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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zy 님의 서재입니다.

네 로마 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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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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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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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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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3

DUMMY

오스티아.


로마에서 남서쪽으로 25km 떨어진 항구 도시.


테베레강으로 로마와 연결된 오스티아는 로마의 목젖으로 불린다. 수도 로마시민을 먹여살리는 곡물이 오스티아를 거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 중요한 오스티아가 약탈당했다.


이탈리아 반도 해안을 주무대로 삼는 로마 해적의 짓이었다.


이들은 스파르타쿠스 노예 반란에서 목격했다. 군대를 소집하지 않은 로마는 내부 방어에 취약했다.


예상대로 해적의 기습은 성공했다.


오스티아 항구는 불탔고, 수많은 시민이 죽고 사로잡혔다. 그중 원로원 의원 두 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냥 귀족이 아닌 현역 원로원 의원이 외부 세력의 포로가 되었다는 사실에 로마 시민은 경악하였다.


호민관 가비니우스가 지중해 해적 응징을 제안했고 민회는 만장일치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원로원은 폼페이우스에게 지나치게 큰 권한이 주어질 것을 우려하였으나 성난 시민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항구가 파괴된 탓에 빵값이 크게 올랐고 시민들은 해적 타도를 외쳤다.


원로원이 여론에 무릎꿇었다.


함선 500척. 동원 병력 15만 명.


지난 내전 이후 가장 큰 동원령이었다.


작전 권한 역시 막강했다.


폼페이우스에게 지중해 해안을 포함한 내륙 70km 안까지 작전권이 주어졌고, 병력과 물자 지원을 요청할 권한이 주어졌다.


“가비니우스 수고했네.”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폼페이우스 각하.”


가비니우스는 민회 여론몰이부터 원로원 연설까지 폼페이우스의 임페리움(작전 권한)을 얻어내는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이제 날개 달 일만 남았다.


“마실리아(오늘날 마르세이유)로부터 답신이 왔나?”


“함선 50척을 동원하겠답니다.”


“로도스와 그리스는?”


“각각 100척을 약속했습니다.”


“나쁘지 않군. 이집트는?”


“아직 답신이 오지 않았습니다.”


“감히 내 명을 거역할 셈인가?”


“그건 아닙니다. 함대가 있긴 한데 움직일 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 부유한 나라가 돈이 없다니···”


“이집트가 로마에 상납하는 돈이 어마어마합니다. 우리가 돈을 볼 수 없는 것은 그 돈이 원로원으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폼페이우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말로는 공화정과 로마 시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가면을 벗기면 탐욕어린 돼지들의 추악한 모습만 보인다.


그간 해적 토벌이 미뤄진 것만 봐도 그렇다. 대농장, 라티푼디움을 소유한 귀족들은 노예 공급이 끊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원로원이 원로원했을 뿐이라 생각하니 화도 나지 않았다.


그때 전령이 들어왔다.


“집정관 각하, 이집트 파라오로부터의 서신입니다.”


“딱맞게 도착했군. 자네가 읽어보게.”


가비니우스가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펼쳤다.


- 위대한 폼페이우스 집정관에게


로마의 친구이자 이집트 파라오 프톨레마이오스 12세이오. 지중해 전역에 명성이 자자한 당신의 토벌 소식을 듣고 이렇게 펜을 들게 되었소.


동맹 함대 요청안은 로마의 친구로서 당연히 함께 해야 할 임무로 생각하나, 안타깝게도 이집트는 현재 분담금 이상의 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없소. 원로원 서기관에게 납부 내역을 살펴보면 내 말이 진심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오.


나는 이집트 분담금이 그간 해적 피해에 침묵한 원로원이 아닌, 지중해 평화를 위해 싸우는 당신 같은 군인에게 가야한다고 생각하오.


한 가지 제안을 드리겠소.


지중해 모든 해안과 내륙 70km 이내 작전 반경에서 병력과 물자를 동원한 권한을 가졌다 들었소. 작전의 개념을 고려해볼 때 내 분담금 역시 당신의 임페리움에 포함될 수 있다 보오.


이번 토벌 기간에 한해 분담금을 식량과 보급품 같은 현물 지원으로 바꿔주길 바라오. 명분상 로마 원로원도 반대하지 못할 것이오.


수락한다면 수송함대 200척을 동원해보이리다. 동지중해 해적 토벌이 시작되면 모든 보급을 우리가 감당하겠소. 또한 예전 분담금의 1할을 토벌이 끝날 때까지 당신에게 지급할 것을 약속하오.


당신과 친구가 되길 바라는 프톨레마이오스 12세로부터 -


폼페이우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 친구, 놀고 먹는 한량 아니었어?”


“맞습니다. 로마에 모든 걸 의존하는 바보 한량입니다. “


“이 서신은 뭐야? 주변에 똑똑한 놈이 있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2인자 시종장은 탐욕에 눈이 멀었고, 나머진 시종장에게 걸러져 의견도 못내는 놈들입니다.”


“흐음···”


“누가 의견을 냈든 중요한 건 내용 아니겠습니까? 장군께 도움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될 내용은 없습니다.”


