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카이첼 님의 서재입니다.

서브라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카이첼
작품등록일 :
2008.11.22 23:02
최근연재일 :
2008.11.22 23:02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1,231,911
추천수 :
2,226
글자수 :
613,860

작성
08.07.31 13:16
조회
3,928
추천
11
글자
18쪽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3)

DUMMY

“히익! 아, 아우라 블레이드?!”

누군가 외쳤다. 경악이 공간을 잠식했다.

“말도 안 돼! 저건 환상이다! 사람의 팔로 저렇게 아우라를 모을 수 있을 리가 없어! 좋은 검도 아니고, 생살에 아우라라니!”

누군가 반론했다. “그래!” “맞아!” 동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엘은 속으로 고개를 젓는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괴물이 드물 뿐이다.

지난번 만났던 시건방진 용도 할 수 있었고, 초대 실버라이트의 경우에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어디서 이 개새끼가 허풍을!”

한 사람이 노해서 앞으로 성큼성큼 나섰다. 그는 살심을 굳힌 듯, 검을 빼내들고 있었다. 그때 이 상황을 더 지켜 볼 수만은 없었던 엘은 참견하려고 했다.

그러나 늦었다.

엘이 한 발자국 움직이던 그 순간에, 신경질적으로 앞으로 나서던 자의 몸이 머리를 잃었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머리가 화난 얼굴로 바닥에 떨어졌고, 머리를 잃은 동체는 바닥으로 쓰러졌다.

“으아악!”

비명이 울렸다. 다들 살인과 전투에 익숙하면서도, 지금 이 상황에는 견디지 못했다. 너무 갑자기 일어난 사건이었던데다, 이곳을 장악하고 있는 디리디타의 분위기가 그들을 정신적 공황 상태로 몰아갔다.

디리디타는 웃으며 말했다.

“아아. 그래. 이게 처음부터 최선이었다.”

그리고 그의 몸이 사라지는 것 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대기가 비명을 지르듯 펑! 하는 소리가 났고, 바람을 얻어맞고 주변이 울었다.

-쾅!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다. 정지한 디리디타의 앞에는 엘이 있었다. 그의 검 디 세리온이 디리디타의 검은 아우라를 머금은 팔을 막고 있었다. 그 사이에 다른 자들은 기겁을 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디리디타는 화난 얼굴로 외쳤다.

“막지마!”

“빌어먹을! 진정해!”

엘은 창백한 얼굴로 외쳤다. 그의 뇌리는 최악의 가정에 대한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저들은, 우리를 약탈하고, 강간하고, 죽였다. 무수하게, 무수하게. 왜 나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거지?”

압도적인 증오의 물결이 검은 아우라의 폭발이 되었다. 주변의 벽이 박살나며 사람들이 튕겨나갔다. 이어 디리디타는 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엘은 검을 들어 그 공격을 막았다.

“큭!”

엘은 힘겨운 심음을 흘렸다.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강력한 에너지가 지금 일격에 집중되어 있었다. 효율을 중시하는 엘의 전법 상, 예측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공격이 엄습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처하기 어려운 공격이었다.

결국 그의 공격에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한 엘은 뒤로 멀리 튕겨나갔다. 그의 몸이 건물의 벽을 둘이나 박살내고, 다른 건물 안으로 파고들어갔다.

디리디타는 엘이 날아간 방향을 일별하고 윤간을 즐기던 자들이 도주하는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비명이 퍼졌고, 도망치던 자들이 죽었다. 갑작스런 소란에 밤길을 걷던 이들은 놀란 비명을 울렸다.

소란에 막 계단에서 내려오며 마미어가 다급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그는 참상과 함께 디리디타를 봤다. 디리디타의 팔을 잠식하던 검은색 아우라는 이제 몸 전체를 옅게 감싸고 있다. 그는 검게 불타는 짐승 같았다.

“뭐야 이 괴물-”

마이어는 검을 뽑으며 그를 상대하려 했다. 하지만 디리디타는 귀찮은 듯 팔을 휘둘렀을 뿐이고, 마이어의 마나를 휘감은 검은 그대로 박살났으며, 그는 먼 곳 까지 튕겨졌다.

