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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집 마법사는 멀리 내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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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걓디
작품등록일 :
2019.04.01 15:27
최근연재일 :
2020.03.29 17:30
연재수 :
2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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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42
추천수 :
189
글자수 :
1,433,207

작성
19.11.30 09:00
조회
39
추천
1
글자
8쪽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6)

많은 분들의 격려에 무한한 감사를!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DUMMY

“당신, 마도회의 사람인가?”


여자가 소총을 이본에게 향하며 물었다. 제법 부드럽게 말을 한 것 같았지만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조금 미묘한 느낌. 이런 심각한 상황에 하필 외국어를 써야 한다는 것이 사태의 심각성을 다소 떨어트렸다.


“마도회? 나는 카롤루스 전하의 충성스러운 신하, 12팔라딘의 일원인 이본, 불멸자 이본이자 브르타뉴의 변경백인 롤랑의 아들이지.”


“아······들?”


“지금은 다들 아가씨니 뭐라니 하기는 하지만 원래는 남자의 몸. 그리고 엄연히 한 사람의 기사지.”


“그 손에 일렁이는 건 마법인가? 아니면 묘한 장치라도 쓰는 건가?”


“오, 물론 마법이지. 난 이래봬도 마도기사라네.”


이래봬도라는 말이 무엇을 보고 하는 말인지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아무튼 이 여자가 「마도기사」, 그것도 브르타뉴의 「변경백」의 「아들」인 것 까지는 알겠다.

근데 변경백이 뭐지?


“그걸 믿으라고 하는 말인가?”


여자가 소총을 고쳐 잡고 다시 이본을 겨누었다.


“믿을 필요는 없지. 모르는 정보에 대해서 의문이나 의심이 생기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사고라네.”


“아, 이해해주셔서 참 고맙군.”


“그 「마도회」의 일원이 아니라는 증명은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나?”


“글쎄. 워낙 거짓말에 이골이 난 자들뿐이라.”


“하긴 그렇군.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는 거군. 하지만 말이야······.”


이본이 고개를 돌려 물끄러미 여자를 바라봤다.


“내가 마도회의 소속이거나 아니거나 한 가지 의심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안 드나?”


“의심?”


“만약 내게 당신이 적이라면······. 내가 가질 행동은?”


힐끗. 눈빛이 움직임과 동시에 위화감이 여자의 뇌리를 스쳤다.



이 자는 위험하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것이 이 생각의 뒤를 받쳐주고 있다. 날아오는 총알을 모조리 녹여버리는 가공할 위력을 가진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그리고 이 에너지의 출처는?


어떤 장치가 되어 있을 가능성은?


만약 진짜 이것이 이 이본이라는 자의 마법이라면?


마법의 근원은 무엇인가?



더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술수를 부리다니!”


여자가 뒤로 넘어지듯이 물러나자 그 순간 여자가 서있던 자리의 바닥에서 키를 약간 넘는 높이까지 불꽃이 피어나더니 그대로 폭발했다.


“날 의심하는 건 자신의 정체를 밝힌 후에 할 일이야. 내가 무기를 들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건 자신의 수명을 줄이는 최적의 선택이 될 테니까.”


여자가 소총을 옆으로 뻗은 후 다시 사격을 위한 자세를 잡았다. 아주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 일이랴, 그렇게 자랑스러운 완벽한 정조준 자세에 만족감을 가지는 그 순간.


“목숨이 아깝지 않다면.”


여자가 인식을 하는 그 순간, 이미 상대의 주먹이 자신의 턱을 향하고 있었다.



착.



“잔소리가 많긴 하지만 남의 아내를 건드리는 건 참아줬으면 좋겠어, 마도기사님.”


새하얀 색의 비죽비죽 얼기설기 대충 묶은 꽁지 머리의 남자가 이본의 손목을 붙잡고 있었다.


“정체를 밝혀라.”


“디아고. 디아고 디에고 디아고 티아고 티에고 티에구 디에고 디에구 티에고.”


“무슨 마법의 주문인가?”


“대충 알아들어. 어쨌든 그 비슷한 이름이다.”


“신기한 이름이군.”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이본이 팔목을 꺾더니 디아고의 손아귀를 향해 다리를 뻗었다.


“워, 위험한 여자야!”


디아고가 슬쩍 뒤로 물러나는 척을 하더니 그대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피하지도 않았지만······. 이본의 다리는 허공을 쓸고 지나더니 굉장히 재밌는 궤도로 이본의 몸이 빙글 돌았다.


“뭐야?”


쿵.


이본이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자 반쯤 본능으로 디아고가 그의 손을 놓았다.


