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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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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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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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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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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랜 성 토벌전[5] 작전! 혼란을 틈타 기습하라!

DUMMY

당장이라도 성벽을 넘어가 로칸을 굴복시키고 테라를 생포하는 걸로 일정을 끝을 낼 줄 알았던 살바토르의 자신감은 지금 날씨에 대놓고 횃불을 키는 행위와 같은 결과를 보였다. 물론, 장비 탓이었다.


살바토르가 갈고리를 벽에 찔러 틈에 고정시키고 오르기 시작했다. 4번 정도 같은 행위를 반복한 결과 평균 신장보다 작은 몸으로 절반 가까이 올랐을 무렵, 세월의 흔적을 남긴 벽의 큰 틈새에 깊숙이 넣다가 급한 마음에 빼지도 않고 손목을 올리는 바람에 갈고리의 날이 부셔저 버리고 말았다.


애당초 지원 병력이 건넨 장비였다. 성벽병들은 전멸하여 장비를 받을 수 없던 상태에 두 줄기 희망의 빛이었지만 장비의 상태치가 좋지 않다는 걸 받아보고서 알았다. 어차피 아카트 공국에서 지원을 온 병력과 물자다.


전투 병사도 딸려있지 않았고, 지원 장비의 질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고 기사들도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였다. 성벽에서 지지대를 잃고 한 팔로 버티던 살바토르는 나머지 갈고리마저 부셔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직 성벽을 오르지 않고 있던 인디라가 팔에 성력을 주입해 근력을 강화시켜 살바토르를 받아내었다.


“안 좋은 장비니까 심혈을 기울여 써야하는데 마음이 급하니 수명을 단축했어. 어쩔 수 없지. 너에겐 이걸 빌려줄게.”


라면서 뒷주머니를 뒤적이던, 정확힌 허리 뒤쪽에 묶어서 숨겨둔 비장의 가죽 끈 주머니를 꺼냈다. 무려 두 개나 있었는데 인디라는 하나하나 끈을 풀어서 은색의 건틀릿을 선보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풀 플레이트 갑옷 세트로 장착하는 건틀릿이 아닌, 단일 건틀릿이라는 걸 알아보았다.


디자인부터가 매우 달랐으며 살바토르도 아는 물건 이였기 때문이다.


“너 그걸 가지고 온 거야? ‘아체도 레굴라 사체르’를.”


황궁 기사가 되면 보급되는 기본 보급품 중 하나인 아체도 레굴라 사체르는 특정 상황에 쓰라고 데카르안이 고안한 무기이자 방어형 공격력 탑재 건틀릿이다. 외형은 별 다를 게 없지만 손가락 관절이 각자 개성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손 자체의 이미지로 정교하게 제작했고, 그 이외엔 평범한 건틀릿이다.


다만 똑같이 지급되는 오메룸 갑옷에 같이 사용하려하진 않는다. 착용감도 다르며 이에 따른 세트 건틀릿도 지급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 없이는 굳이 쓰지 않는다. 전장에서 랜스나 검을 쥐고 놓지 않으려면 자체 내구성이 단단해야하고 유연해야 한다.


아체도 레굴라 사체르는 재질이 오메룸과 혼합된 광물이 아니라 단순한 철광물이라 적이 공격할 경우 건틀릿으로 막을게 아니라 피해야 하는 게 정석이다. 그만큼 내구성은 인정받지 못한다.


하지만 사용처가 은밀하다면 그 가치는 달라진다.


인디라에게 물건을 건네받은 살바토르는 능숙하게 끼고선 작은 성력을 주입하자 건틀릿에서 꽤나 굵은 성력줄기 가닥이 흘러나왔다.


“나름 쓸 만하지!. 오메룸 광물을 녹인 액체를 발라 갑옷과는 다르게 실제로 성력을 증폭해 발산이 가능하니까.”


“가능하니까 너한테 빌려주는 거야. 어차피 전장에선 쓰지 않는게 오히려 도움이 되고, 이럴 때 안 쓰면 언제 쓰냐?”