마이어를 처리한 디리디타는 도망치는 자들을 다시 쫒았다. 그들 가운데서도 윤간의 중심에 서 있던 자를.

제리는 너무나 재수가 없다고 느끼며 허겁지겁 뛰었다. 바람이 그의 머리 위를 스쳤다. 그리고 제리의 눈앞에 검게 불타는 짐승이 붉은 눈을 번뜩이며 서 있었다.

너무 재수가 없었다. 제리는 공포에 질려 움직이지 못했다. 괴물이 손을 휘둘렀다.

‘재, 수 없게... 그저 조금 즐겨 보려 했을 뿐인데...’

제리는 꺼져가는 의식 가운데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럴 줄 알았다면 그 늙은이에게 계집을 전해주기 전에 품어볼걸 그랬다. 디리디타는 허리가 끊어져 죽은 제리의 시선을 바라본 다음 고개를 들고 위압적으로 울었다.

-쿠아아아아아!

슬렌 전체가 떨리는 것 같았다.

그 외침을 들으며 엘은 이를 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충분한 마나를 방어를 위해 운용하지 못한 덕에 몸이 정상을 되찾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못 읽어낼 정도의 에너지 운용이라니! 이런 상대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것도 까다로운 것이지만, 그보다 이런 강함이라니 이래선... 엘은 이를 물었다. 그의 표정이 참혹하다.

엘은 서둘러 건물 밖으로 나가 고개를 돌려 디리디타를 찾았다. 그는 굉장한 마나의 힘에 비해 기색이 너무 엷어서 시야에서 놓치면 찾아내기 어려웠다. 다행스럽게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이제 그는 검게 불타는 거대한 괴수였다.

그의 발 아래에는 한 사람이 허리가 끊어진 채 쓰러져 있었다. 절단면으로부터 쏟아진 피와 내장에 대지는 흥건했다. 엘은 그를 향해 외쳤다.

“디리디타! 그만둬!”

“가, 라!”

디리디타는 인간과 짐승의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것 같은 말로 엘에게 외쳤다. 그리고 땅을 박차고 멀리 날았다. 엘이 뒤를 쫒았다. 달리면서 디리디타는 닥치는 대로 죽이고 부셨다.

허공을 가르는 것 처럼 사람을 죽였고, 허공을 지나는 것 처럼 건물을 부셨다. 그의 달리는 길 뒤로는 피와 살점이 비처럼 쏟아졌다. 엘은 이를 악물고 그의 뒤를 쫒았지만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소드마스터도, 최상급의 악마도 간단히 넘기는 강함이었다.

역시.

그런 아픈 결론이 가슴을 쑤시듯 비집고 들어왔다.

어쩔 수 없었다.

이런 터무니없는 강함과, 엘이 읽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은밀한 마나의 운용이란 특성이 한 자리에 겹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더구나 디리디타는 이민자들에게 커다란 원한을 지니고 있다. 그가 이민자들의 마을을 습격해 몰살시키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더 결정적인 것은, 일행이 노예상인을 쫒던 가운데 생각하기 힘든 확률을 뚫고 그 괴물이 나타났었다는 것이다. 이런 우연을 합리적 현실로 바꿀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답-

디리디타, 그가 일련의 마을을 기묘한 방법으로 몰살시킨 범인이라는 것이다.

“디리디타! 멈춰! 너는 악마에게 조종받고 있다!”

엘은 다시 그를 불렀다. 디리디타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비명과 사물이 부서지는 파괴음이 대답을 대신했다.

“카린!”

엘은 대신에 카린을 불렀다. 그의 속도로는 쫒는 것도 버거웠지만, 변신한 카린이라면 디리디타의 속도도 간단히 넘길 수 있다. 작심하면 그녀는 소리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니까.

-응!

마법으로 대답이 돌아왔다. 이내 희미한 달빛에 비치던 엘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엘은 고개를 들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카린이 용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금세 디리디타의 앞에 거대한 용의 그림자가 들이섰다.

-쿠와아아아아-!!

디리디타는 카린을 향해 울부짖었다. 하지만 카린은 어리지만 조율의 혈족으로 분류되는, 용 가운데서도 최고위의, 최강의 종족이다. 그녀는 그 외침을 무시하고 마나를 운용했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놀란 목소리로 엘에게 외쳤다.