“헛발질은 잘 하는군. 멋진 자세였어. 마도기사가 아니라 체조선수라거나?”


옆에서 여자가 후 소리를 내며 한숨을 쉬었다.


“으아아. 뭐야, 왜 안 닿는 거야?”


“몸을 쓰는 방식이 글러먹었군. 자기 다리 길이도 모르나?”


디아고가 이본의 목 아래를 밟고 올라서서 눌렀다.


“좋아, 어쨌든 이렇게 우위는 내가 가져간다. 네놈, 정체는?”


“이본. 기사다. 몇 번이고 말하게 하지 마라.”


“일관성 있군.”


이본이 방금 밟고 있던 발을 놓고 오른손을 뻗어 이본의 손을 붙잡았다.


“방금 얘기했지만 디아고다. 원래 이름은 나도 잘 기억을 못 해. 이름이 개판이라.”


“정말 신기한 이름이군.”


“내가 듣기엔 당신 이름도 만만치 않아.”


디아고의 손을 잡은 이본이 몸을 일으켰다.


여전히 여자는 소총을 붙잡고 이본을 겨누고 있었지만 디아고는 오히려 총을 내려놓으라는 듯이 왼손을 흔들었다.


“저쪽은 내 아내, 후안 보위 어쩌고 저쩌고 카릴. 그냥 편하게 황보라고 부르고 있어.”


“이본이다. 브르타뉴의 이본 시디어드, 불멸의 이본. 좀 더 친한 사람이 있다면 시드라고 불러줬으면 했지만 그렇게까지 친한 사람은 없어서 그렇게 불린 일은 없지.”


“시드? 이본보다는 훨씬 낫군.”


디아고가 완전히 일어선 이본의 등의 먼지를 손으로 몇 번 때려 털어주고 어깨를 잡았다.


“그래, 디아고. 자네는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있나?”


“뭐, 이야기는 충분히 된 것 같은데? 마도회라는 녀석들을 붙잡으러 왔지. 믿지는 않겠지만 벌써 200년 가까이 쫓고 있거든.”


“200년? 그런 말도 안 되는······.”


“흥, 그러는 당신이 더 말도 안 된다고. 말투가 중세도 아니야. 완전 고대라고.”


“중세? 고대?”


“푸하하. 대체 어느 시대 사람이야? 로마인이라도 되나?”


“프랑크인이긴 한데······. 소문에는 왕에게 교황이 로마 황제의 관을 수여할 계획이라던가 뭐라던가?”


“프랑크? 교황이 로마 황제?”


역사에 밝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로마 황제의 관을 받은 프랑크의 왕이라 하면 모르기는 좀 힘들었다.


“황보, 그 샤를마뉴 이야기인가?”


여전히 경계를 풀지 못해 총을 든 채로 황보가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히 유쾌하게 미친 친구군. 샤를마뉴가 로마 황제의 관을 받아 신성 로마 황제가 된 건 1000년이 넘었어.”


디아고가 낄낄 웃으면서 황보의 소총을 아래로 내렸다.


“아주 거짓말은 아니군. 내가 아는 그 이본이 맞다면.”


“아······? 하이트?”


하이트가 손에 들고 있던 검과 단검을 허리의 칼집에 꽂으며 다가왔다.


“오랜만이야 이본. 아니, 이리나?”


“이본입니다. 어째서 이리나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뭐야, 서로 아는 사람이었어?”


“하이트, 세월이 꽤 지났는데도 하나도 안 늙으셨군요. 거의 10년 만이 아닙니까?”


이본이 하이트에게 다가서며 몹시 반갑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10년 아니야. 벌써 1000년이 넘었어.”


“1000년?”


“그래. 1000년이면 기억이 흐려질 때도 됐지. 나도 바로 알아보지는 못 했는데 말이야.”


“농담이 과하십니다. 사람이 어째서 1000년을 살겠습니까? 정말 정교하게 짠 장난이군요. 혹시 마법이라도 쓰신 것이 아닙니까?”


이본의 그런 희망과는 달리 하이트의 표정은 몹시 진지했다.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이었던가?


자신의 기억으로는 도통······.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


작가의말

선생님, 퇴근이 하고 싶어요...


했더니 진짜 퇴근이 됐습니다.


수고했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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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1) 19.11.20 65 1 7쪽
217 마지막 장. 검푸른색의 종장에서 다시 붉은색으로 +1 19.11.18 74 1 14쪽
216 8장.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야기 (5) 19.11.18 50 1 14쪽
215 8장.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야기 (4) 19.11.16 34 1 13쪽
214 8장.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야기 (3) 19.11.14 7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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