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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집 마법사는 멀리 내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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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걓디
작품등록일 :
2019.04.01 15:27
최근연재일 :
2020.03.29 17:30
연재수 :
2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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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89
글자수 :
1,433,207

작성
19.12.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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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8쪽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8)

많은 분들의 격려에 무한한 감사를!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DUMMY

“손님이 있는 모양이군.”


디아고가 벌떡 일어나 저벅저벅 문으로 향했다.


“손님?”


“올 사람 또 있나?”


그가 나감과 동시에 황보가 의자를 당겨 탁자에 팔을 짚고 턱을 받혔다.


“난 없어. 혹시나 마도회 녀석들이 뒤를 밟은 거라면 몰라도.”


“나도 스페인은 처음이라······.”


“혹시 모르지. 잃어버린 옛 동족이라거나?”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내가 이민 1세대인데.”


“아차.”


하이트가 재떨이에 담배를 퍽퍽 찍더니 박수를 짝 쳤다.


“근데 그 연기나는 건 뭡니까? 냄새도 고약한데.”


“아, 이건 담배. 뭐 그냥 그러려니 해. 요즘 세상엔 이게 예절 비슷한 거니까.”


“그게 예절이라니. 어느 나라의 예절을 배운 거야?”


황보가 몹시 불만이 많은 모양이었지만 디아고가 문 앞에서 쿠당탕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자식! 마도회의 놈이냐? 기껏해봐야 FBI겠지!”


해외니까 CIA가 더 정확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황보가 이마를 짚었다.


“아,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남자가 지갑 같은 것을 꺼내며 디아고에게 보였다.


“스페인 경찰······. 바르셀로나······. 망할 마도회 녀석들. 이젠 한 나라의 공공기관까지 장악한 건가?”


나름 상상력은 좋았다.



“산체스님?”


디아고의 억센 주먹에 정신을 못 차리던 산체스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거의 날고 있는 자신을 세 여자가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


“저는 그냥 평범한 경찰입니다. 아직 순경이고······. 아니, 경찰 수첩을 보여드려도 못 믿으신다는 말씀이신가요?”


“당연히 못 믿지.”


디아고가 분명 이미 다 써서 총알도 없을 것인 총을 산체스의 옆구리에 쿡쿡 찔렀다.


“저기, 총은 가급적 꺼내지 마십시오. 혹시나 누군가 눈치를 챈다면 저도 여러분도 곤란하니까······.”


“아무튼 감이 좋은 친구인 것 같긴 하군. 제법이야.”


“일단은 저도 경찰이고, 여러분들이 계시던 곳은 직접 봤으니까······.”


“그래서 이렇게 뒤를 밟았다?”


“그런 것보다 제가 걱정되었을 겁니다. 아마 산체스님은 백성을 굽어 살피고 보호하는 그런 일을 맡고 계신 것 같으니까요.”


이본이 아주 정중하게 가슴에 손을 얹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저기, 이 친구 저런 거 안 하게 하면 안 되나?”


그런 기이한 예법에 조금 불편함을 느낀 디아고가 하이트에게 한 마디 걸었다.


“어쩔 수 없어. 본인 기준에서는 바로 어제까지 하던 것들이니까.”


“같은 시대 사람 맞나?”


“난 그 후로도 세상 변하는 걸 다 봤으니까.”


하이트가 긴 세월이었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고 커피잔을 들어 호로록 소리를 내며 어느새 일곱 잔 째의 커피를 비웠다.


“그래, 커피 마시는 꼴을 보니 그런 것 같기는 하군. 저 친구는 한 입도 못 대는데 말이야.”


디아고가 껄걸 웃으며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콜라 캔을 들어 꿀꺽꿀꺽 마셨다.


“카페에서······. 콜라······?”


산체스가 그 빨간 깡통을 보며 이상한 생각을 했지만 엄연히 메뉴에 있는 것이겠거니 했다.


없지만.


“그래. 그래서 우리 드래곤 아가씨는 무슨 볼 일이 있으셔서?”


“마도회를 잡으러 왔다고 말했어.”


“아, 그랬군. 그래서 쫓고 있는 자의 이름이 뭐지?”


“아리그나치오. 자칭 「들끓는 화염의 초월자」라는 것 같은데.”


하이트가 인상을 빡 쓰면서 말하자 디아고가 신이 난 듯 웃었다.


“저 친구랑 딱 맞을 녀석 같군.”


그의 손이 가리킨 사람은 이본.


“아무리 그래도 진짜 천 년 전 사람이랑 비교하는 건 좀······.”


“아무튼 그 녀석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걸 알려줘. 우리도 마도회는 가만히 놔둘 생각이 없거든.”


디아고가 다시 콜라캔을 내려놓고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후······.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녀석들이란 말이지.”


“나도 아는 건 얼마 없어. 아까 난리를 치던 녀석들도 결국 마도회는 아니었고.”


“마도회가 아니라고?”


이번엔 황보가 깜짝 놀라 반응했다.


무고한 사람을 어떻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겠지만······.



실은 디아고는 이미 무고한 「스페인 경찰」 몇을 보내버리긴 했지만.



“마도회 산하의 조무래기. 간단하게 말하면 하청 범죄조직이랄까?”


“돈을 모으는 행동대원들이다?”


“아마도 그렇게 이해하는 게 빠를 것 같은데.”


