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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32,057
추천수 :
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0.25 14:44
조회
4,791
추천
91
글자
9쪽

15. 위기(5)

DUMMY

"생각이 있다면 어서 말해 보게"

"적은 사수관때와 마찬가지로 높은 성벽에 의지해 관의 한쪽 면만을 막을 뿐입니다. 몰래 샛길을 찾아내어 군사 한 갈래를 호로관 뒤편으로 보내어 공격할 수만 있다면, 관을 깨뜨리는 데에는 더 수월할 것이지요."

허유의 계책은 차륜전을 통해 적의 진을 빼려는 아군의 기본전략이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짚었다. 병사들끼리 맞닥뜨려 전투가 벌어지는 공간은 좁고 한정된 공간이었다. 여포 역시 자신의 병사들을 교대하여 효율적으로 방어하였기에, 관이 쉽사리 넘어지지 않는 것이라는 것이 허유의 생각이었다. 만약 전선을 길게 하여 적과 아군이 전투가 벌어지는 공간이 넓어진다면, 동탁군이 전투를 지속하기가 힘들다는 것은 분명했다.

"좋은 생각이네 자원."

원소가 허유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허유가 계책을 내자, 다른 제장들도 하나 둘씩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가다 보면 좋은 방안이 보통 하나씩 나오곤 하는 법이었다.

"토산을 쌓는 것은 어떠한지요?"

"계속 관을 두드리는 것이.."

"땅굴을 파서 성 안으로 투입하는 것은.."

공성계의 여러 계책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하지만 원소의 마음을 확 끄는 그런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원소는 고민에 빠졌다. 누구보다 빨리 호로관을 넘어야만 한다. 하지만 저항은 예상대로 격렬했다.

"허유 공과 비슷한 생각이 있는데, 들어보시겠습니까?"

곰곰이 생각하던 채현이 원소를 바라보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원술이 군을 나누었으니 동탁 역시 군을 나누어 대적함이 마땅하지요. 그렇다면 낙양에는 병사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밀사를 보내어 사도 왕윤과 고관대신들을 설득하여 궁에서 근왕의 병사를 들어모아 동탁을 들이치게 하십시오. 낙양에도 분명 동탁에 반하는 무리가 많습니다. 만약 성공한다면 호로관의 적은 돌아갈 곳을 잃고 후미에서도 적을 맞게 되니, 이는 동탁도 죽이고 호로관도 얻는 계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듣기로도 사도 왕윤은 황실만 아는 노인입니다. 그를 이용하는 것은 실로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봉기가 채현의 계책에 맞장구쳤다. 원소는 낙양에 있는 태부 원외의 신변을 생각했다. 왕윤에게 만약 밀사가 간다면 분명 자신의 숙부님도 거기에 가담할 것이었다. 만약 이것이 실패한다면 분노한 동탁은 자신의 숙부님과 가족들을 해할 것이 분명했기에 원소는 주저했다.

"주공. 어차피 숙부님은 낙양에서 모셔 와야 합니다. 제가 모셔오겠습니다."

원소가 돌아보니 민첩하고 날렵하기로 유명한 진진이었다. 진진이라면 원소는 마음이 놓였다. 원소는 우선 진진에게 자신의 숙부와 가족들을 구출해 오라고 명했다. 구출해 오기만 한다면 이 계책을 행하는 데에 거리낄 것이 없었다. 원소는 이 계책을 다른 제후들에게 말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왕윤을 동탁에 반(反)하게 만드는 반간계를 쓰는 것이 어떨까 하오이다."

군략 회의를 위하여 제후들이 모인 자리에서 원소가 제후들에게 의견을 제시했다.

손견이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반대했다.

"그것은 너무 시일이 오래 걸리거니와 실패할 때의 피해가 너무 크오. 내 장수인 조무에게는 호로관에 동탁군의 창잡이로 아는 자가 있다고 하오이다. 차라리 그 창잡이를 이용하여 야음을 틈타 성에 불을 질러 혼란을 시킨 후, 관에 침입하는 것이 어떻소?"

