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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honyC 님의 서재입니다.

眞삼국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AnthonyC
작품등록일 :
2013.10.14 21:46
최근연재일 :
2014.02.14 15:12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332,003
추천수 :
6,185
글자수 :
375,084

작성
13.10.29 23:09
조회
4,836
추천
86
글자
10쪽

19. 낙양으로 가는 길

DUMMY

원소군이 호로관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무렵, 원술군은 낙양을 향해 진군하고 있었다. 사수관을 떠나 원술은 원술 자신을 필두로 도겸, 교모, 포신,장막과 장초, 유대 군과 함께 떠나 원술을 맹주로 한 새로운 반동탁 연합군을 결성했다. 그들은 자신감에 넘쳤다. 공을 탐했으며, 동탁군 따위 자신들의 많은 군세로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감에 찬 그들을 막는 것은 없었다. 보급도, 사기도, 병력도 모두가 충분했다. 단, 원술에게 걸리는 것이 있었다면 손견이 사수관에서 나오지 않고 낙양에서 보자고 말한 것이랄까.

"주공, 우리가 원소에게서 떨어져 나왔다는 것을 동탁도 이제는 알았을 것입니다. 분명 대응을 할테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원술 옆에서 말을 타고 가던 모사 양홍이 제 주인 원술에게 고했다. 원술은 그 말을 옳게 여겼다. 군의 중군에 있던 원술은 선봉에 선 유대 군에게 정찰병을 넓게 운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다. 안정적인 진군이었다.


"이문우(이유). 어찌해야 하오? 계책을 주시오."

장수 이각이 모사 이유에게 계책을 구했다. 이들은 빨리 군사를 재촉하여 등봉현에 원술 군보다 먼저 이르렀다. 이유는 전장에서 이기려면 아군이 원하는 곳으로 적군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수관에서 우회해서 낙양을 온다면 작은 마을 등봉현을 지날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잠시간 고민했다. 등봉현은 평지여서 기병 운용에 제약이 없었다. 서량의 강한 기병을 십분 활용할 계책을 머리에서 짜냈다.

"기병을 따로 운용할 용맹한 장수 한명을 우선 임명하십시오."

"용맹한 자라면... 호진이 낫겠군."

이각이 별 고민하지 않고 호진을 불렀다. 호진은 8척 장신의 용맹해 보이는 장수는 아니었지만, 꽤 강인한 인상의 장수였다.

"부르셨습니까. 장군."

"호진. 앞으로 기병을 니가 이끌어라."

기병을 이끌라는 말에 호진은 내심 기분이 나빴다. 호진은 원래 진군태수로, 동탁의 임명을 받고 있던 자였는데 이번 제후군의 반란으로 인하여 자리에서 쫓겨나 낙양으로 오게 되어 이런 하찮은 자들의 밑에서 부장 노릇을 하고 있었다. 호진은 자신이 줄만 잘 섰다면 동탁군이 아닌 제후군의 선봉으로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의 능력을 몰라주는 이들이 한심했지만, 호진은 그런 자신의 표정을 숨기고 포권을 취했다.

"예. 장군."

호진이 자리에 나가자, 이유가 다시 꾀를 냈다.

"이곳 일대는 평지가 많습니다. 매복을 한다면 걸릴 것이고, 평지에서 회전(會戰)을 할 수밖에 없지요. 보병으로 진법을 이루어 싸움을 하는게 나을 것입니다."

"진법?"

곽사가 이유의 말에 반문했다. 물론 서량병 역시 진법에 대한 기초훈련이 되어 있었다. 동탁군에도 진법가 하나쯤은 물론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이각과 곽사는 진법이란 것에 어두웠다. 이유가 빙그레 웃었다.

"전진추행진(前進錐行陳)이란 것입니다."

전진추행진은 적을 돌파할 때 주로 쓰는 진법이었다. 추와 같은 삼각형 모양으로 병력을 배치하는데, 꼭지점의 최선봉부대는 날카로운 정예 기병이 위치해 있어, 이들이 적진을 돌파해 적 진영 한가운데를 분산시켜 놓으면 보병이 뒤따라가 낙엽을 치우듯 적을 없애는 무서운 진법이었다.

"무슨 진법입니까?"

이각이 이유에 존대를 하며 무슨 진법인지 물어봤다. 이유가 그에 별것 아니라는 듯 답했다.