-통하지 않아! 어째서? 어비스의 대공에게도 통했는데!

디리디타를 둘러싼 마나는 그녀의 의지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 디리디타가 최소한 그 대공보다 강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대응은 엘이 디리디타의 뒤를 쫒을 정도의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후!”

엘은 디리디타의 뒤에서 멈췄다. 앞뒤를 막힌 디리디타는 움직임을 멈춘 채 분노와 비슷한 감정에 몸을 떨고 있었다. 이어 디리디타는 더듬더듬 말했다.

“나-는... 죽일, 것이다. 방해 하지 마라!”

“그건 네 의지가 아냐! 넌 악마에게 조종 받고 있어! 네 손의 결정체를 생각해!”

엘이 외쳤다. 하지만 디리디타에게는 가 닿지 않았다.

“방해하면, 죽인다!”

디리디타는 몸을 돌리며 엘을 향해 뛰어들었다. 엘은 숨을 내쉬며 검을 들었다. 콰앙! 두 사람이 부딪혔다. 엘은 뒤로 밀렸지만 튕겨져 나갔던 처음에 비하면 힘을 훨씬 정확하게 읽은 셈이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어둡다. 이번에는 충분히 대비를 하고, 여유를 가지면서 디리디타의 힘을 읽었는데도 정확히 읽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디리디타가 본래 가지고 있던, 정령력이라는 힘 때문인 것 같았다. 엘은 얼마 전 디리디타가 그 힘으로 자신의 기척을 거의 완전하게 죽이는 것을 보았다. 다시 디리디타가 엘을 향해 달려들었다. 둘은 충돌했다.

-꾸앙!

디리디타는 충돌 직후, 연속적인 공격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주변의 마나가 아우성을 치며 폭풍 같은 바람이 불었고, 주변의 부서진 사물과 토막난 인간의 사체가 휘말려 떠올랐다.

‘골치 아프군...’

디리디타의 공격을 막으며 엘은 미간을 찡그렸다. 디리디타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의 정확한 힘을 읽지 못해서야, 그런 세밀한 조정은커녕 제대로 싸우기도 버겁다.

“저, 놈 들은, 우리를 모두, 죽였다. 웃으며 죽였다. 웃으며, 강간했다. 웃으며, 몸을 조각내고, 가죽을 벗기고, 귀와 코를 잘라 전과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전사도, 여자도, 어른도, 노인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들은 죽이고 괴롭혔다.”

디리디타는 엘을 공격하며 압도적인 증오를 토해냈다.

“왜, 나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이지? 나는, 이들을 그들이 했던 것처럼 죽이고, 그리고 죽이고, 죽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 너는 그저 조종 받고 있을 뿐이야! 네 손의 그 돌이 너를 지배하고 있어! 그건 악마의 돌이다!”

“조종, 받고 있다고? 그래서 이들이 우리에게 한 짓이 사라지나? 그들이 한 짓이 거짓이, 된단 말인가?!”

“그건-”

엘에게 반론하는 순간, 디리디타의 공격은 순간적으로 훨씬 강해졌다. 하지만 그의 증오심에 반응에 폭증한 공격력은 엘에게 읽히지 않았다. 정령력이 그 흔적을 지웠다. 반론할 말을 찾을 수 없었기에 생긴 마음의 공백도 대처를 늦춘 이유 중 하나였다.

-뻑!

“큭!”

엘은 짤막한 신음을 흘리며 옆으로 튕겨 나갔다. 디리디타에게 얻어맞은 왼팔이 부서질 듯이 시큰하다.

어비스에서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디리디타를 이렇게 까지 강하게 만들 수 있을까. 지금 그의 강함은 이곳에 최고의 아바타로 현신한 대공의 그것조차 능가하는 것 같았다.

검게 타오르는 괴물로 변한 디리디타는 엘을 붉은 눈으로 바라보며 희미한 이성으로 외쳤다.

“나를 막지, 마라!”

그리고 쏘아진 화살처럼 날아 그에게서 멀어졌다. 카린이 얼른 인간체로 변해 엘에게로 다가왔다.

