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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춘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 모조리 씹어 먹어줄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카춘
작품등록일 :
2021.06.25 19:08
최근연재일 :
2021.08.18 23:18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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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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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
글자수 :
234,178

작성
21.07.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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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1쪽

지금 뭐하는 겁니까?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DUMMY

어차피 속일 생각도 없는 양기필에게 굳이 이집트 사업 얘기를 꺼낸 이유는 하나였다.

그놈이 알고 있어야 양병현 쪽에서 혹여나 어떤 것을 알아볼 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서는 완벽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은 즉 그 당사자의 주변 인물들까지 완벽하게 속여야 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욕심이 과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기필아, 진정하고. 일단 내가 알아볼게.”

“그래, 서준아. 이번에도 너만 믿는다.”

양기필은 그 달다는 카라멜마끼아또를 벌컥 삼키듯 들이켰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결의 같은 것이 느껴질 정도다.

녀석이 이서준의 한마디로 인해 없던 욕망이 생겨났는지 아니면 원래부터 잠자고 있던 욕망이 이제야 깨어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이서준으로 인해 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틀림없었다.

달래주고 카페를 나왔다.

운전대를 잡고 집으로 향하면서 최정만 기자에게 연락했다.

“아저씨, 부탁이 있어서 연락드렸어요.”

-그래, 말해 보렴?

언제나 적극적으로 돌아주신 분이라 항상 고맙다.

“지금 바로 명단 하나 보내드릴게요. 거기에 나온 인물 중에 기사에 실렸다거나 과거 행적에 문제가 있던 인물이 있는지 한번 알아봐 주셨으면 해요. 사소한 거라도 상관없어요.”

-그래, 알았다.

회사에서 미리 저장해놓은 이미지 파일을 최 기자에게 전송했다.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임진호가 없으니 왠지 모르게 허전해 보이는 풍경이다.

밑반찬을 꺼내고 밥을 펐다.

어제 먹다 남은 김치찌개를 다시 데워서 식탁 테이블로 가져왔다.

수저로 밥을 뜨려고 할 때, 최 기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네, 아저씨.”

-이거 너희 회사 법무법인팀 직원들 명단이구나?

“맞아요. 뭐라도 나온 사람이 있던가요?”

-몇 명 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들어간 이태용 대리라는 사람이 가장 써먹을 만할 것 같더구나.

통화는 생각보다 길게 이어졌다.

“고마워요, 아저씨.”

-고맙기는 앞으로도 뭐든 부탁할 일이 있으면 말하렴. 뭐든 해줄 테니까.

“알겠어요. 그럼 들어가세요.”

이서준은 밥을 먹는 것도 잊은 채 다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조금 전 최 기자가 언급했던 법무법인팀 이태용 대리라는 인물이었다.

“감사팀 이서준 실장이라고 합니다.”

최 기자와 통화할 때와 확연히 다른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 할까? 훨씬 단단하고 무게감이 느껴지는 중저음의 목소리라고 할까.

-아, 네. 근데 무슨 일이십니까? 제 개인 번호로 다 연락을 주시고.

“듣자 하니 변호사 그만두시고 삼심그룹 법무팀으로 들어오신 지 얼마 되지 않으셨다지요?”

-감사팀이라서 그런가···. 저에 대해서 잘 아시네요.

떨떠름하다는 말투.

중요한 얘기는 이제부터였다.

“변호사 시절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삼심그룹에는 어떻게 들어오셨습니까?”

-이서준 실장님! 지금 뭐하자는 거죠?

“아무리 부서가 다르다고 해도 삼심그룹은 엄연히 직함이 존재하는 조직인데, 말투가 상당히 거슬리네요. 지금 전 감사팀 실장으로서 물어보는 겁니다. 그러니 말을 가려서 하시죠? 이태용 대리님.”

-굳이 회사에서 말씀하시지 않고, 제게 따로 연락하신 이유라도 있으신 겁니까? 실장님.

눈치가 제법 빠른 자다. 금세 말투까지 공손하게 바뀌었다.

이서준도 굳이 시간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제가 이태용 대리님께 바라는 건 별거 아닙니다. 대리님이 어느 라인으로 돈을 찔러주고 들어왔는지는 현재로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럼 왜···?

“일단 가벼운 것부터 시작하죠. 조만간 영업본부 총괄상무실에서 연락이 올 겁니다. 거기서 박태균 차장을 호출하면, 연락을 받는 즉시 제게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그렇게만 하면 됩니까, 실장님?

