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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첼
작품등록일 :
2008.11.22 23:02
최근연재일 :
2008.11.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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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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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4)

DUMMY

엘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생각을 떨친다.

‘지금은 그런걸 생각할 때가 아냐. 일단 디리디타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생각하자.’

디리디타와 엘의 눈이 마주쳤다. 둘은 전의에 충만한, 뜨겁고 냉정한 눈길을 교환하며 일초를 열 번 조개고, 그걸 다시 백 번 쪼건 시간의 틈 사이로 나타나는 상대의 허점을 노렸다.

디리디타가 먼저 움직였다.

엘은 대지를 박차며 돌진했다. 하지만 디리디타의 목적은 엘이 아니었다. 그는 몸을 옆으로 날려 엘의 공격을 피하면서 대지를 마나가 충만한 발로 걷어찼다. 꾸웅! 주변 일대가 흔들리며 겨우 서 있던 건물들이 무너졌다.

동시에 디리디타가 내려찍은 지점을 중심으로 대지가 출렁거리더니 엄청난 먼지구름을 일으켰다. 순식간에 일대가 완전히 가려졌다. 정령력이 그의 기운을 가리기 때문에 시야에 의존할 수 없다면 전투도 힘들었다. 엘은 긴장하며 공격을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먼지구름 사이로 디리디타가 공격해 오지 않았다.

“당했다!”

엘은 이를 갈았다. 처음부터 디리디타의 목적은 엘이 아니었다. 그는 엘을 피해 목적했던 곳으로 가려 할 뿐이었던 것 같다. 전략적인 판단력은 역시 녹슬지 않은 것 같았다.

엘은 다시 카린을 불러 그녀의 등에 올라탔다. 하지만 디리디타가 어디 있는지는 판별할 수 없었다. 두 사람에게 막힐 것을 우려해 처음과 달리 무작정 부수고 죽이며 전진하지 않는 모양이다.

“후, 뭐 반족짜리 성공이긴 하군.”

엘은 씁쓸하게 저평했다. 디리디타가 살육을 자행하는 걸 막은 것만 해도 나름의 성과이긴 했다.

-어떻게 할 거야?

“일단 노예시장 상공으로 가자. 그곳이, 아마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을 거야.”

-응.

카린은 노예시장이 있는 쪽으로 날았다. 곧 도착할 수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슬렌 수비군으로 보이는 이들이 이미 와 있었다.

벌써 디리디타의 정체와 목적을 이미 읽기라도 한 것일까? 그렇다면 이곳 행정부는 정말 유능한 것이리라.

‘아니군.’

엘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노예 상인과 무언가를 이야기 했고, 곧 무수한 남녀 노예들을 징발하고는 무기를 쥐어 전열의 앞에 세웠다. 의도하는 것은 명백했다. 인간 방패였다.

징발된 노예들의 뒤로는 아이 노예들이 남아 있었다. 아마 그들은 가족인 모양이고, 아이들은 인질인 듯 했다.

“......”

입맛이, 다시금 쓰다. 저들을 우리를 죽였다. 우리는 왜 그러면 안 되지! 디리디타는 어비스의 사념에 오염당한 채 그렇게 처절하게 외쳤다.

-...내려갈까?

엘의 내심을 읽은 듯이 카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야. 너는 여기에서 계속 살펴보다가 전투가 시작되면 주변을 보호해줘.”

-응. 그렇게 할게.

그대였다. 노예 시장 입구를 막고 있던 거대한 청문이 꾸웅! 소리를 내려 우그러들었고, 시장을 보호, 격리하고 있는 거대한 내벽이 흙먼지를 피워 올리며 흔들렸다. 엘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왔군.”

-조심해.

“응.”

엘은 카린의 말에 답하고는 그녀의 등을 밟아 멀리까지 뛰었다. 곧 중력이 그의 발을 잡아당겼다. 엘은 금세 대지와 가까워졌고, 멀고 오밀조밀하던 사물들이 급격히 확대되었다.

-쿵!

바닥을 크게 울리며 엘은 시장에 내려섰다. 주변을 오가며 고함을 치던 병사들이 잠깐 놀라서 그를 돌아봤지만 엘이 가벼운 최면효과를 자신에 대해 걸었던데다 그들 모두 디리디타에 대한 대응이 급했던지 대게 곧 관심을 잃고 하던 일에 집중했다. 노예시장인 만큼 상인과 그들의 호위병 등, 공무에 관계되지 않은 이들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엘은 주변을 둘러봤다.

“노예 새끼들을 앞으로 내세워! 그 놈들을 방패로 시간을 버는 거다! 그러는 동안 석궁부대와 궁병을 길 곳곳에 매복시키고, 창병과 보병의 진형을 정비해!”

