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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32,010
추천수 :
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1.15 18:09
조회
4,084
추천
77
글자
10쪽

25. 닭 쫓던 개, 지붕만 노려보다.(2)

DUMMY

"이왕 이렇게 된 것,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주공께 온 이상, 원소와 행동을 함께하면 괜히 연합군 내에 분란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니, 주공께서는 군사를 모아 누구보다도 먼저 낙양을 치십시오. 듣기로는 아직 원공로가 낙양으로 오는 길목을 뚫지 못했다 하니, 낙양에 제일 먼저 입성하시는 게 어떤지요?"

"음.."

손견을 주공으로 삼고자 마음먹은 채현은, 이왕 이렇게 된 것 자신의 생각을 손견에게 말했다. 손견은 그 말을 듣고, 밖에 대기하던 사람들을 불러 자신의 장수인 정보와 황개, 한당을 부르고 아들인 손책을 불러들였다.

"엇! 채현 아닌가? 여기는 어찌 와있는가?"

제 주인 손견과 함께 있는 채현을 보고 황개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채현을 설득하기로 한 것은 오로지 손견 혼자만의 생각과 결정이었기 때문에, 황개는 놀라워했으며 정보는 분위기를 보아 대충 짐작만 할 뿐이었다.

"아시겠지만 제 이름은 채현이고 자는 비봉이라 합니다. 앞으로 주공을 같이 모시게 된 처지가 되었습니다."

채현이 공손히 말하자, 장수들이 모두 놀랐다.

"많이 놀랐나 보군. 모두 자리에 앉게."

손견이 좌석을 정돈하고 상석에 앉으니 채현은 자연스레 앞쪽에 앉게 되었다. 다른 장수들이 자리가 한 칸씩 이동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중 아무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사수관과 호로관에서 채현의 활약을 두 눈으로 지켜보았기 때문이리라.

"지금 당장 낙양을 치겠다."

손견은 무언가 결정한 듯, 매서운 눈빛으로 명을 내렸다. 채현은 지금 당장 치겠다는 손견의 결단력에 놀라워했다. 많은 장수들이 군말없이 명을 기다렸다. 어차피 병사들은 이곳에서 오래 쉬었다. 지금은 오밤중이라 아마 취침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출발시각은 오시(새벽3시~5시)다. 오시에 호로관을 떠나니, 모두 준비를 완료해라."

"예! 주공."

장수들이 명을 받들자, 손견이 손을 들어 출진의 뜻을 표현했다.

"우리는 너무 많이 쉬었다. 강동의 호랑이가 싸우지 못해 발톱만 갈고 있을 수는 없지. 모두 마음 단단히 먹어라. 바로 앞은 낙양이다."



얼마 전. 낙양에서는 상황이 좀 달랐다.

"태사 어른! 태사 어른! 큰일났습니다."

동탁의 처소에 동탁의 사위인 우보가 급하게 뛰어들어왔다. 한낮에 처소에서 편히 쉬고 있던 동탁은 짜증을 내며 급하게 들어오는 우보를 맞았다.

"무슨 일이냐?"

"호로관이 무너졌습니다. 지금 여장군께서 패해 오셨습니다."

여포가 패했다!

동탁에게는 하늘의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뭣이라!"

순간 동탁은 가슴이 철렁했다. 자신에게 남겨진 병사는 1만 남짓도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병사는 이유와 이각-곽사에게 주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연합군이 쳐들어 온다면 동탁은 아무리 여포가 있다고 해도 일주일도 버티기 힘들었다. 게다가, 이 사실을 사도 왕윤과 같은 자들이 알게 되면 자신에 반(反)할 것이 분명했다.

"어떡하지? 어떡해야 하는것이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여장군을 이 자리에 부르십시오."

이런 상황에 항상 자리를 지키던 것은 모사 이유였지만 동탁군의 지낭인 이유는 이 자리에 없었다. 급한 대로 동탁은 머리 좀 쓴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숙을 부름과 동시에 여포를 자신의 처소로 불렀다.

"아버지."

"태사 어른."

