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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퍼 님의 서재입니다.

변수의 굴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세스퍼
그림/삽화
발아현미우유
작품등록일 :
2014.08.20 17:22
최근연재일 :
2020.08.11 17:50
연재수 :
389 회
조회수 :
44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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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43,319

작성
14.08.31 14:4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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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글자
12쪽

(막간) 일상생활 속 일상성연구회

DUMMY

안녕하세요. 카나반 왕립마법대학 ‘아스트로바톰’의 이론마법학과 3학년생인 안 유라라고 합니다.

친한 친구들은 저를 유라라고 불러요.

제 특이한 성과 특이한 이름은 저희 부모님께서 ‘욘’에서 이주해 오신 이민자시기 때문입니다. 저도 거기서 태어나기는 했지만, 카나반에 정착한 후로는 한 번도 돌아가 본 적이 없어서 자세히는 모르겠어요.

사람과 풍경 모든 것이 아름다운 나라라고 부모님은 언제나 말씀하셨습니다. 졸업하고 한번 가볼 예정이에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 기대됩니다.


요즘 학교 분위기가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어요. 길었던 여름방학이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거든요.

기숙사로 돌아오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다 보니, 이젠 학기 중인가 착각이 들 정도로 아는 얼굴을 많이 보게 됩니다.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또 그게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면 더욱 기쁘죠. 저번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덴쿠레 오빠를 만났을 때처럼요. 오빠가 여는 문에 부딪혀 책을 쏟아버리긴 했지만, 어쨌든 굉장히 반가웠어요! 방학 중엔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든 오빠거든요.

계단을 오르느라 숨이 차고 얼굴이 달아오른 모습을 보여 부끄럽긴 했지만, 놀리지 않아줘서 다행이었죠. 좀 더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신입생 꼬시러 파티에 간다고 하더라구요. 정말이지 언제까지 그렇게 여자아이 꽁무니만 쫓아다닐 셈인지 걱정이에요. 그런 걱정을 하다 보니까, 어째선지 좀 우울해져서 한참이나 오빠가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었어요.

덴쿠레 오빠에겐 동아리 좀 오라고 성화를 냈는데, 사실 저도 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동아리를 자주 찾지 못했어요. 아, 우리 동아리는 ‘일상생활 속 일상성연구회’라는 이름이랍니다.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시겠죠?

솔직히 저희도 잘 몰라요······.

애초에 동아리의 역사 자체도 짧은 데다가, 그 탄생의 배경마저도 우습답니다.


우리 과에, 아니지, 우리 학교에 제르나비 고도라는 유명인이 한 명 있어요.

어린 나이에 조기 입학했는데도 학년 수석을 놓치지 않는, 굉장히 똑똑한 아이랍니다. 제가 그런 동생이 있었으면 참 예뻐했을 거 같은데, 실상은 그렇지 않네요. 여기저기서 많은 미움을 받는 아이거든요. 정말 안타까운데, 본인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서 더더욱 안타까워요.

그런데 그 아이는 교수님들은 물론, 총장이신 학회장님에게까지 미움을 받았던 모양이에요.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로 근신을 받기 일쑤고, 강제로 동아리 활동을 하라는 명령까지 받았거든요. 그랬더니 제르나비가 직접 동아리를 하나 만들어버렸어요.

그게 바로 ‘일상생활 속 일상성연구회’ 랍니다.

어떻게 승인이 났는지 모르겠지만, 동아리보다는 사람에 호기심이 생겨서 입부해버렸지요.

처음 동아리 방에 갔더니, 제르나비와 덴쿠레 오빠가 있었어요. 제 덕분에 부원이 3명이 돼서 폐부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도 기뻤지만, 다른 부원이 재밌는 덴쿠레 오빠라서 더 기뻤던 것 같아요.

처음 동아리방에 갔을 때, 책상에 앉아 책을 보던 제르나비는 저를 슬쩍 올려다보고는 짧게 동아리에 대해 설명해주었죠. 일상성을 연구하는 곳이니, 일상을 그대로 보내면 된다고요.