“좋아. 나쁜 짓을 한 건 아니군. 세상의 정의가 이렇게 또 한 걸음 다가오는구만.”


디아고가 낄낄 웃으며 또 한 모금 담배 연기를 뱉었다.


“마도회라는 게 뭡니까?”


“아······.”


하이트가 이제야 눈치를 챘다는 듯이 살짝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마도회라고 있어. 대략 12세기부터 활개를 치던 녀석들이지. 마법사 집단이고, 무슨 목적으로 움직이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사람 목숨 우습게 보고 이상한 괴물을 만들어서 푸는 악당이야.”


“아······. 악당.”


“어때? 아가씨도 함께 할 생각 있나? 같이 간다면 우리 쪽에서 원하는 무기는 제공하도록 하지.”


“무기?”


디아고가 검지손가락만을 뻗어 마치 총을 쏘듯이 앞으로 치켜들고 위로 까딱.


아, 총알이 손에서 나간 모양이지.


“듣자하니 기사님이셨다고 하니 검이 편한가? 아니면 창?”


“요즘 세상에 무슨 검이고 창이야? 그것보다 애초에 무기가 필요한가?”


황보가 조금 의자를 앞으로 당기며 말했다.


“음······. 생각해보니 그렇군. 결국 이 아가씨 기사님도 마법사잖아?”


디아고가 황보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자 황보 역시 같은 표정으로 대응했다.


“무기라면 내 빛나는 「뒤랑달 히엔카르나시옹」이 있지.”


이본이 몹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오, 뒤랑달! 잘 알고 있습니다. 팔라딘의 수장 롤랑이 천사에게 하사 받았다고 하기도 하고 샤를마뉴가 직접 주었다고도 하고 거인 마녀에게서 훔쳤다고도 전해지는 그 전설의 성검 말씀이시군요!”


뒤에 말은 몰라도 뒤랑달이라는 말에 산체스가 몹시 신이 나서 말했다.


“아, 팔라딘의 수장까진 맞는데 나머진 다 거짓말.”


“네?”


갑작스럽게 돌아온 하이트의 말에 산체스가 방금 아주 신이 났던 표정이 굳어버렸다.


“뭐, 전설이라는 게 다 그렇지. 그렇게 흥분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롤랑의 이야기가 전부 거짓은 아니니까 너무 실망하지는 마.”


“마치 본 것처럼 말씀을 하시는군요.”


“여기 이 이본이 바로 롤랑의 아들이니까.”


“하하. 농담 참 잘 하신다. 이 아가씨가 「롤랑의」 「아들」이다?”


“믿기 싫으면 안 믿어도 되는데 본인이 상당히 싫어할 것 같군.”


하이트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이본이 벌떡 일어났다.


“나, 팔라딘의 일원 이본, 브르타뉴 변경백 롤랑의 아들을 모욕하는가!”


“와하하······. 물론 그럴 생각은 없었습니다. 일단 사과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산체스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아니면 진짜 이 말도 안 되는 대화를 믿는 것인지 아무튼 손을 마구 흔들어 도전 의사는 없음을 밝혔다.


“아, 그 듀란달 리인카네이션 말인데.”


“듀란달 리인카네이션은 뭡니까, 하이트?”


“아. 아무튼 그거 네 검 말이야.”


“네. 뒤랑달 히엔카르나시옹.”


“그거 이미 세상에 없어.”


하이트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면서 정말 조금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없다니요?”


“천 년이 넘은 물건입니다. 남아있는 편이 더 신기하지요.”


산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쥬와이외즈는 남아 있잖아? 예전에 루브르에서 봤어.”


“아차······. 그렇죠. 아니면 기사 롤랑이 론세스바예스에서 죽었기 때문에 이미 없는 게 아닐까요?”


“그걸 다시 살려낸 게 듀란달 리인카네이션. 이 친구가 들고 다니던 물건.”


하이트의 설명에도 그저 산체스의 얼굴에 물음표만 떠올랐다.


믿는 놈이 대단한 놈인 상황이니까 산체스에게 죄는 없지 않을까?


“아마 네 말대로라면 네가 다 태워 먹었다는 말이겠지. 그때 르벤이 몇 번이고 고쳐서 쓸 수 있도록 검신을 몇 개나 새로 만들어 뒀는데.”


그래. 무슨 물건이고 깨먹은 사람이 죄인이 아니겠나?


§


작가의말

연말에... 일도 마구 밀려있고... 그래서 한주를 그냥 통째로 날려버렸습니다.

이거 아무래도 해를 넘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주인 없는 동네 열심히 오가시는 여러분들 덕에 힘을 받습니다.


정말 꾸준히 읽어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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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부록 2. 게르하르트의 인물 보고서 - 아스톨포, 르노 19.12.28 34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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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1) 19.11.20 65 1 7쪽
217 마지막 장. 검푸른색의 종장에서 다시 붉은색으로 +1 19.11.18 74 1 14쪽
216 8장.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야기 (5) 19.11.18 50 1 14쪽
215 8장.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야기 (4) 19.11.16 33 1 13쪽
214 8장.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야기 (3) 19.11.14 75 1 14쪽
213 8장.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야기 (2) 19.11.13 41 1 12쪽
212 8장.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는 이야기 (1) 19.11.10 5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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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6장. 800년 12월 25일 (1) 19.10.31 38 0 12쪽
203 5장. 세상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자 (4) 19.10.30 3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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