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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집 마법사는 멀리 내일을 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걓디
작품등록일 :
2019.04.01 15:27
최근연재일 :
2020.03.29 17:30
연재수 :
239 회
조회수 :
18,581
추천수 :
189
글자수 :
1,433,207

작성
19.11.22 16:00
조회
64
추천
1
글자
8쪽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2)

많은 분들의 격려에 무한한 감사를!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DUMMY

“일단은 이거라도 입으시지요. 불편하긴 하겠지만 제가 여자 사이즈는 잘 몰라서.”


순경 산체스가 어색한 표정으로 네모난 가방 하나를 건냈다.


“이게 무엇인가?”


“옷입니다. 아무래도 그 헐렁헐렁한 경찰복은 좀······.”


이본이 가방 속을 뒤지자 종이로 된 그 안에는 번쩍번쩍 빛이 나는 다른 무언가의 속에 옷으로 보이는 것들이 들어 있었다.


“맞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산체스가 상당히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번쩍이는 것 외에도 흐물흐물한 천조각과 둥글둥글한 무언가가 있는 그냥 끈······ 같은 것이 같이 들어있었다.


“저기, 화장실에서 갈아입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자 화장실은 없긴 하지만 제가 지키고 있으면 되니.”


“화장실?”


산체스가 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켰다.


다소 수상한 냄새를 풍기는 문이 하나가 있었다. 일단 여기서 옷을 갈아 입으라······. 그 말이긴 한데.


“기본적으로 남자들만 쓰는 곳이라 청소는 좀 안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남들 다 보여주는 것도 좀 그러니 안에서 갈아입으시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산체스가 팔을 슬쩍 잡더니 화장실 안으로 이본을 넣었다.



막상 들어온 것 까지는 나름 괜찮았던 것 같은데 자신이 아는 것이라면 이건 참 곤란하게 된 것이 세상에 이런 물건들은 처음 봤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하얀 것에 웬걸 새하얀······. 아니 다 하얀색.


일단 옷을 갈아입으라 하니 가방에서 그 옷으로 보이는 것을 꺼냈다.



하지만 반짝이는 것에 싸인 옷은 도통 펼쳐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건 또 어떻게 한다······?”


분명 그것에 안 들어 있는 것은 바지요. 그리고 하얀색의 작은 천조각은······. 하의인 것 같기는 한데.


그리고 둥근 것이 두 개 달린 끈은 대체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일단 입고 있던 크고 펄럭이는 바지를 벗어 대충 벽에 옆의 하얀 무언가에 건 후에 바지로 보이는 이 괴상하게 까끌까끌한 것을 들었다.



여자여자 하더니 이본은 멀쩡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원래 있었던 것이 없어졌다.


“진짜로 여자가 된 건가? 어째서?”


자신의 몸 변한 것이 어색해 아래쪽으로 손을 휙휙 흔들었지만 정말 아무 느낌이 없었다. 환각이라면 감각 정도는 느껴졌을 텐데.

어쨌든 맨몸으로 이렇게 있는 것도 괴상한 일이니 그 거친 느낌의 바지를 입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감촉이 훨씬 괜찮았다. 원래 입고 다니던 내의와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는 것이 꽤나 입는 느낌이 좋았다.


단단하게 박힌 실밥이 다리를 조금 건드리긴 했지만 어떠냐 이 정도면 튼튼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분명 셔츠······인 것 같기는 한데. 놀리는 것도 아니고.

부스럭부스럭 소리를 내는 것이 반짝반짝 빛을 받아 이리저리 광채를 뿜었다. 연하게 생긴 걸 보니 그냥 쥐어 뜯으면 뜯길 것 같기도 하고.


얇고 힘이 없는 그것이 이본이 살짝 힘을 줘 당기자 찌직 소리를 내며 늘어났다.


“아······. 껍질인가?”


무슨 껍질?


§


“아, 크기는 좀 어떠십니까? 몸에 잘 맞으십니까?”

“흠, 입는 느낌이 꽤 괜찮군. 이런 옷은 얼마나 하나?”

“그냥 싸구려입니다. 경찰 월급이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산체스가 수줍은 표정으로 웃었다.


“근데 이거랑, 이건 뭐 하는 옷인가?”


이본이 새하얀 천조각과 괴상한 끈을 들고 흔들자 경찰서 안의 경찰들이 온통 피식피식 웃기 시작했다.


“아? 속옷 아닙니까! 그걸 안 입으셨다구요? 아, 물론 안 입는 분들도 있다고는 하지만.”


성의를 걷어찬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 속옷. 근데 이것도 속옷?”


모양으로 짐작컨데 대충 어디에 가는 물건인지는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이게 대체 무슨 물건인지 이본에게 와닿는 것은 없었다.


“아하하하. 그냥 안 입으신다면 그걸로 됐습니다. 일단 넣으시죠. 남사스럽게.”


