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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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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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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389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8.17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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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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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정처없는 영혼[3] 이종족의 소녀

DUMMY

귀여운 소녀는 집에서 나와 어른들 몰래 외부 출입을 금하던 규율을 깨고 밖으로 놀러 나왔다. 친구들도 같이 나왔다면 더 안전하게 놀다가 재미있는 추억을 쌓고 조용히 돌아왔을지도 모른다. 성스러운 숲 오메룸은 인간들의 출입보다 엘프들의 출입이 더 많은 지역이다.


지역 위치 상 엘프들의 고향은 오메룸 숲을 가로질러 울창한 나무숲을 지나고 안쪽 늪을 크게 돌아서 가야한다. 인간들 중 가장 숲에서 가까운 국이라 칭할 수 있는 도시는 페르타 공국뿐, 그러나 기사도 없고 엘프의 전투력보다 높거나 대등한 전력을 가진 병장기나 있다 해도 다룰만한 인재도 없는 제 3차 제국 전쟁이 끝나고 나약해진 국가에 불과하다.


그럴싸한 이유를 지니고 있지만 페르타 공국의 공왕은 엘프들과 관련될 생각도 없으며 현재는 옵타이오 제국 수도 랑궈르 황궁에서 관리 차 올라오는 대신들도 차갑게 대하며 돌려보내기도 하며 독자적인 성장을 갈구하는 중이다.


데카르안은 이를 알면서도 방관한다.


소녀는 기다란 귀를 쫑긋 세우고 귀까지 덮힌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성장을 멈춘 어른 꽃들의 가지를 꺾으며 하나하나를 모아서 얇고 깨끗한 넝쿨로 묶었다. 넝쿨은 오는 도중에 들러야 하는 늪에 잔뜩 있는 식물로 지식은 충분한 듯 보였다.


소녀가 앉아서 꽃들과 어울려 놀다가 근처에서 돌로 만들었는지 형편없는 사각형의 돌이 땅에 깊숙이 박혀 있는 걸 발견했다. 좌우로 두 개가 연이어 붙어있지만 그게 전부일 뿐, 다른 특징적인 부분은 없었다.

돌 가운데에 조그마한 구멍이 가로가 긴 마름모꼴이라는 것 뿐. 중요하진 않아보였다. 소녀도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꽃을 따러가려다······ 때마침 선두에 서서 숲을 관통하는 레로빌리안 안드레 록시안과 오스카 사무엘과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순간 소녀는 엘프 마을의 정신적 지주, 원로장의 말이 생각났다.


‘인간과는 어울리지 말아야 하며 같은 공간에 있어서도 안 된다.’


인간에게 사로잡히면 도시로 끌려 나가 노예가 된다고 오스카 측에선 터무니없는 사실을 떠올린 소녀는 도망을 치려했지만 벌벌 떨리는 두 다리를 보고 위축되어 제자리에서 눈물을 터트렸다.


소녀 입장에선 인간이 출입을 했던 적은 없었기에 오늘도 오지 않겠지 라는 마음이 함께 있었다. 그래서 오늘, 하필 오늘 규율을 어기고 놀러 나왔는데 사단이 난 것이다. 두려움 감정이 두뇌를 지배했고 행동력을 잃고 무지하게 염분이 섞인 액체를 뚝뚝 서글프게 떨어트렸다.


아무 짓도 안하고 지나가던 오스카는 급작스럽게 전개된 상황에 당황하여 일단 말에서 내렸다. 혹시나 도망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천천히 다가가기보다 보폭을 넓혀 순식간에 바로 앞까지 걸어가 한쪽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췄다.


공격적인 행위는 일절 노출시키지 않고 차근차근 건틀릿을 벗어 비어있는 손을 보였다.


소녀는 이제 울지 않았다. 그 대신 커질 대로 커진 동공을 숨기지 못하고 벌벌 떨던 다리나 팔도 경직된 채 가만히 있었다. 가까이 온 인간을 보고 놀란 것이니라.


