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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물의 서재입니다.

준호:[VERITAS]-A BoXEr SuPerHeRO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하늘물
그림/삽화
찐따왕
작품등록일 :
2018.04.24 16:45
최근연재일 :
2018.06.29 06:00
연재수 :
39 회
조회수 :
11,939
추천수 :
48
글자수 :
265,995

작성
18.06.20 06:00
조회
148
추천
1
글자
20쪽

33][준호]-성장:사랑의아픔6-:-그녀의 부고1

*시점 변경이 종종 있어요~^^ 주인공 외 인물들의 시점으로 가기도 해요~ 당황하지 마세요~^^; 간략히 설명 드리면.. << ** (신) @ (전지적) . (같은 날 잠시간) .. (하루나 며칠 그리고 회상) ... (시점변경) >> ..세로(수직)방향으로 표기 됩니다~^^ * 재밌게 보실 수 있으실 거에요~




DUMMY

언니의 유학생활이 시작되고 며칠 후 집안에 웃음이 돌기 시작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새로운 시작을 결심해 살아가려 하는 언니가 너무 고맙고 기뻤기에 우리 부모님은 마음 가득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했다.


사실 언니는 어떤 이유인지 연수를 가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부모님의 적극적인 추천에 못 이겨 등 떠밀리듯이 갔었기에 그 일에 대해서 부모님이 죄책감이 크셨다.


이미 지난일이고 잊으려 애쓰는 중이니 더 이상 그 일에 대해서는 꺼내지 않는 것을 무언의 약속처럼 지키고 있었다.


언니가 멀리 있다는 것으로 인해서인지 이상하게도 그리움이 더 커져갔기에 얼마 전부터 언니에게 인터넷 메일을 보냈다.


요양원에서는 답장이 바로바로 왔는데, 전혀 오지 않는다.


이제는 살맛나서 돌아다니느라 바쁜 건지 수차례 메일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이다.


연락이 없던 처음 며칠간은 솔직히 짜증나고 얄미웠다.


하지만 점점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고, 애써 여행을 다니며 외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라며 스스로 다독이며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도 여전히 오지 않는 답장에 조급함을 느껴,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다.


결국 다른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출발했고 만일 언니를 만나 별일이 없이 단지 노느라 정신없던 거라면 오래간만에 같이 프랑스 여행을 하자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출발했다.


프랑스에 도착해 언니가 걱정되는 마음이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과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로 부풀었다.


부모님과 나는 너무 아름다운 주변을 보며 잠시 동안 넋이 나가있었다.


내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언니가 떠나기 전 알려줬던 숙소로 짧지 않은 시간을 이동했다.


가는 동안에도 부모님은 황홀한 표정을 연신 지으셨고 그런 모습에 키득 거리며 웃음이 나왔다.


언니를 만난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언니가 머무는 곳을 찾았다.


부모님이 건물을 보시더니 감탄을 하신다.



“아이고~ 여보. 우리 미현이 사는 곳도 예술이네~”


“호호호. 그러네요~ 미현 아빠. 우리도 이런 곳에 살고 싶네요~ 이참에 이리로 이민 올까요?”



난 두 분이 하시는 말씀에 기가 막혔다.


이민은 아무나 하나, 그저 놀러 왔다 가는 것이 좋은 거지.


건물로 들어가 언니의 방을 찾았다.


한데 문이 잠겨있는 것이다.


역시나 놀러 다니느라 집에 없지~ 일단 이대로 방에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부모님과 이야기를 하고 관리하시는 분을 찾았다.


관리하시는 분은 한국 분으로 이곳 한인 숙소를 운영하시는 분이시다.


다행히 한국말을 하시기에 쉽게 대화가 가능했다.


여쭈어 보니 언니는 첫날 나가서 아직까지 방에 인기척이 없었다고 했다.


수시로 들어왔는지 확인을 해 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 여행을 간 것으로 생각하고 계신단다.


유학을 오는 학생들 대부분이 초반에 여행을 다닌다고 하셨다.


언니 올 때까지 숙소에 잠시 머물러도 된다는 허락까지 받고 숙소 예비 열쇠를 받아서 부모님께 갔다.


부모님께 열쇠를 흔들어 보였다.



“짜잔! 예비 열쇠 받아 왔어요. 어디 가는 것 보다 언니 숙소에 머무는 게 좋지 않아?”