폼페이우스가 고개를 저었다.


“간단한 문제가 아냐 가비니우스. 원로원 돈줄을 가로채는 건데 돼지들이 가만 있을 것 같아?”


“불평 불만만 토하는 돼지들 눈치를 왜 봐야 합니까? 5년 전 스파르타쿠스 토벌 개선식도 막아섰던게 그 돼지들입니다. 혹시라도 해적 토벌에 실패한다면 저들이 장군을 어찌 대할지 뻔히 아시지 않습니까?”


······


“불평분자를 모두 챙길 필요는 없습니다. 해적을 토벌하고 장군의 명성이 높아지면 고개 숙이는 돼지가 나올 겁니다. 그때 원로원에 장군님 파벌을 만들면 끝납니다.”


가비니우스 말이 옳았다.


따르는 놈만 끌고 가도 충분했다. 나머진 자신의 명성으로 해결하면 된다. 원로원 결정보다 중요한 것은 여론 장악이었고, 시민들을 열광시키는 것은 로마 군단의 승전보고였다.


지중해 해적 토벌은 자신을 로마 1인자로 각인시킬 절호의 기회였다.


“한 가지 문제가 남았군.”


“이집트 식량을 우리가 쓰면 로마 시민의 불만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는 것인가요?”


“그렇네.”


“오스티아 항구는 불탔습니다. 이집트 곡물을 실어온다 해도 재건 공사를 마치기 전까지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을 겁니다.”


“어차피 식량 공급이 막혀있으니 상관없다?”


가비니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민 반란을 두려워하는 귀족들이 알아서 창고를 풀겁니다. 슬쩍 바람잡이를 집어넣는 것도 괜찮겠지요. 우리는 우리 일에 집중하면 됩니다.”


폼페이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작전에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것은 압도적 물량으로 작전을 최대한 빨리 끝내기 위해서였다.


계획대로라면 가을 안에 지중해 해적은 끝장날 것이고, 재건된 오스티아 항구에 다시 이집트 밀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개선식에 이집트 밀을 잔뜩 싣고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좋으리라.


폼페이우스가 가비니우스를 바라봤다.


할아버지가 도자기 굽던 노예라 했던가.


할아버지가 돈을 모아 해방 노예가 되었고, 아버지가 지난 내전에 활약하여 로마 시민권을 획득했다. 자신은 호민관에 당선되어 로마 평민을 대표하는 2인이 되었다.


가비니우스는 주어진 기회를 놓지지 않았다.


작년 오스티아 습격 사건을 기회삼아 토벌 여론을 일으켰다. 로마 주요 도시, 특히 로마 군항이 위치한 도시 민회를 찾아 토벌을 설득했다. 평민 출신 백인대장이 공감하였고 토벌 준비에 들어갔다. 함선 500척을 100일 만에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가비니우스 공이었다.


폼페이우스는 그런 가비니우스를 과감히 부관으로 발탁하였다.


“가비니우스, 로마 해적 토벌이 끝나면 이집트로 건너가게. 보급 함대 편성과 운용을 자네에게 맡기겠네.”


“맡겨주십시오 각하.”


가비니우스가 절도있게 군례를 올렸다.


* * * * * * * * * * * * * * * * * * * * *


······


비블로스가 가져온 보고서는 끝을 보이지 않는다. 해가 서쪽 창문이 비추고 있다.


나는 책상에 엎어져 손을 내밀었다.


“다음 보고서.”


“이시스 신전 농업 보고서입니다.”


작년 시험 재배를 끝낸 이시스 신전은 올해 본격적으로 농사에 나섰다. 북쪽 제방을 따라 경작지를 확대하였는데 작년 다섯 배에 해당하는 면적이었다.


남쪽은 보류.


북쪽 제방따라 40km만 확보해도 엄청난 재배 면적이 나온다. 굳이 하마와 악어 상대로 전쟁할 필요는 없다. 남쪽 습지대는 파피루스 채취로 충분하다.


“밀과 보리, 그리고 병아리콩.”


작년 밀과 보리에 병아리콩이 추가되었다. 주로 중동과 이집트에서 재배된 콩류인데 고단백질로 현대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산출량 보고서가 어딨더라.”


“여깄습니다.”


“밀 1헥타르당 1.2톤 보리 1헥타르당 1.7톤. 경작 면적이 각각 600 헥타르니까··· 곱해봐.”


“밀 720톤 보리 1,020톤입니다.”


인간 계산기가 재깍 답을 내놓았다. 나는 비블로스를 한 번 쓰다듬었다.


“올해 경작 면적이 다섯 배 늘어나면?”


“작황이 똑같다는 가정하에 밀 3,600톤, 보리 5,100톤입니다.”


기특한 녀석. 나는 비블로스를 한 번 더 쓰다듬었다.


“1인당 밀 소비량 100kg 잡고 정착촌 인구 2만 명 곱하면 2,000톤. 1,600톤이나 남네."


올해부터 이시스 신전의 식량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


농사 2년 만에 자립이라니··· 그것도 생산량 떨어지는 고대 종자로 일군 결과였다. 역시 나일강 삼각주는 치트키다.