‘이러다간 정신이······.’


뒤에서 눈치 보며 천천히 걸어오는 록시안에게 손가락 하나를 치켜세워 입술에 세로로 대었다. 신호를 인지하고 걷는 걸 멈춘 뒤 뒤따라오는 병력의 전진을 잠시 동안 멈추게 했다. 그리곤 중간쯤에 아스틴과 나란히 말을 타고 있던 엘리나에게 손짓을 하여 오게 하였다.


의아해하는 엘리나는 군말 없이 말에서 내려 록시안에게 달려왔다.


“저기······ 엘프 소녀. 겁먹을 필요 없단다. 나는 기사야. 사람을 지키는 기사. 너를 해치지 않는단다.”


오스카는 다정한 말투로 소녀에게서 거리를 둔 채 설득에 나섰다. 자신은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정의를 옹호하는, 정확힌 자기 품에 있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다고. 물론 그런 뜻을 알아차릴 리가 없겠지만 말이다.


엘프 소녀는 더 이상 울지 않았지만 오스카의 말을 믿지는 않는 듯 싶었다. 도망치지 않는 건 다릿심이 완전히 풀려버려서 조용히 호흡에만 집중을 하였다. 소녀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오스카에 몸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허리춤에 차인 검을 보자 크게 숨을 삼켰다.

기사인 오스카는 소녀의 눈동자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보다가 정지한 것을 확인하고 검을 풀어 어깨 너머로 던져버렸다. 그러나 엘프 소녀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오스카를 바라보았다.


소녀와 오스카의 첫 무언의 인사였다.


“엘프 소녀. 이런 곳에서 뭘 하는 거지? 협정 관계 상 오메룸 숲은 인간과 엘프 두 종족은 정해진 기간에만 출입이 가능할 텐데······.”


“그런 말해도 저희도 어겼잖아요, 오라버니.”


허리춤에 찬 검을 역시 풀면서 무심하게 뒤로 내가 던져버리는 엘리나를 보고 갑자기 등장했지만 소녀는 안심을 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맑은 공기를 내쉬었다.


“나쁜 사람은······ 아니죠······?”


드디어 엘프 소녀가 강에서 약으로 내려가는 음정으로 입을 열어 의사표현을 선보였다. 오스카는 마치 보물을 발견한 대단한 모험가 같이 웃어 보이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뿔 같은 건 없고 청각의 발달로 자라난 귀만 옆으로 삐죽 나와 쓰다듬는대 있어서 손에 걸리는 것은 없었다.


옆에서 부러운 눈빛으로 처량하게 쳐다보는 엘리나만 없다면 오래 해줬을 테지만 이제부터 심문의 시간이다. 아직 소녀라 해도 협정에 의한 규율이 존재하는 마을에 사는 엘프일터, 오스카는 마을로 가야하기 때문에 정확한 길을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소녀. 너를 해치진 않아. 말했지만 나는 기사야. 사람을 지키는 사람이지. 원한다면 소녀를 지키는 기사가 되어줄게. 그러니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다정한 얼굴과 따뜻한 손길, 그리고 매치가 되지 않는 다정한 목소리에 엘프 소녀는 따스함을 느끼고 저항하지 않았다. 엘리나는 오스카의 귀에 대고 조그맣게 말했다.


“아직 어린애라 가능한 거예요. 순수해서 인간을 믿는 거죠. 이야기로만 들었으니까.”


엘리나의 말대로 엘프 소녀는 단순한 어린애다. 성장력도 성인 엘프보다 한참을 미달하지 못한 모습은 예상컨대 30살도 판단했다. 인간의 나이로 치면 15살 정도로 초기 엘프는 정신 성장이 느리다는 걸 감안한다면 10살에 미치는 순수한 정신을 지닌 꼬맹이다.


