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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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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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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75,084

작성
13.11.08 16:28
조회
4,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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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글자
9쪽

23. 낙양으로 가는 길(5)

DUMMY

조조의 말에 채현은 혼돈스러웠다. 어차피 세상 영웅들의 속내는 모두 달랐다. 채현은 조조의 말을 모두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고 여겼다.

'주공을 한번 뵈어야겠군.'

조조가 나간 뒤에도 계속 후원에 홀로 있던 채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원에서 회의장쪽을 보니 불이 켜져 있어 연회는 밤 늦게까지 계속되는 것으로 보였다.

"오늘은 안되겠군"

채현은 씁쓸히 웃었다. 지금같은 한밤중, 연회가 벌어지는 정가운데에 원소에게 왜 낙양에 가지 않냐는 둥의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채현은 발길을 돌려 밖으로 나가 자신에게 마련된 처소로 떠났다.


다음날, 날이 밝자 채현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정오쯤 자신의 거처를 떠났다. 말을 타고 채현이 간 곳은 원소의 처소였다. 원소의 처소는 호로관에서 가장 좋은 집이었다. 대문부터가 으리으리하고 무사들의 경비가 삼엄한 것이 멀리서 봐도 원소의 처소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주공을 뵈러 왔다. 계시느냐?"

"예."

채현의 원소의 처소 앞에 말에서 내려 서자, 호위가 채현을 맞았다. 다행히 원소는 자신의 처소에 있었는 모양이다. 채현은 다행이라 생각했다.

"주공을 뵙겠다. 고하거라."

"예!"

호위들이 포권을 취하더니 채현에게 길을 터 주었다. 문을 열고 채현은 원소의 처소 안으로 들어갔다. 원소는 마침 의관을 갖춘 채로 있었다.

"주공, 접니다. 들어가겠습니다."

채현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원소는 자신의 처소로 온 채현을 기쁘게 맞았다. 채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게다가 평소에 채현은 군략을 위해 개인적으로 원소를 자주 찾아가지 않았고, 대회의 때 주로 발언하였기 때문에 원소는 채현이 필시 중요한 것을 말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알아챘다.

"무슨 일인가?"

"주공.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낙양으로 진군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채현의 말에 기쁜 표정을 짓던 원소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원소는 순간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채현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말해 주십시오. 왜 낙양으로 가지 않는 것입니까?"

묵묵부답으로 있던 원소가 심각한 표정의 채현을 보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잘 생각해 보게. 우리는 천자를 받들자고 거병한 것이 아닌가?"

"맞습니다."

원소의 말에 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중원 인구의 대부분이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관동지역의 제후들이 거병한 까닭은 동탁의 폭정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채현은 과거에 자신이 원소에게 거병하여 제후들을 대의로 연합해야 한다고 계책을 냈던 때를 생각했다. 원소가 제후들을 모은다면 원소는 세상 제후들의 으뜸이 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고, 원소라는 이름을 세상에 떨치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동탁을 멸하기 위해서 원소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는 힘이 너무나도 미약했기에, 세상의 제후들의 힘을 모은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뿐은 아니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인하여 채현은 원소가 거병하여 제후들을 이끌으라고 말했던 것이었다.

"처음에, 사수관을 깨뜨릴때까지.. 내 아우 원술이 관동군을 나갈 때까지는 나는 그것이 맞다고 생각했네. 낙양에 계신 천자를 보위하는 것 말이야."

원소는 채현과 입장이 달랐다. 가문과 벼슬자리, 사람이 있는 낙양을 떠나 발해의 태수가 되니 처음 먹었던 마음과는 생각이 변해갔다. 어차피 한을 뒤엎을 것이면 꼭두각시 황제따위는 필요 없다. 실권을 가진 자신이 유씨 성을 한 황족들 가운데에서 천자를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세태를 보아서, 다른 제후들을 자신의 품안에 받아들여 영지를 얻고 나면, 그때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도 되었다.

" 하지만 그럴 필요 없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말이야. 나는 관동군의 맹주일세. 이 천하에서 천자를 제외하면 내가 가장 실권이 있다는 말이야! 천자가 무언가? 허수아비 아닌가? 지금이 기회네. 제후들의 마음을 다 흝어 버리고, 하북으로 가면 내가 힘을 길러 유주의 황족 유우를 새 천자를 세울 것이야!"

"그것은 안 됩니다! 아직은 한의 시대입니다. 주공께서도 동탁의 전철을 밟으실 생각이십니까! 겨우 발해라는 한 조각 땅을 가지고, 저의 꾀로 맹주가 되어 보았다고 겨우 벌써부터 자만하고 과신하시는 것입니까!"

원소는 불같이 화를 냈다. 채현은 이런 원소가 한심했다. 겨우 이만큼의 성공과 이만큼의 지위를 가지고 겨우 그런 생각을 한단 말인가. 그러자 둘 사이에는 정적이 흘렀다. 유학(儒學)을 배운 둘이었지만 이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채현과 원소가 천하를 바라보는 시각부터가 달랐기 때문이리라.

