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396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8.20 23:38
조회
235
추천
2
글자
8쪽

구조 완료[1]

DUMMY

첨벙첨벙.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낼꺼 같았던 소리는 도망치는 인디라와 그를 추격하는 반란군 병사들의 달리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뭣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들이 더운 여름을 극복하기 위한 놀이의 일종을 떠올리게 만드는 추격전은 아이를 가진 자의 심금을 울렸다.


추격이 다소 느려지고 있다는 이유를 비가 오기 때문이겠지 라고 인디라는 생각했다. 무뎌진 대지는 발을 디딜 때마다 푹 빠져버려 재빨리 다음 다리를 앞으로 뻗기가 힘들어졌다. 조건은 양측 모두 동일시. 그러니 누가 먼저 빠른 속도로 질척질척한 땅을 밟아가며 도망치고 잡느냐가 관건이 되었다.


본 성의 뒤쪽, 인디라는 앞에서 나타난 병사를 베어버리고 후방에서 쫓아오는 병사들은 일부로 싸움을 걸어도 호응하지 않고 도망치기만을 연신 반복했다. 앞을 방해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굳이 전투를 일으키려하지 않았다.


언제 어느새 지원 병력이 와서 포위를 당할쏘냐. 반드시 친구와 성을 탈출한다. 그러기 위해선 살바토르가 지하 감옥에 있을 제자를 구하는데 성공하냐가 두 번째 관건이자 목표 달성의 참이다.


인디라는 살바토르는 믿고 있지만 운명이 믿는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자신도 잘 알듯이 세상은 인간을 만만하게 보며 기구한 삶을 살아가게 만든다. 어릴 적의 인디라는 스칼렛 가문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아카트 공국의 수도가 불에 타들어 가는걸 보며 깨달았고 각오했다.


바레타 가문을 박살내겠다고. 가슴에 피멍이든 친구와 함께.


“그러니까 같이 와준 거라고. 살바토르 녀석아.”


혼자 가서 죽으면 어떡하겠어. 누가 널 살 리냐.


근처에 연못가가 시야에 들어서자 인디라는 계속 도망만 치다간 체력이 바닥나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쓰지 못한다고 여기고 검을 뽑은 뒤 연못가 건너편으로 먼저 뛰어가 자리를 잡았다. 나름대로 자리는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쭉 민가 몇 채가 세워진, 마을이라 긴 뭐한 터가 있어 숨기 적당했고 연못은 매우 작았지만 상대가 덤비기 위해선 방향에 따라 와야 한다.


손을 뻗어도 검을 든 팔은 닿지도 않을 만큼의 적당한 길이. 시간을 끌기엔 아주 적당한 자리였다.


추격자는 4명. 한꺼번에 덤벼도 최소 두 명이다. 인디라는 이길 거라 자신했다.


그 시각, 살바토르는 지하로 가는 구멍을 통해 진입한 뒤 바로 우측으로 빠지면서 감옥으로 내려가는 길을 발견해내었다. 1층은 단지 이동경로에 지나지 않았고 진짜 감옥은 2층부터였는지 갈수록 험악해지는 조형물들이 장식되어있었다.

로칸 이전에도 감옥에 들어와 죽은 자들은 꽤나 많았다. 대부분 반란군들이였다. 도적들은 그 자리에서 토벌당하니 감옥을 꿰찰 권한도 없다. 그런 음침한 감옥에 애제자가 구속되어 있다고 쓰인 보고서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을 때 이로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차올랐었다.


뜨끈한 물에 몸을 녹이며 이성을 다스렸지만, 인디라에 깜짝 등장에 너무 과민하게 대했다. 오는 내내 인디라는 살바토르를 심적으로 안정시켰지만 보고서에 적힌 장소에 직접 발이 닿자 물거품이 되었다.


식은땀을 흘려가며 달리는 살바토르는 계단을 다 내려오자 미로진 길을 따라 철창들이 나열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감옥 자체가 전부 작은 방의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인간으로서 자비란 게 없는 건지 가난한 왕국민이 사는 집보다 못한 환경 이였다.


살바토르라는 귀족 기사는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말이다.


“레드포드는 어디 있지?”


