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401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9.11 17:31
조회
224
추천
3
글자
8쪽

엘프의 숲[1] - 악몽의 늪

DUMMY

오스카는 엘프가 섬뜩한 표정으로 언급한 악몽의 늪이란 것을 보고 바로 떠오른 것은 설마 이곳을 통과하는 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좌우를 보면 왼쪽은 길이 막혀있지만 오른쪽은 인위적인 느낌이 풍성이 나는 잔디가 조금 깔린 길로 보았다. 악몽의 늪이라는 악명의 이름이 붙은 이유가 있을 터.

그렇지 않다면 단순히 거짓말이거나 엘프들은 사소한 무언가 에도 겁을 잔뜩 먹는 겁쟁이 종족이다. 다인 성을 정복하려는 행위도 두려운 미래를 보기 싫은 발버둥이라고 생각했다.


“오스카 오라버니!”


익숙한 엘리나의 목소리가 아니다.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정확힌······ 새로운 삶을 살고자 맹세한 그날 이후로 들어보지 못했던 죽음을 경험하려는 울고 있던 엘리나다. 좌측 부근에서 가까이 느껴져 검을 뽑으며 옆을 돌아보려 하다 손이 앞에 앉아 있는 엘프의 허리를 치고 말았다.


힘을 푼 손은 오로지 검만을 뽑아낼 작은 힘만 쥐고 있어서 엘프는 아픔을 겪지 않았다. 그렇지만 왼쪽을 보고 있어 신경 쓰지도 않는 모양이다.


‘대체 뭐가······.’


검을 검집에 놔둔 채 말 머리를 돌려 전방을 봤을 땐 이미 묵직한 고통이 오른쪽 어깨를 강타한 직후였다. 물리적인 공격력을 지닌 타격이라면 반드시 막아내는 오메룸 갑옷으로도 생생히 느껴지는 벡터에 당황했다. 피가 머리에 쏠리는지 파도가 울렁이듯 아른거리는 시야에 동시에 날아가는 발견하고 엘프를 왼 팔로 허리춤을 감아 꽉 껴안고 몸을 정면으로 돌려 충격을 온전히 받아드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서 목을 들어올렸다. 공중에선 방향 전환만 힘들지 각 부분들을 따로 움직이는 건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나무에 부딪히는 걸 멈출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충돌을 대비해 숨을 삼키고 내뱉는 걸 거부한 뒤, 충돌했다.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 나무 기둥에 오스카가 부딪히자 두꺼운 기둥이 우지끈 소리를 내며 뒤로 넘어갔다.


그대로 기절해버린 엘프와 정신이 혼미한 오스카는 희미하게 크고 두껍고 손에 뭉툭하지만 뾰족한 가시 촉들이 솟아난 무기를 든 거인을 봤지만 뇌의 명령에도 선뜻 행동하려 하지 않는 손과 다리를 원망하며 정신세계로 떨어졌다.




랜스를 거꾸로 쥐고 성력을 주입한다.

던진다.


중간에서 후방에 배치된 기사단을 통솔하고 이끌던 록시안이 갑자기 나타난 여러 마리의 괴물들 중 오스카를 날려버린 정체 모를 괴물의 머리를 노리고 랜스를 투척했다. 본디 투창용 창도 아닌 기사단 전용 돌격 장비를, 그것도 성력을 쓰지 않은 한 손으로 정확하게 머리를 직격타 시킨 근력은 가히 무서우리만큼 대단하다.


내부 근육이 얼마나 단단한지 혈관이 터질 것처럼 피부에 그대로 보이는 괴물들의 외격은 너무나 단단해 보인다. 옷가지 따윈 입지 않았다. 마치 태초부터 숲에서 사는 주민인양 자연스러운 모습이 조화스러 보인다. 거기에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인간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명칭은 메이스, 기사들이 돌격 후 진영을 휘젓거나 일반 병사도 전투 시 기사를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꼽히는 무기다.


