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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퍼 님의 서재입니다.

변수의 굴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세스퍼
그림/삽화
발아현미우유
작품등록일 :
2014.08.20 17:22
최근연재일 :
2020.08.11 17:50
연재수 :
3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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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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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4.08.2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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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글자
16쪽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6)

DUMMY

“아까 외벽이랑은 또 분위기가 다르네.”


고도가 가볼 만한 상업지구 식당에 대한 설명을 마친 직후 벤이 내뱉은 말이었다.

전차에 몸을 싣기 전에 지나쳤던 외벽의 검문소에서는 어떤 남색 정복의 기사가 검문소 초입에서부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에 반해, 내벽의 검문소는 꽤나 차분한 모습이었다. 때문에 벤이 검문소의 존재를 눈치챈 것은 웅장한 내성벽을 실컷 감상한 뒤였다.

카나반공화국의 수도, 회색도시 ‘아르다르’의 외벽에 다다랐을 때 벤은 놀라움이라는 솔직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봤던 그 어떤 것보다 거대했던 그 구조물들에 대한 감탄이었지만, 고도의 대답은 짧고 무심했다.


‘내성벽보단 못하다.’


벤은 직접 눈에 담기 전까진 그 말을 가볍게 여기고 있었으나, 내벽을 직접 맞이하면서는 고도의 그 감상이 오히려 터무니없이 무성의하고 모자랐던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검문소를 향하는 전차 안에서 창밖을 통해 얼핏 보았던 내벽을, 벤은 처음엔 어느 역사 깊은 고성의 벽이라고 생각했다. 아르다르의 내성벽은 ‘은빛산맥’이라는 별칭대로, 도시의 어떠한 것보다 눈부신 은빛으로 빛나는 찬란함이었다. 우아한 벽의 곡선과 하늘을 찌를듯한 첨탑으로 위용을 뽐내고 있는 절경이 내성의 성벽이라는 설명을 듣고, 벤은 본래 방위의 목적과는 너무 동떨어진 그 예술성에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과는 별개로, 외벽보다 두 배는 더 족히 높아 보이는 내벽 곳곳에 뚫려 있는 수많은 총안들은 유사시엔 수많은 화살과 볼트, 총알을 내뿜어 외적들을 격퇴할 것이다. 버팀벽 아래로 흐르는 넓고 깊은 하천은 적에겐 껄끄러운 해자가 되리라. 너무 높아 직접 확인은 못 하지만, 첨탑과 성벽 위로 다양한 수성병기들이 즐비해 있다는 고도의 설명도 있었다.

그야말로 무너트릴 엄두가 나지 않을 극강의 요새.

문득, 벤은 드렌턴이 ‘붉은 모래의 가도’의 역사를 신나게 떠들었을 때의 대목이 떠오른다. 분명 대전쟁 당시 수도가 함락된 공화국의 처절한 후퇴로-라는 것이 ‘붉은 모래의 가도’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 ‘은빛산맥’을 무너트리고 공화국의 심장을 함락시킨 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의 이름은 당당하게 역사에 기록되어 있으리라-, 벤은 확신할 수 있었다.


도개교와 연결된 성문은 외벽과는 달리 미닫이식의 성문이었다. 다만 그 크기와 두께는 역시 외벽의 성문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성문의 중앙에 설치된 검문소는 앞서 언급했듯 외벽의 검문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양쪽으로 배치된 초소에서는 남색 정복을 입은 군인들이 마치 석상처럼 서로를 응시하고만 있었고, 로브를 두른 마법사 몇몇이 함께 밖을 향해 싸늘한 눈빛을 흘리는 중이었다. 사람들에게 신분증명서를 요구하고 방문목적을 묻는 이들은 바리케이드 앞의 일반병사였지만, 만약 어떤 급박한 사태가 벌어진다면 곧바로 저 남색의 군인과 마법사들이 나설 테지.


“사실 외벽의 검문소는 원래 보안 같은 거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여기도 그렇고 오늘따라 좀 이상하긴 하네.”

고도가 늘어지게 하품하며 기지개를 켠다. 아직 점심때가 지나지 않았지만 성문의 유동인구는 꽤나 많은 수준으로, 통과를 위해선 적어도 10분은 더 기다려야 할 듯 보였다.