“일단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일주일 후.

임진호는 국내로 돌아왔다.

양병현은 아직 자신이 사기를 당한 것을 모르는 듯했다.

만약 알고 있다면 무슨 반응이 분명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는 모르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곧 머지않아 알게 될 것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그다음에 그가 어떤 행동을 취하냐는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분명 법무법인팀 박태균 차장이라는 녀석을 불러들 게 틀림없다.

이유는 두 가지다.

사기를 당했으니 어떻게든 그 돈을 회수하려고 들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부족한 금액을 어떻게든 메꾸기 위함이다.

돈을 메꾸기 위해서 왜 회계팀이 아닌 법무법인팀 차장을 찾는지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상적인 루트로 나가는 금액은 회계팀에서 나가는 것이 맞다. 그러니 달리 말해 법무법인팀에서 나가는 금액은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회계팀을 거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팀이 직접적으로 돈을 관리하는 부서는 아니었으니까.

모순된 말처럼 들리겠지만, 쉽게 말해서 장부를 조작하기 위해서 법무법인팀을 이유하는 것이다. 그래야 회계팀으로부터 돈을 받아낼 수 있다. 그것도 이사진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게끔.

이서준은 정확히 그 점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당장 법무팀 박태균 차장 불러와!”

영업본부 총괄이사실에서 양병현이 시멘트처럼 굳어진 얼굴을 하고선 목청껏 소리쳤다.

“네, 이사님.”

임신했던 여비서가 나가고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한소희 비서가 화들짝 놀라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지금까지 양병현의 광기 어린 분노를 한두 번 본 것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성질을 내는 모습은 처음이다.

비서 데스크로 돌아와 서둘러 수화기를 들고 법무법인팀에 연락했다.

“영업본부 상무님 비서실입니다. 지금 박태균 차장님 자리에 계신가요?”

-아직 출근 전인데요.

전화를 받은 상대는 법무법인팀 이태용 대리였다.

“네? 어, 그러면 안 되는데. 그럼 언제쯤 오시나요? 아니, 지금 당장 연락해서 상무님 집무실로 오시라고 좀 전해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일단 수화기를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그래서 직접 그자에게 연락하기로 했다.

분명 비상연락망에 박태균 차장의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그녀는 서둘러 테이블 유리 안에 들어가 있는 비상연락망 서류에서 법무법인팀이라고 적힌 부분을 찾았다.

“안녕하세요, 박 차장님. 여기 영업본부 상무님 비서실인데요.”

-네?

“지금 어디세요? 당장 들어오셔야겠어요. 상무님이 급히 찾으세요.”

-양병현 상무님이 절 찾는다고요? 아, 알겠습니다. 10분, 아니 5분이면 도착합니다.

“최대한 빨리 들어오시는 게 좋을 거예요.”

상황은 매우 다급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법무법인팀 이태용 대리는 한소희 비서의 연락을 받은 후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 실장님, 접니다. 방금 영업본부 상무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상대는 이서준이었다.

-박태균 차장을 찾던가요?

“네, 그렇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박태균 차장을 찾는다는 말에 이서준은 양병현이 드디어 눈치를 챘다는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그들과 달리 이서준은 급할 것이 없었다.

이미 스위스 계좌로 돈을 모두 보내고 핫머니로 전환한 상태라 아무리 삼심그룹 법무법인팀 전체가 움직인다고 해도 추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있을 수는 없었다.

양병현은 절대 바보가 아니다.

그 말은 즉 애초에 이집트 사업 호루스에 관한 얘기가 감사팀으로부터 흘러나왔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확인철자에 들어갈 거라는 말이다.

그러니 그쪽에서 움직이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쳐야 한다.

집무실에서 나와 감사팀 사무실 문을 열고 통로로 나왔다.

양기필이 있는 상무실을 찾았다.

김은정이 간단히 눈인사를 건네고, 상무실 문으로 다가가 노크를 했다.

똑! 똑!

“상무님, 이서준 실장님 오셨습니다.”

안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양기필 녀석이 기대가 가득 담긴 눈빛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녀석은 곧 실망 어린 눈빛으로 바뀔 것이 틀림없었다.

“서준아, 뭐해? 어서 와서 앉아.”

중앙에 놓인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

“기필아.”

“어, 그래. 서준아, 어떻게 됐어?”

“내가 알아봤는데, 아무래도 사기인듯하다.”

“뭐? 사기라고?”