남는 건 증류주 실험해봐야지.


“농사 인력은 건설 인력 일부 전환해서 채우기로 하고, 남은 보고서가 뭐냐?”


“건설입니다.”


처음은 건축가 양반 보고서였다. 궁전에 퍼붓는 돈지랄쇼를 보니 보고서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어머니만 아니었어도 내쳤을 텐데···


다음은 송유관 공사.


풀로 100 굴착기를 투입했지만 터널 공사가 만만치 않았다. 1년은 더 잡아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군항 건설.


삐뚤빼뚤한 그리스 문자가 보였다. 군데군데 틀린 글자도 많아 한노 것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이걸 고생하며 썼을 모습을 떠올리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군항 건설 현황. 남쪽 삼각돛 함대 군항은 건설 완료되었고, 5월까지 북쪽 교역항 건설 예정.”


남쪽 군항이 완공되었으니··· 인도 항로는 열린 셈이다.


나는 벽면의 지중해 - 인도양 지도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지금이 1월 중순, 동지중해 해적 토벌이 7월 중순. 딱 여섯 달 비네.”


“혹시 인도를 다녀올 생각이십니까?”


“응.”


인도에 배 몰고가서 다짜고짜 후추 내놓으라 할 수는 없지 않나. 누군가 가서 물꼬를 터야 한다.


그 역할을 한노에게 맡길 수 있을까?


음성지원 서비스가 들렸다.


“왕자님, 저희는 뺏는 게 전문이지 짓는 건 아예 모릅니다.”


······


······


그래 믿을 놈을 믿어야지.


이참에 타국과 교류하고 거래트는 법을 교육시키기로 했다.


“왕자님, 인도는 어떤 나라입니까?”


인도는 강력한 통일 왕국 마우리아 왕조가 공중분해되어 수많은 중소왕국이 난립한 상태다. 권력 공백을 틈타 서쪽의 그리스계 왕국이 슬쩍 진출한 결과, 인도 서북부에 인도 - 그리스 왕국이 여럿 세워졌다.


그리스어가 통하고 같은 민족이 진출해 있다는 점에서 내게는 긍정적인 상황.


알렉산더 대왕님. 인도까지 진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하면 같이 갈래?”


비블로스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 이려다 갑자기 병든 닭마냥 푹 수그렸다.


“죄송합니다 왕자님. 저는 못갈 것 같습니다.”


“못가면 못가는 거지 못갈 것 같습니다는 뭐야?”


“예비 아내가 허락을 안해줄 것 같습니다.”


“거참 이상하네. 아내면 아내지 예비 아내는 또 뭐야?”


“... 죄송합니다.”


“됐어. 나없는 동안 보고서 분류나 잘해.”


비블로스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집무실을 나섰다.


나는 이시스 신전에 들러 어머니를 뵙고 인도 이야기를 말씀드렸다.


“... 먼 길을 가는구나.”


행여 반대하실까 선수쳤다. 어머니를 꼭 안았다.


두근두근 심장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 나를 염려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다.


“바닷길로 가면 금방이에요. 두 달, 길어도 세 달 안에 돌아올게요.”


“네 마음이 확고하니 말릴 수 없구나. 여신님께 기도하마. 조심히 다녀오렴.”


나는 에우메네스에게 집무 대리를 맡기고 군항으로 향했다.


따사로운 봄날 삼각돛 함대가 활짝 돛을 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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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홍수 다음 전염병 2 +9 22.08.05 2,094 105 12쪽
77 홍수 다음 전염병 +10 22.08.04 2,188 119 12쪽
76 귀환 2 +12 22.08.03 2,256 104 12쪽
75 귀환 +12 22.08.02 2,274 118 12쪽
74 암살 +9 22.08.01 2,252 115 12쪽
73 선거 운동 3 +17 22.07.30 2,447 136 13쪽
72 선거 운동 2 +11 22.07.29 2,311 115 12쪽
71 선거 운동 +8 22.07.28 2,481 121 13쪽
70 푸블리우스 클로디우스 +12 22.07.27 2,499 125 12쪽
69 첫만남 +13 22.07.26 2,507 126 13쪽
68 코라케시온 해전 +10 22.07.25 2,509 114 12쪽
67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9 +7 22.07.23 2,688 115 13쪽
66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8 +11 22.07.22 2,569 119 13쪽
65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7 +12 22.07.21 2,677 126 13쪽
64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6 +10 22.07.20 2,697 119 13쪽
63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5 +9 22.07.19 2,737 111 13쪽
62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4 +11 22.07.18 2,800 111 12쪽
»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3 +12 22.07.16 3,146 125 12쪽
60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2 +6 22.07.15 2,816 125 12쪽
59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13 22.07.14 2,896 124 13쪽
58 운하제일 수영대회 +16 22.07.13 2,815 119 13쪽
57 만세! 운하 뚫었다 +10 22.07.12 2,866 135 12쪽
56 인간 계산기 +9 22.07.11 2,853 125 12쪽
55 어느 소년의 멋진 하루 +25 22.07.09 3,040 133 13쪽
54 군항 건설 +9 22.07.08 2,869 1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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