“이리스는 어때?”

고도가 기지개에서 내려온 손을 후드를 뒤집어쓴 작은 머리에 자연스럽게 올려놓는다. 어색할 정도로 부드럽고 친절한 억양으로 보아 그 물음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 고도에게 머리를 내어준 본인에게 직접 물어본 것이라고 벤은 판단했기에 딱히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리스.

서로 몇 번의 제안이 기각된 후에 고도가 제의한 ‘소녀’의 이름이었다.

홍채(虹彩)를 의미하는 고대어에서 따왔다는 고도의 설명이 이어지지 않았더라도, 벤은 그것을 인형소녀의 이름으로 정하는 데에 가볍게 동의할 생각이었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저 어울린다는 판단이었다.

눈동자가 특이한 아이니까-라는 고도의 말에 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순식간에 이리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인형소녀는 수도에 입성하기 전부터 고도의 후드가 딸린 마법대학생용 로브를 빌려 입고 있었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좋다는 고도의 생각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선 벤도 쉽게 동의했다.

그러나 로브가 너무 큰 탓인지 눈을 가리는 바람에 자꾸 벗으려 하는 이리스였고, 그런 소녀를 제지하는 의무가 순전히 자신의 몫이 되었다는 것에 벤은 살짝 불만이 있었다. 지금도 머리에 손을 올린 고도를 올려다보기 위해 후드를 벗으려는 소녀를, 벤은 그의 성실성이 제공하는 최대한의 빈도로 계속 막아내고 있었다.


“슬슬 이 녀석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벤은 고도의 손을 치우고 자신의 손을 대신 이리스의 머리 위에 올려놓는다. 후드 아래로 부슬거리는 감촉이 은근히 기분 좋다는 이유였다.


“흐음, 그러게. 검문소야 마법대학생인 내가 보증해주면 쉽게 통과가 되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인데······.”


난데없이 이리스의 머리 위에서 쟁탈전이 벌어진다. 정작 본인은 계속해서 벤과 고도에 의해 후드가 눌리는 바람에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있었다.


“기숙사에선 못 데리고 있어?”


“임시면 몰라도 계속 데리고 있을 순 없어. 애초에 인형이 있다는 게 알려지면 공대 놈들이 다짜고짜 데려가서 분해하려고 들걸. 얘를 가장 위험한 적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싶지는 않아.”

미리 생각을 해봤는지 고도의 대답은 빨랐다. 그리고선 곧바로 벤에게 되묻는다.

“일단 네가 검사를 받아보고,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정해지면 그때 다시 생각해봐야지.”


“아, 그래. 그 검사라는 거 말인데-.”

벤은 마침 물어볼 참이었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

“정확히 뭘 검사하는 거야? 그리고 그 검사 결과에 따라서 내가 할 일이 정해지는 건가?”


“정확히는, 영력, 마력을 검사하는 거야. 꼭 기사가 아니더라도 마법이나 다른 쪽으로 특기가 발현되는 경우가 있으니까. 내가 의심하는 건 비스트마스터 쪽이지만.”


“비스트마스터? 아, 처음에 말했던 그거?”

난감한 표정으로 뒤통수를 긁는 벤.

“······그니까 걔들을 부린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니까. 그냥 어렸을 때부터 자주 봐왔을 뿐이라고.”


“어릴 때 잡아먹히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상한 거거든? 닥치고 검사나 받아.”


결국 벤은 어깨를 으쓱하고 만다.

‘검사’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그냥 한적하게 수도를 배회하다가 아티카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아래를 바라보니, 이리스가 후드에 반쯤 가려진 신비한 눈동자로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붉은빛과 푸른빛이 같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저 눈동자를 바라볼 때면 여지없이 몽환적인 기분이 드는 벤이었다. 같이 지낸 시간은 짧았지만, 벤은 종종 그녀가 인형이라는 사실을 잊곤 했다.


수도 아르다르에 도착하기 전, 어느 여관방에서 이리스의 ‘기능성’을 위한 실험이 고도의 요구와 주관하에 실시되었다. 말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입증이 되었으나, 다른 감각이나 지능에 대한 측정이 필요하다는 그녀의 주장이었다. 이미 애완동물처럼 취급당하고 있는 이리스에게 무슨 실험이 필요하냐고 반박하고 싶은 벤이었지만 그뿐이었다. 어차피 그의 의견은 필요하지 않았으니까.