“나도 지금 막 알았어. 아무래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기를 친 것 같아. 호루스라는 인물이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지도 확실치가 않아.”

“그럼 아버지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사라진 거네.”

녀석은 예상대로 실망스럽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기필아, 꼭 그렇게 생각할 것 없어.”

“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양병현 이사 쪽에서도 호루스라는 인물과 접촉하고 있었나 봐. 우린 운이 좋게 당하지 않았지만, 그쪽에는 아무래도 대통 당한 듯해.”

“뭐? 큰형이 호루스라는 사기꾼에게 당했다고?”

“자세한 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 당한 것이 맞다면 3,500억을 몽땅 날린 모양이야. 기필아, 잘 생각해봐? 어차피 양 회장님은 외부 사람에게 그룹을 물려줄 생각이 없어. 그렇다면 자식들 중에 물려줄 것이 틀림없는데, 양병현 이사가 이번 일로 이미지를 상당히 구기게 되었으니 너와 양정남 이사가 반사적으로 이득을 본 셈이지.”

“아, 그러네. 아버지는 큰형에게만 신뢰를 보냈었는데, 서준이 네 말대로라면 확실히 우린 가만히 있어도 이득을 본 거네.”

“근데, 기필아. 문제가 있어.”

“문제? 무슨 문제?”

“양병현 이사가 적반하장으로 트집을 잡을 수도 있어. 우리에게 호루스라는 인물의 정보를 애초에 얻었으니까, 우리도 한통속 아니냐는 거지. 물론 아직은 그런 움직임이 없는데, 일단 기필이 네가 알고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말해두는 거야.”

그 말에 녀석은 어이가 없다는 듯 소리쳤다.

“말도 안 돼! 우리가 대놓고 알려준 것도 아니고, 자기들이 뒷구멍으로 알아내 놓고서는 그건 진짜 적반하장이지!”

똑! 똑!

그 순간 집무실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김은정이 문을 살짝 열고 고개만을 배꼼이 내밀고서는 누군가가 찾아왔다고 알려주었다.

“지금 영업본부 박창신 실장이라는 분이 왔는데요. 당장 영업본부 총괄이사님 집무실로 올라가셔야 할 것 같다고 하는데요.”

“지금?”

“네, 상무님.”

대화가 끝나기도 전에, 거만하기 짝이 없게 박창신 실장이 문을 벌컥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곤 눈까지 부릅뜨며 이서준과 양기필을 번갈아 노려봤다.

그 모습에 이서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그딴 식으로 들어오는 겁니까?”


작가의말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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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당신 같은 책임자가 있는 거 아닙니까? 21.07.29 1,266 23 11쪽
31 그럼 사고를 치고 쫓겨온 것이 아닌가요? 21.07.28 1,334 20 11쪽
30 감사팀 마지막 날 21.07.26 1,393 18 12쪽
29 큰 그림의 한 조각 21.07.24 1,431 21 12쪽
28 정말 이서준 그놈이 맞았어? 21.07.23 1,495 17 12쪽
27 조만간 내가 스스로 밝힐 거야 21.07.22 1,414 16 12쪽
26 그들이 처음으로 대면한 순간 21.07.21 1,458 23 11쪽
» 지금 뭐하는 겁니까?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21.07.20 1,453 21 11쪽
24 내가 삼심그룹 회장이 돼야겠다고! 21.07.19 1,582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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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그만 좀 겁줘요, 무섭단 말이에요 21.07.08 1,935 24 11쪽
13 지금 불법이라고 하셨습니까? 21.07.07 2,049 24 11쪽
12 감사팀으로 출근하다 21.07.05 2,225 28 11쪽
11 김은정의 역할 21.07.04 2,419 23 11쪽
10 사고를 친다면 자네는 어떻게 하겠나? 21.07.03 2,479 29 11쪽
9 양기필 상무를 살린 친구는 누구인가? 21.07.02 2,623 28 11쪽
8 상상할 수 없을 만큼 21.07.01 2,920 28 12쪽
7 바로 써먹을 카드는 두 장이야 21.06.30 3,340 38 12쪽
6 오직 이서준만이 큰 그림을 그린다 21.06.29 3,898 42 12쪽
5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 21.06.29 4,353 46 11쪽
4 넌 닥치고 있어! 대가리 깨지고 싶지 않으면 +2 21.06.28 5,279 47 12쪽
3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3 21.06.27 6,681 54 12쪽
2 갚아줘야죠 +4 21.06.26 8,417 70 13쪽
1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2 21.06.25 10,746 9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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