이렇게 말하면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의외로 재밌었어요. 일상이란 걸 의도적으로 의식해본 적은 없었으니까요. 아, 제르나비도 그런 식으로 학생회를 설득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르나비나 덴쿠레 오빠는 자주 동아리 방에 찾아왔어요. 제르나비는 대부분의 시간을 전공 공부를 하면서 보내고, 덴쿠레 오빠는 이상한 소설을 가져와서 읽었죠. 저도 한번 빌려 읽어볼까 했는데, 첫 페이지만 읽었는데도 얼굴이 시뻘게지는 바람에 괜히 덴쿠레 오빠한테 놀림만 받았어요. 정말이지 그런 책이 뭐가 재밌다고 맨날 보는지.


저는 주로 동아리 방에 오면 차를 끓이고, 과자를 준비해놓아요. 제르나비도 덴쿠레 오빠도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지만 언제나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니, 저로선 충분히 만족스러워요. 뭘 실실 웃고 있냐고 오빠에게 한소리 들을 때도 있지만요. 그게 제 ‘일상’인데 뭐 어쩌겠어요.


오늘 동아리 방에 들렀을 때도,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차와 과자를 한가득 가져갔었죠. 사실, 저도 오랜만이라 누가 있을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열쇠를 넣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럽게 열리는 문에 한번 살짝 한번 놀랐고, 제르나비의 얼굴을 봐서 더 크게 한번 놀랐어요. 하지만 들고 있던 과자와 차를 떨어트릴 정도로 놀라게 만든 건, 제르나비의 옆에 앉아있는 처음 보는 남자였어요!

단순히 낯선 남자가 동아리 방에 와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지만, 제가 신경이 쓰인 건 제르나비가 책상 맞은편의 그 남자가 볼 수 있게 자신의 책을 거꾸로 펼쳐놓은 채로,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듯이 펜으로 무언가를 계속해서 가리키고 있는 그 모습이었죠.

대체 무슨 일인지 이해를 못 했기 때문에, 제르나비의 예쁜 푸른색 눈과 마주친 다음에야 제가 소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할 수 있었어요.

수색임무를 나갔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다른 학생과 교류는커녕 말조차 섞지 않던 그녀인데요.

혹시, 남자친구일까요? 슬쩍 봤을 땐 그렇게 잘생기거나 귀엽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오히려 좀 부스스해 보이는 게 어딘가 모자라 보이기도 하고.

아, 제가 험담을 하려는 건 아니에요! 단지, 제르나비가 좀 아깝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제 걱정은 쓸데없는 거였죠. 차와 과자를 정리하면서 본의 아니게 계속 훔쳐보고, 훔쳐들었는데, 제르나비가 그 남자를 너무 구박하더라고요. 아무리 그녀라지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요. 그런데 그 남자도 대단한 게,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꿋꿋하게 고개만 끄덕이던데요. 둘이 무슨 관계인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기이한 풍경이었죠.

남자도 남자였지만, 전 어째선지 제르나비에게도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저렇게 짜증을 내는 걸 보니 분명 하기 싫은 일을 또 떠안은 거겠죠. 전 정성을 다해 이 불쌍한 커플에게 차와 과자를 내주었습니다.

남자는 흐리멍덩한 눈으로 저를 올려다보고는 꾸벅-하고, 제르나비는 여전히 화난 목소리로 짧게 고마워-하고, 무심한 감사의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저도 차를 한잔 홀짝이며,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간 그들을 한동안 구경했어요. 처음엔 학년 수석에게 과외를 받는 것이 약간 부럽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그런 마음이 싹 달아나는 시간이었답니다. 역시 제르나비는 무서워요.

제 찻잔을 다 비우고 뒷정리를 한 다음에, 저는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인사 없이 동아리 방을 빠져나왔어요. 진기한 구경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을 수도 있었는데, 역시 두 명 모두에게 실례되는 것 같아 소문을 내는 건 관두기로 했어요.