“엘, 괜찮아?”

“아아. 괜찮아. 그보다, 디리디타를 막아야 해. 지금 그가 날아간 방향으로는-”

고통스럽게 팔을 부여잡은 엘의 말에 카린이 걱정 어린 얼굴로 디리디타가 날아간 방향을 일별했다. 그녀의 얼굴이 심각해 졌다.

“노예 시장...”

“어서 가자.”

“응.”

카린이 용으로 변했고, 엘은 거기 올라타 디리디타를 쫒았다. 주변 사람들이 얼빠진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지만 두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걸 신경 쓰기에 지금의 디리디타는 너무 큰 위험요소다.

-후웅!

용의 거대한 몸이 허공을 가르며 괴물을 뒤쫒았다. 곧 디리디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힘은 감지하기 어려웠지만, 거치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죽이고 앞으로 가고 있었기에 그를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저기다.”

엘은 카린의 등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 카린이 걱정스레 물었다.

-나는 참여하지 않아도 괜찮아?

“음, 디리디타의 견제와 주변의 보호를 부탁해.”

-알았어.

카린의 대답을 듣고, 엘은 그녀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중력이 기분 좋게 그의 몸을 빨아들였다. 엘은 몸을 돌려 머리를 땅으로 향한 다음, 깊게 숨을 쉬고는 실버라이트의 기술인 역장을 운용, 그것을 걷어차며 한층 속도를 높였다.

주변이 키잉- 소리를 내며 멀어졌고, 대지는 단숨에 가까워졌다. 엘은 시간을 맞춰 몸을 돌렸다.

-쿵!!

엘이 큰 소리를 내려 대지에 착지했다. 충돌직전 속도를 충분히 줄였기 때문에 지금의 착지로 인한 피해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참 자신의 앞에서 당황하던 이들을 죽이며 노예 시장 쪽으로 달리던 디리디타는 엘을 보고 분노의 포효를 높게 울렸다.

-쿠아아아아!!

주변의 도망가던 사람들이 전율하며 무릎을 꿇었다. 공포감에 발을 더 움직이지 못한 것이다. 그들 가운데는 아랫도리를 축축하게 적신 사람이 적지 않았다.

“나를, 방해하지, 말라고, 했지!”

“디리디타! 이건 너의 마음이 아냐! 너는 조종당하고 있어! 네 손에 박혀 있는 그것은 사념의 결정이다! 고통 받는 사람의 마음을 모아, 어비스의 악마들이 만든, 도구다! 악마가 손에 깃들어 있다는 너의 자평은 옳아! 그러니까, 그 악마를 떨쳐라!”

“방해 말라, 했지!”

디리디타는 엘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엘을 향해 달려들었다. 엘은 이를 물며 그 공격을 받았다.

-쿠앙--!!!!

긴 선을 그리며 엘의 하반신이 무릎까지 땅을 파고 들었다.

“나를!”

디리디타는 공격을 이었다. 검은 아우라에 휘감긴 그의 팔이 검처럼 엘을 향해 쇄도한다. 엘은 디 세리온에 마나를 주입해 그 검을 막는다.

허공 가운데 격돌한 에너지가 찢어지는 대기의 비명을 남기며 망막을 태울 것 같은 빛을 품는다.

“막지!”

디리디타는 계속해서 공격한다. 엘은 수세적으로 그의 공격을 받아낸다. 쿵! 일격 일격이 세계를 떨쳐 울리는 듯한 위맹한 소리를 낸다.

“말라고!”

엘이 방어에 집중하는 이유의 한 가지는 정령력에 숨겨진 그의 힘을 정확히 측정해 앞으로의 싸움에 대비하기 위해서였고,

“했지!”

다른 한 가지는, 디리디타는 죽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디리디타의 힘은 그가 전력을 다 하고서도 쉽게 이긴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그는 벌써 많은 이들을 죽였지만, 그래도, 그래도---

‘크윽-’

엘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디리디타의 공세를 막으며 신음을 흘렸다. 손이 저릿저릿하다. 그렇지만 공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엘은 그의 공세를 차츰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직접적으로 마나를 느끼지 않더라도 공격의 힘을 읽는 방법은 여럿이 있고, 어느 것 하나 엘이 숙달하지 않은 것은 없었다.

