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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32,002
추천수 :
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0.29 14:51
조회
4,465
추천
86
글자
9쪽

18. 관문을 넘는 자.(3)

DUMMY

"밀리지 마라! 적을 공격하라!"

호로관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여포가 꾀를 쓴답시고 관문을 열어재낀 탓에, 선봉인 손견과 유비는 격퇴했지만 오히려 중군인 원소와 조조군이 들이닥친 까닭이다. 해가 뜰 때까지 전투는 계속되었다. 서량병은 강병이지만 지속되는 전투에 피로가 누적되어 있었고, 수에서도 밀리고 있었다. 서량병에게 다행이란 점은 이곳이 자기 앞마당이라는 것 하나뿐이었다.

"젠장, 멍청한 것들! 원소군 따위에게 밀린다는 것이냐!"

여포가 투덜대었다. 그는 병사들과 함께 싸우며 밀리는 전장의 상황을 바꿔 보고자 노력했다. 수많은 장수와 병사들이 그의 화극에 고혼이 되었지만, 전투는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장료를 포함한 자신들의 부장들도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런 난전이 계속된다면 여포 자신은 제후들에게 포로로 잡힐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동탁은 끝이었다.

"이런, 어쩔 수 없지. 퇴각한다!"

여포가 퇴각의 령을 내렸다. 끝까지 퇴각하지 않으며 용맹하게 전투에 임하던 서량병들이 군령에 따라 일제히 퇴각했다. 여포는 호로관의 서문을 통해 탈출했다. 그 길을 지나면 바로 도착하는 곳이 낙양이다. 호로관에서 사수의 물줄기를 타고 간다면 하루이틀 정도 거리였다. 여포는 패잔병들과 함께 지친 몸을 이끌고 낙양으로 후퇴하는 길에 올랐다. 동탁에게는 아직 용맹한 자신이 필요했다. 비록 이번이 여포의 첫 패배지만, 아직 동탁에게는 병력이 있었다.


호로관에서는 한창 잔적 소탕이 이뤄지고 있었다. 놀랍게도 미처 퇴각하지 못한 서량병은 호로관에서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매우 용맹하게 싸웠다. 결국 전세가 불리해서 패배했지만, 그들은 용감하게 싸웠고 원소를 필두로 한 제후군들도 꽤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호로관이 완벽히 장악되자, 원소는 그들의 용맹을 높이 여겨 고이 장례를 치뤄 주었다. 날이 완전히 밝자 곳곳에서 피해 보고가 이루어졌다. 손견군의 조무가 적의 칼에 고혼이 되었고, 수많은 부장들과 비장들이 사망하였다. 병사들의 피해도 매우 컸다. 손견군와 유비군은 이끌고 온 병사의 절반가량을 호로관에서 잃었다.

"피해는 컷지만, 그래도 승리해서 다행입니다. 낙양이 지척이니, 기쁜 일이지요."

군량 보급 등의 종사로써 내내 일하던 봉기가 원소에게 말했다. 동탁의 턱밑에 칼을 들이밀게 된 형국이었다. 진충보국의 대의가 이루어지기 직전이었다.

"주공. 동탁에게 항복을 권유해 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채현이었다. 채현은 역적을 토벌하는 이때, 역적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동탁은 항복하지 않는다. 태사를 자처했던 높은 동탁의 자존심에 적을 목전에 둔 그가 도망칠 리도 없었다. 역시 원소의 대범함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허유는 달랐다.

"그것은 선비들의 생각이네. 동탁에게 항복을 권유하면 오히려 막다른 곳으로 몰아붙인 격이 되어 죽을 힘을 다해 싸울 것이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 오히려 도망치게 하여 제 몸 하나쯤은 피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야."

"아닙니다. 동탁에게 도망칠 곳을 주어 살려보낸다면 분명 우환이 될 것입니다."

채현이 바로 허유의 주장을 반박했다. 동탁은 본디 서량자사. 서량에게 돌아가 또 군병을 키운다면 그것 또한 미래의 우환이 될 것이 분명했다.

"아니네. 우리의 목적은 동탁을 죽이는 것도 있지만, 어가를 모시는 것이 우선이지. 우리의 근거지는 하북의 발해네. 동탁이 서량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그곳은 변방 중의 변방. 우리와는 먼 곳이라 관계가 없지."

허유는 채현과 생각이 달랐다. 동탁이 돌아간다고 할지라도 수많은 서량병을 잃고 돌아간 그라서 서량에서 그를 쉽게 받아들여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동탁은 어디까지나 한인이었다. 서량은 저족, 강족 등 수많은 오랑캐들 역시 많이 살고 있는 도시였다. 동탁이 통제하기도 결코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허유는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의 목적은 동탁이네. 일단 역적을 잡아 죽여야 제후들이 이자리에 모인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나라의 법을 바로세운다면 그것으로 끝이네."

원소가 둘의 논박을 제지하며 확고히 정했다. 원소는 현 천자를 인정하지 않았다. 내심 원소는 유주의 황족 유우를 황제로 추대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유우는 그 통치가 어질고 훌륭해서 이미 이름이 높았다. 지금의 천자는 나이도 어렸고 등극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유우가 제위에 오른다면 원소는 그가 바로 한나라를 지탱할 밝은 황제가 될 것이라 여겼다.


"형님, 이제 곧 낙양입니다.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조홍이 제 형들인 조인과 조조에게 나지막이 물었다. 호로관은 원소에 행동에 따라서 군을 뒤늦게 투입했고, 최소의 손해를 본 군사는 바로 조조군이었다. 조조군은 가장 많은 병력을 현재까지 보존하고 있었다.

"뭐긴 뭐야, 역적을 주살해야지."