“야, 얼른 와! 꾸물대면 뒤에 남은 너희 자식새끼들은 전부 죽여버린다!”

먼 곳에서, 장교로 보이는 이들이 사납게 고함을 치고 있었다.

“제기랄...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인지. 괴물의 정체가 뭐래?”

“몰라. 악마라던데. 젠장. 현장으로 가는 게 아니라 방패로 쓸 것들을 데리고 온다고 해서 좋아했더니 이게 대체 무슨 날벼락이람.”

“내 말이. 다행히 노예들 무장시킬 걸 많이 가져와서 물자 같은 건 부족하지 않다고 하지만. 반란을 대비해 마련해둔 병창고가 여기 있어서, 심지어 대포도 있다고 하는군.”

엘의 근처를 바쁜 걸음으로 지나가면서 병사들이 불안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뒤를 이어 덜컹, 덜컹 소리가 나며 병참 물자를 실은 마차가 말에 이끌려 길을 가고 있었다. 다시 그들 뒤로는 하찮은 무장을 한 노예들의 모습도 보였다.

“......”

노예들의 눈빛은 모두 축축하게 죽어 있었다. 두려움과 무기력 이외의 감정은 읽어지지 않았다. 인질을 잡혀 죽음을 강요당하는 이의 눈빛에서 강렬함이 깃들 수 있다면 그것은 증오이고, 증오가 깃들 수 없을 때, 남는 것이 무기력인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아.”

엘은 한 숨을 쉬었다. 복잡한 기분이 든다.

과연 이들을, 구할, 이유가 있는가, 라는, 그런, 어둠에 끓어오르는, 마음, 마음, 마음.

그때에 맞춰, 다시 쿵, 하고 낮고 거대한 충격음이 나며 지면이 흔들렸다. 댕댕댕 하는 종소리는 물론, 긴급을 알리는 군용 나팔로 크게 울리며 군사들을 모았다. 엘은 마음을 정리하고 보도를 박찼다. 그의 몸은 새보다 가볍게 떠오르며 소란이 집중되는 곳으로 향했다.

곧 그는 노예시장의 입구에 해당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내성의 아랫단이 크게 무너져 있었고, 거대한 검은 짐승 같은 디리디타가 그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정확히는, 학살을 벌이고 있었다.

디리디타의 주변으로는 이미 무수한 시신들이 널려 있었고, 피와 내장이 어시장의 썩어가는 물고기처럼 널부러져 불쾌한 피비린내를 풍겼다. 지금도 디리디타는 이곳저곳을 종횡무진 하며 병사들을 살육했다. 그가 지나가는 길목으로 피비가 내렸다.

“제기랄! 노예들을 데리고 와! 그 놈들에게 이 괴물을 상대하게 하는 거다!”

“대포! 총! 화기를 집중해라! 궁병도 쉬지말고 쏴! 보명과 창병은 저 괴물을 상대하지 마! 방어에 집중하는 거다!”

장교들은 말 위에서 악을 썼다. 반원을 그리며 디리디타를 둘러싼 병사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 그를 상대했다. 화살과 총이 그를 향해 쏟아졌지만 그에게는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쿠앙! 쿠앙! 쿠앙!

여러 대의 대포가 한꺼번에 작렬했다. 성벽 파괴용의 대구경 대포였다. 명중률은 낮지만 지금은 가릴 수 없었다. 그리고 적어도 한 발은 디리디타에게 직격했다.

병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불꽃과 연기가 거두어지고 나서 그 환호성은 공포로 바뀌었다. 디리디타는 아무렇지도 않게 서 있었다. 불꽃과 연기 가운데서, 검은 불꼴과 같은 짐승의 모습으로, 붉은 눈을 번뜩이며, 아무렇지도 않게---

“어, 어떻게!”

지휘관들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디리디타는 앞으로 성큼 걸었다. 그가 걸은 만큼 병사들은 뒤로 물러났다.

“이, 렇게 약한 주제에-”

공포에 떠밀린 총과 화살이 계속해서 디리디타를 향해 들이닥쳤다. 무의미하게, 무의미하게. 디리디타는 천천히 걸었다. 그의 한 걸음은 거대한 한 걸음이었다. 바라보는 병사들은 모두 질린 표정을 보였다.

“-그런 주제에, 그토록, 쉽게, 우리를 죽이고, 능욕하고, 조소하고, 이, 렇게, 약한 주제에-”

엘은 나서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노예들을 보았고, 노예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도 보았다. 도저히 디리디타의 증오를 부정할 수 없었다.

그때 병사들 사이로 길이 열리며 무질서한 인간들이 쏟아져 병사들의 앞을 가렸다. 노예 시장에서 끌어 모은 인간 방패들이었다. 이제야 적당한 숫자와 장비가 모인 모양이다.

