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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젠 님의 서재입니다.

콘베르토-conv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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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6.03.15 21:55
최근연재일 :
2016.12.18 15:10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8,391
추천수 :
407
글자수 :
479,751

작성
16.08.27 23:28
조회
214
추천
2
글자
7쪽

구조 완료[3]

DUMMY

일격, 이격, 삼격, 팔을 뒤틀고 흔들어 검을 휘두른다. 어떠한 물건이든 고정된 위치에서 어딘가로 이동시킬 때 바람은 생겨난다. 그것은 전체 공간에 암흑 물질이 채워져 있는 우주처럼 지구는 공기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간을 가로지를 때 풍압이 발생하고 힘으로써 그 수준을 넘어서면 단순히 공기를 가로지르는 것, 모세의 기적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게 아닌 내질러지는 행동과 함께 공기는 흐름을 타고 날아간다.


성에 몰래 기습해 제자를 구하려던 살바토르를 막아서는 기사, 세브리노 테라의 검격은 이상하고 혼동을 주는 그런 검이었다. 적어도 살바토르는 막기보단 피하자고 본능이 머리의 명령보다 더 빠르게 공격을 회피시켜주었다.


“언제까지 피하고만 있을 거냐? 살바토르. 그런 식으론 날 넘어서지 못한다.”


또 다시 일격, 이격, 삼격. 살바토르는 절대로 성력의 검으로 막지 않고 회피를 고수했다. 공기를 찢는 위력은 줄어들지 않고 살바토르를 압박했지만.


“주위를 보면 닿지도 않은 성벽에 금이 가있어. 검풍을 날린 게 아니야. 확실하게 베여있어.”


돌로 제작한 성벽은 무언가에 의해 공격을 받고 상처가 입혀져 있었다. 살바토르 말대로 잔부스러기가 부스스 떨어지는 않는 건 뭉툭한 둔기로 억지로 내구도를 박살낸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검날로 그 일부만을 적중시켜 깔끔하게 베었기에 생긴 잔해.


끝과 끝은 날카롭지만 가운데로 파고들수록 깊고 넓다. 그러한 상처가 이곳저곳에, 방금 전 피한 검격의 일직선 위치에도 상처는 나있다.


“그거, 검에 평범하게 성력을 두른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공격까지 동행하고 있는 거다. 내 말이 맞지?”


“정답을 맞힌다고 선생님이 올바르다고 가르쳐주든? 그 해답의 길로 가는 길목을 알아야 비로소 다음에도 가는 법이다. 네놈에겐 그게 없다. 그래서 싫다.”


흔히 말하는 격식 있는 인간을 좋아하는 게 테라다. 겉으론 야수 타입의 로칸도 속부턴 그간에 다져진 귀족의 예절이 담겨져 있다. 헌데 현재까지도 여전히 기사인, 높은 자리에 까지 올라간 살바토르의 애 같은 행동을 결코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다.


그 탓에 같은 기사가 상대라도 비밀을 해석했다면 설명해주는 게 기사간의 싸움이자 전통이다. 이념이 다른 두 기사의 전투엔 그런 매너가 있을 리가 만무한데다가 양측의 상대가 서로에겐 거슬리기에 비꼬는 것이다.


“그딴 건 네가 바라보길 원해서 하는 게 아니다.”


‘그녀가 보고 있기 때문이겠지.’


“사사로운 개인감정은 기사로서 그릇이 작다는 것이다. 여기서 죽어라!”


낮은 도약으로 테라는 살바토르한테 가까이 붙으려고 우측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자연히 지리상 안쪽에 묶여 있는 살바토르가 거리를 두기 위해 몸을 빼야할 곳은 좌측 후방. 바로 뒤가 성벽인 스스로의 무덤 자리다.


아차 싶은 살바토르는 테라의 공격 계산을 보다 빠르게 통찰하고 기존에 활성 시켰던 성력의 검보다 길이를 길게 만들어 머리 위로 날렵하게 세웠다. 검의 길이를 예측해보기 위해 시도했으나 이내 본래의 길이로 줄였다.


테라가 서있던 위치와 자신이 회피했던 위치는 상세히 연결 돼 있지 않고 제각이 의미 없는 규율을 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즉, 테라의 검은.


‘어느 거리든 간에 닿는다.’