손견 역시 자신들끼리 논의하여 무언가 계책을 준비해 온 모양이었다. 대부분의 제후들은 원소와 손견의 책략 모두가 좋은 계책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원소의 계책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그것은 너무나 좋았지만 실제로 실행될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한술 더 떠 조조는 원소의 계책을 내심 비웃었다. 이전에도 왕윤은 동탁을 증오하고 한탄만 할 뿐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는 유학에 빠진 노인네일 뿐이었지, 원소가 설령 그 계책을 낸다고 하더라도 왕윤은 어쩌지 고민만 하다가 시일은 다 지날 것이었다. 조조는 그러기에 손견의 책략에 동의했다.

"손문대(손견의 자)의 생각이 옳소. 그리 합시다."

꾀많은 조조가 손견의 계책에 동의하자 제후들의 의견은 모두 그것을 이행하는 것으로 몰렸다. 호랑이 간 자리 여우가 차지한다 했던가. 원술이 없어진 자리에는 조조의 목소리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좋소. 그대로 합시다."

원소는 하는수 없이 손견의 계책을 응낙했다.


"조무. 진실로 믿을만 한 자인가?"

원소가 이것은 분명히 해야 한다며 조무를 제후들이 다 모인 이자리에 소환하여 물어보았다. 조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적, 저의 충실한 하인이었습니다. 계철이란 자로, 실로 믿을 만 하지요. 제게 병력 한 갈래만 나누어 주신다면, 여포를 틀에 묶어 여러분께 바치겠나이다."

자신감 있는 조무의 모습에 제후들은 마음이 놓였다. 얼른 조무를 재촉하여 계철이란 자에게 계책을 일러주라고 성화였다. 조무는 자신의 계책이 받아들여진 것에 기뻐하며 그 자리에서 당장 자신의 밀서를 적어서 밀사에게 전해 주었다.

밤이 되자, 밀사가 몰래 자신의 말 위에 올랐다. 품속 깊은 곳에는 계책이 적혀 있는 밀서를 품고 호로관을 향해 달려갔다. 우선은 철통 같은 경비를 서는 호로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했다. 호로관의 경비는 무척 삼엄하고 엄중했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 처럼 보였기에 밀사는 한숨을 쉬었다. 한동안은 안전한 곳에서 동탁군의 교대위치 시간에 대하여 파악했다.

종이 두번 치니... 병사가 아래로 내려가는 구만. 지금이다.

밀사는 굉장히 날렵하게 성벽을 기어 올랐다. 한두 번 해본 솜씨는 아닌 듯 날렵하게 성벽을 타고 넘어 올라갔다. 한창 교대할 새로운 병사들이 성벽 위로 올라오는 듯한 소리가 보였기에 밀사는 성벽 위 구석진 곳에 자신의 몸을 숨겼다.

순간 발소리가 자신이 숨어있는 곳을 향해 가까워지며 밀사는 매우 긴장했다. 그것이 어느 정도였는지, 자신은 쉬던 숨조차 참았다.

" 별 일 없지?"

"그랴. 피곤하고 힘들구먼.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하는디..."

한창 가까이 다가오던 발소리가 대화가 끝나고 다시 저 먼곳으로 멀어졌다. 확실히 사라졌다는 것을 파악한 후에야 밀사는 숨어있던 곳으로 나와 계단을 통해 아래로 신속하게 내려갔다.

"엇?"

순간 정찰을 돌던 부장 송헌이 검은 인영이 신속하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하지만 밀사는 자신이 들켰음을 알 수가 없었다.

"적이다! 적의 침입이다! "

송헌은 종을 울려 취침하던 자기 병사들을 꺠웠다. 긴급한 종소리에 병사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눈에 떴다. 그런 병사들에게 떨어진 건 송헌의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적 하나가 침투했다. 얼른 잡아라."

"예."

병사들이 밍기적 밍기적 느리게 움직였다. 송헌은 급한 상황에 밍기적 밍기적 움직이는 병사들을 채찍질하기 위하여 동기부여의 수단을 걸었다.