공교롭게도 여포와 이숙은 같이 만나 동시에 도착했다. 동탁은 급한 대로 둘이 오자 둘의 생각을 빌리기로 마음먹었다. 관동군의 제후 하나하나는 만만치 않았다.

"오, 왔구만! 왔으면 빨리 자리에 앉게."

패해 시무룩한 모습의 여포와 궁금한 표정을 얼굴에 담은 이숙이 자리에 앉자, 동탁이 말을 꺼냈다.

"봉선아! 왜 패했는지는 모르지만, 승패는 하늘이 내리는 것이니 너무 신경쓰지 말거라."

"감사합니다 아버지."

동탁과 여포 부자가 말을 나누는 것을 본 이숙은 여포가 패했고 이유는 밖에 있으니 자신에게 의견을 물으려는 것임을 눈치챘다.

"태사 어른. 이제 어쩌실 작정입니까?"

"그래. 어찌하면 좋겠나?"

동탁의 말에 이숙은 별 고민하지 않고 대답을 내놓았다.

"장안으로 천도하십시오."

이숙의 말에 여포와 동탁은 모두 놀라워했다. 장안으로 천도를 한다면 분명 적의 예봉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었다. 게다가 동탁은 원래 서량자사가 아닌가!

"하지만 아버지. 이유가 병사를 이끌고 원술을 막고 있지 않습니까? 그들은 어찌합니까?"

여포의 말에 동탁이 또 골똘히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굴렸다. 이숙이 그 광경을 보곤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유는 군사도 있고 장수도 있으니, 지금 파발을 보내어 병력을 장안으로 빼게 하면 되지 않습니까?"

"그것 참 좋다!"

동탁은 무릎을 치며 이숙의 말을 기뻐했다. 지금 당장 사람을 불러 이유에게 병력을 빼라는 파발을 보내게 했다.

"지금 당장 조정 회의를 모집해라!"

"예!"

이숙은 예를 취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숙이 자리를 뜨는 걸 확인한 동탁이 여포에게 몰래 또 한번의 명을 내렸다.

"봉선아. 내 너에게 3천 군마를 줄테니, 조정의 회의 이후에 장안 천도에 반대하는 귀족들의 재산들을 뺏고 황궁의 보물을 모아라. 알겠느냐?"

"예."

동탁은 여기서 또 한번의 매서운 꾀를 냈다. 장안으로 옮기며 원소 패거리들이 낙양을 이용하지 못하게 할 수작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몰랐던 대신들은 갑자기 예정되지 않은 동탁의 소환에 매우 두려워하며 자신 한 몸을 추스려 회의에 참석할 준비를 했다. 궁 앞에서 많은 대신들이 동탁이 이번에 자신들을 소집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미 호로관에서 여포가 패해 이곳까지 왔다는 사실을 많은 대신들이 알고 있었다.

"허허허. 이제 동탁도 끝이오.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이지."

사도 왕윤이 껄껄 웃으며 다른 대신들에게 말했다. 이미 태부의 직에 있던 원소의 숙부인 원외는 자신 일가의 몸을 뺀 후였다. 왕윤에게는 이것이 동탁이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으로 여겼다. 으리으리한 황궁의 안으로 들어와 다른 대신들과 즐거이 이야기하며 한나라 역사가 모두 담긴 천자가 계신 조정으로 들어왔다.

"아니..!"

천자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 이유는 동탁이 칼을 찬 채로 조정에 병사들과 함께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왕윤은 기가 막혀 동탁에게 예를 취하며 무슨 일인지를 물었다.

"무슨 일이기에..."

"지금 조정을 장안으로 천도할 것이니! 모든 대신들은 이에 응하시오!"

동탁의 말에 모든 대신들이 놀라움에 떨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동탁의 앞으로 자신의 몸을 던져 바닥에 엎드렸다.

"무엇이냐?"

"낙양은 한나라 역사가 함께한 종묘사직이 있는 곳입니다. 천도라니오, 아니 됩니다!"

낭중 직위에 있던 한기라는 자였다. 한기가 나오자, 또 어디서 한명이 용기를 내어 동탁 앞에 엎드리며 고했다.

