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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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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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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75,084

작성
13.11.0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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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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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글자
10쪽

21. 낙양으로 가는 길(3)

DUMMY

"일단, 역적 동탁군이 어떤 진법을 펼치는지 보십시다."

서주자사 도겸이 조심스레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자리에 있던 제후들이 그 말을 옳게 여겨 고개를 끄덕였다. 맹주 원술이 상석에서 제후들의 태도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제후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적은 군사의 몇 제후들이 원술 자신의 눈치를 보는 듯 했다.

주위를 유심히 둘러보던 원술은 그 모습을 눈치챘다. 사실 이전부터 원술은 어떤 제후들이 자신의 세력에 약간 기가 죽어있는 듯 한 모습을 알고 있었다. 원술은 이런 모습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이미 모사 양홍이 원술에게 이에 대해 조언한 적이 있었다. 양홍은 원술에게 조금 겸손해 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원술은 가소로웠지만 그런 양홍의 조언을 기억했다.

"여러 제후들이 이리 말씀하신다면, 그 의견에 따르겠소이다."

"옳소이다. 역시 원 맹주요."

형인 진류태수 장막 옆에 앉아있던 광릉태수 장초가 원술에게 잘 보이려는 듯, 바로 원술의 말에 동조했다. 원술이 도겸의 말에 동조하자, 많은 제후들이 기뻐하며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들은 원소보다 원술을 택한 자들. 원술은 원가의 적통이며 원소는 원가의 서출이었다. 이들은 원술의 혈통을 중시했다. 제후들은 밖으로 나가 자신들의 진지를 옮길 준비를 시작했다.


"염상. 자신 있느냐?"

모두가 나간 군막에서 원술과 그 일행들만 자리에 남아있었다. 이 회의가 일어나는화려한 장식의 군막이 맹주 원술의 군막이었기 때문이다. 원술의 뒤에 내내 서있던 원술의 휘하 장수들이 제후들이 밖으로 나가자 그들이 있던 자리에 앉았다. 염상 역시 마찬가지로, 조용히 앞쪽 원술과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진법은 파훼법을 안다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래?"

원술이 염상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이끄는 남양 군은 기병이 매우 적고 강한 보병으로 이루어진 군대였다. 그에 비해 서량병은 그 특유의 기병이 매우 강했다. 원술은 동탁군이 유목민족위주인 서량의 강한 기병을 잘 활용한다면 연합군 역시 수가 많지만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공. 하루빨리 진지를 옮겨, 적 진법을 대응할 방법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술의 상장(上將) 기령이 서둘러 진지를 옮기자고 말했다. 원술은 그 말 역시 옳다고 여겼다. 진법에 의한 전투는 진법가의 수준에 따라서 승패가 갈린다. 염상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대의 패전에서 원술은 동탁군에 무언가 꽤 머리를 쓰는 자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원술은 자신도 모르게 조심스러워졌다. 평소에 독단적으로 생각하며 결정하던 자신과는 다르게 모사들과 장수들의 의견과 제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조금 고민하더니 원술이 명을 내렸다.

"잊고 있었다. 우리도 어서 진지를 옮겨라."


원술을 비롯한 제후들은 군사를 전진했다. 얼마쯤 지났을까, 전진하던 그들 앞에 커다란 군세가 등장했다. 원술이 모든 군사를 멈췄다. 정찰병을 운용해 보니, 동탁의 군세였다. 그들은 보통 그들이 만난 서량병처럼 다짜고짜 기병들이 달려오지 않았고, 기치가 엄정했지만 군사들의 배치가 독특했다.

"뭔가가 다르군."

"본디 서량병과는 다르게 진의 배치에 꽤 신경을 썼군요. 연주자사를 격퇴한 부대인듯 합니다."

양홍이 말 위에서 조심히 적진을 내다보며 말했다. 염상 역시 적정을 파악하기 위하여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공, 좌측에 언덕이 있습니다. 제가 그곳에 가서 적의 진법을 파악해 보겠습니다."

"언덕?"

원술이 염상이 가리킨 곳을 보니 그곳에 진정 야트막한 언덕이 있었다. 원술의 생각에 아무래도 서량의 기병이 신경쓰였다. 조금이라도 높은 곳을 차지한다면 아군에게 약간이라도 유리하리라 생각했다. 원술은 좌측에 언덕을 가리키며 군을 이동시켰다.

"저쪽 언덕으로 모두 진군하라!"

언덕에 이동한 원술 군은 적의 진법을 조금이라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음.. 저것은 무슨 진이냐?"

"마치 물고기 비늘과 같은 것이...어린진(魚鱗陳)이라 합니다."

염상이 확신하며 원술에게 말했다. 원술이 어린진이란 말에 인상을 썼다.

"어린진?"

"예. 물고기 비늘과 같은 형세로 보병이 벽을 쌓고 있습니다. 기병은 보이지 않는 것이.. 후방이나 다른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염상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탁군의 진법의 한 귀퉁이를 가리켰다. 원술이 고개를 끄덕였다. 진법을 파악하면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이라 여겼다.

"대응책이 무엇이냐?"

"어린진은 기동력이 약합니다. 강력한 돌파력으로 진을 일도양단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연주자사가 당한 추행진을 이용하는 것이 어떤지요."

