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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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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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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0.3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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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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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글자
12쪽

20. 낙양으로 가는 길(2)

DUMMY

"추격하지 마라!"

"잔적을 소탕하라!"

이각과 곽사가 후퇴하는 연주병을 과도하게 추격할 필요는 없다고 여겨서 추격을 하지 말라는 영을 내렸다. 그러자 부장 호진을 비롯한 최전선의 기병들이 추격을 중지하고 미처 도망치지 못한 적들을 처리했다. 많은 연주병들이 대세를 이기지 못함을 알고 항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장이 완벽히 정리되었고, 전투는 끝났다.

"하핫. 완벽한 승리야!"

곽사가 호탕하게 웃으며 승리를 기뻐했다. 선봉인 연주자사 유대의 군은 이유의 전진추행진에 처참하게 깨졌다. 등봉현 근처의 평지에는 수많은 연주병의 시체가 곳곳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고, 기치는 부러진 채로 곳곳에 흝어져 있었다. 수많은 까마귀들이 전장으로 몰려와 시체를 뜯어먹고 있었다. 대승이었다.

역시나 전장을 훑어보던 이각이 곽사에게 다가와 승리를 같이 기뻐했다.

"아무것도 아니군!"

"그렇네. 대승일세."

둘은 기뻐했다. 적의 선봉을 보기 좋게 격퇴하였으니, 이제는 원술을 깨뜨릴 일만 남았다. 호로관에서는 여포가 적을 훌륭하게 막을 것이다. 자신들도 원술을 깨뜨린다면 자신들의 채찍 한번에 제후군들은 지리멸렬할 것이었다.

"이제 후퇴하세. 진지로 돌아가야지."

"그러세."

이각이 곽사에게 진지로 돌아가자는 자신의 뜻을 이야기하자, 곽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체가 즐비한 이 곳에 남아있을 필요는 없다. 빨리 전투력을 추스려서 진지로 돌아가 재보급을 하는 것이 낫다. 의견을 확인한 후, 이각이 근처에 있던 고수(鼓手: 북치는 사람)를 불러 회군의 북을 치라고 명했다.

회군을 나타내는 북과 피리소리가 들리자, 서량병들은 곳곳에서 항복한 연주병들을 묶고 자신들의 진지로 회군할 준비를 시작했다. 한나절 동안 진행된 짧은 교전이었지만 적의 피해는 컷다. 그들은 곧 자신들의 진지를 향해 군을 돌렸다.

한편, 이유는 몇 안되는 병사들과 진지에 남아 자신의 막사에서 조용히 독서를 하고 있었다. 독서를 시작한 지 얼마쯤 지났을까, 곧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각과 곽사의 회군이군'

이유는 이것이 승전임을 의심치 않았다. 독서를 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승전하고 돌아오는 이각과 곽사를 맞으러 막사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역시나 잔뜩 기세당당하게 이각과 곽사가 선두에 서서 진문을 넘어서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막사에서 나와 자신들을 맞이하는 이유를 발견했다.

"수고하셨습니다. 장군들."

이유가 앞으로 나가 포권을 취하며 이각과 곽사를 맞이했다. 그러자 이각과 곽사가 황급히 말에서 내려 예를 취했다.

"선생 덕에 이길 수 있었습니다."

"허허허. 아닙니다. 적은 하찮은 무리에 불과하지요."

이유가 허허 웃었다. 그는 이것이 결코 자신의 공이 아니며 공을 병사들과 장수들의 몫으로 돌렸다. 이각과 곽사는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는 이유를 보며 기분좋은 듯 껄껄 웃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막사로 돌아가 병력들을 전원 복귀시키고, 휴식의 명을 내렸다. 이유는 자신의 막사로 돌아가지 않고, 이각과 곽사가 들아가는 곳으로 따라들어갔다.

"곧 원술의 대군이 이곳에 도달할 것이지요."

이유가 상석의 우측 제일 앞에 마련되 있는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이각이 상석에 앉고, 곽사는 이유의 맞은편에 앉았다. 동탁이 명을 내릴때, 이각을 주장(主將)으로 삼은 까닭이다. 곽사는 내심 자신이 이각보다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했지만 어쨋건 큰 불만은 없었다. 이각과 곽사는 옛날부터 형제와 같은 사이였기 때문에, 이각은 자신이 주장이라고 곽사에게 명령을 일방적으로 내리는 듯한 행동과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본인의 자리에 불만없이 앉았다.

"앞으로가 훨씬 중요합니다."