처음은 이름에 대한 인식이었다.

오는 길 내내 ‘이리스’라고 주입한 효과가 있었는지, 이리스는 직접 몸을 건드리거나 이리스라는 이름을 부를 때 모두 뒤를 돌아보는 반응을 보였다. 고의적으로 다른 이름을 크게 부르는 경우엔 반응이 없었으나, 고도와 벤이라는 이름을 부르니 그 대상을 바라보는, 의외의 성과도 있었다.

다음은 감정에 대한 실험이었다.

실험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벤은 탐탁지 않았으나, 고도는 이만한 방법이 없다고 그를 설득했다. 다만, 그 실험의 주체를 정하는 것에 있어 서로 의견을 달리했고, 결국 가위바위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실험의 내용인즉슨,

이리스의 볼을 꼬집어보는 것이었다.

통각이 있다면 반응을 보일 것이고, 감정이 남아있다면 이에 대해 표현할 것이다-. 라는 고도의 설명. 하지만 이는 곧 이리스에게 미움을 받을 수 있는 행위이기도 했기에, 고도와 벤은 서로에게 그 책임을 미루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승자는 벤이었다. 고도는 죄책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천천히, 이리스의 볼을 엄지와 검지를 이용하여 쥐었다. 상황을 이해하기는 한 건지, 멀뚱히 바라보는 이리스의 얼굴을 보고 차마 못 하겠다며 우는소리를 하는 고도에게 벤은 책임을 지라는 말로 그녀를 부추길 수 있었다.

결과는 실험 자체에 그다지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던 벤조차 놀랄 만큼 의외였다. 볼을 꼬집힌 이리스는 움찔하며 황급히 몸을 뒤로 빼더니, 벤의 다리를 붙잡고 뾰로통한 얼굴로(이것은 그녀가 지은 최초의 표정이었다) 고도를 노려본 것이다.

결과에 대한 고도의 심정을 그녀가 후에 말한 그대로 옮기자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다행히 이 ‘불신’은 다음날 고도가 진상한 토끼육포를 이리스가 오물오물 받아먹은 것으로 무마된 모양.


“신분증명서를 제출해주십시오.”

경비병의 요구에 고도는 가죽가방에서 여러 장의 서류를 꺼내어 건넨다. 신속하게, 하지만 꼼꼼히 그것을 살펴본 병사는 자신의 시선을 고도, 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리스에게 가져갔다.

“죄송하지만, 후드를 벗어주시겠습니까?”

이리스에게서 시선이 멈춘 병사의 말이었다.

부당한 요구는 아니다. 그러나 고도는 입술을 깨물고 만다.

후드를 벗겨 이리스를 노출 시키는 게 당장의 큰 위기가 되는 모험은 아니었지만, ‘수색임무를 마친 마법대학생이 은발의 특이한 소녀를 데리고 입성했다-’라는 소문이 교내에 퍼지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도는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지는 편이었고, 2주 가까이 지낸 벤의 눈에도 그 정도는 식별되는 수준이었다. 여기선 자신이 나서야 할 차례라고, 벤은 직감할 수 있었다.


“죄송한데, 얘가 이마에 큰 상처가 있어서 가리는 거에 심하게 집착합니다. 억지로 벗기려면 심하게 난리를 칠 텐데, 뭐어, 저희야 천천히 달래도 상관없지만······, 뒤에 기다리시는 분들이······.”


벤의 말에, 병사는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기다란 줄과 인파를 눈에 담았다. 짧은 고민 후에, 그는 결국 길을 비켜선다.


“알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벤과 고도는 가벼운 목인사와 함께 바리케이드를 지나친다. 서로를 노려보는 기사들과 마법사들의 시선에서 벗어난 뒤에야 고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 잘도 그런 거짓말이 바로 튀어나오는구나, 너.”


칭찬인지 비난인지. 벤은 이리스의 손을 잡은 채로 고도를 비웃었다.


“너야말로 이런 상황은 당연히 생각했어야 하는 거 아냐?”


“닥쳐, 난 성실한 학생이어서 그런 거 몰라.”