그렇다 한들 죽은 녀석이다. 머리가 완전히 터져버리곤 바닥에 드러누웠다. 좌우 숲은 길을 튼 곳을 제외하면 제국 내 숲에서도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나무들이 울창하게 번식되어 있다. 거기에 악몽의 늪이란 꺼림칙한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햇볕 쨍쨍한 낮에서 밤으로 전환된 것처럼 어두워진 하늘.


그 탓에 주위도 시야 환상에 의해 어두워졌다. 피부부터 검붉은색을 띄고 있는 괴물들의 존재를 알아차리기엔 인간의 감으로 선 느릴 수밖에 없었다고 록시안은 아쉽지만 결단을 지었다.


“기사단! 검을 뽑아라! 잠깐 동안 시간을 번다. 이 이상은 전진이 불가피하다. 아스틴은 오스카를 데리고 최대한 멀리 도망가라.”


오스카를 타격하고 전사한 괴물 한 마리가 죽고 남은 괴물은 총 세 마리, 거기다 이제야 느껴지는 땅 울림이 족히 두 마리가 더 오는 걸 알 수 있었다.


“록시안님!! 피하십쇼!!”


엘리나와 아스틴이 동시에 외쳤다. 말에서 내려 오스카 쪽으로 달려온 엘리나와 엘프 소녀, 그리고 말을 이끌고 록시안의 방패를 자처한 아스틴은 필사적으로 행동했다. 아스틴의 기마 실력이 뛰어나 예상보다 빠르게 도착해 내민 왼 다리를 노리며 눈을 부릅뜬다.


“흐······아아아아아!!!”


오른손에 일으킨 엄청난 성력을 검을 잡아 뽑는 동시에 주입하여 휘두르는 메이스를 근처에 오기도 전에 가장 가까운 왼쪽 다리를 공격했다. 검은 살을 가르고 근육을 베어가며 안으로 들어가는가 싶더니 멈췄다. 그 상태로 메이스가 닿기 전에 검을 긁었더니 쇠를 긋는 소리가 나면서 아스틴의 마음은 허탈감이 가득 찼다.


개인 근력 부족에 의한 공격력 말소다. 반대로 괴물의 방어력은 턱없이 높았던 것이다. 성력을 주입해 강화시켰음에도 뚫지 못했다는 건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적이 아니다.


록시안은 달려온 엘리나에 의해 말에서 급박하게 내려와 메이스를 회피했지만 아스틴은 허리를 정통으로 타격 받으면서 오스카보다 더 멀리 날아갔다. 기사단 일원들은 전방 4명을 제외 전원 힘겹게 말머리를 돌리면서 급히 피신하기 시작했고 4명의 기사는 아스틴을 공격한 괴물을 견제하면서 주인을 잃은 말을 데려와 록시안을 다시 태움으로서 위험한 장소에서 도망치는데 성공했다.


혼란스런 와중에 오스카와 성인 엘프는 엘리나가 어느 새 끌고 가 숲 안쪽으로 피신한다. 괴물들은 멀어져가는 록시안을 추적하다 이내 등장했던 숲 쪽으로 사라졌다. 자라난 작은 나무와 풀숲 사이 빈틈으로 숨을 죽인 채, 관찰하는 엘리나는 쓰러진 엄마를 보고 눈물범벅이 된 엘프 소년을 끌어안아 달래주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그야.’


조용해진 악몽의 늪 초 입구, 엘리나는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자신처럼 성인 엘프를 끌어안고 있는 오스카를 쓰다듬어주었다.


“오라버니가 지켜 줬는걸.”


구해졌다면 이제 버텨야 한다. 대체 어떤 괴물인지도 모른 채 상대도 하지 못했고 아스틴은 록시안을 지키려다가 되레 맞고 날아가 버렸다. 숭고한 희생이지만 부디 죽지 않기를 바란다.


“악몽의 늪이라는 건 늪이 문제가 아니라 괴물들의 서식지라는 건가. 저런 건 들어본 적도 없는데!”


