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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zy 님의 서재입니다.

네 로마 쩔더라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Cheezy
작품등록일 :
2022.05.11 16:23
최근연재일 :
2022.08.08 23:47
연재수 :
80 회
조회수 :
301,277
추천수 :
12,467
글자수 :
455,925

작성
22.05.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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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글자
7쪽

프롤로그

DUMMY

작은 키에 통통한 몸.


까만 피부에 여드름 자국


왠만해선 자기 아들 잘생겼다 말하는 어머니도 커버가 안되나 보다.


“이렇게 낳아서 미안해 아들.”


울면서 사과할 만큼 나는 못생겼다.


한숨을 내쉬며 옆을 바라봤다. 쳐다만 봐도 빛나는 녀석이 씨익 웃는다.


모델 부럽지 않은 기럭지에 매끈한 피부, 훈훈한 외모. 만찢남 성진이는 아파트 같은 동 같은 라인으로 유치원 시절부터 함께 한 친구다.


하교길에 누군가 성진이를 불렀다. 얼굴을 찌푸린 성진이 손에 명함이 한 장 쥐어졌다.


연예 기획사 스카우트 명함.


누구는 한 번 받는게 소원인 명함을 성진이는 꾸깃 구겨버렸다.


“아 짜증나. 그 자식 일부러 하교길에 기다렸네, 어떻게 알았는지 전화도 하더라.”


“아이돌 싫어? 넌 오디션가서 숨만 쉬어도 합격일 텐데...”


“학교 붙잡혀 사는 것도 억울한데 춤연습 노래연습 10시간씩 잡혀 살라구? 그리고 연습생되면 금지 조항 많잖아. 특히 연애 금지. 너 내가 연애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


한 달이 멀다하고 여자 친구를 갈아치우는 성진이가 연애 금지를 참을 수 있을까? 담배는 참아도 여자는 거르지 않는 놈이 성진이다.


성진이가 내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너 유튜브 관두라고 하면 관둘 수 있어?”


“... 아니.”


“거봐. 그거랑 이거랑 똑같은 거야.”


유튜브는 내 유일한 자랑거리다.


2년 전 외국 역사 유튜브에서 댓글 토론을 하던 중, 내 채널이 있으면 놀러가겠다는 유튜버의 말에 엉겁결에 만들었다.


당신이 신립이라면 탄금대에 포진할 것인가.


당신이 폼페이우스라면 카이사르의 로마 진격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


첫 번째 영상에 역사적 배경과 자료를 제시하고 질문을 던진다. 두 번째 영상은 베스트 댓글을 편집하여 선택지를 점검한다.


입소문이 나면서 역덕후와 밀덕후가 모여들었다. 베스트 댓글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졌고 토론 수준이 확 높아졌다. 운영자인 나도 미친듯이 공부해야 했다.


그렇게 3년간 유튜브에 매진한 결과,


동영상 업로드 수 48개 구독자 수 65,274명.


나는 어엿한 역사 유튜버가 되었다.


오늘 학교 다녀오는 동안 구독자 수가 17명 늘어났다. 핸드폰을 확인한 나는 배시시 웃었다.


은행앱을 열어 계좌를 확인했다.


구독자수 5만 명이 넘으면서 월수입 70만원이 넘었는데 그동안 모은 돈이 2천만원이 찍혔다.


배시시 웃음이 나온다.


곁을 지나던 여고생 둘이 속삭였다.


“크큭 오징어 쪼갠다.”


“옆에 꽃미남이랑 극과 극이네.”


오징어, 블롭피쉬, 보스몹, 골룸... 못생김과 연관된 것은 죄다 내 별명이다.


많이 들어 익숙해진 것이지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움츠러든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성진이는 통화하느라 바쁘다. 처음 들어보는 여자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로 들렸다. 지난 주 바꿨다던 연상 여대생 여친이려나.


통화를 마친 성진이가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먼저 가볼게. 여친이 부른다.”


“내일 시험이잖아.”


“수학은 자신있고, 세계사는 쩌리 과목이잖아. 우리 역덕후께서 나올만한 것 좀 집어주십시오. 이따 전화할게.”


성진이가 윙크를 날리며 부탁했다. 남자가 봐도 심쿵할 미소다.


부러움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 알았어.”


“땡큐 브로.”


성진이가 택시를 잡더니 훌쩍 떠났다.


나는 버스 정류장에 홀로 남겨졌다. 독서실에 갈까 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남들 시선을 받느니 집에서 공부하는 게 나았다.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니 5분 남았다. 다시 유튜브에 접속했다.


