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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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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989
추천수 :
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2.03 18:57
조회
4,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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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글자
11쪽

31. 집으로 가는 길.(2)

DUMMY

"주공, 대승입니다!"

전투는 대승리였다. 원술 군은 제 주인을 잃고 손견에게 항복한 자 반, 아니면 지리멸렬한 자들이 절반이었다.

"주공의 위명이 두려워 도망친 자가 수천입니다. 하하하"

황개가 손견을 높이자, 손견이 기쁜 듯 웃으며 그 말을 받았다.

"나때문이겠소? 황공복(황개)를 포함한 맹장들의 덕이지. 하하하"

"경하드립니다. 주공."

채현 역시 웃음을 만연히 띄고 손견을 맞았다.

사실 이번 전투를 계획하고 기안한 것은 채현이었다. 손견은 채현을 보며 기뻤다. 채현은 이번 전투에서 숨은 공신이라 할 수 있었다. 채현은 보병 1만5천을 이끌고 기치와 치장을 가린 후에 접전 중이던 이각군과 원술군의 전장에 난입했다. 절묘한 시기에 난입한 정체불명의 군사로 인해 전장은 빠르게 정리되고 있었다. 소기의 효과를 얻은 이각 군은 적절히 퇴각하였고, 남양 군 역시 동탁 군의 기습으로 여겨 퇴각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전투의 일등공신은 채현 그대요. 마땅히 공을 내려 치하하겠소."

"개와 말의 수고로움을 한 것 뿐입니다."

채현은 자신을 낮춰 손견의 치하를 기쁘게 받았다. 모두가 기쁨을 나누며 논공행상을 하는 이때. 손견 군의 지휘군막으로 여러 사내가 끌려왔다. 원술 군의 모사와 장수들이었다.

"원술은 끝났소. 이제 나를 따르는 것이 어떻소?"

손견은 높은 곳에 앉아서 포로들을 내려다보았다. 제일 먼저 끌려나온 것은 원술이 아끼는 장수, 기령이었다.

"...죽이시오."

기령은 아쉬웠다. 동탁군의 호진에게 활을 맞아 요양을 하던 것이 아니었다면 기령 자신은 전장상황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령 장군. 이렇게 생을 마감하기는 아깝지 않소이까?"

원술 휘하에 있으며 그나마 기령과 친분이 있던 주치가 기령을 설득하고자 했다.

"나는 원가의 장수이며 원가의 귀신이 될 것이오!"

기령은 단호했다. 원술은 명문 원가의 적통. 마땅히 그를 따르는 자들 역시 자존심이 높은 원가의 구신(舊臣)들이었다. 손견은 눈을 감았다. 기령은 원술을 따르는 자들 중에서 가장 존재감과 신뢰감이 큰 자였다. 이대로 풀어 준다면 남양으로 가 무얼 할 지 모르고, 그렇다고 죽인다면 다른 장수들 역시 죽고자 할 것이 분명했다.

"잘 생각해 보시오. 이렇게 죽고 싶지는 않을 것 아니오!"

주치의 거듭된 설득에도 기령은 콧방귀를 낄 뿐이었다.

"그냥 죽여라!"

손견은 갈등했다. 아직 원요라는 원술의 장남의 행적을 포함한 원술의 가솔에 대한 행적은 묘연한 상태였다. 비록 자신의 큰아들 손책과 비슷한 어린 나이였지만 아직 원술의 구심점은 남아 있었다. 손견은 기령을 목베기로 결정했다.

"참하라!"

과거 손견과 기령의 위치는 이런 관계가 아니었건만. 기령은 웃으며 스스로 진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다음에 온 자는 진기였다.

"살고 싶으냐?"

"살려 주시오. 살려만 준다면 뭐든지 하겠소이다."

손견은 기개 높던 기령을 보다 비굴한 모습의 진기를 보니 기분이 나빠졌다. 원래 진기가 비루한 자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과거에 니놈이 내 진지로 와서 행패부린 일을 기억하느냐?"

손견은 사수관과 호로관에서의 일을 기억해 냈다. 그 때의 진기는, 원술의 사자로서 콧대가 높은 상태로 찾아와 이런저런 행패를 부렸었다. 진기는 묶인 채로 땅에 엎드리며 빌었다.

"사..살려주시오. 문대.(손견의 자)"

"아버님. 이자는 비루한 자입니다. 죽이십시오."

