달하진 않았으니까요.”


‘이해해요.’


라고 덧붙였다. 대답한지 얼마 안 있어 엘프는 인간에 비해 우수한 시력으로 전방에 갑자기 어두워진 숲의 안쪽을 발견하고 오스카의 고삐를 낚아채 말을 세웠다.


“도착했어요. 첫 번째 관문, 악몽의 늪에.”


작가의말

별거 없습니다. 주말에 오스카의 오메룸 숲 시련을 기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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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고대의 유산[1] - 편지와 시체[1] 16.11.22 17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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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방황하는 일행[5] - 과연 그는 그란데스 나이트의 핏줄이다[1] +1 16.11.09 189 2 10쪽
112 방황하는 일행[4] - 피바람 부는 마을 16.11.06 237 2 14쪽
111 방황하는 일행[3] - 오스카 사무엘의 평화란, 이루어질 수 있을가 16.10.30 324 2 12쪽
110 방황하는 일행[2] - 셈피텔날리스sempiternális 사체르săcer 트라마trāma 16.10.25 269 2 11쪽
109 방황하는 일행[1] - 제 3단계 16.10.16 194 2 9쪽
108 황녀 선택[3] - 1차전 끝. +2 16.10.10 254 2 7쪽
107 황녀 선택[2] - 여자는 무서운 법이다. 16.10.09 204 2 13쪽
106 황녀 선택[1] - 귀족들의 보이지 않는 전투 16.10.03 248 2 7쪽
105 엘프의 숲[5] 16.09.26 188 2 9쪽
104 엘프의 숲[4] - 기사결의 +2 16.09.25 427 3 10쪽
103 엘프의 숲[3] - 제롤린vs오스카 +1 16.09.22 422 2 9쪽
102 엘프의 숲[2] - 전 황제. 16.09.15 241 2 9쪽
101 엘프의 숲[1] - 악몽의 늪 16.09.11 224 3 8쪽
» 구조 완료[7] - 16.09.07 292 2 8쪽
99 구조 완료[6] - 돌아온 이혼의 기사. 16.09.05 209 2 9쪽
98 구조 완료[5] 16.09.04 223 2 9쪽
97 구조 완료[4] - 기사의 승리 +2 16.08.31 319 2 8쪽
96 구조 완료[3] 16.08.27 214 2 7쪽
95 구조 완료[2] 테라와 마주하다 16.08.22 205 2 12쪽
94 구조 완료[1] +1 16.08.20 235 2 8쪽
93 정처없는 영혼[4] 16.08.20 179 2 8쪽
92 정처없는 영혼[3] 이종족의 소녀 16.08.17 216 2 8쪽
91 정처없는 영혼[2] - 황제 16.08.16 282 2 10쪽
90 정처없는 영혼[1] 16.08.12 24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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