“헉!”


댓글을 살피던 중 깜짝 놀랐다. 최신 댓글에 답댓글이 스무개가 붙었다.


- 영자 신상 알았다. 면상 개빻았음 ㅋㅋ


- 정말? 사진있어? 슈발 개못생겼네. 샤프한 대학교수인 줄 알았는데...


- 찐따 고딩임. 키작고 대가리 존나 큼.


- 소크라테스한테 형님 소리 듣겠다 ㅋㅋㅋ


링크를 따라가니 봄소풍 단체 사진이 나왔다. 100만 유튜버쯤 되면 신상이 털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6만따리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어지러웠다.


나는 정류장 의자에 스르륵 주저앉았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봤다.


유튜브가 유일한 안식처였는데... 눈앞이 부얘지면서 뜨거운 것이 흘러내렸다.


“오빠 괜찮아?”


한 아이가 다가왔다. 엄마 손을 꼭 잡은 귀여운 여자 아이였다. 나는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힘내.”


아이가 내 교복 바지자락을 잡고 위로했다. 엄마가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아이를 이끌었다. 못생겨도 누구 해칠 얼굴은 아닌데...


아이는 엄마에게 끌려가면서도 연신 뒤를 돌아봤다. 내가 괜찮은지 계속 확인했다.


어설프게 손을 흔들자 안심이 되었는지 활짝 웃었다.


그때였다.


빠르게 달려오는 트럭이 보였다. 엄마와 아이는 횡단보도에 막 발을 디뎠다.


(에이, 민식이법 무서운줄 알면 멈추겠···)


트럭은 멈추지 않았다.


다음 순간 나는 자신이 뛰고 있는 걸 깨달았다. 뇌가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데 발이 알아서 뛰는 느낌이다. 평생 이런 적이 없었다.


“위험해.”


내 고함에 엄마가 뒤늦게 상황을 인지했다. 엄마가 아이를 끌어안은 채 눈을 감았다.


헉 헉!


제발 늦지 않게 해주세요.


있는 힘을 다해 손을 뻗었다. 엄마의 어깨가 잡혔다. 옷이 찢어질 만큼 힘껏 당겼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끌려왔다.


깜짝 놀란 아이 얼굴이 스쳐가고 멀어졌다.


다행이다.


나는 엄마가 섰던 자리에 대신 섰다. 뛰어온 속도 때문에 예상했던 자리에 딱 서고 말았다. 어떻게든 점프하려고 발에 힘을 주는 순간, 트럭 운전수와 눈이 마주쳤다.


미친 놈이었다.


한 놈만 걸려라, 광기어린 눈을 본 순간 방금 전 아이 엄마처럼 굳어버렸다.


이제 죽는구나.


18살 인생이 짧게 스쳐지나갔다.


초등학교 2학년. 나랑 짝 되었다고 하루종일 울던 여자아이 얼굴이 떠올랐다. 차라리 잘됐는지 모른다. 이번 생은 글렀으니까.


마지막으로 소원을 빌었다.


다시 태어나면... 신급 존잘남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끼이이익


쾅!


충돌과 함께 몸이 날아갔다.


의식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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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선거 운동 2 +11 22.07.29 2,311 115 12쪽
71 선거 운동 +8 22.07.28 2,482 121 13쪽
70 푸블리우스 클로디우스 +12 22.07.27 2,499 125 12쪽
69 첫만남 +13 22.07.26 2,507 126 13쪽
68 코라케시온 해전 +10 22.07.25 2,509 114 12쪽
67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9 +7 22.07.23 2,688 115 13쪽
66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8 +11 22.07.22 2,569 119 13쪽
65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7 +12 22.07.21 2,677 126 13쪽
64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6 +10 22.07.20 2,697 119 13쪽
63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5 +9 22.07.19 2,737 111 13쪽
62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4 +11 22.07.18 2,801 111 12쪽
61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3 +12 22.07.16 3,147 125 12쪽
60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2 +6 22.07.15 2,816 125 12쪽
59 폼페이우스의 해적 토벌 +13 22.07.14 2,896 124 13쪽
58 운하제일 수영대회 +16 22.07.13 2,815 119 13쪽
57 만세! 운하 뚫었다 +10 22.07.12 2,866 135 12쪽
56 인간 계산기 +9 22.07.11 2,853 125 12쪽
55 어느 소년의 멋진 하루 +25 22.07.09 3,040 133 13쪽
54 군항 건설 +9 22.07.08 2,869 1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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