이유가 이각에게 아직은 만족할 때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자 곽사가 콧방귀를 뀌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거 전진추행진인가? 그거로 한번 더 싸우면 반드시 이기겠지요 뭘."

"아닙니다. 연주자사 유대는 진법에 그리 밝지 못한 자였지만, 원술은 아닙니다. 원술의 휘하에는 많은 재주꾼들이 있지요."

이유가 한창 자신감에 가득찬 곽사의 호방함을 일축하며 단호하게 말했다.

"어찌 됬건 아직 원술, 도겸, 포신, 장막과 장초, 유대. 병사가 가히 10만에 육박합니다. 우리 군의 3배의 수이지요."

이유가 첩자에게 들은 적의 수를 약간 부풀려 말했다. 실제 적의 수는 많아봤자 7만에 육박했다.이각은 3배라는 수에 살짝 기가 죽었다. 이각은 순간 동탁에게서 명령받은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했다. 자신은 3만 기보가 있다. 자신의 목적은 낙양을 지키는 것. 그리고 이곳은 평지였다. 이유는 골똘히 머리를 굴리는 이각을 보며 말했다.

"여장군(여포)과 같은 관문이라도 있다면 모르지만, 이곳은 평지라서 작은 수로 큰 수를 이기기가 쉽지 않지요."

"계책이 있으면 빨리 말해주시오!"

곽사 역시 이각을 보며 자신의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보지만, 아무래도 쉽지 않은 것 같다. 그가 이유에게 답답하다는 듯 소리쳤다.

"우리는 오직 진법으로 싸워야 합니다.."

이유의 말에 이각이 반문했다.

"진법이라면...아까와 같은 전진추행진 같은 것이오?"

"맞소이다. 진법을 이용한다면, 평지에서도 우리는 험지에서 관문을 지키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도 있지요."

이유가 무슨 생각이 있다는 듯 빙그레 웃었다. 이각과 곽사는 이유의 생각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진법에 대해 조예가 없기 때문이다. 이유는 진법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우며 효용성이 있는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어려진(漁麗之陳)이란 것입니다."

어려의 진. 어려란 고운 물고기 비늘을 의미하는 진법의 한 종류다. 옛날 주나라와 정나라의 전투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이것은 어린진이라고도 한다. 적은 병사로 두터운 벽을 쌓아 적을 상대하는 이 진법을 이유는 이미 알고 있었다.

"어려진은 뭡니까?"

"물고기의 자태처럼 진법을 짜는 것입니다. 비늘과 같이 한 열이 무너진다면 다음 열이 상대하고, 두터운 벽을 쌓아 적을 상대하는 것이지요."

이유가 말판의 배치를 움직이며 이각과 곽사에게 설명했다. 이유는 보병부대를 물고기의 비늘 형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듯 배치하고, 후방에 기병을 측면에, 궁병을 후방에 배치했다. 마치 물고기의 비늘과 같은 이 형상에, 이각과 곽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묘한 진법이었다.

"하지만 궁금한 것이 있소. 기병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 것이오?"

곽사의 질문에 이유가 차분히 말하며 말판을 하나하나 가리켰다.

"전투가 시작되면, 보병들로 적을 상대합니다. 보병들은 두터운 벽을 쌓았으니 아군의 군세가 매우 커 보이게 됩니다. 적병은 이것을 뚫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지요. 장창수를 많이 배치한다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유가 보병 말판만으로 두텁게 뭉쳐 벽을 쌓았다. 이유는 이번엔 기병 말판을 움직여 말을 계속 이었다.

"치열한 교전이 일어난다면, 측방에 위치한 기병을 움직입니다. 치열한 전투가 일어나던 일선보병을 후방으로 빼고, 후방에 있던 보병을 전방으로 전진시킵니다."

이유가 기병 말판을 전진시키더니 추형진과 같이 삼각형꼴이었던 보병을 역삼각형으로 전환시켰다. 그러자 이유의 말과 말판변화를 지켜보던 이각과 곽사가 이건 알겠다는 듯 탁자를 손으로 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학의 날개....학익진(鶴翼陳)!"

이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학익진은 학의 날개와 같이 진을 여덟 팔자를 뒤집은 형태로 배치한 , 적을 포위할 때 쓰는 진법이다.