그래도 친한 친구들에게는 이 이야기를 해도 될까-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제 이름을 부르더군요. 덴쿠레 오빠였어요. 저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저도 모르게 헤헤 웃으면서 오빠에게 손을 흔들었어요.

제르나비와 이름 모를 남자에게는 미안하지만 역시 제 하루의 마무리는 즐겁게 끝날 것 같아요. 뭐가 그렇게 재밌냐는 오빠의 물음에 저는 오빠 때문이라고 말하기엔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안에 들어가면 놀랄만한 일이 있을 거라고 말해주곤 기숙사로 향했어요. 재차 놀랄 일이 뭐냐는 오빠에게 저는 손만 흔들어 주었습니다.

복도를 돌아서 나갈 때 즈음, 뒤에서 우와앗-! 하는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전 킥킥 웃었죠.



***



아니, 난 정말 놀랐다.

그 제르나비 고도가?

남자와?

저렇게 오붓하게?

차와 과자를 나눠먹으면서? 아, 저건 유라겠구나. 아무튼.

지금 내 눈앞의 광경은 내가 단언컨대 내 대학인생에 있어서 가장 놀랄만한 사건이다! 아아 불쌍한 보르케, 너의 순정은 지금 이 순간 짓밟혔단다. 나중에 술잔을 기울일 친구가 필요하다면 기꺼이-


“야-, 문 닫아.”


여전히 재수 없는 말투. 도무지 좋아할 수가 없는 년이다. 그래도 저 싸늘함이 내 흥미까지 식게 할 수는 없지. 난 서둘러 문을 닫고 유라가 갖다 놨을 게 뻔한 과자 하나를 집어 들고 소파에 누웠다. 그리곤 가져온 책을 읽는 척하면서 그들의 대화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자, 이제 2학년 과정이야. 지금까지 배운 건 다 완벽히 숙지했다고 봐도 되는 거지?”


“······.”


“왜 대답이 없어?”


“대답하면 욕할 거 같아서.”


“대답 안 하면 때릴 거야.”


“미안, 솔직히 한 번쯤은 복습해야 할 것 같으-, 아, 왜 때려? 대답했잖아.”


“그건 틀린 대답이야.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


“······.”


아. 그런 거였구나.

저들은 낭만적인 목적으로 이곳에 있는 게 전혀 아니었어. 또 총장이 이상한 벌칙이라도 내렸나 보다.

저 제르나비에게 과외라니? 게다가 1학년 과정부터? 저 비실한 놈의 이름이 뭔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미리 너의 정신건강에 애도를 표하마. 나더러 동아리에 놀러 오라던 유라가 먼저 빠져나간 이유를 이제 알겠구만. 하여간 쓸데없이 착한 녀석이라니깐.


따로 언급한 적은 없었지만, 유라 그 녀석이 이런 무의미한 동아리에 들어온 것 자체가 제르나비를 위한 것임을 난 알고 있었다.

맨날 이렇게 과자와 차를 가져다 놓는 짓거리를 계속하는 것도, 자기가 관둬버리면 이 동아리는 폐부될 거란 걸 알고 있으니까 그런 거겠지.

그러면 제르나비는 다른 동아리를 찾아봐야 하고, 그 동아리에게 거절당할 것이 뻔한 건 물론, 그런 과정 자체가 제르나비에겐 고통이 될 테니까.

저 성격 나쁜 년은 이런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자기를 생각해주는, 배려해주는 사람이 다름 아닌 유라라는 걸. 하긴, 그런 걸 안다면 본인이 지금 저렇게 고통받을 일도 없었겠지.

그건 그렇고, 저 불쌍한 녀석이 제르나비에게 고문받는 걸 계속해서 듣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 난 조심스럽게 동아리 방을 빠져나왔다.