마법대학은 성문에서 가까웠기 때문에 따로 전차를 탈 필요가 없다는 고도의 설명대로, 다리의 피로를 느낄 새도 없이 그들은 정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시 전체가 회색빛인 ‘아르다르’였지만, 마법대학은 그 정도가 더욱 심했다.

부지를 둘러싼 벽은 우중충한 회색으로 마치 윤활유 냄새가 날듯한 분위기였다. 비교적 넓은 4차선의 도로와 양옆에 인도를 낀 정문은 닫힐 일이 별로 없는지, 방학이라던 지금도 빗장을 치우고 활짝 열린 채였다.

“그럼, 인가받고 올 테니까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


대학이 눈에 들어온 시점부터 어째선지 고도의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미묘하게 불길한 예감이 든 벤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리스를 이끌고 정문 안쪽, 인도의 의자로 향한다.

그리고 빠르게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고도는 경량화 주문을 흘려보낸 것보다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학교 정문을 돌파해 나갔다. 캉페온 광장을 넘어 본관의 입구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 탓에 몇몇 학생이 그녀와 부딪칠 뻔하여 욕지거리를 날리기도 했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행복한 망상들로 가득 차 그런 하찮은 광경이 비집고 들어올 여유가 없었다.

그녀가 바람처럼 당도한 곳은 다름 아닌 대학의 총장이자 국제이론마법학회장의 서재. 갑작스러운 그녀의 등장에 당황한 비서가 기다리라며 만류했지만, 고도는 그런 만류를 가볍게 뿌리치고서 서재의 문을 걷어차다시피 하며 들어선다. 그러나 학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보라색 숄을 두른 부학회장이 놀란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제르나비 고도! 여기서 뭐하는 게냐? 땀까지 흘리면서-”


칠칠치 못하게-라는 부학회장의 말은 뭉개버리며 고도가 소리친다.


“아! 부학회장님! 방금 복귀했어요, 학회장님 확인받으려고요. 지금 안 계시나요?”

고도는 자신을 아래위로 훑고 있는 부학회장의 시선을 느꼈으나 아랑곳하지 않고 자루에서 세 장의 확인서를 꺼내 들었다.

“저, 세 명이나 데려왔어요! 수습기사대상자 하나랑 은퇴기사 하나랑 비스트마스터 가능성이 있는 놈 하나요!”


칭찬받길 원하는 강아지처럼 말똥말똥한 그녀의 얼굴과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바닷빛의 눈동자. 하지만 부학회장은 인상을 구기며 혀를 찬다.


“하나, 놈이라니, 무슨 짐승을 세는 듯하구나. 좀 더 존중을 보이지 못하겠니? 누가 들을까 겁난다. 확인서는 내가 따로 학회장님께 드릴 테니 넌 가서 쉬거라.”


고도는 부학회장에게 종이를 넘기고 나서도 흥분한 표정으로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확인서를 이리저리 훑어보던 부학회장은 그런 고도의 표정을 보며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거서 뭐하는 게냐? 가서 쉬라니깐.”


이렇게 그냥 물러갈 수는 없다. 짧은 웃음과 함께, 고도는 조심스럽게 손을 모았다.


“헤헤, 그-, 보상 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고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눈을 치켜뜨는 부학회장.


“보상? 무슨 보상?”


“그-, 예전에 수색임무에서 두 명을 데려왔던 어떤 일학년이 2년 장학금과 현금을 보상으로 받았다는 소문을 들어서······요.”


고도가 말끝을 흐리며 부학회장의 눈치를 살폈지만, 주름진 그녀의 표정과 이어진 날카로운 목소리는 고도를 절망시키기에 충분했다.


“보상이라니? 이 임무는 네 근신 대신이었다는 걸 잊었나보구나? 임무 자체가 보상인데 뭘 더 바라는 게냐?”


“······네에에에?! 하지만-”


“됐으니 나가 보거라.”

단박에 말을 끊는 여인.

“추가 보상은 네가 데려온 자들이 얼마나 뛰어난 기량을 가졌냐에 따라 추후 따로 지급될 게다. 발행된 통행증과 증명서는 사서한테 전달할 테니, 나중에 네가 직접 가져다주도록 해라.”


“······네에.”