"그렇소이다. 어린진을 학익진으로 전환시켜, 궁지에 몰린 적을 포위하면, 적은 수로 많은 수를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이각은 이유의 계책에 감탄했다. 사실 이유는 동탁군의 2인자이자 궁궐의 대신이었다. 약간은 음험한 데가 있는 사람이기에, 자신들과 같은 꾀없고 글재주 없고, 전장에서 활동한 자들과는 워낙 가까이 하기 힘든 자였다. 이각 자신은 칼밥만 먹고 전장에서 용맹히 칼만 휘두를 줄 아는 사람이었고, 이유는 군의 머리역할을 하는 자였다. 워낙 거리가 먼 사람이라서 이각은 내심 이유가 매우 어려웠고, 왜 직접 전투에 임하는 자신들과는 달리 동탁이 잘 대우해 주는지 의심하고 불만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이유와 함께 전장에 나가면서 이각은 병법을 올바르게 알고 계책을 낼 줄 아는 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앞으로를 논의하는 것은 원술군도 마찬가지였다. 원술의 군막에 원술, 포신, 장막, 장초, 유대, 도겸이 휘하장수 몇을 이끌고 한 자리에 모였다. 맨 마지막으로 선봉으로 패한 연주자사 유대가 군막으로 들어와 말석에 조용히 앉았다. 원술은 한심하다는 듯 유대를 노려봤다.

"그래, 진법에 패했단 말씀이십니까?"

유대는 고개를 들지 못하며 겨우 응답했다.

"그렇소이다. 마치 날카로운 바늘의 형상으로 기병이 우리 군을 양단해 버렸고, 보병이 그를 덮쳐 헤어나올 수가 없었소."

유대의 말을 듣고 원술의 뒤편에 서있던 원술의 모사 염상이 혀를 끌끌대며 답했다.

"아마 전진추행진인듯 싶습니다. 적에게는 진법에 밝은 자가 있군요."

원술뿐 아니라 다른 여러 제후들도 진법에 대한 얕은 조예가 있어 추행진이 어떤 진법인지쯤은 알았다. 전진추행진이란 이야기를 듣자 진류태수 장막이 걱정스레 모두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진법을 이용할 것 아닙니까?"

"그렇겠지요."

장막의 말에 원술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수가 많았기에, 회전에는 유리했지만 진법을 깨뜨리려면 자신들도 진법으로 수를 대응해야 했다. 원술은 골치가 아파 팔로 자신의 머리를 짚었다. 그러자 첫 전투에 패해 모두에게 내심 무시당하던 제북 상 포신이 용기내어 모두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일단 적이 진법을 치기 전에 먼저 쳐 없애버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안됩니다. 적이 먼저 진법을 써서 연주군을 격퇴했다는 것은, 다른 진법이 준비되었다는 것이지요. 굳이 우리에게 먼저 진법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원술의 뒤편에 서있던 모사 양홍이 포신의 말을 조심스레 반박했다. 제후들은 원술의 모사들이 제후들의 자리에서 용감히 자신의 의견표현을 하는 것이 내심 기분나빴지만 어떻게든 불만을 표현할 수는 없었다. 원술의 부하들은 재주꾼이 많았다. 상장으로는 기령, 뇌박이 있었고 지낭으로는 양홍, 염상 등이 있었다. 이들 모두모두가 꼭 쓰일만 한 요긴한 재능이 가지고 있어 이 자리에 있는 제후들은 함부로 이들의 말을 제지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이곳은 원술의 고향인 여양현과 원술의 근거지인 남양과 가까웠다. 원술의 군사가 이 제후들 중 가장 많고 가장 강했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원술이 고심 끝에 박수를 쳐 모두의 이목을 끌었다.

"적이 진법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그에 맞게 대응해 주어야지요."

어찌 됬건 원술의 말은 옳았다. 모두가 그의 말을 옳게 여겨 고개를 끄덕였다.

원술이 그런 제후들을 상석에서 지켜보았다. 원술은 입가에 씨익 미소를 지었다. 마치 억지로 짓는 듯한 음흉하고 기분나쁜 미소였다.

"일단, 어떤 진법으로 나올지가 궁금하군요."

원술은 적이 자신을 얼마나 괴롭힐 수 있을지 매우 궁금했다. 적어도, 자신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으리라 여겼다. 원술군은 강대했다. 원술군이 다른 제후군들보다 특별히 강대했던 이유는 바로 근거지 남양에 있었다. 남양은 매우 비옥하고 생산력이 좋아 인구가 많은 곳이었다. 원술군은 그런 남양 출신의 군사들인만큼 다른 지역보다 훨씬 더 수가 많았다. 바로 4만이라는 수였다. 그것은 단일 지역 군으로써 최대병력이었으며, 훈련도도 매우 높았다. 하자가 있다면 기병의 수가 매우 적다는 것이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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