공포심과 두려움을 배로 느끼지만 반대로 해석하자면 순화시키는 속도도 빠르고 안정감을 갖게 하는 속도도 마찬가지라는 소리다.


“자, 꼬마 아가씨. 이거 줄게. 그 대신 오라버니가 하는 질문에 잘 대답해줘.”


설탕물을 소수에 연금술과 과학력으로 탄생한 첨가물에 혼합해 형태와 맛을 구성하고 먹기 편하게 몸에 해롭지 않은 막대로 중간에 끼어 손쉽게 들 수 있도록 제작한 막대 사탕을 엘프 소녀에게 내밀었다.


“그거······ 어디서 꺼낸 거야 엘리나.”


“록시안 경이 줬습니다. 포장까지 뜯어서요······.”


묻고 싶은 게 많아졌지만 우선은 사탕을 건네받은 뒤 소녀에게 오스카가 직접 두 손으로 건넸다. 소녀는 사탕에 대해 궁금해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희한하게 언어는 통하는데 역시나는 역시나, 문화나 상품에 대해선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 거 같았다.


협정 상 맺은 협약서에는 그런 면도 있거늘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임무를 마치고 제국으로 돌아갈 때 보수해야할 행정을 손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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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고대의 유산[3] - 절망의 추측 16.12.18 332 2 13쪽
116 고대의 유산[2] - 오메룸 숲과의 작별 16.12.10 164 2 9쪽
115 고대의 유산[1] - 편지와 시체[1] 16.11.22 174 2 10쪽
114 방황하는 일행[6] - 엘리나 패배, 오스카 참전 16.11.17 189 2 11쪽
113 방황하는 일행[5] - 과연 그는 그란데스 나이트의 핏줄이다[1] +1 16.11.09 189 2 10쪽
112 방황하는 일행[4] - 피바람 부는 마을 16.11.06 238 2 14쪽
111 방황하는 일행[3] - 오스카 사무엘의 평화란, 이루어질 수 있을가 16.10.30 324 2 12쪽
110 방황하는 일행[2] - 셈피텔날리스sempiternális 사체르săcer 트라마trāma 16.10.25 269 2 11쪽
109 방황하는 일행[1] - 제 3단계 16.10.16 194 2 9쪽
108 황녀 선택[3] - 1차전 끝. +2 16.10.10 254 2 7쪽
107 황녀 선택[2] - 여자는 무서운 법이다. 16.10.09 204 2 13쪽
106 황녀 선택[1] - 귀족들의 보이지 않는 전투 16.10.03 248 2 7쪽
105 엘프의 숲[5] 16.09.26 188 2 9쪽
104 엘프의 숲[4] - 기사결의 +2 16.09.25 428 3 10쪽
103 엘프의 숲[3] - 제롤린vs오스카 +1 16.09.22 422 2 9쪽
102 엘프의 숲[2] - 전 황제. 16.09.15 241 2 9쪽
101 엘프의 숲[1] - 악몽의 늪 16.09.11 224 3 8쪽
100 구조 완료[7] - 16.09.07 292 2 8쪽
99 구조 완료[6] - 돌아온 이혼의 기사. 16.09.05 209 2 9쪽
98 구조 완료[5] 16.09.04 223 2 9쪽
97 구조 완료[4] - 기사의 승리 +2 16.08.31 319 2 8쪽
96 구조 완료[3] 16.08.27 214 2 7쪽
95 구조 완료[2] 테라와 마주하다 16.08.22 206 2 12쪽
94 구조 완료[1] +1 16.08.20 235 2 8쪽
93 정처없는 영혼[4] 16.08.20 179 2 8쪽
» 정처없는 영혼[3] 이종족의 소녀 16.08.17 217 2 8쪽
91 정처없는 영혼[2] - 황제 16.08.16 282 2 10쪽
90 정처없는 영혼[1] 16.08.12 248 2 10쪽
89 랜 성 토벌전[5] 작전! 혼란을 틈타 기습하라! +2 16.08.10 34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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