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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아저씨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기갑대전(朝鮮 機甲大戰) 시즌2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풍아저씨
작품등록일 :
2019.02.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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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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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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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2. 1895년 2월 8일과 9일의 1/2(2)

허구의 역사밀리터리입니다. 동명이인 및 내용은 모두 평행세계입니다.




DUMMY

-2-


자정을 가리키는 벽시계의 뻐꾸기가 나왔다. 용수철과 태엽으로 움직이는 장치가 문을 열어 주고 시간을 알려주었다.


밤 12시 00분.


1895년 2월 9일이 찾아왔다.


거실에는 정신을 차린 남궁희와 허벅지의 상처를 동여맨 김혁태와 안세기, 나까지 4명이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다.


“내 소개를 하지. 장터의 북문을 맡고 있는 안세기다.”

“남, 남궁희에요.”

“어떻게 그것을 찾았는지 듣고 싶다.”


단도직입적인 질문.


미사여구를 날려버리고 실체를 보고 싶다는 소리였다.


“그, 그것은······.”


쾅! 탁자가 흔들렸다.


그의 윽박에 남궁희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부들부들 떨었다. 얼마 전까지 당당하고 도도했던 그녀가 아니었다.


나는 손을 들어 제지하면서 말했다.


“내가 이야기를 해도 될까?”


그러자,


안세기가 피식, 소리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겉으로는 한발 물러나는 얼굴이었지만 눈동자는 전혀 그것이 아니었다.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가 명(命)줄을 물어서 죽이려고 거리를 가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며칠 전 발송한 우편물에 「동오왕 서원의 존재를 믿으십니까?」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 의미를 알고 계십니까?”

“.....”

“저는 이 자리에서 당신과 집사를 구해드릴수가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그가 어떤 인물의 수하인지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아가씨의 배경으로도 그를 건드릴 수가 없습니다.”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안세기를 쏘아보았다. 그에게 내 말의 진의를 증명해달라는 의미를 보냈다.


안세기가 가늘게 눈을 뜨고는 비웃었고, 그의 동작에서 짜증이 치민다는 감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운현궁에서 봉황상단으로 사람을 보냈다.”

“헉!”


김혁태가 숨을 삼켰다.


군정보사 출신으로 제대한 그는 이 말의 의미를 분명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남궁희도 바보가 아니었다.


엄지를 말아서 힘을 주어서 꽉 쥐고 있었다.


“괜찮으시다면 다음 이야기를 여쭤보겠습니다.”


나는 눈치를 살폈다.


좀 전까지 실낱같은 끈을 놓지 않던 그녀였지만, 더 이상 저항하는 것이 힘들다고 판단을 한 것 같았다.


“우리 가문은 동오왕의 첫째가는 부하였으며, 생사를 관할하는 안기부의 책임자 궁보였어요. 나는 그분의 후손이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수장고(收藏庫)에서 그의 흔적을 찾았어요.”


구전설화 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증명할 정황증거가 나오자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동오왕의 첫째가는 부하였으며, 생사를 관할하는 안기부의 책임자 궁보······.」는 학계의 논리적인 추론에서 배제되는 인물이었다.


생몰 년도를 알 수가 없고, 자와 호는 물론이고 별칭인지 이름인지 모를 그를 후세의 작가가 지어낸 가상의 인물이라는 평이 보편적이었다.


수십 종의 삼국지를 기반으로 하는 역사와 소설, 흩어진 사료에서 일부 등장하는 그를 나는 주목하고 있었다.


‘지도자의 측근에는 그를 보필하는 자가 존재를 한다. 대부분은 음지(陰地)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이름조차 등장하지 못하는 인물이 있다.’


학계에 정석을 무시하고 나름대로의 이론으로 집필한 논문에서 그는 동오왕을 이해하는 중요한 핵심 키워드, 단어였다.


솔직한 심정으로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야사에 가까운 진실이었고, 성격이 급한 안세기가 참으면서 들으려고 하는 장면에서 나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더욱더 느꼈다.


“수장고 안에 적힌 기물에는 그분이 남긴 자료가 있었고, 그 속에는 황금의 탑에 이르는 지도가 새겨져있는······.”


유물의 흔적 일부가 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잔존하고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세 번째 탑이자 찬란한 황금빛 이정표를 세워서 저승에서 돌아오는 동오왕이 길을 해매지 않게, 등대로 만든 황금탑의 이야기가 줄줄 이어졌다.


“지도의 증거는 어디에 있나?”


듣던 중에 말을 끊는 안세기였다.


나는 이맛살을 찌푸렸지만 참고 있었다.


남궁희가 시선을 돌리자 김혁태가 절뚝이며 거실에 걸린 벽화 쪽으로 걸어갔다.


양인(서양인)의 화풍에 따라 그려진 중세의 성과 풍경 그림 앞에 서더니, 액자를 잡아당겼다.


삐이걱! 경첩이 붙어있어서 열린 액자의 안쪽에는 금고가 벽에 박혀 있었다.