손책 역시 인상을 찌푸리며 아버지 손견에게 고했다. 손견이 자기도 원래 그러려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진기가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끌려나갔다. 수많은 장수와 비장들이 끌려나왔지만 하나같이 살려달라고 빌 뿐이었으며, 그리 재주있는 자 역시 없었다. 황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찌 된 게, 비루한 자들만 이리 잡혔습니다."

"원래가 비루한 자들은 겁이 많아 자신의 세가 약하면 쉬이 항복하지요."

손책이 황개의 말에 맞장구쳤다. 손책은 이자들이 한심하다고 여겼다. 차라리 기령과 같이 죽겠다 버틴다면 청사(靑史)에 이름이라도 남길 것이었는데, 오히려 별 같잖은 자들이 살려달라 비니 굉장히 비루해 보였다.

"다음 행선지는 어디입니까? 장사입니까?"

정보가 손견에게 물었다. 정보는 원술 군의 항복한 자들의 태도도 태도지만, 그것보다 손견의 의중이 궁금했다. 남양으로 간다면 남은 원술의 세력까지 싸그리 흡수하겠다는 것이고, 강동으로 간다면 원술의 잔당따위는 일단 내버려 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원요의 행적은 아직 보고받은게 없는가?"

"예. 없습니다."

채현이 없다고 하자, 손견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원술의 가솔들이 살아있다는 건데.. 후계가 있다면 골칫거리가 되지 않는가? 마땅히 제거해야지."

"그건 안됩니다."

채현이 손견의 뜻을 만류했다. 그러자 손견이 그 이유를 묻자, 채현이 이렇게 답했다.

"한번에 너무 많은 적을 만드는 것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원소는 하북에서 웅비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원소는 원술과 사이가 매우 나쁘지 않소이까?"

한당이 채현에게 반문했다. 그러자 채현이 그릇된 사실을 바로잡아줬다.

"그것은 그들의 원씨 가문 내의 다툼이요. 원소는 원술이 누구에게 죽는 것을 바라지 않소이다. 다만 원술이 자신을 모욕하기에 거만한 원술을 싫어하는 것 뿐이었소. 원요는 현재 원가의 적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시오. 게다가 우리가 만약 남양까지 차지한다면 그것은 모두에게 경계심을 심어주는 것밖에 되지 않소이다. 때로는 한 발 물러설 줄 알아야 하오이다."

"저들이 뭐가 두려오이까? 우리 주공께서는 홀로 대호(大虎)를 잡고 일어나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신 분입니다. 감히 누가 주공을 업신여긴다 할 수 있습니까?"

황개가 열변을 토했다. 채현은 이들이 자신감에 차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채현은 좀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몸을 낮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장사에 앞서 남양까지 얻는다면 그것은 과한 행동이었다. 아직 형주에는 유표가 장사를 야금야금 노리고 있었다. 게다가 현재 손견의 능력으로는 장사와 멀리 떨어진 남양을 차지하였다 하더라도 경영할 수완이 적었다. 손견은 아직도 많은 인재가 필요했다.

"채현의 말이 옳네. 원요는 아직 어리니, 우리가 좋은 말로 하여 일시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을 것 같군."

손견은 이번에도 채현의 말을 따랐다. 내심 황개는 매번 채현의 말을 따르는 손견에 약간 불만이었지만, 채현 역시 손씨의 신하였다. 손책은 그런 채현을 보고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채현과 나는 나이가 같은데, 심계가 깊구나.'

손책은 빨리 강동으로 가서 제 벗인 주랑(周郞)에게 이 사내를 소개시켜 주고 싶었다. 손책은 이미 소주인으로 여겨졌고, 암묵적인 손견의 후계자였다. 손책은 자신의 왼팔이 주유고, 오른팔이 채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장사로 행군한다! 고향으로 돌아간다!"

정보가 휘하 군사들에게 대신 손견의 명을 전했다.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손견 군병 모두는 기뻐했다. 손견 역시 내심 속으로 기뻤지만, 그것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자신의 위에 군림하며 자신을 부리던 원술을 베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품에는 화씨지옥으로 된 천자의 옥새가 있다는 것. 채현을 얻은 뒤로 자신에게 길한 일만 일어나고 있었다.



"뭐? 원술이 죽어?"

원술이 손견에게 죽었다-

이 사실은 금새 천하제후들에게 알려졌다. 이 사실에 제일 민감한 것은 원소와 유표였다. 원소는 씁쓸히 웃었다. 항상 자신을 무시하고 깎아내리며 오만한 태도를 취한 원술은 자신과 아버지를 같이 한 동형제였다. 원가의 적장자로 행동하며 그 세력이 컸던 원술이 무너지고 어린 조카 원요가 남양에서 겨우 세력을 추스리고 있다는 소식이 원소에게는 너무 충격적이었다.