큰소리를 질러 위치를 소리로 대강 파악할 것인지 일일이 찾으러 다닐 것인지 가장 괜찮은 방안을 구상해보았다. 소리를 지른다면 시간을 줄일 수도 있고 빠르게 되찾아서 탈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적에게 위치를 스스로 발각시키게 하는 것으로 양날의 검이다.


이끼가 낀 벽을 지나 두 갈림길로 나눠진 바로 옆길을 주시했다. 인적 따윈 느껴지지 않았다. 전방에 감옥은 쓰이지 않은 건지 철창은 녹슬었고 내부는 이끼 투성이에 구속구도 없었다. 하다못해 인기척이라도 감지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철창 형식의 조그만 문이 있긴 했지만 그걸론 빛의 투과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밤, 어두컴컴한 지하 감옥을 아체로 레굴라 사체르로 성력을 뭉쳐 빛을 내었다.


자연 에너지인 성력은 희미한 빛을 띠고 있는데 그걸 응용해 횃불을 만든 것이다. 그때 작은 목소리로 누군가가 가련하게 말을 걸어왔다.


“기······ 기사인가. 어느 소속이지?”


기사라면 우선 소속부터 물어본다. 그게 옵타이오 제국 기사들만의 전통은 아니지만 후안 테니무스가 기본 교육을 가르치면서 여러 갈래로 나눠지는 기사의 길을 다 지식으로 기억하고 있기는 힘드니 소속을 물어보라는 데서부터 시작된 인사의 첫 시작이다.


살바토르는 작고 희미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을 잊지 않았다. 후방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따라 뒤로 돌아 구석진 감옥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격자 공간에 겨우 세 개뿐인, 총 7개의 감옥 방 중 하나에 누군가가 있다.


“옵타이오 제국 직속 황궁 삼기사.”


“삼기사! 설마 스승님이십니까!”


흥분한 목소리가 감옥 내에 울려 퍼졌다. 거기엔 기력이 쇄약해진 제자의 목소리가 아닌 건강한 목소리로 예상을 깬 상황이지만 귀로 듣고 마음으로 받은 순간 다양한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는 걸 진심으로 느꼈다.


격자 안쪽에 쇳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다급한 걸음을 옮기며 머리부터 가져다대 내부를 살펴봤다. 거기엔 더러워진 갑옷을 입고, 그나마 얼굴을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상태였지만 기사로서 자부심 강한 제자가 이런 꼴로 있는 걸 보려니 살바토르는 주먹으로 가슴을 세 개 두 번 때려 죄책감을 없앴다.


“그때 널 말렸어야 했어. 이런 험한 꼴을 당하게 하다니······ 스승으로서 실격이야.”


“아닙니다. 스승님! 이런 위험한 곳에 오게 한 제 과오입니다. 속히 빠져나가십쇼.”


살바토르는 아체도 레굴라 사체르에 성력을 강하게 불어넣어 기사단 검 크기만한 검날을 생성한 뒤 철창을 가뿐하게 잘라내었다. 안으로 들어가 레드포드의 구속수를 자른 뒤, 앞장서 걸으며 계단으로 올라가려 했다.


“내 뒤에 붙어라. 무기가 없는 이상 넌 아무것도 못한다.”


제자를 구하는덴 일단 성공했다. 다음엔 안전하게 인디라와 합류하는 것. 그렇다 해도 ‘안전’하게 나갈 수 있을지가 살바토르에겐 관건 이였다. 제대로 된 길도 모르고 우연히 생성된 구멍으로 들어온 게 다이며 높이도 꽤 된다.


따라서 정석된 길로 올라가야한단 소리다.


“가자. 인디라가 기다린다.”


나긋이 말을 마치고 살바토르는 긴장한 채로 한걸음 계단을 오르며 제발 그 재수 없는 녀석이 눈치 채지 말기를 바라며 소원을 빌었다.


