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1. 우당탕탕, 여기는 에~스빠냐! (10)
많은 분들의 격려에 무한한 감사를! 앞으로 더 좋은 글로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복도의 창 밖에서 어마어마한 빛이 쏟아지며 낮? 그런 만만한 정도가 아닌 정말 세상의 종말이라도 다가온 것 같은 빛이 복도의 창문을 녹이기 시작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법도 했지만 이 빛에 죽지 않은 것은 분명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바닥에 납짝 엎드려 흘러 들어오는 열기를 피하려 애를 썼다.
“어린 시절 생각나네!”
호쾌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기는 했지만 정말 추억에 젖은 목소리라고 하기는 무리가 있고, 겁에 질려 센 척하는 소리랄까?
빛이 계속해서 벽을 쬐는 중에 이제야 지축이 흔들리며 천장에서 아직 녹지 않은 전구가 떨어지며 퍽퍽 소리를 내며 깨졌다.
굉음이 마구 밀려오며 귀를 찢겠다 달려들고 땅을 울리는 진동이 바닥을 마구 긁기 시작했다.
“전쟁이라도 난 건가!”
바닥에 아주 납작하게 붙은 디아고가 소리를 지르며 앞에 있던 하이트를 봤다.
「뭐야?」
정말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역시, 영물이란 대단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진동, 강렬한 열기, 눈을 찢는 섬광에도 멀쩡히 서있다니 말이다.
“이게 바로 우리 마도기사님의 능력이지. 핵폭탄을 손 안에 들고 휘두르는 이 시대에 강림한 진정한 「공포의 대왕」이라고 할 수 있지.”
“망할, 2차 대전때도 이런 건 못 봤는데!”
“일본은 안 가봤나봐?”
흔들리던 땅이 조금 사그라들면서 나무로 된 복도가 찌직찌직 소리를 내면서 갈라진 틈이 떡떡 갈라졌다.
“내 신혼 여행지가 교토야!”
“핵폭탄은 안 맞아 봤잖아?”
디아고가 그나마 몸을 좀 일으켜 바닥에 쭈그려 앉았다.
“그래. 그럼 마도회 녀석들도 저 정도의 실력은 갖고 있다는 뜻인가?”
“적어도 내가 아는 한에서 저런 정신 나간 위력은 없을 거야. 혹시 있다고 한다면 지구는 끝이지.”
“아, 수소폭탄 둘이 걸어 다닌다면 참 대단하겠네.”
디아고가 옷을 털어 먼지를 날리려 했지만 유리조각 같은 것들이 다닥다닥 붙어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정말이지 깜짝 놀랄 일이라 생각하며 몸을 일으켜 밖을 내다보자 정말 보이는 것은 반짝이는 모래밭······.
그리고 서있는 것은 단 한 사람이었다.
“그 말 정말 믿고 싶군. 마도회를 한 방에 작살내버릴 무기를 얻었다고 말이야.”
“글쎄?”
하이트가 두 손을 들어 좌우로 까딱까딱 흔들었다.
만약 그가 마도회로 간다면?
물론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잘 구슬려야 하겠지.
§
“이봐, 경찰 양반. 괜찮아?”
산체스가 괴상한 냄새가 온 사방을 감싸 그야말로 새까만 냄새가 들어찬 바닥에서 겨우겨우 몸을 일으켰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몰라. 그래도 일본에서 터진 놈보다는 약한 것 같은데.”
“그 미국놈들이 개발했다는 핵바주카 그런 겁니까?”
“미안. 내가 미국인인데 그런 건 못 가져와.”
“진짜 있기는 하다는 말 아닙니까?”
“아차······.”
굉장한 기밀이 누설되기는 했지만 무슨 일이야 있겠나? 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도 다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몸은 세워봐. 어휴, 더워라 진짜.”
“이베리아는 덥죠.
“그 얘기는 아닐 것 같은데.”
황보가 아까 엎드리면서 날아간 소총을 들었다.
레버를 당겨 총알을 빼고 방아쇠를 당겼다.
잘각잘각 금속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며 그래도 아직은 멀쩡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탄창 클립을 뽑아 장전했다.
“이봐, 마도기사! 몸은 괜찮아?”
우뚝 선 저 우아한 행세를 보면 멀쩡한 것 같기는 한데······.
미동도 없이 굳어 있었다.
그런 모습에 혹시나 싶어 황보는 마음이 급해졌다.
“괜찮아? 이봐!”
황보가 주변을 경계하며 이본에게 다가섰다. 하지만 인기척은 몇 없고 주변은 온통 유리가 되어버려 번쩍번쩍 휘황찬란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마도기사!”
황보가 바로 다가가 그를 부르자 이본이 고개를 돌렸다.
“이런 엄청난 걸 하겠다 한다면 미리 말은 해야지!”
황보가 이본의 어깨를 찰싹 때렸다.
“죽는 줄 알았네.”
주변에 아직도 남아 있는 열기가 얼마 안 되는 거리를 뛰는데도 호흡을 지치게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아리그나치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겠네. 이걸 어쩌지?”
황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소총을 바닥에 내려 짚었다.
온통 유리가 되어버린 땅이 쨍그랑 바삭바삭 소리를 냈다. 정말 이게 무슨 일인가······. 믿기도 어려웠지만 안 믿을 수도 없었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다만 꿈이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이런 위력이라면.
“카릴!”
어지간해서 들을 일 없던 이름으로 자신을 부른 남자의 목소리와 함께 화약이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탕.
“역시 만만치 않은 자라고 생각은 했는데.”
가끔은 그런 사람이 있어도 좋지 않나?
그런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총알보다 빠른 사람 말이다.
“아리그나치오. 우릴 계속 따라다니고 있었다, 이거지?”
손에 쥔 총알을 바닥에 집어 던지며 하이트가 검을 똑바로 들어 아까 전까지 황보가 있던 곳을 노려봤다.
§
- 작가의말
조금씩 써서 올리니 화수만 엄청나게 올라가네요.
이제 우당탕탕 에스파냐 이야기도 끝이 나갑니다.
업로드 될때마다 이렇게 꾸준히 봐주시는 분들, 그리고 어떻게 아셨는지 꾸준히 오셔서 봐주시는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 인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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