진을 일도양단해야 한다는 염상의 말에 원술은 인상을 썼다. 아군은 기병이 별로 없었고, 중보병이 많아 기동력이 약했다. 다른 제후들 역시 큰 차이는 없었다. 원술은 다른 계책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보기에도 동탁군의 보병이 쌓은 물고기 비늘보양 벽은 깨트리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면.. 전차를 만들어 보는것이 어떠한지요?"

양홍이 원술의 고민을 꽤뚫어 보았다. 양홍 역시 어린진을 깨기 위해선 강한 돌파력이 필요하다 여겼다. 하지만 아군에는 기병이 적었다. 보병으로 진을 돌파하는 데에는 언제까지나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전차를 운용한다면, 적은 기병으로 많은 기동력을 부릴 수 있었다. 비록 전차란 과거에 쓰이던 병기였지만, 꽤 묘한 책략이었다.

"그것 참 좋은 생각이군! 다른 제후들에게도 말해주게."

원술이 기뻐하며 다른 제후들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전할 파발을 보냈다. 염상이 기뻐하는 원술의 말에 살을 덧붙였다.

"주공. 본디 추행진(錐行陳)이란 선봉이 진을 돌파하면 후위가 적을 쓸어버리는 진법입니다. 이를 명심하여 군사를 운용하십시오. 무엇보다도 선봉이 진을 얼마나 돌파하냐가 승패를 결정할 것입니다."

"알았네, 알았어."

원술이 염상의 말을 듣고 알았다는 듯 이야기했다. 염상이 원술에게 포권을 취하고 자신은 자신과 제후군들의 군세에 추행진의 진형과 배치법을 알려주겠다며 원술의 곁에서 사라졌다. 최전선에 나와 적정을 파악하던 원술은 염상이 사라지자 용무는 끝났다며 자신의 말을 타고 중군으로 돌아갔다. 원술은 즉각 전군에 전차를 만들라 명했다. 서둘러 원술 군을 비롯한 많은 제후군들이 나무를 베어 전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원술은 그 과정을 신하들과 지켜보며 여태껏 말하지 않았던 자신의 속내를 드디어 말했다.

"그대들. 이번 전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오. 천한 첩의 자식놈인 원소 밑에서 그놈이 공을 세우는 것만 바라보았소. 이번 전투는 반드시 크게 이겨, 내 본때를 보여줄 것이오!"

원술은 반드시 승리하리라 여겼다. 그의 두 눈은 결의로 이글거렸다.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평상시 제후들을 대할 때와 같은 눈빛이 아닌, 자신의 진정한 속내를 드러낼 때만 보여주는 사리사욕이 가득한 눈빛임을 느꼈다. 순간 원술의 모사와 장수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이기지 못하면 어떻게든 이기게 만들어야 하는, 원술의 첫 동탁군과의 전투였다.



"이유. 큰일났어. 원술 군이 나무를 베어 전차를 만들고 있다네."

곽사가 큰일났다며 이유를 찾았다. 이유는 말을 타고 진법의 중앙에서 상황을 총지휘하고 있었다. 이유가 고개를 들어 곽사를 맞았다.

"전차 말입니까?"

"그렇소. 큰일이오."

호들갑떠는 곽사를 보며 이유는 손을 들어 곽사를 안심시켰다.

"적이 전차를 만든다는 것은 기병이 적어 원술이 내는 꾀입니다. 전차는 앞으로 갈 줄은 알지만 기병에 비하여 기동력이 부족하니 별 문제되지 않습니다. 두려워할 것 없이 창을 더 길고 날카롭게 갈면 될 뿐입니다."

곽사는 고개를 들어 이유의 말을 곱씹은 뒤 이해했다고 하며 말머리를 돌려 자신의 위치로 돌아갔다. 이들은 원술의 움직임에도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원술이란 자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술은 겉으로는 호걸을 행세하나 속은 음흉하기 짝이 없고 아둔한 자라, 신경쓸 것 없다.'

이유와 원술은 모두 궁궐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원술은 원가의 적장자이자 귀족으로써 행세하는 자였다. 물론, 약간은 호기로운 면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원술이 어릴 때 잠깐 보여주고 난 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쓰는 술책이라는 것을 이유는 잘 알고 있었다. 이유는 원술과 원소 중에 누가 더 큰 인물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원소라고 답하고 싶었다. 사실 둘 다 자신의 마음에 차는 인물은 아니었다. 이유는 오히려 조조를 매우 큰 인물로 생각하고 있었다. 조조는 황제를 보필하려는 생각과 야심 모두를 가지고 있었고, 간사하지만 매우 현명하며 통찰력이 있었지만 그것을 그다지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간파해 이유는 항상 조조를 경계했다. 이유는 원술은 자기밖에 모르는 아둔한 자였고, 원소는 대범한 척을 하려 하나 내심 욕심이 많으며 짧은 시야를 가진 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유는 원술 군의 작전이 원술 자신이나 다른 제후들이 낸 작전이 아니라, 원술의 부하 중 누군가가 낸 것을 원술이 감안 없이 그대로 승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유는 원술 따위는 자신의 적수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현재 군웅이 할거하는 이때,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조조를 신경쓰고 있던 유일한 자가 바로 이유였다. 이유는 빨리 원술이 자신의 어린진에 달려들어 돌파를 시도하기를 오히려 바라고 있었다. 이유는 얼마든지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작가의말

다음 화에 드디어 이유와 원술의 결전입니다.

조언을 받고 좀 스토리진행보다 묘사에 치중하려 신경썼는데..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점차 나아지는 글솜씨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얼마 되지 않는 댓글들도 읽어보고, 다른 소설들도 참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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