살바토르는 손을 폈다 주먹을 쥐자 형상화할 이미지가 그러졌는지 주체 없이 꿈틀거리는 성력 줄기는 4개의 갈고리 날로 형태를 갖추었다. 거기서 약간의 수정을, 날을 없애고 뭉툭한 판같이 얇게 가다듬어 자르지 못하게 만들었다.


“오오······ 정교한 형태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은데 간단하게 하는 거 보면 선택받긴 했구나. 삼기사!”


인디라는 친구로서 웃으면서 살바토르의 명치를 살짝 힘을 실어 장난스럽게 퉁 쳤다. 소량의 고통도 전해지지 않았다. 살바토르는 출발 신호로 착각하여 이번에도 먼저 성벽에 팔을 올리며 출발했다.


“아니, 같이 가자고.”


성벽을 넘어서 가기로 한 루트 2개 중 하나엔 인디라가 가야한다. 인원수가 2명이니 당연하겠지만 살바토르가 본 목적이 혹시나 살아있을 제자를 구하는 것이라면 인디라는 반드시 구하고자 하는 살바토르를 위해 미끼가 되는 역할이다.


전투를 치루며 시간을 끌려면 마땅한 장소는 우선 넓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살바토르보다 먼저 올라가 이동해야 하는데 정작 살바토르는 겉으론 안 그래도 마음이 급해서 기습 작전을 하자고 제안할 때도 내심 평정심을 겨우 겨우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 인디라로선 걱정이 안 될 리가 없다.


“얼른 올라와. 아래에서 뭐해 인디라.”


“네가 너무 급한 거야.”


잠시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빈틈을 찾던-성력으로 형태를 잡은 갈고리는 내구성을 필요로 하지 않아 조그만 빈틈만 있어도 여유 있게 올라갈 수 있다. 멈추는 건 싫었는지 인디라가 동등한 위치까지 올라오는 걸 기다리며 올라갔다.


동시에 도착한 곳은 성벽 위, 전부 오른 후에 만났다.


“다 올라왔네. 음······ 의외로 성문 안은 연병장으로 쓰이나 본데 도망치려면 정석대로는 안 되겠네. 랜 성은 후문도 없고 기력도 없을 레드포드를 업고 성벽을 내려간다는 건 무리야.”


포로에게 누가 잘 대해주겠냐며 살바토르를 약간 화가 섞인 입을 열었다. 아마도 머릿속엔 영양 부족으로 기력을 다해 쇠약해져 사경을 헤매고 있을 레드포드를 걱정하고 있다고 인디라는 생각했다.


인디라도 일단 본 성에 진입하기 전에 성문과 본 성 사이의 공간을 자세히 둘러보았다. 특별히 공격 무기라던가 방어용 장비 같은 건 배치되어있지 않았다. 뭉툭한 무기로 성문을 박살내었다면 단숨에 랜 성을 굴복시켰으리라 며 겁먹은 제국군을 떠올렸다.


중간 중간에 공성병기 없이 공성전이 되겠느냐라는 의견이 안 나온 건 아니지만 다리가 낡아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다리 위에 공성병기를 끌고 갈 순 없었기에 가져오지 않았다.


랜 성엔 발리스타도 없고 성문 고정대도 없으니 한 대라고 있었다면······ 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도망칠 때 이쪽으로 오는 건 사양이야. 오는 순간 싸움터에 우리들 무덤이라구. 차라리 후방으로 빠지자.”


남은 건 연병장에 굴러다니는 몇 개의 병장기와 쓰다 남은 목재, 조각난 바위나 깨진 유리조각 같은 쓰레기들이였다. 그 이외엔 푹신한 모래밭이나 한쪽 구석에 자란 나무가 전부였다. 랜 성의 구조는 대체로 민간 구역은 후방쪽, 후문은 없지만 기존에 성을 관리하던 사람들이 집을 지어 산 집이 두 채가 남아있고 작은 연못도 있다.