고도는 정말이지 울고 싶었다.

저 그지같은 마귀할멈에게 또 낚였다는 생각을 하니 분통이 터지는 것만 같았다.

분을 삼키지 못하고, 씩씩거리며 서재를 빠져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부학회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들고 있던 종이 중 하나를 집어 들고,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 시선이 닿은 곳에는 ‘루디 드렌턴 2세’라는 서명이 휘갈겨져 있었다.

그녀는 다시금 다른 의미의 깊은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작가의말

언제나 미흡한 글을 봐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색한 문장이나 문맥, 오타가 있다면 지적 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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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6막) 왕의 이름으로, 친구라는 이름으로 (3) +16 14.09.26 2,864 69 16쪽
42 (6막) 왕의 이름으로, 친구라는 이름으로 (2) +18 14.09.25 3,032 73 14쪽
41 (6막) 왕의 이름으로, 친구라는 이름으로 (1) +20 14.09.24 2,442 63 21쪽
40 (막간) 구원 +18 14.09.23 2,469 59 10쪽
39 (5막) 그를 위하여, 그녀를 위하여 (7) +10 14.09.23 2,258 63 21쪽
38 (5막) 그를 위하여, 그녀를 위하여 (6) +11 14.09.22 2,655 93 20쪽
37 (5막) 그를 위하여, 그녀를 위하여 (5) +17 14.09.21 2,540 81 19쪽
36 (5막) 그를 위하여, 그녀를 위하여 (4) +14 14.09.20 2,619 73 21쪽
35 (5막) 그를 위하여, 그녀를 위하여 (3) +11 14.09.19 2,643 84 25쪽
34 (5막) 그를 위하여, 그녀를 위하여 (2) +23 14.09.18 2,692 96 19쪽
33 (5막) 그를 위하여, 그녀를 위하여 (1) +20 14.09.17 2,784 84 19쪽
32 (막간) 붉은 장미 +7 14.09.16 3,094 93 11쪽
31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7) +15 14.09.16 2,898 94 19쪽
30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6) +9 14.09.15 3,030 81 22쪽
29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5) +10 14.09.13 2,838 86 17쪽
28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4) +11 14.09.12 2,942 86 29쪽
27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3) +13 14.09.11 2,869 81 21쪽
26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2) +12 14.09.10 3,051 87 22쪽
25 (4막) 붉은 나무의 씨앗 (1) +9 14.09.09 2,774 86 25쪽
24 (막간) 소녀는 올려다보고, 그는 내려다본다 +4 14.09.08 2,804 93 14쪽
23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7) +5 14.09.07 2,975 83 18쪽
22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6) +5 14.09.06 2,896 83 21쪽
21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5) +7 14.09.05 2,701 87 18쪽
20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4) +11 14.09.04 2,742 85 20쪽
19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3) +16 14.09.03 2,915 95 18쪽
18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2) +8 14.09.02 2,608 85 27쪽
17 (3막) 피로 물든 깃발을 꽂아 넣고, 웃는다 (1) +18 14.09.01 3,313 94 21쪽
16 (막간) 일상생활 속 일상성연구회 +16 14.08.31 2,764 86 12쪽
15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7) +11 14.08.30 2,936 88 20쪽
»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6) +2 14.08.28 3,124 84 16쪽
13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5) +11 14.08.27 2,798 90 25쪽
12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4) +15 14.08.26 3,234 97 18쪽
11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3) +3 14.08.25 2,968 101 15쪽
10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2) +6 14.08.24 3,599 102 21쪽
9 (2막) 그리웠던 악취, 생소한 향기 (1) +14 14.08.23 3,529 102 18쪽
8 (막간) 캉페온 광장의 노을 +4 14.08.22 3,943 102 13쪽
7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6) +9 14.08.22 5,428 158 18쪽
6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5) +6 14.08.21 3,987 128 22쪽
5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4) +11 14.08.21 4,753 123 24쪽
4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3) +6 14.08.21 5,193 141 14쪽
3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2) +26 14.08.21 6,177 164 28쪽
2 (1막) 붉은 모래, 시린 달빛, 그리고- (1) +32 14.08.20 8,722 152 26쪽
1 (여는막) 그와 그녀의 한방울 +17 14.08.20 15,698 24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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