너무 기뻐하시는 엄마, 손뼉을 치면서 활짝 웃으신다.



“아이고~ 우리 소현이, 생각하는 거 하나는 기똥차네.”


“그래, 잘했다. 근데, 그래도 되는 거야? 주인이 허락 했어?”



아빠가 고개를 끄덕이시며 말씀하시고는 금세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어보셨다.


그런 부모님께 활짝 웃으며 말씀드렸다.



“그럼~ 다 허락 받은 거야~ 걱정 마셔요~ 엄마, 아빠!”



그제 서야 얼굴이 풀어지시고 미소를 지으시는 아빠를 보며 열쇠를 들고 숙소를 열기위해 문 앞에 섰다.


뒤에서 두 분이 큰딸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 마음에 수다를 떠시고 웃음이 떠나가지 않으시는데 그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지은 채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무언가 썩은 냄새가 진동을 해 고개를 숙여 헛구역질을 하고 시선을 옮겨 앞을 바라보니 침대에 누워있는 언니가 보였다.


뒤쪽에서는 누군가 넘어졌는지 ‘콰당’소리가 들렸고 이어 아빠의 부르짖음이 들렸다.


내 귓가에 들리는 그 소리가 점점 희미해 져가고 시선 가득 언니를 담으며 다가갔다.


왜.......


왜 여기서 그러고 있는 거야.


여행을 갔던 게 아니었어?


언니.......


미현 언니.......


언니! 왜 누워있어!


우리 왔어 언니! 일어나!


마음속으로 부르짖지만 움직이지 않는 언니를 바라보며 침대 맞은편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언니. 일어나봐~ 우리 왔어~ 언니! 미현 언니!!”



항상 바라보며 미소지어주던 모습 왜 보여주지 않는 거야.



“언니?!”



언니가 사랑하는 동생이 왔다고~!



“제발~~~”



일어나서 안아주라고~!



“언니~~ 제발~~!!!!!”



난 대답 없는 언니의 팔을 붙들고 울부짖을 뿐이었다.



“꺄악!!!!!!! 안 돼!!!!!!!! 언니!! 일어나!!!!!!!!!!.............. ........ ..”


.

.


언니를 발견하고 집 주인이 경찰에 신고해 여러 조사를 끝내고 시신을 한국으로 옮기기 위한 복잡한 절차를 거쳐 언니와 함께 부모님과 한국으로 향했다.


아빠와 엄마는 큰 충격에 빠져 한국으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눈물이 끊이지 않으셨고 나도 다르지 않았다.


이제 언니를, 언니의 포근했던 온기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에 가슴이 미어졌고, 언니의 따스한 손길을 느낄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이 아려왔고, 언니의 부드러운 미소를 볼 수 없다는 것에 심장이 요동쳤고, 언니의 위로하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에 머리가 멍해졌고, 이제 언니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에 마음속으로 한없이 처절하게 부르짖고 오열하며 눈물을 흘렀다.


아빠는 마음을 추스르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 병원으로 이동을 하셨다.


엄마와 나는 언니의 짐을 옮기기 위해 집으로 이동했다.


이럴 것을 예비했는지 짐은 그리 많지 않았다.


캐리어 하나에 옷가지가 다 들어있었고 사진기와 현상한 사진들 그리고 엽서가 전부였다.


처음 너무 짐이 작아 물었을 때 현지에서 구하면 된다고 했던 언니, 미리 계획한 일이었는지.


지금은 너무 야속하기만 하다.


언니의 결정에 뭐라 할 수 없다는 것이 더 잔혹한 현실이다.


불쌍한 우리 언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동안 말 못할 고통을 어떻게 웃어넘기며 지냈을까.


분명 잘 살아보려 했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 못할 만큼 정신적 고통이 컸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견뎌주지 그랬어, 언니.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너무 미안했다.


아픔을 알았는데, 그 아픔을 나눠 고통을 줄여줄 수 있었는데, 가족끼리 서로 위로하고 위로가 돼 줄 수 있었는데.


언니에게 부족했다는 것이 너무 미안했다.


캐리어에 있는 옷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사과할 뿐이었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동안 마음을 정리하며 옷 정리도 끝났다.


이 옷들은 버리지 않고 언니의 추억을 내가 간직한 채 그 추억을 그리며 지낼 것이다.


영원히 함께하고 싶고, 잊고 싶지 않다.