이 사건을 보르케에게 말한다면 흥미를 보일까? 아마 제르나비가 수색임무에서 돌아온 것도 모르는 눈치였으니, 잘하면 이번에야말로 녀석과 술자리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대충 친해지긴 했는데도 술자리 권유만큼은 어찌나 비싼 척을 하시는 지, 누가 군인 집안 아니랄까 봐 내숭은 잘 떤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기숙사로 통하는 복도를 향해 걸어가는데, 저 멀리서 이상한 그림자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이상한 그림자’의 정체가 전공책을 한가득 안고 뒤뚱뒤뚱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중인, 후드를 둘러쓴 학생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학생치고는 키가 많이 작은 게 아닌가- 싶었는데, 보기완 달리 힘은 좋은지 저 많은 책을 안고 꽤나 중심을 잘 잡고 있었다. 도와주고 싶어도 지금 내가 거들려고 하는 게 더 폐가 될 것 같아 길을 비켜주는 것으로 배려를 대신했다.

책들과 깊게 눌러 쓴 후드 덕분에 얼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오동통하니 부드러워 보이는 입술로 여자아이인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꽤나 귀여운 아이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신입생인가? 아니, 로브를 보니 3학년인데?

흠······, 어, 내가 뭔가 놓쳤나? 이 찝찝한 기분은-······.



별 깊은 생각은 없이 복도를 돌아 계단을 향해 내려가면서, 나는 내가 뭔가를 놓친 기분이 드는 이유를 알아내려고 끙끙 앓고 있었다. 뭘까, 내가 놓친 게······.


아, 그러고 보니,

그 여자아이가 들고 가던 책더미.

분명 우리 과 전공책이었던 것 같은데······?


작가의말

언제나 미흡한 글을 봐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요번 막간도 가볍게 가볍게 넘어가는 ‘일상’이었습니다.

 

어색한 문장이나 문맥, 오타가 있다면 지적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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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6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09.26 06:31
    No. 1

    흠? 예상치 못했던 학원물 구도?!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4.09.26 13:17
    No. 2

    레허닝님 항상 감사드려요!
    막간은 가볍게 가볍게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주정
    작성일
    14.09.26 10:27
    No. 3

    오동통한 입술을 콱~!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4.09.26 13:17
    No. 4

    헉 주정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주정
    작성일
    14.09.26 17:07
    No. 5

    손으로 잡고 싶다는 것 뿐입니다. 오해는 금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4.09.26 17:40
    No. 6

    히익....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나카브
    작성일
    14.10.31 15:44
    No. 7

    경찰 아저씨 여기에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4.10.31 18:29
    No. 8

    철컹철컹 촤하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패스트
    작성일
    14.11.19 14:20
    No. 9

    단연컨대 > 단언컨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4.11.19 14:25
    No. 10

    앗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에크나트
    작성일
    16.02.12 19:41
    No. 11

    하...루히...? 굉장히 똑같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6.02.13 19:42
    No. 12

    에크나트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히는 제가 잘 몰라서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일
    16.04.13 14:31
    No. 13

    돌아 가본 적이 없어서 -> 돌아가본 적이 없어서
    ('돌아가다'가 하나의 동사임으로 붙여 써야 합니다.)

    제르나비 라는 유명인이 -> 제르나비라는 유명인이

    짜증을 내는걸 -> 짜증을 내는 걸

    대답안하면 -> 대답 안 하면

    한번쯤은 -> 한 번쯤은

    계속해서 들고 싶은 -> 계속해서 듣고 싶은
    (듣다 - 듣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6.04.13 18:29
    No. 14

    몽중정원님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8 몽중정원
    작성일
    16.04.13 15:05
    No. 15

    에크나트 님의 하루히 같다는 평가는 별로 공감이 되질 않는군요.
    하루히는 분명 일종의 천재 기믹이 있긴 합니다만 수업 태도는 딱히 나무랄만한 것도 없고 성격도 별나긴 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한 것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해당 작품에선 화자인 남주를 내심 좋아한다거나 자신이 만든 부활동의 부원들이 아플 때 간병한다거나 공부만이 아닌 운동과 요리 등 다방면에 뛰어난 등 막무가내인 점이 있어서 그렇지 사람들과 어울리고 돌볼 줄 알는 캐릭터죠. 작중에선 남주의 친구가 남주와 부활동을 만들면서부터 부활동과 관련되지 않은 일상에선 튀거나 민폐적인 행위를 거의 하지 않게 되었다는 평가도 나오고요.