조인이 뭐 당연한 것을 물어본다는 듯 조홍을 나무랐다. 조조는 이 자신의 사촌형제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야 아니야. 우리는 어가를 노려야 해."

"우리는 아직 세력이 약합니다. 어가를 옹립할 재주가 없지 않습니까?"

어가를 노려야 한다는 조조의 말에 조인이 이상하다는 듯 조조에게 물었다. 그러자 조조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우리가 동탁 흉내를 낸다는 뜻이 아니야. 천자를 보위하는 충신으로써 시늉을 한다는 소리지."

조조는 동탁 흉내를 낼 따위는 추호도 생각이 없었다. 조조는 냉철한 자였다. 자신의 진정한 속셈을 숨기며 겉으로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 조조였다. 조조는 자신이 충신 흉내를 냄으로써 자신의 인기를 높일 필요성이 있다고 느꼇다. 아직 천하에는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지식인들이 별로 없었다. 그 증거에는 이 제후들의 회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기주의 한복같은 경우는 기주의 대호족들이 있었고, 원소같은 경우 봉기, 채현, 허유, 순우경 등 당대의 재사들이 몰려있었다. 원술은 또 어떠한가. 사람됨이 좀 음흉하지만 그 또한 많은 호걸들이 몰렸다. 원술의 객장인 손견에게도 믿고 따르는 장수들이 있었지만, 자신에게는 아직 혈연관계로 맺어진 장수들과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이곳까지 따라온 의군밖에 없었다. 자신은 사실 제후로써 직책도 근거지도 없었다. 그래서 조조는 천하재사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자신이 천하재사를 품을 만 한 자질이 된다는 것을 이 세상에 보여줄 만한 필요성이 있었다. 자신에게 현명한 신하들과 모사, 장수들이 모인다면 자신도 스스로 품은 뜻을 세상에 펼칠 수 있었다. 호로관을 점령한 후에 많은 제후들은 동상이몽을 꿈꿨다.

손견군은 한창 죽은 조무를 장사지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들은 강동에서부터 이끌고 온 많은 병사들을 잃었다. 그리고 형제와 같은 장수 하나를 잃었다. 곧 있으면 낙양에서 원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세력이 약한 상태에서 원술을 만나면 그대로 흡수될 수도 있었기에 손견은 더욱 마음이 슬펐다. 아들 손책은 아직 나이가 너무 어렸다. 아들에게 아버지 손견은 원술에게서 독립하여 안정된 기업을 물려주고 싶었다. 손견군은 한동안 선봉에 설 수 없었다.

유비군도 손견군과 다를 게 없었다. 평원에서부터 이끌고 온 병사 일부를 잃었다. 유비는 한숨을 내쉬었다. 병사는 모으기는 힘들지만 잃기는 쉬웠다. 자신은 평원국의 상이라는 직책만 있을 뿐, 사실상의 실권은 공손찬에게 있었다. 애초에 공손찬이 자신에게 준 직위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곳에서 유비는 많은 제후들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자기보다도 어린 자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을 이끌고 난세에 임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자신과는 출발점부터가 달랐다. 유비는 내심 마음을 더 독하게 먹었다.

"형님, 괜찮습니다. 사해가 유씨의 땅인데 형님 땅 한조각 없겠습니까?"

관우가 유비를 위로했다. 한 명의 병사가 아쉬운 유비입장에서 관우는 유비의 심정을 알 것만 같았다. 이 세상은 대의 하나만으로 버텨나가기 힘든 곳이었지만, 유비는 혼자서 인의를 이야기했다. 관우는 그런 자기 형인 유비가 더욱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유비, 관우, 장비 3형제에게는 어디를 가서 어떤 상황에 오더라도 서로 믿고 따르는 형제들만 있다면 어디든지 가서 버틸 자신이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곳에서 태어나지는 못했지만 같은 시각에 죽기를 맹세한 자들. 유비 3형제는 병사를 잃었지만, 새로운 꿈을 가슴속에 품었다. 언젠가는, 유비도 원소처럼 제후들의 맹주로서 활약하는 날이 있을 것이다. 비록 지금은 제후 말석에 겨우 위치해 있지만 말이다.


작가의말

유비의 꿈.

조조의 야심.

원소의 뜻.

동상이몽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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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3.10.29 23:42
    No. 1

    서로의 꿈들이 얼키고 설켰네요

    아직 동탁은 멀쩡히 살아있는데...

    이 난세 속에서 쥔공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AnthonyC
    작성일
    13.10.30 09:56
    No. 2

    이제 슬슬 동탁파트가 끝나갑니다 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RockHear..
    작성일
    13.10.30 09:25
    No. 3

    흠... 유비가 제일 의뭉스러워보이는건 제 탓이겠죠? ㅎㅎ 맘에 안들어..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AnthonyC
    작성일
    13.10.30 09:56
    No. 4

    유비는 자신의 꿈이 매우 큰 인물입지요. 병사를 잃은 것이 유비는 가슴아프지만 더 좋은 교훈을 얻고 성장하고 있답니다.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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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 곳곳에 흩어진 제후들. +8 13.11.19 4,041 81 11쪽
26 26. 닭 쫓던 개, 지붕만 노려보다.(3) +5 13.11.19 4,422 86 14쪽
25 25. 닭 쫓던 개, 지붕만 노려보다.(2) +3 13.11.15 4,084 77 10쪽
24 24. 닭 쫓던 개, 지붕만 노려보다. +10 13.11.12 4,543 85 11쪽
23 23. 낙양으로 가는 길(5) +3 13.11.08 4,374 82 9쪽
22 22. 낙양으로 가는 길(4) +8 13.11.04 4,158 7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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