“하앗!”

엘이 검을 쉬둘렀다. 날아오는 디리디타의 검은 아우라가 엘의 검과 충돌하며 거대한 폭음을 냈고, 뒤로 튕겨져 나갔다. 하지만 엘의 검은 속도가 느려졌을 뿐, 디리디타를 노리고 날았고, 디리디타의 손을 감싼 아우라를 갈랐다.

“끄아아악!”

디리디타가 비명을 흘렸다. 엘은 예리한 눈으로 그를 살폈다. 디리디타는 이성이 엷어진 뒤틀어진 목소리로 외쳤다.

“너, 너를 주, 죽이겠다!”

그리고 다시 달려들었다. 디리디타의 오른 팔이 폭발하는 것처럼 거대하게 팽창했다. 모여든 밤색의 마나는 어둠 이상의 어둠을 느끼게 한다. 한층 광포한 공격이었다.

엘은 하아악! 하는 강한 기합성을 내질러 힘을 모아 디 세리온에게 전달하며 그 공격을 받았다. 꾸웅- 소리를 잡아먹는 소리가 나며 주변의 공간 파괴하는 충격파가 터졌다.

이미 마법을 펼쳐 싸움터 주변을 보호하고 있던 카린이 아니었다면 이 폭풍에 휘말린 사물의 파편이 가장 파괴적인 화살보다 가혹한 병기가 되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격이 무효로 돌아가자마자 디리디타는 무릎을 들어 엘을 향해 찍었다. 무릎에서 긴 뿔 같은 것이 돋아 엘을 찔러 들어갔다. 접촉한 사물을 분쇄하고 잡아먹을 듯한 무서운 공격이다.

엘은 디리디타의 오른손과 마주하던 디 세리온을 회수함과 동시에 이미 읽은 궤도에 맞춰 몸을 띄워 공격을 피했다. 그는 디리디타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디 세리온으로 다시 마나를 모아 보이지 않는 날을 만들어 디리디타의 어깨를 내찔렀다.

-푹!

디리디타의 몸이 잠깐 멈추었다. 엘은 짤막한 기합과 함께 어깨 내부에서 마나를 폭발시켰다. 검게 모여든 디리디타의 마나가 살점처럼 터지며 흩어졌다.

디리디타는 비명을 내지르며 엘을 한층 거세게 공격했다. 엘은 당혹감을 느끼며 뒤로 몸을 물렸다. 그는 이만한 공격이면 디리디타의 동작에 큰 틈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성이 옅어진 만큼 고통과 같은 감각에 예민하게 반응하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성이 옅어지긴 했지만 전투에 대한 감각은 천부적인 것 같았다. 여기서 허점을 내 보이면 더 큰 위험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읽어낸 모양이었다.

“곤란하군.”

엘은 대지로 착지하며 중얼거렸다. 그의 앞섬이 희미하게 횡으로 베여 나풀거리고 있었다. 예상했던 것 보다 디리디타의 공격이 미묘하게 예리했던 모양이다.

디리디타는 시스톤을 제외하고 세상에 나와 싸워본 가장 강력한 상대였다. 어비스에서는 대체 어떤 수로 디리디타를 이토록 강하게 만든 것이며, 그 목적은 무엇일까?

의문이 이어졌다.



*생각컨데 한 7권 정도가 이 글의 총분량이 되지 않겠는가~ 하고 여깁니다.

*으음~ 비밀글을 풀어야 하나 고민이군요. 어쨌거나 상업적인 글이긴 한데;

*그리고 서브라임은 좋은 글입니다. 구박하지 말라능!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 작성자
    Lv.20 인의검사
    작성일
    08.07.31 13:26
    No. 1

    빨리 다음권들이 나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키리샤
    작성일
    08.07.31 13:35
    No. 2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겨울바른
    작성일
    08.07.31 13:44
    No. 3

    아악 ;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08.07.31 13:58
    No. 4

    으음... 강하군요. 허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테슬라
    작성일
    08.07.31 14:16
    No. 5