제국 상부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허나 기사, 한 성의 성주의 부하이면서 정보조차 가지고 있지 않는다. 하물며 성주도 괴물에 관한 정보를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이 뭘 해봤자 라고 엘리나는 자책했다. 애당초 엘프의 숲에 사는 괴물들의 존재를 인간이 아는 게 이상한 거겠지.


인간이 협정을 깨고 엘프의 숲을 쳐들어오는 건 전쟁을 선포하는 행위이지만 이번엔 다인 성을 습격한 엘프들을 봐서 본심을 알기 위해 작정하고 가보는 것이다. 결코 인간이 엘프의 숲에 들어올 마땅한 이유는 없었다.


그러니 괴물의 존재도 굳이 알릴 필요는 없었을 테다.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니고.


“인간 따위가 엘프에게 협력할 리가 없잖아. 흥.”


괴물에게 죽든······ 말든······ 하면서도 성인 엘프를 품에 안고 기절한 주군을 보자니 그때가 떠오르는지 작은 눈물방울이 막 성장하는 꽃잎을 적셨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콘베르토-converto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콘베르토[1부] 디유티코[2부] 19.04.12 65 0 -
117 고대의 유산[3] - 절망의 추측 16.12.18 332 2 13쪽
116 고대의 유산[2] - 오메룸 숲과의 작별 16.12.10 165 2 9쪽
115 고대의 유산[1] - 편지와 시체[1] 16.11.22 174 2 10쪽
114 방황하는 일행[6] - 엘리나 패배, 오스카 참전 16.11.17 189 2 11쪽
113 방황하는 일행[5] - 과연 그는 그란데스 나이트의 핏줄이다[1] +1 16.11.09 190 2 10쪽
112 방황하는 일행[4] - 피바람 부는 마을 16.11.06 238 2 14쪽
111 방황하는 일행[3] - 오스카 사무엘의 평화란, 이루어질 수 있을가 16.10.30 325 2 12쪽
110 방황하는 일행[2] - 셈피텔날리스sempiternális 사체르săcer 트라마trāma 16.10.25 269 2 11쪽
109 방황하는 일행[1] - 제 3단계 16.10.16 194 2 9쪽
108 황녀 선택[3] - 1차전 끝. +2 16.10.10 254 2 7쪽
107 황녀 선택[2] - 여자는 무서운 법이다. 16.10.09 204 2 13쪽
106 황녀 선택[1] - 귀족들의 보이지 않는 전투 16.10.03 249 2 7쪽
105 엘프의 숲[5] 16.09.26 188 2 9쪽
104 엘프의 숲[4] - 기사결의 +2 16.09.25 428 3 10쪽
103 엘프의 숲[3] - 제롤린vs오스카 +1 16.09.22 422 2 9쪽
102 엘프의 숲[2] - 전 황제. 16.09.15 241 2 9쪽
» 엘프의 숲[1] - 악몽의 늪 16.09.11 225 3 8쪽
100 구조 완료[7] - 16.09.07 292 2 8쪽
99 구조 완료[6] - 돌아온 이혼의 기사. 16.09.05 210 2 9쪽
98 구조 완료[5] 16.09.04 224 2 9쪽
97 구조 완료[4] - 기사의 승리 +2 16.08.31 320 2 8쪽
96 구조 완료[3] 16.08.27 215 2 7쪽
95 구조 완료[2] 테라와 마주하다 16.08.22 206 2 12쪽
94 구조 완료[1] +1 16.08.20 236 2 8쪽
93 정처없는 영혼[4] 16.08.20 179 2 8쪽
92 정처없는 영혼[3] 이종족의 소녀 16.08.17 217 2 8쪽
91 정처없는 영혼[2] - 황제 16.08.16 282 2 10쪽
90 정처없는 영혼[1] 16.08.12 249 2 10쪽
89 랜 성 토벌전[5] 작전! 혼란을 틈타 기습하라! +2 16.08.10 340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