책상에 올려둔 언니의 사진기와 기념으로 구입했던 건지 열쇠 고리 두 개, 현상해 뒀던 사진들 그리고 엽서가 눈에 들어와 책상으로 가서 앉아 한 장 한 장 꺼내봤다.


사진들은 온통 언니의 웃는 모습으로 너무 행복한 듯이 있었고, 그런 모습이 오히려 내 눈에는 고통으로 울부짖는 모습을 꼭꼭 숨기려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충분히 행복하게 지내다 떠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밝은 모습이 담겨져 있는 사진이다.


한편으로는 사진으로나마 언니의 마지막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웠다.


엽서의 작은 공간에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한 장은 가족들에게, 한 장은 준호 오빠에게 써진 엽서였다.


서둘러 가족에게 쓴 글을 읽어 봤다.



TO 우리 사랑하는 가족들 에게.


엄마, 아빠, 동생 소현아.

난 정말 행복한 사람인거 같아.

지금까지 사랑으로 대해줬던 부모님, 그리고 가끔은 다투기도 했지만 항상 나와 함께였던 동생이 있다는 것이 말이야.

부디 건강하고 항상 밝은 모습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로 인해 우리가족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을 것 같았어.

세상의 시선으로 인해 손가락질 당할 우리 가족과 동생을 생각하면 너무 힘들고 무서웠어.

결국, 그때도 지금과 같은 결정을 했을 거야.

부디 용서 해 주세요.

엄마, 아빠 너무 힘들어 하지 말고.

너무 오랫동안 슬퍼하지 말고.

항상 난 마음속에 추억 속에 같이 있어요.

너무 부족하고 못난 딸이라 미안해요.

이겨 내지 못해서 미안해요.

괜찮은 척 숨겨서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내 동생 소현아 정말 사랑해.

못난 언니로 인해 상처 받지 말고 너무 아파하지 말고 항상 밝고, 순수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변하지 말아줘.

그리고 네가 하고자 하는 일 꼭 할 수 있다고 믿어, 넌 정말 훌륭한 체조선수가 될 거야.

자랑스럽다 내 동생.

겉으로 강한 척 하지만 속 깊은 내 동생 너도 내가 없다고 너무 오래 힘들어 하지 마.

미안해 동생아 언니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너에게 이런 모습 보이는 것이 정말 미안해.

부디 예쁘게 자라서 언니 몫까지 살아줘.

언니는 잠시 멀리 외국에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 해 줄래?

미안해 소현아...

정말 미안해...

우리 가족들 모두 미안하고, 사랑해요.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

보고 싶다... 그리고 보고 싶을 거야...

부디 안녕히.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았던 미현이가-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고 너무나 가슴이 막히고 답답해 통곡소리만 나올 뿐이었다.


나도 언니가 있어 너무 행복했어.


언니가 가족을 생각하는 그 마음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언니한테 의지를 많이 했었던 것 같아.


항상 예뻐해 주고 보듬어 줘서 너무 고마워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그리고 언니와의 즐거웠던 추억 우리 마음속에 항상 간직하며 살아갈게.


언니가 내가 체조하는 모습을 보며 항상 말했지?


너무 아름답다고 정말 훌륭한 체조선수가 될 거라고, 사실 나 언니의 그 말을 들으며 더 열심히 할 수 있었고 힘들어도 참을 수 있었어.


남들은 다 공부하라는 부모님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만, 난 언니가 있기에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언니가 솔선수범해서 부모님의 만류에도 꿋꿋하게 해 나가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었거든, 결국 부모님도 언니를 밀어주기 시작했고, 나 또한 부모님이 허락 해 주셨고 다 언니의 덕이었던 거야.


너무 고마워


그리고 힘이 돼 주지 못해서 미안해 언니.


항상 순수한 모습 당당한 모습 변하지 않으려 노력할게.


나도 사랑해 언니야.


사랑해.


너무 보고 싶다.


언니의 그 웃는 모습이며 목소리, 나를 바라보던 따뜻한 눈빛이 보고 싶어.


도대체...



“왜!”



우리 언니에게 이런 일이 있는 거야!


하필이면 우리 착한 언니에게.......


한없이 울며 마음속으로 언니에게 답을 하듯, 마음으로 말하는 나의 등으로 따뜻한 온기가 전달됐다.


언니가 온 것인가?


놀라 움찔 하는데, 들려오는 목소리.



“소현아,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다 못나서 그런 거란다. 엄마가 거기 보내지만 않았더라면....... 흑, 흑.......”