"천도는 아니 됩니다! 한 번 더 생각해 주십시오!"

"넌 또 뭐냐?"

이번에는 주부 벼슬을 하던 황윤이었다. 동탁은 이들이 자신의 뜻을 꺾으려 하자, 화가 났다.

"황제폐하께서 이미 승인하신 일을 너따위들이 방해하려 드느냐!"

동탁이 매우 화가 난 채로 주위에 병사를 불렀다.

"당장 이 자들을 끌어내 죽여라!"

"예!"

아니 된다고 오열하며 직언을 서슴지 않은 한의 충신 둘을 서량병 둘이 조정 아래로 끌어냈다. 왕윤을 비롯한 대신들은 그 광경을 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높은 직위에 있는 조정의 대신들을 저렇게 함부로 다루는 것을 보고 자신의 목숨이 두려웠다. 어린 헌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동탁은 아주 단단히 마음을 먹고 이 자리에 나온 것이었다. 동탁은 대신들이 부들부들 떠는 것을 보고 크게 웃었다.

"으하하하. 내 말을 따른다면, 아무 피해 없으니 걱정 마시오!"

"아..알겠소이다. 장안으로 갈 준비를 ..하지요."

하는수없이 왕윤이 용기를 내어 동탁에게 말하자, 다른 대신들이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왕윤은 기가 찼다. 동탁이 최후의 발악을 할 줄은 알았지만, 천도를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왕윤은 한탄을 하며 궁을 벗어났다.

"봉선아. 실행해라."

"예. 아버지."

대신들이 나가고 헌제와 자신만 남자 동탁은 여포를 불러내 무언가를 주고받았다. 여포 역시 빠른 걸음으로 궁을 벗어났다. 헌제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자신 앞에서 대신들을 끌어내 죽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황제 폐하. 저만 믿으십시오. 장안은 아주 좋은 곳입니다."

"아..아..알겠소. 물러나시오."

어린 헌제를 보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씨익 웃는 동탁을 보며 헌제는 동탁이 너무도 무서웠다. 설마 이런 일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하지만 헌제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일이 낙양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당장 보물을 내놓아라!"

"보물은 없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낙양에 이름난 귀족의 저택이란 저택은 서량병들 몇이 칼을 들고 들쑤시며,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자는 무조건 베어 죽이고 있었다.

"이놈! 너는 아비도 없느냐!"

"내 아버님은 니놈이 알 바 없다! 당장 장안으로 떠나란 말이야!"

아비규환과 같은 일이었다. 나이든 자며 젊은 자며 금은보화를 내놓지 않는다거나 낙양에 남는다거나 한다면 무조건 서량병의 칼에 목숨을 잃었다. 십상시때의 난리 이후로 가장 큰 난리였다. 종묘사직과 황릉은 아예 동탁의 명으로 서량병들이 도굴을 하고 있었다. 귀족이 사는 곳과 황궁이 이 정도니 민가는 그 혼란함의 정도를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곳곳에는 강도가 횡행했으며, 낙양을 떠나려 하는 행렬이 길게 늘어졌다. 보물을 다 털어낸 동탁은, 어가를 모시고 난 뒤의 낙양에 불을 크게 질렀다. 한나라 역사와 함께한 낙양은 이렇게 불타 없어지고 있었다. 호로관에서 이제 막 낙양을 향해 공격하려던 손견과 채현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작가의말

많은 분들이 봐주고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시니 더욱 감사하지만 더욱 긴장하게 되는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19 무려
    작성일
    13.11.19 00:05
    No. 1

    음.. 서천하는군요. 빈 땅이 된 낙양에 들어가서 과연 채현이 어떤 책략을 보여줄지.. 너무 궁금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3.12.04 18:47
    No. 2

    한발 늦었군요
    어차피 역사상에서도 일어났던 일인데 윗분 말씀대로 채현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Bilene
    작성일
    13.12.16 03:21
    No. 3

    결국 똑같네요. 동탁은 이번에도 도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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