"적 간첩을 잡는다면, 3계급 특진이다! 잡아라!"

졸린 눈을 비비고 계속되는 전투의 피곤함에 찌들었음에도 3계급 특진이라는 말에 병사들은 번개같이 정신차리며 득달같이 뛰어나갔다. 송헌은 자신이 이번에 공을 세웠음을 깨닫고 기뻐했다. 어서 여포에게 가서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시끌시끌하여 병사들이 얼마 가지 않아 그 손견의 밀사를 포위한 후에 묶어서 잡아왔다. 동탁군에게 묶여 장수로 보이는 자에게 끌려간다는 사실을 안 손견의 밀사는 계책이 어그러짐을 알고 입속에 준비된 독분을 깨물었다. 추궁할 것도 없이 밀사는 죽었다. 송헌은 이 자의 죽음이 더욱 더 석연치 않았다. 송헌은 분명 무언가 있다 싶어 죽은 밀사의 몸을 뒤져 보았다. 얼마 뒤지지 않아서 죽간 하나가 튀어나왔다. 송헌은 그 죽간을 읽어보고 깜짝 놀랐다. 이것이 자신의 단계에서 해결 될 일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려나. 송헌은 병사들을 돌려보낸 후 이 죽간을 들고 여포에게 뛰어갔다.

"주공, 주공! 큰일났습니다."

잠을 자던 여포는 큰일났다는 송헌의 말에 짐승과 같은 본능으로 눈을 뜨며 급히 침소 밖으로 나왔다.

"무슨 일이냐. 적습이냐."

"아닙니다. 제가 방금 적의 첩자로 보이는 자를 잡았는데, 그의 품에서 이런 것이 나왔습니다."

송헌이 여포에게 죽간을 하나 가져다 주었다. 여포는 비몽사몽간에 이게 뭐지 하며 죽간을 펴 보았다. 손견군의 장수 조무의 밀서였다. 안타깝게도 중간에서 잡혀 자신의 손에 들어오긴 했지만, 여포는 큰일날 뻔했다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잘했다 송헌. 적을 한순간에 토벌할 생각이 떠올랐군."

여포는 음흉하게 웃었다. 여포의 생각은 바로 공성계(空城計- 성을 비운 척 하여 적을 끌어들이는 계책)였다. 싸움에 도가 튼 여포의 머릿속에서 본능적으로 공성계의 책략이 떠올랐다. 여포는 이번에야말로 원소의 목을 베기로 결심하며 기뻐했다.


작가의말

 

장한별 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큰 도움이 됬습니다. 부끄럽군요(<)

그 조언을 보고 이게 이름이 眞(참 진)삼국이어서 혹시나 헷갈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를 쓰는게 아니라, 이것은 어디까지나 작가의 소설입니다(...)

정사나 연의와 다른 점이 있다...;; 읽기에 걸리적거리는 정도가 아니면 작가의 설정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장비가 호통치는 화를 다시 보니 좀 억지스럽기는 하네요;; 성질 급하고 할 말 못할 말 때와 장소 가림없이 자기주장을 표출하는 용감한 캐릭터로 그리고 싶었기에 발생한 일입니다. 사과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3.10.26 00:11
    No. 1

    정말 위기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RockHear..
    작성일
    13.10.26 09:43
    No. 2

    많이 알려진 얘기중에 정사와 연의에서의 장비의 모습은 편차가 아주 크다는 말이 있죠.. 연의 자체가 허구와 왜곡이 있다보니.. 만약에 작가님께서 장비를 똑똑하고 침착하게 그리신다면, 아마 독자들은 여기 장비는 똑똑하구나 정도로 이해해 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턱숌
    작성일
    16.03.28 18:16
    No. 3

    친구분 말, 틀렸습니다. 양주동 삼국지부터 이문열 삼국지까지 두루두루 읽었던 사람으로서 감히 드리는 말쓰인데 전혀 손색 없습니다 . 깔끔한 Story teller로서의 역량 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앞으로 기대가 큽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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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닭 쫓던 개, 지붕만 노려보다.(2) +3 13.11.15 4,085 7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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