계단을 다 올랐을 때 아무도 없는지 매우 고요했다. 지하 1층이자 지하 감옥으로 가야할 때 꼭 이동경로로 써야하는 곳임에도 보초는 없었다. 하지만 바로 위쪽은 철갑의 묵직한 움직임의 진동이 피부로 와다 왔다. 분주히 활동하는 것으로 보아 주변을 정찰하는 듯 했다. 단지 그 이유 하나만으로 살바토르는 한숨을 쉬며 오른손의 성력을 끊어 힘을 발현하지 않은 아체도 레굴라 사체르로 변형시켰다.


“녀석이다. 세브리노 테라. 내가 여기로 온 걸 알아챘나보군.”


두 명이 성 내부로 잠입했는지는 성벽을 지켜야할 보초병도 없어서 알지 못한다. 성문을 부실 때 살바토르가 실행했지만 미끼 역할인 인디라가 주저하는 식으로 먼저 적의 시야에 노출된 뒤 도망쳤다.


전략가마저도 속아 넘어간 전략이거늘 경험적으로 리도라보다 한층 더 높은 곳에 위치한 테라는 구멍을 본 순간 알아차렸다.


두 사람이 왔으며 제자를 구하러간 게 살바토르란 것을.


“제길······. 어떻게 되먹은 놈인지······.”


욕지거리를 해대며 살바토르는 오른손으로 검을 뽑았다. 허리춤에 차고 왔던 기사단 검. 방금 전까지 떨리던 손은 굳은돌처럼 뻣뻣하게 검을 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콘베르토-converto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콘베르토[1부] 디유티코[2부] 19.04.12 65 0 -
117 고대의 유산[3] - 절망의 추측 16.12.18 332 2 13쪽
116 고대의 유산[2] - 오메룸 숲과의 작별 16.12.10 164 2 9쪽
115 고대의 유산[1] - 편지와 시체[1] 16.11.22 174 2 10쪽
114 방황하는 일행[6] - 엘리나 패배, 오스카 참전 16.11.17 189 2 11쪽
113 방황하는 일행[5] - 과연 그는 그란데스 나이트의 핏줄이다[1] +1 16.11.09 189 2 10쪽
112 방황하는 일행[4] - 피바람 부는 마을 16.11.06 238 2 14쪽
111 방황하는 일행[3] - 오스카 사무엘의 평화란, 이루어질 수 있을가 16.10.30 324 2 12쪽
110 방황하는 일행[2] - 셈피텔날리스sempiternális 사체르săcer 트라마trāma 16.10.25 269 2 11쪽
109 방황하는 일행[1] - 제 3단계 16.10.16 194 2 9쪽
108 황녀 선택[3] - 1차전 끝. +2 16.10.10 254 2 7쪽
107 황녀 선택[2] - 여자는 무서운 법이다. 16.10.09 204 2 13쪽
106 황녀 선택[1] - 귀족들의 보이지 않는 전투 16.10.03 249 2 7쪽
105 엘프의 숲[5] 16.09.26 188 2 9쪽
104 엘프의 숲[4] - 기사결의 +2 16.09.25 428 3 10쪽
103 엘프의 숲[3] - 제롤린vs오스카 +1 16.09.22 422 2 9쪽
102 엘프의 숲[2] - 전 황제. 16.09.15 241 2 9쪽
101 엘프의 숲[1] - 악몽의 늪 16.09.11 224 3 8쪽
100 구조 완료[7] - 16.09.07 292 2 8쪽
99 구조 완료[6] - 돌아온 이혼의 기사. 16.09.05 210 2 9쪽
98 구조 완료[5] 16.09.04 224 2 9쪽
97 구조 완료[4] - 기사의 승리 +2 16.08.31 319 2 8쪽
96 구조 완료[3] 16.08.27 215 2 7쪽
95 구조 완료[2] 테라와 마주하다 16.08.22 206 2 12쪽
» 구조 완료[1] +1 16.08.20 236 2 8쪽
93 정처없는 영혼[4] 16.08.20 179 2 8쪽
92 정처없는 영혼[3] 이종족의 소녀 16.08.17 217 2 8쪽
91 정처없는 영혼[2] - 황제 16.08.16 282 2 10쪽
90 정처없는 영혼[1] 16.08.12 249 2 10쪽
89 랜 성 토벌전[5] 작전! 혼란을 틈타 기습하라! +2 16.08.10 340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