그들은 허접한 병기를 들고 벌벌 떨면서 디리디타에게 대적했다. 그들의 뒤에서 병사들은 안도했고, 장교들은 “노예들이 시간을 버는 동안 천천히 퇴각해라!” 따위의 말을 외쳤다.

디리디타는 자신의 앞에 무기를 들고 서 있는 군상들을 살폈다. 헐벗은, 이제껏 죽이던 인종들과는 다른 인종들이었다.

피부는 거칠고, 눈은 죽었고, 광대뼈는 튀어나왔고, 가난과 고통이 그들의 삶 가운데 덕지덕지 붙어져 있었음을 여실히 드러내 보여주는 그 모습들.

한때, 슬퍼하며 사냥 하던 남자들이었다.

한때, 웃으며 나무 열매를 따던 여인들이었다.

한때, 근엄한 얼굴로 아이들에게 다정한 이야기를 해 주는 노인들이었다.

세상은 순리에 따라 고요하게 흐르고, 그 흐름에 맞춰 이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족하던 이들이었다. 하루, 그리고 하루의 충족에 만족해 욕심 부리지 않을 줄 아는 이들이었다.

축적하고, 축적하다 못해, 축적을 넘어서 증식을 바라는 자들이 오기 전 까지는, 이런 비참과는 무관한 이들이었다.

디리디타의 가슴 저 편에서, 아득한 고함 같은 것이 치밀어 올랐다.

“크, 크크큿...”

디리디타는 움직이지 않았다. 엘도 움직이지 않았다. 다행히 디리디타는 노예들이 자신의 동족이라는 것을 알아보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여기서 그는 살육을 그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증오스런 저들을 모두 죽여라. 너는 옳다.

어떤 의지가 공간을 장악했다. 위대한 존재의 전언 같은 것이 느껴졌다. 상황을 살피던 엘과 카린은 경악했다. 이것은, 이것은!

“그래도...”

-‘그래도’는 없다. 그들은 어떠했지? 그들은 ‘그래도’라고 말했나? 그들은 주저했나?

“아아...”

-너는 옳다. 그들은 욕망함으로서 네게 승리했고, 너 역시 욕망함으로서 승리할 것이다.

“그, 그래. 그 말이, 맞아... 승리하는 것은, 욕망, 이다.”

디리디타는 중얼거린다. 엘과 카린은 확신한다. 이것은, 이것은!

-그래. -------다!

인간의 언어로 표현 불가능한 말이 터져 나왔다. 그것은 어비스의 말이다. 어떠한 언어로도 그 표현의 다채로움과 깊이를 살릴 수 없지만, 억지로 해석하자면, 이러한 뜻이 된다.

‘승리하는 것은 욕망이다.’

그 말과 함께 힘이 해방됐다.

거대한 힘이었다.

욕망하는 힘이었다.

너무나 욕망하기에, 역설적으로 삶을 파괴하는 힘이었다.

이제까지 디리디타가 보여준 것 보다 한층 거대하고, 안정된 힘이었다. 주변의 마나가 덜덜 떨렸다.

엘은 자신의 팔을 잡는다. 마나가 떨리듯, 자신의 팔도 떨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겁인가? 흥분인가? 떨림의 정체는 엘도 잘 모른다. 하지만 그 떨림의 원인이 저 무지막지하게 강한 하나의 위대한 존재에 의한 것임은 틀림없었다.

엘과 카린은 확신한다. 그는 어비스의 대공이다.

-겨우, 몸을 손에 넣었군.

검은 아우라의 대공은 손을 섬세하게 움직이며 몸의 동작을 확인한다. 곧 그는 희미하게 웃으며 손을 내뻗는다. 동시에, 쿠앙! 대포 터지는 소리가 났고, 대공이 펼친 손앞에는 디 세리온을 든 엘이 서 있었다.

-어딘지 익숙한 힘이 근처에서 알짱거린다 했더니 삼좌의 새끼였나.

“젠장! 사념의 결정은 이걸 위해서였나! 기존의 아바타를 훨씬 능가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내는 것!”

엘은 외치듯이 물었다. 지금 이 대공이 정확히 어비스의 어느 대공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 그가 뿜어내고 있는 힘은 어비스의 대공이 물질계에서 발휘할 수 있는 한계라 생각되던 것을 훨씬 초월하고 있다.

-글쎄. 그것은 부산물 같은 것이지.

“뭐?”

-하지만 네게 그 원래의 목적을 알려줄 이유 따위는 없지.

대공은 손을 젓는다. 엘의 몸이 압도적인 힘에 휘말려 뒤로 튕겨나간다. 그는 허공에서 몸의 자세를 바로 잡으며 전신을 마나를 끌어당긴다.

-좋아. 위대한 블랙 둠의 후계자라면 그 정도는 해야겠지.