엄마의 눈물 섞인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내가 우는 소리에 들어와 보신 것 같다.


뒤에서 엽서를 같이 보신 것인지 엄마도 나를 안고 통곡하며 눈물을 흘리신다.



“미현아. 엄마도 사랑해........ 보고 싶다. 내 새끼.......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엄마가 잘못했다....... 내 새끼 어떻게 하니....... 이젠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하니.......”


“언니야........ 보고 싶어....... 사랑해 언니....... ”


.


한참을 서로 부둥켜안은 채 통곡하며 울었고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진정이 됐다.


남아있던 한 장의 엽서와 열쇠고리를 준호 오빠에게 전해 주기 위해 예전에 썼던 편지봉투를 사용하기로 했고, 다시 한 장의 편지를 썼다.


미현 언니의 사진들 중에 몇 장을 빼고 동봉했고, 내일 오빠의 집 우편함에 넣어둘 것이다.


편지에는 미현 언니의 부고 소식을 적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는 내용도 함께 적었다.


오빠라면 분명 따라 가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기에 적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아파할까 그동안 행동들을 봤을 때 정말 힘들어 할 것이다.


하지만 숨길 수는 없는 문제이기에 알려야 했다.


직접 주면 될 일이지만 지금 이 시기에는 마주치기 싫었다.


언니와 너무도 닮은 외모로 인해 어렸을 때 오해받는 경우가 많았고, 혹여나 착각할 수 있기에 지금은 마주치면 안됐다.


엄마도 그걸 알기에 오빠가 우리 집에 찾아온 날 방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던 것이고.


언니도 알고 있었기에 편지를 직접 전해주지 말라고 했던 것이다.


지금과 같은 기분으로 마주치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오해로 인해 서로 상처 받기도 싫었다.


지금은 오직 불쌍한 우리 언니의 넋을 달래고, 언니와의 추억만 회상하고 싶다.


다른 생각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조용히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조용한 집안에서 전화 벨 소리가 울렸고, 엄마가 전화를 받아 나를 바라보기에 아빠인지 묻자 고개를 끄덕이셨다.


통화를 끝내고 말씀하시기를 병원 장례식 준비가 다 됐다고 하셨다.


조촐하게 치르기로 친인척에게만 연락을 했고, 엄마는 미현 언니의 친구들에게만 소식을 알리라며 말씀하셨다.


난 언니와 친한 친구인 미경언니에게만 연락을 했다.


다른 친구들은 잘 모르기도 했고 내가 아는 언니라고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던 미경언니 뿐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미경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을 이야기 하자 처음에는 못 믿는 듯 했고 사실이라고 다시 이야기하니 너무나 슬퍼하며 왜 자신에게 말 하지 않았냐고 화를 내기도 했다.


그렇게 한동안 전화를 하고 진정시킨 뒤에 장소를 문자로 보내줬다.


이제는 준호 오빠에게 알려야 할 차례이다.


내일 우편함에 넣어두기로 했지만 오늘부터 장례가 진행 되니 식장에 가기 전에 전해 줘야했다.


편지를 들고 오빠의 집으로 향했다.


주변을 살피며 조용히 다가가 우편함에 꽂아놓고 집으로 왔다.


지켜보지 않아서 편지가 잘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이다.


서둘러 장례식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엄마랑 일산 만 병원으로 이동했다.


장례식장은 너무도 초라했다.


작은 방에 흰 천으로 덮여있는 탁자 위에 크지 않은 액자에 언니의 활짝 웃는 모습이 들어가 있었다.


그 사진에 보이는 얼굴만 주저앉아 바라보고 있는 아빠, 얼굴에 눈물 자국이 가득하다.


딸의 마지막 장례를 치르기 위해 슬픔도 잠시 접어둔 채 움직여야 했던 그 가장으로의 무게가 한없이 처량하게 느껴진다.



“아빠. 저 왔어요.”



눈물을 닦으며 금세 웃어 보이는 아빠.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



“어! 그래... 왔니? 옷부터 갈아입자. 손님 맞아야지.”



한쪽에 마련된 쪽방에 옷가지를 벗어 놓고 상복으로 갈아입었다.


엄마는 상복으로 갈아입다 다시 복받쳐 오르시는지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신다.


그렇게 한동안 눈물로 시간을 보냈다.