"알겠습니다. 주공의 뜻을."

원소와 같이한 지 오래지 않아 채현은 실망감을 느꼈다. 사실 당연한 거였을지도 모른다. 원소라는 인물이 너무 성급했고, 채현은 유학자답게 차분했기 때문이다. 성급한 원소에 비해서 채현은 너무나도 신중하고 차분했다.

"그럼 이만."

채현은 포권을 취하고 밖으로 나갔다. 원소는 밖으로 나가는 채현을 잡으려 했으나, 굳이 잡지는 않았다. 자신의 뜻과 정면 충돌한 신하를 품을 정도로 여유로운 원소는 아니었다. 어차피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원소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았다. 채현이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사수관과 호로관에서의 활약을 볼 때, 채현이 자신의 아래에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이곳에서 버텨 기세를 유지하고 대신들을 조정하면 동탁은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었고, 발해로 돌아가 새로운 천자로 유우를 세운다면 원가의 후예인 자신의 위치도 높아지고, 세상의 인물들 역시 구름과 같이 자신을 따를 것으로 여겼다. 그 다음에 하북을 점령하고, 점차 자신의 지배영역을 넓혀 간다면 자신의 뜻은 더이상 이상만이 아니라고 여겼다. 하지만 채현은 자신의 그런 생각이 시기상조라는 것 아닌가.

원소는 코웃음을 쳤다.

채현은 밖으로 나왔다. 원소의 처소 문 밖으로 나오자, 마침 자신을 맞은 것은 봉기였다. 봉기는 마침 원소에게 보고할 것이 있어 왔는지, 관리로써의 의관을 모두 갖춘 채였다. 봉기는 원소가 요즈음 제일 신뢰하는 책사였다. 봉기는 전장에 나서면서 전장에 맞는 신출귀몰한 계책을 내지는 않았지만, 전장에서 보급품과 기타 물자관리 등의 중요한 일을 모두 훌륭히 해냈다. 원소에게 전장의 장수로서 맞는 책략을 낼 자로는 허유가 있었고, 종사관으로써는 봉기가 있었다. 셋은 서로 신뢰했다. 사실 처음부터 채현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오, 채현. 어디 가는가?"

"봉원도인가."

심각한 표정을 지우고 채현은 반갑게 봉기를 만났다. 원소와 다투고 나서 나온 후에 봉기를 만나니 채현은 내심 속이 상했다. 현명하던 자신의 벗이 이것밖에 안되는 인물을 택했는지 속이 상했지만 그것을 표현하지는 않았다.

"무슨 일이 있나? 표정이 어둡네."

봉기는 자신의 미세한 표정변화까지 잡아냈다. 채현은 씁쓸히 웃으며 이 자리를 떴다. 봉기와 이야기할 기분이 아니었다. 이렇게 실망스러운 자를 주군이라고 선택한 봉기의 안목도 실망스러웠다.

"아닐세. 나는 바빠서 이만."

채현은 지금 다른 사람도 아닌 봉기와 말 할 기분이 아니었다. 금새 자신의 말머리를 돌려 자신의 처소로 향했다. 봉기는 그런 채현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주군인 원소에게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어보기로 마음먹었다.


봉기는 원소와 만남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모두 알았다. 자신의 주공인 원소의 성급함이 문제였다. 그는 급히 원소의 뜻을 차분히 설명하고, 채현을 붙잡아야 했다. 그는 뒤늦게 급히 직접 말을 타고 채현의 처소로 향했다. 채현을 이렇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봉기는 어떻게든 채현을 설득해서 자신과 같은 길을 걷게 하고 싶었다. 채현이 머물던 곳은 채현의 성격답게 소박하고 작지만 평안해 보이는 곳이었다.

"채현! 채현! 자리에 있는가! 내가 들어가겠네. 나 봉기네."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사람을 불러도 채현의 처소 문은 열리지 않았다. 봉기는 답답함에 문을 열고 스스로 들어갔다. 하지만 처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많지 않은 물품들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탁자 위에 편지가 하나 놓여있을 뿐이었다. 봉기는 탁자 위에 놓여있는 편지 모습을 보고 질끈 눈을 감았다. 편지 내용을 뜯어볼 필요도 없었다. 채현은 원소에 단단히 실망하여 호로관을 떠난 것이다. 편지 하나 남긴 채.


작가의말

오늘은 또 잘 써지지 않네요. 그렇게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만...(내용도 짧고)

요즘 삼국지 대체역사물이 많이 나와서 점점 더 기쁘지만, 더 잘 쓰지 못하면 사장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 역시 심해서 그럴지도 모르지요.

면접은 어찌어찌 봤지만,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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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 곳곳에 흩어진 제후들.(3) +12 13.11.26 4,324 8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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