김혁태는 회전식손잡이(다이얼)의 눈금이 적인 번호를 맞추면서 돌리고 있었다. 몇 번 돌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금고의 문이 열렸다.


비단으로 감싸고 명주실으로 매듭이 지어진 상자를 꺼내서 탁자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금고가 열리고, 상자가 나와서 내려놓는 것과 때를 맞추어서 긴 한숨을 토했다.


삭삭! 끈과 천이 풀리며,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직사각형 모양의 상자 뚜껑이 그녀의 손에 들려졌다.


“이것이에요.”


드러난 것은 호랑이가 새겨진 조각상이었다. 하얀색이 감도는 백호상은 언덕에서 천지사방으로 노려보며 앞발을 내딛고 있는 형상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양해를 구했다.


“자세히 봐도 됩니까?”


또 다시 긴 한숨과 더불어서 고개를 끄덕이는 남궁희였다. 좀 전까지 당당했던 그녀는 분을 참는 것인지, 상황을 파악하고 순응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두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백호상을 들어 올리는데 무게감이 제법 되었다.


“조각은 옥을 깎아서 만들었고, 받침대는······.”


나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누렇게 변색된, 아니 일부러 변색을 시킨 것 같은 받침대의 재질은 금속이었다.


윗주머니에서 만년필을 끄집어내서 표면을 살짝 긁으니 때가 벗겨진 표면은 금빛이 반짝였다. 금으로 판을 만든 받침대였다.


“조각상의 받침대가 전부 금이군요.”


내 말에 안세기의 눈이 번쩍이며 바짝 달라붙으며 쏘아보았다.


나는 개의치 않고, 이번에는 거꾸로 뒤집어서 바닥을 보았다. 바닥도 금이었고, 가운데 원형의 나사목이 움푹 들어간 구멍에 맞추어져 있었다.


“고정막대를 두고 봉해둔 일종의 장치 같은데....”


중얼거리면서 이번에는 이리저리 돌려보던 중에 측면에 나있는 구멍이 눈에 들어왔다.


“ 이 구멍은 무엇입니까?”


의문을 대한 답을 그녀에게 요구하였다.


남궁희는 당연하다는 얼굴로 상자 안의 번개모양의 작은 막대를 가리켰다.


나는 그것을 잡고 구멍에 밀어서 꼽았다.


막대는 마치 받침대 측면에 있는 구멍과 한 몸이라도 되는 냥 탁! 하고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 들었다.


“돌리세요! 크랭크를 돌리면 알거에요.”


영문을 알 수가 없는 그녀의 말이었지만, 엄지와 검지로 막대 끝을 잡고 돌렸다. 끼리릭! 끼리릭! 시계의 태엽을 감는 소리가 한바퀴, 두 바퀴! 세바퀴와 반을 돌고서야 멈추었다.


다 돌려진 막대에서 손을 떼자, 드드드! 소리와 함께 탁자에 놓인 백호의 조각상이 흔들리면서 닫혀진 입과 어금니가 벌려졌다.


「일곱 개의 산과 지하, 계곡과 천공에서 위대하신 분을 영접하리니, 낭야에 산에서 그분을 인도할 등대를 세우리라. 황금빛 찬란한······.」


“맙소사! 이것은 오르골이 아닙니까.”


기계적인 음이 노래하던 이어지는 멜로디는 100여 년 전에 구라파에서 발명된 기계식 저장장치 오르골이었다.


“맞아요! 천년이 지나도록 고장 나지 않고 작동하는 동오왕 시대의 유물, 소리 나는 전언장치 ‘자명금(自鳴琴)’이에요. 당신들은 위대한 그분의 유물을 보고 있는 것이에요.”


그때였다.


타아앙! 권총소리가 저택 안에 울렸다.


안세기와 나는 서로를 쳐다보면서 누구먼저라 할 것 없이 말했다.


“무슨?”

“누구지?”


다시 시선을 남궁희와 김혁태에 주었지만, 그들의 표정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이었다.


안세기가 일어나며 손목을 흔들었다.


스윽! 양복 소맷자락 안에 숨겨둔 비수가 나오며 그의 손에 잡혔다.


“불청객이다.”


그의 몸이 움직이더니 문의 한쪽 벽에 밀착하더니 나지막이 외쳤다.


“허진, 용기, 제명······.”


아무도 답변이 없다.


오히려 대답대신에 저택의 전기가 갑자기 나가버렸다. 거실과 복도를 비롯해서 칠흑같이 어둡게 변했다.


“네 놈들도 조심해라!”


그 말을 끝으로 안세기의 신형이 사라졌다.


나는 몸을 낮추면서 소파의 뒤를 등지고 바닥에 주저앉으며 물었다.


“김혁태씨, 당신과 아는 자들입니까?”


그는 남궁희를 끌어안고 마찬가지로 바닥에 몸을 낮추는 자세를 취하였다.