허나 그뿐, 감옥과 병사들의 방 등이 성에 집합되어있다.


“좋아! 살바토르. 작전은 잊지 않았겠지.”


“감옥에 진입 후 5분이 지나고 소음을 내서 관심을 끈다. 널 도와 탈출한다. 잊지 않았다.”


대답을 끝으로 살바토르는 성벽을 내려갔다. 일단은 성 안으로 잠입을 하려면 정문을 통한 입장밖에 통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랜 성이자 콤문타스 감옥의 장점이자 감옥 자체를 성으로서 승격한 황제의 음흉함이 담긴 작품이다.


창문도 없고 바깥 상황을 확인하려면 감지할 수밖에 없다. 암살자가 들어와도 양측은 서로 알 수 가 없는 것이다. 마주치지 않는 이상은. 그렇기에 인디라가 서포터 한다. 아무 탈 없이 정문 앞에 선 살바토르는 한 발자국 늦게 오는 인디라가 남기고 온 발자국을 근처 진흙으로 매우며 다가왔다.


“이걸로 나 혼자다. 반드시 구하고와.”


갈고리를 해제하고 오른쪽에 던져 놨다. 탈출할 땐 전속력으로 가야하는 만큼 일일이 벽을 타고 내려갈 순 없는 상황이니 쓸모가 없어졌다. 허리춤에 찬 기사단 검을 뽑아 소량의 성력을 둘러 상단 자세를 잡고는.


내려쳤다. 베지 않고 성력 그 자체를 발산하는 형태로서 10년이 넘은 오래된 나무문은 저항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단숨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며 먼지로 변해버렸다. 줄어들지 않은 여파는 내려쳐진 검의 방향에 따라 더욱이 나아가 벽을 허물고 지하로 통하는 길을 만들었다.


성벽의 성문과는 두께부터가 다른 본 성의 얇은 성문은 성서에 쓰여 있는 ‘구원을 받아야 마땅한 자-살바멘툼 데첸스 아치파오’를 위한 최후의 배려로 설계됐다. 마지막의 희망이랄까 약하디 약한 나무문을 통과해 도망쳐도 남겨진 건 피로 물든 사형장이란 소리다.


입구가 생기자마자 살바토르는 건틀릿을 벗으려다가 검을 뽑은 뒤 구멍을 통과해 단숨에 지하로 통하는 길로 뛰어들었다. 어디까지 길이 이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고민하지 않았다. 감옥의 층수는 지하 2층까지 대략 18메리(6미터) 힘 조절로 출력을 냈다면 기껏해야 3미터 안팎이라고 생각해 주저가 없었다.


랜 성의 보안 상태도 나쁘지는 않았다. 큰 소란을 상징하는 폭파음이 들리자 잠을 자던 테라도 순식간에 눈을 뜨곤 상황정리에 나서는가 하면 랜 성의 작전 사령관 리도라도 잠에서 깨어 침대 옆에 놓인 검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이날의 성 내부 보초병들은 이미 완전무장 상태로 1층을 향해 내려갔다. 철갑부츠가 빠르게 움직이는 소리를 감지한, 라고 해도 1층을 거대한 홀이다. 2층에서 내려오는 계단은 앞만 봐도 전체 공간이 인식이 된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두 개, 상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두 개, 그리고 테라가 가져온 각종 우중충한 디자인의 그림이나 고문 기구들이 즐비해 공포감을 주는 모습.


인디라는 다시 한 번 소량의 성력을 모아 왼쪽 계단에 날렸다. 세월에 비해 단단한지 군데군데 부서지기만 하도 무너지진 않았다. 그래도 보초병들의 진로는 방해하는데 성공, 이제부터 연기력을 뽐낼 차례다.


지하로 내려가는 흉내로 내고는 우측에 다가오는 병사들을 보고 밖으로 튀어나갔다.


“침입자를 잡아라!!!”