    굳이 꼽자면 고도나 하루히나 자신이 동아리/부활동을 따로 만들었다는 부분이 비슷할지도 모르겠지만 고도는 동아리를 만든 이유는 본인이 기존의 동아리에 들어가기 싫었거나 들어가지 못해서 그런 것일 가능성이 높고 본인이 동아리를 만들었음에도 딱히 제대로된 활동이 없습니다. 그에 반해 하루히의 경우 여러가지 부활동에 들어가서 각각 며칠에서 일주일 정도 임시 입부로 체험한 후 해당 부에서 있어달라고 할 정도로 잘 생활했으며 뛰어난 실력을 보였는데도 본인이 부활동 내용이 재미없다고 퇴부하곤 나중에 본인이 부활동을 만들어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니 적지 않게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고도의 이전 독백을 살펴 보면 학회장이 말한 대로 동아리에도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번에 안유라의 설명을 보니 동아리에 들어갔다는 게 제대로 된 활동을 했다기 보단 말 그대로 '들어가기만 했다'는 수준이죠. 동아리 이름과 활동 모두 의미불명에 가까운 어거지입니다. 고도는 자신이 학회장이 요구한 대로 사회성도 보였다는 것처럼 얘기했었지만 이번 동아리의 실상을 보면 사람들을 도운 것이나 토론에 참여했다는 것 또한 겉으로 구색만 맞춘 것뿐이고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맹이는 없다는 게 바로 드러나는 일들이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바뀐 게 없다는 게 들통나서 온갖 제재를 받은 것일 수도 있지요.
    물론 대학에서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학회장 본인이 일개 학생을 제재하는 것이 올바른가 하면 그건 좀 애매하지만 가공의 세상과 대학임으로 이 대학의 학생 평가에 사회성 부분이 존재한다고 설정한다면 부분적으로나마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것일 수도 있지요. 뭐, 사회성 평가 부분이 있다면 학회장이 아니라 해당 부분의 담당 교수가 따로 있고 그/그녀가 고도를 제재하는 게 더 그럴듯하겠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세스퍼
    작성일
    16.04.13 18:30
    No. 16

    헠 장문의 분석글을.... 감사합니다 ㅠ
    다만 제가 하루히를 본 적이 없어서 잘 대답을 못드리겠네요...
    고도가 특별취급을 받는 이유는....
    천천히 보시라고 밖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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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3) +13 14.09.11 2,869 81 21쪽
26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2) +12 14.09.10 3,051 87 22쪽
25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1) +9 14.09.09 2,774 86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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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6) +5 14.09.06 2,896 83 21쪽
21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5) +7 14.09.05 2,700 87 18쪽
20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4) +11 14.09.04 2,742 85 20쪽
19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3) +16 14.09.03 2,915 95 18쪽
18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2) +8 14.09.02 2,608 85 27쪽
17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1) +18 14.09.01 3,313 94 21쪽
» (막간) 일상생활 속 일상성연구회 +16 14.08.31 2,764 86 12쪽
15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7) +11 14.08.30 2,936 88 20쪽
14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6) +2 14.08.28 3,123 84 16쪽
13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5) +11 14.08.27 2,798 90 25쪽
12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4) +15 14.08.26 3,234 97 18쪽
11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3) +3 14.08.25 2,968 101 15쪽
10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2) +6 14.08.24 3,599 102 21쪽
9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1) +14 14.08.23 3,529 102 18쪽
8 (막간) 캉페온 광장의 노을 +4 14.08.22 3,943 102 13쪽
7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6) +9 14.08.22 5,428 158 18쪽
6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5) +6 14.08.21 3,987 128 22쪽
5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4) +11 14.08.21 4,753 123 24쪽
4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3) +6 14.08.21 5,193 141 14쪽
3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2) +26 14.08.21 6,177 164 28쪽
2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1) +32 14.08.20 8,722 152 26쪽
1 (여는막) 그와 그녀의 한방울 +17 14.08.20 15,697 2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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