언니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찾아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는데, 어느새 부터인지 친척들이 오기 시작했다.


먼저 찾아온 아빠의 동생, 작은 아버지가 입구에서 명부를 작성하며 조의금을 받기 시작했고 작은 어머니가 음식을 나르기 시작했다.


많이 해 보셨는지 자연스러웠다.


나이가 들면 이런 일들을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것인가.


나중에는 당연히 엄마 아빠도 내가 장례를 치러드려야 하는 것이겠지.


당연한 것이지만 벌써부터 걱정하고 싶지는 않다.


너무 힘들고 슬픈 일 뿐일 테니 아직은 즐겁고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 가는데 집중 할 것이다.


여러 손님들과 미경 언니가 방문했다.


미경 언니는 우리 언니의 영정 사진을 보며 너무도 구슬프게 통곡하며 울었고 그 모습에 우리 부모님과 나는 오히려 위로를 해 줘야 할 지경이었다.


사실 내가 위로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죽은 우리 언니가 위로를 받아야 하지만.


그래도 위로 받고 싶었다.


방문 해 주셨던 손님들이 빠지고 조용한 정적이 찾아왔다.


시간은 벌써 자정이 다 돼 가고 부모님께서는 집으로 가서 쉬다오라고 말씀 하시는데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등을 떠미는 엄마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상복 차림으로 집으로 향하는데, 장례식장 문으로 한 무리의 남자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그 앞에는 준호 오빠가 보여 당황했지만 자연스럽게 벗어나기 위해 서둘러 입을 가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 내 모습이 눈에 띄는지 준호 오빠를 빼고 모두들 바라보는데, 순간 그들과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놀란 눈으로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입이 벌어지며 손가락이 나를 가리켰다.


아마도 언니와 닮은 모습에 준호 오빠에게 말하려 했을 것임이 분명했다.


난 모른 채 하고 서둘러 지나쳐 문을 열고 나갔다.


택시 정류장을 향해 달리듯이 걸음을 재촉했고 다행히 멈춰있는 택시를 발견하고 도망치듯이 잡아탔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고 불안한 마음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면 좀 괜찮아 지려나 해서 옷을 허물 벗듯이 벗고는 샤워실로 들어갔다.


샤워를 하는 내내 준호 오빠의 슬픔 가득한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언 듯 보기에 친구를 만나 장례식장에 오기 전까지 많이 울었던 얼굴이었다.


불안한 마음과 여러 생각들을 지우려 애쓰며 피곤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속옷만을 갈아입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잠시 잠을 청했다.


.

.


장례가 끝나고 파주에 있는 납골당에 언니의 유해를 옮겨 놨다.


마지막 화장을 하는 그때 결국 엄마는 쓰러지셔서 지금은 병원에 입원 중이시다.


아빠는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생계전선에 나가셨다.


오늘 난, 언니를 보러 납골당으로 왔다.


언니의 사진을 보며 그리움을 달래고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 찾았다.


언니와 마음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들려주고 그동안 운동하며 힘들었던 일, 재미있었던 일, 황당했던 일 그리고 언니가 없어 그렇다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듣고 있는 건지 모르지만 한참을 언니 앞에 앉아 이야기하고 그리워 눈물 흘리며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 졌다.


언니의 포근함을 느끼고 미소 지으며 다음에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벗어났다.


그런데 저 멀리서 낯익은 남자의 실루엣이 보여 자세히 보니 준호 오빠였다.


너무 놀란 나머지 바로 옆 공간으로 이동해 몸을 숨겼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오빠의 행동을 주시했다.


언니의 납골당 앞에서 밝은 모습으로 말하다 결국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는 애써 웃으며 얘기를 하는 준호 오빠를 보니, 나도 모르게 내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느껴졌다.


너무도 미안했다.


조금 일찍 알려줬더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후회는 이미 너무 늦었을 뿐이다.


언니가 옆에 있다면 후회를 하더라도 돌이킬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하니까.


이제는 오빠라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언니와의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앞으로 그만 슬퍼해요.


부디 언니의 뜻대로 행복하게 즐겁게 살아가세요.


언니.


언니가 참 부럽네.


어느 곳으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부디 그곳에서라도 행복해.


사랑하는 언니야.


.

.

.