라고 살바토르는 예측을 넘어 확신, 예언했다. 방금 전까진 클레모어의 날을 감싼 성력을 피하면서 목숨을 연장했고 이번엔 뒤로 물러나면서 생긴 거리감을 테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적이라는 타깃을 구석으로 몰아넣으며 다가오려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살바토르가 테라의 기술을 알아차렸다면, 가만히 있는 건 죽음을 재촉하는 허접한 기사나 하는 짓이다. 살바토르는 무기의 리치가 하염없이 길다 해도 길이의 개념으로서 좁은 공간에서의 사용은 불편하다를 이용해 거침없이 우측으로 달렸다.


이로서 구석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어째선지 테라는 씨익 하며 고기 장수 같은 웃음을 지었다. 와 함께 두 팔을 거세게 휘둘렀다.


“성력이란 실체가 없지만 감정인 살기가 깃든다면 이질적인 게 변해 안으로부터 왜곡되어 분리된다. 실체를 가지게 된다. 그런 것도 모르나?”


아까보다도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테라의 검은 성벽에 아무런 흡집 조차 내지 않은 채 육중한 클레이모어를 휘둘렀다. 꽤나 화려하게 설명을 친절하게 전달했지만 살바토르도 모르는 지식은 아니다. 하는 짓은 영락없는 철부지이지만 그에 걸맞는 태도는 살바토르, 살바토르이기에 가능한 현실.


성력의 검이 웅장한 소리를 내며 발현되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와 충돌해 깨져버렸다. 소리의 찰라 살바토르는 상체를 숙여 살기를 피했다. 성력과 성력이 충돌하면 좀 더 강한 성력의 세기를 담고 있는 게 약한 성력을 부신다.


성력 자체가 생명력과 이어져있지만 그렇다 해서 죽음으로 모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몸을 활성 시켜주는 생명력이 곧 성력, 인간만의 성력이고 성력으로서 변환된 힘은 단순히 외부에 전달돼 변형된 힘의 개념을 가진다.


성력과 성력의 충돌, 살바토르는 비로소 테라의 기술을 파헤치는데 성공했다. 길이는 무한정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이기기 위해서 신경을 써야 할 곳은 자신의 위치와 테라가 공격하려는 방향이다.


베고자 하는 살기를 포함하는 검이야 말로 테라가 휘두르는 당시의 마음가짐이라면.


“너의 정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어.”


라고 칭찬을 한다.


"그런데 말이야. 나라고 정의가 없는 줄 아나본데, 지키고자 하는게 있으면 누구든지 책임감은 생기기 마련이라고. 답 없는 구세대야!!"


테라는 표정 변화 없이 달려들어 검을 상단자세로 바꾸고 살짝 힘을 푼 손목을 돌리며 일직선으로 나아가야할 검의 궤적은 우측으로 나아갔다. 검에 날엔 전혀 닿지 않는, 테라의 보이지 않는 성력이 살바토르를 베려는 그때, 살바토르의 입술은 지극히 낮은 음으로 꿈틀거린다.


“캄비오 아우그멘 - cámbĭo augmen.”


살바토르가 멍청하게도 그녀를 보고 고안한 개인의 고난도 성력 응용 기술. 테라가 말한 그녀는 그의 짝사랑 상대. 폭성신화를 고안한 사람이 살바토르라면······ 성력 응용 최강의 기술이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사용 가능한 활활 타오르는 마지막 불꽃의 심정이 폭성신화라면, 살바토르라면······


모든 성력을 무해의 각오로 다듬어 전신을 지키기 위해 갑옷으로서의 형태를 갖추고 방어하는 성력 갑옷. 캄비오 아우그멘, 그녀를 바라보는 살바토르의 내면이다. 보이든 보이지 않든 테라의 공격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막는다.


실제로 테라는 허공에서 검을 멈춘 채 흔들리는 동공으로 검의 끝과 살기가 실린 성력의 검 사이를 어이없게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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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방황하는 일행[1] - 제 3단계 16.10.16 194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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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황녀 선택[1] - 귀족들의 보이지 않는 전투 16.10.03 249 2 7쪽
105 엘프의 숲[5] 16.09.26 188 2 9쪽
104 엘프의 숲[4] - 기사결의 +2 16.09.25 428 3 10쪽
103 엘프의 숲[3] - 제롤린vs오스카 +1 16.09.22 422 2 9쪽
102 엘프의 숲[2] - 전 황제. 16.09.15 24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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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구조 완료[7] - 16.09.07 292 2 8쪽
99 구조 완료[6] - 돌아온 이혼의 기사. 16.09.05 209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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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구조 완료[4] - 기사의 승리 +2 16.08.31 319 2 8쪽
» 구조 완료[3] 16.08.27 215 2 7쪽
95 구조 완료[2] 테라와 마주하다 16.08.22 20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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