대공은 만족한 웃음을 흘리고는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서 폭발같은 소리가 났고, 엘은 검을 쥔 채로 뒤로 크게 튕겨나간다. 대공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 엘에게 주먹을 날린 것이다. 디 세리온으로 그의 공격을 막았지만 워낙 충격 에너지가 거대했던 탓에 몸이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크읏!”

얼어붙은 노예병과 수비병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그들은 그저 두려워하며 바라본다.

-그러고보면, 네 검은 세 대공의 좌를 교체시킨 그 빌어먹을 물건이 아니군.

속삭이듯 대공이 말한다. 엘은 눈에서 불을 뿜을 것 같은 태도로 외친다.

“너 따위에겐, 이 정도면 충분해!”

-그 오만. 과연 삼좌의 새끼. 하지만,

그리고 대공은 손을 흔든다. 마나가 응집하며 거대한 힘이 되어 엘을 엄습한다. 엘은 디 세리온으로 그 공격을 막지만, 손이 그 충격에 덜덜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크윽!”

-삼좌의 오만은 그들의 실력이 그 오만을 받쳐 주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지. 지금의 내게 그 입에 어울리는 실력이 가능할까?

대공은 엘을 바라보며 말한다. 엘은 미간을 좁힌다.

“가능하고말고!”

그리고 디 세리온의 주변이 한결 투명해진다. 마나의 집적이 한층 농밀해졌다는 표시다. 그는 날았다.

-호오.

대공은 긴장한 자세로 그의 공격을 받는다. 검은 아우라가 모여 형성된 그의 팔로 디 세리온이 간격을 두고 가 닿는다. 꾸웅! 주변이 충격에 흔들린다.

“크윽!”

엘은 뒤로 튕겨나갔다. 하지만 대공 역시 무사하진 않았다. 그의 팔은 섬연한 절단면을 보이고 있었다. 상처를 봉합하며 그는 감탄한다.

-과연. 새끼라 해도 삼좌라는 거군. 훌륭한 검이다.

엘은 그 말을 무시하고 다시 대지를 박찬다. 엄청난 에너지에 보도가 붕괴했다. 그 에너지에 힘입어 엘은 날았다. 그의 몸은 포탄보다 빠른 것 같다.

다시, 꾸웅!

거대한 충격이 주변을 엄습한다. 아우성치는 마나의 흐름은 차라리 생명 같다. 카린이 공중에 떠서 두 존재의 전투가 주변에 미칠 영향을 마법으로 억제하지 않았다면 이 소리만으로 꽤 많은 이가 다쳤을 것이다.

대공은 고개를 힐끗 든다. 그리고 떠 있는 용의 소행임을 알고 작게 웃는다.

‘엘...’

카린은 초조하게 아래를 바라보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어서 싸움에 참여하고 싶지만, 그래서는 싸움에 휘말려 죽는 이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날 것이다. 엘이 정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지 않는 한 이렇게 주변을 살펴야 한다. 그녀의 날개는 초조감에 무의미하게 계속 퍼덕거린다.

-후하하하하! 그렇다면 내 공격을 받아라! 분노의 대공 ‘데’의 공격을!

그 외침과 함께 대공의 정체가 드러났다. ‘데’ 그는 분노를 심볼로 하는 어비스의 마왕이다.

그의 팔에서 에너지가 폭발하듯 엘을 향했다. 엘은 디 세리온을 들어 그것을 막았다. 정면으로 막은 것은 아니었다. 대공의 공격은 디 세리온의 검 면을 타고 흐르며 바닥을 내리쳤다.

-쿠우웅!

폭음이 나며 돌과 자갈비가 내렸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며 이곳저것으로 도망갔다. 그러나 카린 덕분에 죽은 사람은 없었다. 거대한 바위는 그녀가 따로이 처리했다.

-좋군!

그러면서 대공은 발을 움직였다.

-꽈앙!

대기가 비명을 내지르는 초신속의 발차기였다. 방어를 했지만 허공이라 힘의 지지축을 얻을 수 없었던 엘은 맞고 튕겨나갔다. 그는 근처의 돌집을 하나 완전히 부수고 벽에 처박혔다. 먼지구름이 짙게 일었다. 대공은 그 쪽으로 몸을 날려 엘을 공격하려 한다. 그의 양 손에는 응결된 마나가 공처럼 쥐어져 있다.

“후-!”

자르는 듯한 짧은 숨소리와 함께 그는 먼지구름 사이를 꿰뚫고 대공을 향해 튕겨 나온다. 대공은 이미 알고 대비하고 있었다. 아무도 삼좌의 후예를 바보 취급할 수 없다. 고룡 델시테리아도, 어비스의 마왕도.



*성원을 합시다!

*긴 전투장면은 잘 안 적는 편인데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감각으로 시도해 봤었죠. 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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