“음, 내가 이 지방은 온 일이 거의 없어서······. 이 곳에서는 속옷을 보는 게 곤란한 일인가 보오. 사과하지.”


“아닙니다. 근데 바르셀로나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그렇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만······.”


뒤에서 온통 킥킥 거리는 소리가 울리며 산체스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그런가?”

“아마도 그럴 겁니다.”

“미안하군.”


“아무튼 조사는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쪽으로 앉으시지요.”


산체스가 이본의 손에서 두 천조각을 빼앗아 가방에 넣고 굉장히 넓은 소파에 앉을 것을 권했다.


“오, 이 아름다운 가죽······. 왠만한 부자가 아니고서야 구할 수 없을 것 같은 물건이군.”

“그냥 싸구려 소파입니다. 경찰서에 그런 고급을 넣어줄 리가 없죠.”


이본이 소파에 앉자 상상을 초월하는 푹신함에 뒤로 넘어질 뻔했다.


“이게 싸구려? 사라센의 사람들은 전부 부자만 사는 건가?”

“사라센······? 장난이 심하십니다.”


그래도 나름 들은 경력이 긴 단어에 산체스는 말만 그랬지 표정은 상당히 기뻐보였다.

뒤에서 또 수군수군 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하여튼 저 영감들 성격하곤 참.


“에, 좀 자세하게 하도록 하지요. 댁은 브르타뉴에······. 어디이십니까?”

“낭트.”

“아, 낭트. 좋은 곳이죠. 이야기로만 들었던 곳이긴 하지만.”


산체스가 펜으로 「낭트, 브르타뉴」라고 적었다.


“자세한 주소Señas를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배를 타고 오셨다고는 했지만 일단 이래저래 확인은 해야 해서 말입니다.”

“주소?”

“네, 주소.”

“그게 뭔지 모르겠는데······.”


“아, 그렇죠. 아무리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에스파냐 말이랑은 또 다르니까. 라틴어는 하시는 것 같으니까······. 저기, 경관님?”

“왜 그걸 나한테 물어봐!”

“아, 이런······. 프랑스어로 주소가 뭐더라······.”


상당히 쉬운 일이었을 것 같긴 하지만 산체스가 머리를 벅벅 긁더니 펜을 몇 번 돌렸다.


“아하하. 일단 그럼 다른 것부터 하지요. 주소는 됐고.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십니까?”

“생년월일?”


“네. 출생 연도와 날짜······.”

“흠, 출생 연도는 잘 모르는데······. 아마도 피핀왕 재위 말엽인가? 여름에 태어났고.”

“피핀······왕?”

“아, 이탈리아의 피핀왕이 아니라 단신왕 피핀을 말하는 거라네.”


이본이 깔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리고 손사레를 치며 너무나 재밌는 상황이라는 듯이 더 크게 웃었다.


“두 분의 이름이 마침 같아 곤란하기는 했지.”

“저기, 그건 좀 장난이 심하십니다.”


산체스가 정색하며 펜을 탁자에 놨다.


“재미가 없었다면 사과하지. 미안하네. 지금이 몇 년인가?”

“1982년 입니다.”


이번에는 이본이 팔짱을 끼고 표정을 굳혔다.


“방금 장난이 어쩌고 해놓고 장난을 치다니. 이거 너무하는 것 아닌가?”

“아니, 오늘이 1982년 7월 6일······. 저기 달력을 보십시오.”


산체스가 손가락을 뻗어 가리킨 곳에 떡하니 「1982년 7월 6일 화요일」이라고 번듯이 적혀 있었다.


“흠, 저게 어떻게 읽는 거지? 사라센의 문자는 참 신기해.”



아차. 아라비아 숫자!


§


작가의말

이제 반쯤 자유연재가 되니 마음이 놓여서 그런 걸까요?


어제는 달밤에 등산을 즐겼습니다.


본의 아니게... 추웠습니다. 집에는 용케 들어갔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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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부록 2. 게르하르트의 인물 보고서 - 종장 +2 20.03.09 57 1 11쪽
237 부록 2. 게르하르트의 인물 보고서 - 특이한 인물들 (2) & 적 (1) 20.02.16 4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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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부록 2. 게르하르트의 인물 보고서 - 팔라딘 외 기사 열전 20.01.27 46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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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부록 2. 게르하르트의 인물 보고서 - 차세대 팔라딘 (1) +2 20.01.23 35 1 13쪽
232 부록 2. 게르하르트의 인물 보고서 - 오지에와 그 외 1세대 팔라딘 20.01.22 42 1 13쪽
231 부록 2. 게르하르트의 인물 보고서 - 아스톨포, 르노 19.12.28 33 1 8쪽
230 부록 2. 게르하르트의 인물 보고서 - 서문, 선대왕기, 팔라딘, 롤랑, 올리비에 19.12.26 3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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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최종화) 19.12.25 10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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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9) 19.12.12 48 1 9쪽
225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8) 19.12.10 39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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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1) 19.11.20 6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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