“모릅니다.”


나는 짧게 신음을 토했다.


누군지 모르지만 안세기의 수하들은 하나같이 만만한 작자들이 아니었다. 그런데 단발성 총소리와 더불어서 기척조차 없는 것을 보면 새로운 침입자는 예사로운 집단이 아님을 직감할 수가 있었다.




표지는 인터넷임시발췌...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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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5. 황금의 탑과 망자(2) +1 21.07.06 817 21 9쪽
118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5. 황금의 탑과 망자(1) +3 21.07.05 1,013 21 8쪽
117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4. 일곱 개의 함정(6) +1 21.07.05 799 20 10쪽
116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4. 일곱 개의 함정(5) +1 21.07.05 756 15 9쪽
115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4. 일곱 개의 함정(4) +1 21.07.05 774 16 8쪽
114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4. 일곱 개의 함정(3) +1 21.07.05 749 19 9쪽
113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4. 일곱 개의 함정(2) +1 21.07.05 767 19 10쪽
112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4. 일곱 개의 함정(1) +1 21.07.05 825 19 10쪽
111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3. 1895년 3월 8일(3) +2 21.07.04 1,010 21 8쪽
110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3. 1895년 3월 8일(2) +1 21.07.04 804 17 10쪽
109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3. 1895년 3월 8일(1) +1 21.07.04 796 19 9쪽
108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2. 1895년 3월 7일(3) +1 21.07.04 779 19 8쪽
107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2. 1895년 3월 7일(2) +1 21.07.04 775 16 9쪽
106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2. 1895년 3월 7일(1) +1 21.07.04 849 22 11쪽
105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1. 1895년 3월 6일(3) +2 21.07.03 991 20 10쪽
104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1. 1895년 3월 6일(2) +1 21.07.03 913 16 10쪽
103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1. 1895년 3월 6일(1) +1 21.07.03 847 18 9쪽
102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0. 1895년 3월 2일에서 5일(3) +1 21.07.03 784 20 8쪽
101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0. 1895년 3월 2일에서 5일(2) +1 21.07.03 838 20 8쪽
100 [외전] 일곱개의 탑 1부-10. 1895년 3월 2일에서 5일(1) +1 21.07.02 1,011 27 9쪽
99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9. 1895년 3월 1일(3) +1 21.07.01 1,015 25 9쪽
98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9. 1895년 3월 1일(2) +1 21.07.01 856 23 8쪽
97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9. 1895년 3월 1일(1) +1 21.07.01 898 23 8쪽
96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8. 1895년 2월 14일에서 28일(3)/1권 완결 +2 21.06.30 1,066 28 9쪽
95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8. 1895년 2월 14일에서 28일(2) +1 21.06.30 949 23 9쪽
94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8. 1895년 2월 14일에서 28일(1) +3 21.06.29 1,107 25 9쪽
93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7. 1895년 2월 13일에서 18일(3) +1 21.06.28 1,180 26 10쪽
92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7. 1895년 2월 13일에서 18일(2) +2 21.06.27 1,218 26 9쪽
91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7. 1895년 2월 13일에서 18일(1) +1 21.06.27 1,125 24 9쪽
90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6. 1895년 2월 11일에서 13일(3) +2 21.06.26 1,319 26 10쪽
89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6. 1895년 2월 11일에서 13일(2) +2 21.06.25 1,363 29 10쪽
88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6. 1895년 2월 11일에서 13일(1) +2 21.06.25 1,297 24 9쪽
87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5. 1895년 2월 10일(3) +1 21.06.24 1,492 34 10쪽
86 [외전] 일곱개의 탑 1부-사전지식 +3 21.06.24 1,446 23 1쪽
85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5. 1895년 2월 10일(2) +4 21.06.23 1,453 32 9쪽
84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5. 1895년 2월 10일(1) +1 21.06.23 1,356 31 9쪽
83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4. 1895년 2월 9일과 10일의 1/2(3) +1 21.06.23 1,371 28 12쪽
82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4. 1895년 2월 9일과 10일의 1/2(2) +1 21.06.23 1,293 28 10쪽
81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4. 1895년 2월 9일과 10일의 1/2(1) +1 21.06.23 1,394 28 11쪽
80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3. 1895년 2월 9일(3) +1 21.06.23 1,456 30 11쪽
79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3. 1895년 2월 9일(2) +1 21.06.23 1,478 29 11쪽
78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3. 1895년 2월 9일(1) +1 21.06.23 1,515 31 11쪽
77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2. 1895년 2월 8일과 9일의 1/2(3) +1 21.06.23 1,570 34 10쪽
»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2. 1895년 2월 8일과 9일의 1/2(2) +1 21.06.23 1,663 32 9쪽
75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2. 1895년 2월 8일과 9일의 1/2(1) +1 21.06.23 1,731 30 8쪽
74 [외전] 일곱개의 탑 1부-01. 1895년 2월 8일(3) +1 21.06.23 1,836 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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