"적을 돌파할 때 쓰는 진법입니다. 아군의 기병은 강하나 전체적으로 수에서 밀리니, 적진 한가운데를 휘몰아 쳐버리지요."

서량의 기병은 특별하다. 중원의 그것과는 명확히 다른 것이, 서량에는 저족과 강족 등 이민족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쪽에서 한혈마라는 명마를 데리고 와 어릴 적부터 말과 어울려 노는 유목민족이기 때문에 중원의 그것과는 말의 혈통과 문화부터가 다르다. 이들은 말과 거의 한 몸이 된다고 표현할 정도로 기마술에 강했다.

이유가 간단히 설명하더니 자신의 부채를 전방으로 번쩍 들었다. 그러자 북이 둥둥 울리더니, 병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이각과 곽사는 이 진형을 직접 누대 위에서 눈으로 보자 이유의 생각을 깨달았다. 말로는 잘 몰랐지만, 배치된 것을 보니 군략을 알 것만 같았다.

"선생의 생각을 알겠소. 원술을 한번에 찢어버리겠다는 소리군."

"그렇소이다. 이 작전은 선봉의 날카로움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병을 호진 장군에게 맡긴 것이지요."

이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직접 계책을 입안하고 명하니 이들은 이제서야 계책이란 것에 대하여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행동했다. 여태껏 이들은 무조건 방진으로 가서 우수한 기병을 선봉으로 해 무작위로 약탈하고 적을 공격했을 뿐이었다.

순간, 저 멀리서 모래먼지가 보이며 아군의 정찰 기병들이 돌아왔다.

"급보요! 급보!"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며 정찰 기병이 동탁군의 진지로 뛰어들어오자, 모든 병사들이 그를 위해 자리를 비켜주었다. 정찰병이 장군들이 위치한 높은 누대 위로 뛰어올라갔다.

"무슨 일이냐?"

이각이 정찰병에게 물었다. 그러자 정찰병이 급하다는 듯 말했다.

"언덕 너머에 적이 있습니다. 깃발에는 유(劉)라 쓰여 있었습니다. 수가 꽤 적지 않아 보였습니다."

"유씨라면.. 연주자사이군요."

이유가 눈을 감고 전방을 보던 자세 그대로 정찰병의 보고를 들었다. 연주군은 만만치 않은 군이었지만, 유대 따위에게는 자신이 있었다. 자신이 있는것은 자신뿐이 아니리라.

"선생. 내가 어서 적을 쳐 선봉으로 공을 세우겠소."

이각이 적의 접근에 임박한 전투를 느끼고 흥분한 듯 말했다. 이각이 흥분하니, 곽사도 자신이 나서서 공을 세우겠다고 이유에게 말했다. 그러자 이유가 말했다.

"두 장군님들이 이렇게 용맹하시니 기쁩니다. 적이 대응할 진을 세우기 전에, 어서 번개같이 쳐 멸하십시오."

이유가 빙그레 웃으며 군령을 내리자 이각과 곽사가 기뻐하며 포권을 취했다. 이들은 자신감있게 누대를 내려가 자신의 말 위에 올랐다. 누대에서 내려오자 진형에서 이탈해 자신들을 대기하던 부장들에게 이각과 곽사는 짐짓 위엄있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명을 내렸다.

"적을 쳐 없앨 것이다. 전진추행진 안으로 들어가라. 호진에게 일러 기병이 날카롭게 전진해 적을 쳐 없애라고 해라. 우리 보병은 기병이 지나간 곳을 정리할 것이다."

이각이 자신이 고심해서 생각해 낸 꾀라는 듯 부장들에게 명하자 부장들이 금새 포권을 취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부장들이 돌아가자, 이각과 곽사 역시 진법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군을 지휘했다.

"북을 쳐라! 천천히 진군해라!"

지엄한 군령에 북치기가 둥 둥 북을 쳤다. 북을 치자 기보 3만의 대군이 서서히 진지 밖을 나와 앞으로 전진했다. 천천히 앞으로 가다 보니, 저 멀리서 엄청나게 큰 모래먼지가 보였다. 적의 진군이 눈앞에 다가왔다. 호진은 적의 기치에 쓰인 글자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의 위치에 다다르자, 지금이 전진할 때라고 여겼다.

"전군! 진격하라!"