'손견 그자가 그렇게 강했던가..'

"주공. 기쁜 일입니다. 이제 원가의 계승자가 명실공히 주공이라는 사실에 반하는 자들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비록 허유가 위로같지 않은 위로를 하였지만, 원소는 감상에 젖었다. 아무리 물고 뜯고 싸우고 남과 같았다 할지라도 원술은 자신의 친동생이었다.

"주공. 그러실 때가 아닙니다. 공손찬이 또 공격했다 합니다."

고람이 급히 회랑으로 들어와 고했다. 공손찬이란 말에 원소는 인상을 찌푸렸다. 봉기의 계책을 따라 손쉽게 기주를 차지한 원소였지만, 그 계책에 농락당한 것은 백마장사 공손찬이었다. 원소의 생각보다 공손찬의 기병대는 굉장히 강력해 원소는 싸우는 족족 공손찬에게 패하고 있어 골칫거리가 되었다. 오랑캐와 수도 없이 싸우며 능력을 키운 공손찬은 매우 무서워 하북의 강자라 할 수 있었다. 원소는 장강 이남까지 신경쓸 틈이 자신에겐 없었다.


"원술이 죽고, 원요가 남양태수가 되었다?"

"예. 그렇다 합니다."

채모가 소식을 듣고 후원에서 유람을 하던 유표에게 고했다. 유표는 자신의 수염을 쓰다듬으며 물가의 고기를 바라보았다.

"인생무상이라.... 덧없는 것이구나."

"주공. 남양은 우리와 가까운 곳. 마땅히 쳐 없애 우리가 그 땅을 얻는 것이 옳습니다. 이것은 기회입니다."

괴량이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유표에게 말했다. 유표는 이 시기 강하팔준(江下八俊)이라 불리며 강 이남의 호걸들과 한창 교류하며 노니고 있어, 별로 전쟁을 할 생각이 없었다.

"내 이미 형주 큰 땅을 지배하거늘, 또 땅을 얻어 뭣에 쓰겠느냐?"

유표가 심드렁하자, 괴량이 답답해하다 유표의 생각을 환기시키려 했다.

"남양. 남양을 얻는다면 역적 동탁을 칠 수 있습니다!"

"동탁?"

물고기와 노닐던 유표가 인상을 썼다. 괴량은 제 주인 유표가 황실의 종친이라 동탁에 반대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유표는 가급적 동탁을 치거나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 했다. 황실의 종친으로써 동탁의 명으로 형주자사가 된 그였기에, 동탁이 그릇된 것은 알았지만 대놓고 말하는 것은 유표에겐 의가 아니었다.

유표가 인상을 쓰자, 괴량의 동생 괴월이 형 괴량을 자제했다. 형주의 대호족인 괴씨 일가의 두 형제는 지략이 매우 뛰어나 중히 쓰이고 있었다. 괴월은 유표의 심정을 알아차렸다. 유표는 동탁과 별로 연계하고 싶지 않았다. 유표는 괴량이 뒤로 물러서는 것을 보고 그저 다시 물고기와 노닐며 후원을 걸었다.

"우리는 덕으로써 백성들을 가르치며 양양성의 해자를 깊숙이 하고 성벽을 튼튼히 하면 되네."

손견의 행보. 그것은 많은 제후들에게도 큰 영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좀 늦었습니다. ^^;

이번 화는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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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 새로운 만남. 그리고 시작.(2) +7 13.12.06 3,634 87 12쪽
32 32. 새로운 만남. 그리고 시작. +8 13.12.05 4,566 88 12쪽
» 31. 집으로 가는 길.(2) +11 13.12.03 4,073 78 11쪽
30 30. 집으로 가는 길. +9 13.11.29 4,060 85 11쪽
29 29. 곳곳에 흩어진 제후들.(3) +12 13.11.26 4,324 81 9쪽
28 28. 곳곳에 흩어진 제후들.(2) +4 13.11.23 4,553 81 11쪽
27 27. 곳곳에 흩어진 제후들. +8 13.11.19 4,041 81 11쪽
26 26. 닭 쫓던 개, 지붕만 노려보다.(3) +5 13.11.19 4,422 86 14쪽
25 25. 닭 쫓던 개, 지붕만 노려보다.(2) +3 13.11.15 4,084 77 10쪽
24 24. 닭 쫓던 개, 지붕만 노려보다. +10 13.11.12 4,543 8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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