[&복싱 용어나 궁금한 사항, 고쳤음 좋겠다. 하는 부분, 조언도 좋고요~ 또 칭찬! 더 좋습니다~ ㅋ 글 꼭 남겨주세요~ 쑥스럽다거나 남에게 보이기 싫으시다거나 하신분은 개인 메일로 남겨주시면 성심것 답변 및 자료 보내 드릴께요~^^ >>> [email protected] ]


작가의말

[&복싱 용어나 궁금한 사항, 고쳤음 좋겠다. 하는 부분, 조언도 좋고요~ 또 칭찬! 더 좋습니다~ ㅋ 글 꼭 남겨주세요~ 쑥스럽다거나 남에게 보이기 싫으시다거나 하신분은 개인 메일로 남겨주시면 성심것 답변 및 자료 보내 드릴께요~^^ >>> [email protected] ]그녀, 정말 떠나간 그녀, 가족의 아픔, 준호의 아픔..[준호]메인히어로의 성장과정! 앞으로 등장할 조력자들도 기대해 주세요~!!


선작과 추천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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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2][준호]-성장:사랑의아픔5-:-그녀의 마지막 여행 18.06.18 149 1 21쪽
33 31][준호]-성장:사랑의아픔4-:-그녀의사정2,안녕. . 후회. 18.06.15 159 1 18쪽
32 30][준호]-성장:사랑의아픔3-:-돌아온그녀,데이트, 그녀의사정1 18.06.13 191 1 16쪽
31 29][준호]-성장:사랑의아픔2-:-그녀의편지 18.06.11 202 3 16쪽
30 28][준호]-성장:사랑의아픔1-:-그리움. 18.06.08 349 1 14쪽
29 27][준호]-성장:동욱의 합류-:-부재?그녀? 18.06.06 276 1 14쪽
28 26][준호]-성장:일상-:-휘돌리기2, 친구들과 삼겹살파티 18.06.04 253 2 14쪽
27 25][준호]-성장:일상-:-태황무, 수련의 성과, 휘돌리기1 18.06.01 224 2 14쪽
26 24][준호]-성장:일상-:-여름휴가계획, 태황무 18.05.30 213 1 14쪽
25 23][준호]-성장:일상으로의 복귀-:-파티?밀담. 18.05.28 267 2 14쪽
24 22][준호]-전국소년체전:다시 한 걸음6-:-최종결승2 +2 18.05.25 266 2 17쪽
23 21][준호]-전국소년체전:다시 한 걸음5-:-최종결승1 +2 18.05.23 246 1 15쪽
22 20][준호]-전국소년체전:다시 한 걸음4-:-조별 결승2 18.05.21 250 1 13쪽
21 19][준호]-전국소년체전:다시 한 걸음3-:-조별 결승1 +2 18.05.18 315 1 15쪽
20 18][준호]-전국소년체전:다시 한 걸음2-:-시합2 18.05.16 239 1 16쪽
19 17][준호]-전국소년체전:다시 한 걸음1-:-시합1 18.05.14 232 1 14쪽
18 16][준호]-전국소년체전:금메달 18.05.11 351 1 15쪽
17 15][준호]-전국소년체전:충무 체육관-:-계체량, 라이벌? 18.05.09 329 1 13쪽
16 14/e][준호]-성장:스승의 연-:-두분의 스승 18.05.07 371 1 8쪽
15 14][준호]-성장:단전 호흡3-:-중단전 18.05.07 327 1 13쪽
14 13][준호]-성장:전국소년체전-:-훈련의 성과 18.05.04 362 1 13쪽
13 12][준호]-성장:단전 호흡2-:-환골탈태? 18.05.02 283 1 17쪽
12 11][준호]-성장:의도된 자각 18.04.30 456 1 16쪽
11 10][준호]-성장:단전 호흡1-:-시작 18.04.27 381 1 17쪽
10 9][준호]-성장:사랑의 시작3-:-방심 18.04.25 306 1 17쪽
9 8][준호]-성장:사랑의 시작2-:-분노 18.04.25 320 1 14쪽
8 7][준호]-성장:사랑의 시작1-:-데이트 18.04.25 344 1 16쪽
7 6][준호]-성장:복싱 능력 개화, 행복 18.04.25 305 1 14쪽
6 5][준호]-성장:그, 정체 18.04.25 330 1 12쪽
5 4][준호]-성장:그, 분노 18.04.25 380 1 11쪽
4 3][준호]-성장:변화의 계기2 18.04.25 420 2 15쪽
3 2][준호]-성장:변화의 계기1 18.04.25 506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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