호진의 명에 전장을 기다리던 맹호같은 서량 기병이 추행진의 형태로 적을 향해 돌격했다. 연주군은 기가 막혔다. 자신들도 저 밖에서 적이 있는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 원진을 취하며 천천히 진군하고 있었다. 동탁군이 기병이 강해 추행진으로 올 것이라고도 예상하였지만, 생각보다 호진의 기병은 돌격속도가 너무 빨랐다. 유대는 역삼각형의 꼴로 돌격하는 서량기병을 보고, 창수를 전진에 설치하고 철질려를 급히 뿌려 적 기병의 진입을 막고자 했다. 대응은 그뿐이 아니었다.

"활을 쏴라!"

연주군의 궁병부대가 기병을 향해 활을 쐈다. 돌격하던 서량기병 들 중 일부가 그 활에 맞고 쓰러졌지만, 여전히 그들의 전투력은 변화가 없어 보였다.

"어..어...어..."

선두에 서서 기병의 진격을 막던 창수들이 기겁을 하며 서서히 뒤로 밀려났다. 각 비장들이 물러서지 마라고 소리치며 지휘했지만, 대지가 울리며 진군하는 말과 기병은 보병에게 너무 무서운 존재였다. 어느새 서량병이 연주군의 진 가까이 위치했다.

"돌격하라! 적을 무찔러라!"

기병 가운데에서 장수로 보이는 자가 외쳤다. 그러자, 서량의 기병들이 뭉치며 가볍게 원진의 한 곳을 돌파했다. 매섭게 진이 으스러지며, 저 멀리서 이각과 곽사가 이끄는 보병들이 흐트러진 진을 향해 돌진해 왔다. 파죽지세였다. 강력한 서량기병의 돌격과 그를 이끄는 용맹한 장수 덕에 연주군의 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와해되었다. 진이 와해된 상태에서 맞닥뜨리는 것은 질서정연하게 돌격하는 서량의 보병이었다.

"이것은... 알고도 막을 수 없다. 아쉽지만.. 후퇴해야 겠다."

연주자사 유대가 분노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은 공을 세우고 싶었다. 동탁군을 깨트려 이름높은 충신으로 청사에 이름을 날리고 싶었다. 하지만 동탁군은 너무 강했다. 강력한 서량기병을 필두로 한 전진추행진은 알고도 막을 수 없는 진법이었다. 기세싸움에서부터 자신과 연주군은 밀렸다. 유대는 자신의 칼을 들어 원술과 다른 제후들이 있는 후방으로 후퇴하라고 명했다. 이미 와해되었던 원진이 완전히 으스러지며 후방으로 일제히 연주병들이 산개하며 도망쳤다. 유대는 밀리는 자신의 병사들을 보며 전의를 잃었고, 최대한 자신의 병사를 지켜내는 것이 후퇴라고 여겼다.

하지만 후퇴는 더 힘들었다. 질서없게 후퇴하는 적병을 '청소'하는 것은 이각과 곽사의 서량병에게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호진의 기병의 추격은 더더욱 매서웠다. 선봉에서 서서 진군하던 연주군은 처참히 패했다. 유대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등봉현 전투에서 입었다. 동탁군의 완벽한 승리였다.


작가의말

 

진법의 등장!

좀 일찍 나왔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3.10.29 23:46
    No. 1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0^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AnthonyC
    작성일
    13.10.29 23:49
    No. 2

    항상 댓글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RockHear..
    작성일
    13.10.30 09:27
    No. 3

    멍청한 군주 덕에 장졸들은 애꿎은 목숨만 사그라지는군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AnthonyC
    작성일
    13.10.30 09:58
    No. 4

    뭐..이유를 조금 부각시켜 보려고 시도했습니다. 원술군이 쉽게 낙양으로 갈 수 있을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킹칼라
    작성일
    13.10.31 12:38
    No. 5

    서량기병이 강한건 단지 힘이 센것만은 아닐겁니다.
    무언가 강한 이유를 붙여주면 더 감칠맛이 좋을것 같네요 ^^ 기병집단 운용술? 모 이런거라던지요. 서량기병은 여포로도 이어지니 살을 좀 더 붙여주시면 더 재밌겟습닏ᆞ...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AnthonyC
    작성일
    13.10.31 12:57
    No. 6

    아! 그렇군요.
    좀 뜬구름 잡는 식의 표현이었는 듯 하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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