7명의 보초병들이 하나 같이 소리를 지르며 인디라를 쫒았다. 리도라가 정한 침입자 대응 방침을 잘 따르는 덕에 잠이 들었던 병사들도 깨어나 상황을 인지하고 검이나 도끼를 집어든 뒤 방을 나왔다.


1층 홀에서 리도라가 도착하자 미처 잡으러 가지 못하고 왼쪽 계단에서 쓰러져 있는 병사들이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적의 위치를 놓쳤습니다. 게다가······.”


병사들의 말을 리도라가 손가락 질 하나로 멈추게 하였다. 그리고선 성 내부에 숨어들 곳이나 공왕을 지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신경 쓰이는 적의 침입로 성문의 상태를 검사했다. 손가락으로 툭 건들이자 부스스 하는 소리를 내며 바스라 졌다.


“적은 성력 사용자다. 하지만 미숙한 거 같군. 지면에다가도 상처를 내 소란만 키웠어.”


조용히 웃으며 적을 조롱하는 리도라는 곧 잠잠해지겠다고 생각했다. 그와 달리 이제 막 2층 중앙 복도로 나온 거신의 기사는 대검 같이 개조된 클레이모어를 한 손에 들고선 구멍 난 지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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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고대의 유산[3] - 절망의 추측 16.12.18 332 2 13쪽
116 고대의 유산[2] - 오메룸 숲과의 작별 16.12.10 165 2 9쪽
115 고대의 유산[1] - 편지와 시체[1] 16.11.22 174 2 10쪽
114 방황하는 일행[6] - 엘리나 패배, 오스카 참전 16.11.17 189 2 11쪽
113 방황하는 일행[5] - 과연 그는 그란데스 나이트의 핏줄이다[1] +1 16.11.09 190 2 10쪽
112 방황하는 일행[4] - 피바람 부는 마을 16.11.06 238 2 14쪽
111 방황하는 일행[3] - 오스카 사무엘의 평화란, 이루어질 수 있을가 16.10.30 325 2 12쪽
110 방황하는 일행[2] - 셈피텔날리스sempiternális 사체르săcer 트라마trāma 16.10.25 269 2 11쪽
109 방황하는 일행[1] - 제 3단계 16.10.16 195 2 9쪽
108 황녀 선택[3] - 1차전 끝. +2 16.10.10 254 2 7쪽
107 황녀 선택[2] - 여자는 무서운 법이다. 16.10.09 204 2 13쪽
106 황녀 선택[1] - 귀족들의 보이지 않는 전투 16.10.03 249 2 7쪽
105 엘프의 숲[5] 16.09.26 189 2 9쪽
104 엘프의 숲[4] - 기사결의 +2 16.09.25 428 3 10쪽
103 엘프의 숲[3] - 제롤린vs오스카 +1 16.09.22 422 2 9쪽
102 엘프의 숲[2] - 전 황제. 16.09.15 241 2 9쪽
101 엘프의 숲[1] - 악몽의 늪 16.09.11 225 3 8쪽
100 구조 완료[7] - 16.09.07 292 2 8쪽
99 구조 완료[6] - 돌아온 이혼의 기사. 16.09.05 210 2 9쪽
98 구조 완료[5] 16.09.04 224 2 9쪽
97 구조 완료[4] - 기사의 승리 +2 16.08.31 320 2 8쪽
96 구조 완료[3] 16.08.27 215 2 7쪽
95 구조 완료[2] 테라와 마주하다 16.08.22 206 2 12쪽
94 구조 완료[1] +1 16.08.20 236 2 8쪽
93 정처없는 영혼[4] 16.08.20 179 2 8쪽
92 정처없는 영혼[3] 이종족의 소녀 16.08.17 217 2 8쪽
91 정처없는 영혼[2] - 황제 16.08.16 282 2 10쪽
90 정처없는 영혼[1] 16.08.12 249 2 10쪽
» 랜 성 토벌전[5] 작전! 혼란을 틈타 기습하라! +2 16.08.10 341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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