    어엇? 계속 나오는 것이었습니까.
    오오오오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밀암
    작성일
    08.07.31 14:52
    No. 6

    즐감하고 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곤륜신선
    작성일
    08.07.31 15:08
    No. 7

    잘 보고 갑니다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thenen
    작성일
    08.07.31 17:31
    No. 8

    으엄 잘 읽었습니다 어서 다음 편이 올라왔으면 좋겠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5 月詠
    작성일
    08.08.01 00:52
    No. 9

    구박은 안합니다만 =ㅅ=;; 여기서 서브라임 구할 방법도 없구(해외라서.. 우울 ㅠ_ㅠ)

    쩝.. 다음 연재하시는 것도 출판될껀지 그게 궁금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어킁
    작성일
    08.11.14 17:32
    No. 10

    좋은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레이진
    작성일
    09.03.29 15:43
    No. 11

    엘은 모험을 하다 연약한 미소녀를 만나게 되고 사랑하게되고
    그러다 어비스의 강자와 싸우던중에 그소녀는 납치되어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윤간당하고 죽게된다
    분노에 이성을 잃은 엘은 그소녀를 범하고 죽인 자들을 쳐죽이려
    하는데 엘을 능히 능가하는 힘을 소유한 모든생명을 사랑하는
    존재가 등장해 진정해 그들은 어비스의 힘에의해 조정받은
    가엾은 꼭두각시들일 뿐이야 하며 못죽이게 지속적으로 방해를 한다
    그러자 이성을 찾은 엘은 아 그렇군요 그들도 불쌍한 피해자일뿐이죠
    하하 내가 그들을 죽일려하다니 평소에 절규에찬 약자들이 어둠의
    힘을 얻어 복수를 원할때 항상 그걸 막으면서 변명하던 나답지
    않았군요 못죽이게 막아주어서 감사합니다 ㅡ.ㅡ
    이런식으로 안나오면 죽는다 그냥 가식적인넘은 젤싫어한다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서브라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8 황립 실버 라이트 아카데미 (3) +74 08.11.22 10,217 56 10쪽
117 황립 실버 라이트 아카데미 (2) +36 08.11.09 3,937 13 16쪽
116 황립 실버 라이트 아카데미 (1) +18 08.11.03 4,457 18 13쪽
115 다시 아루스로(2) +18 08.10.27 4,273 37 13쪽
114 다시 아루스로(1) +15 08.08.22 4,226 21 12쪽
113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8) +29 08.08.18 4,560 56 15쪽
112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7) +22 08.08.15 3,730 7 15쪽
111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6) +13 08.08.10 3,877 15 13쪽
110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5) +10 08.08.07 3,959 18 16쪽
109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4) +15 08.08.03 3,962 11 16쪽
»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3) +11 08.07.31 3,929 11 18쪽
107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2) +15 08.07.28 3,991 9 15쪽
106 죽음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1) +12 08.07.25 4,763 28 12쪽
105 가장 위대한 전사(4) +44 07.05.28 8,460 27 10쪽
104 가장 위대한 전사(3) +35 07.05.25 6,084 23 11쪽
103 가장 위대한 전사(2) +30 07.05.22 7,223 101 11쪽
102 가장 위대한 전사(1) +32 07.05.20 9,442 47 11쪽
101 신대륙(14) +42 07.05.19 5,382 21 11쪽
100 신대륙(13) +37 07.05.18 5,738 30 12쪽
99 신대륙(12) +34 07.05.17 5,286 8 11쪽
98 신대륙(11) +37 07.05.16 5,434 26 12쪽
97 신대륙(10) +35 07.05.15 5,300 13 12쪽
96 신대륙(9) +28 07.05.13 6,106 19 11쪽
95 신대륙(8) +36 07.05.10 5,892 36 11쪽
94 신대륙(7) +36 07.05.09 5,463 15 10쪽
93 신대륙(6) +34 07.05.08 5,516 18 13쪽
92 신대륙(5) +39 07.05.07 5,741 12 9쪽
91 신대륙(4) +45 07.05.06 6,074 20 13쪽
90 신대륙(3) +55 07.05.05 6,743 14 10쪽
89 신대륙(2) +38 07.05.03 6,277 17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