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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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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1.01.23 12:29
최근연재일 :
2024.02.08 23:16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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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4
추천수 :
3
글자수 :
324,022

작성
23.06.12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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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커피샵의 남녀

다술에 있던 백업




DUMMY




씬1



남자와 여자가 카페에 앉아 있다. 마주보고 앉은 자리에 커피 두 잔.


남자 앞에는 에스프레소. 여자 앞에는 아포가토가 놓여 있다.



여자:미쳤어?(날카롭게 빠른 말투)



남자는 기운이 없고 지친 기색이다.



남자:...(말없이 조금 아래를 응시하다가 여자를 슬쩍 본다)


여자:그게 어떤 건데 그냥 버려? 너는 아무런 생각이 없어?


남자:...(여자를 보다가 고개를 돌리며 작게 한숨)


여자:어쭈. 뭐가 맘에 안들어?(여자가 눈을 치켜뜬다)


남자:쿨럭(헛기침 하며 아닌 척)(고개를 다시 들어 여자를 바라본다)(최대한 표정을 좋게 해보려 하지만 웃음이 나지 않는다)


여자:...(말없이 센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본다)



딸랑.



카페 문이 열린다. 손님 하나가 들어온다. 앵글은 여전히 남자와 여자 위주.



손님 하나가 앵글 귀퉁이로 슬쩍 몸의 일부 걸리며 지나가고, 작게 소리만 들린다.



형주(손님):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먹고 갈게요.


점원:(멀리서 잡히는 작은 소리로)네~



앵글은 크게 변함 없이 남자와 여자를 잡고 있다.


여자가 마지 못해 한숨을 내쉰다.



여자:(답답하다는 표정)하아....


남자::(머뭇거리는 투)그,


여자:(한숨을 내쉬다 남자의 말에 그를 노려보듯 본다)



여자의 표정이 좋지 않자 남자는 말이 조심스럽다.



남자:언제, 알았어?(약간 자신없는 투)


여자:(화난다는 듯)언제? 지금 그게 중요해? 미쳤니? 이승 하직하고 싶어? (잠깐 뜸들이며 답답하다는 듯)그래, 저번에 너네 집 갔을 때 알았다. ...(잠깐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기가 어린다)진짜... 힘들다고 너 말할 때부터 알아봤어. 사실 혹시나 했는데... 어떻게...


남자:...(약간은 미안한 표정으로 여자를 처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아래로 깐다)




#2


앵글이 바뀐다.



뒤쪽 테이블, 손님(형주)의 어깨가 걸리며 남자와 여자가 작게 보인다.



형주는 남자다. 그가 테이블에 앉아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려고 하고 있었다. 여자가 울먹이는 소리에 귀가 집중되어서 순간 행동이 멈추었다.



시선마저 갔지만 여자가 등지고 있고, 남자는 다른 쪽을 볼 겨를이 없이 아래만 보고 있다. 형주는 커플이 무슨 일이 있구나, 싶어서 잠깐 집중했다가 시선을 돌렸다.



가방을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잠시 바깥에서 움직이던 숨을 고르며 스마트폰을 터치한다. 귀는 커플에게 가 있었다. 시선도 스마트폰을 바라보지만 사실 제대로 집중하는 건 아니고 손만 휘적거린다.


(형주의 얼굴, 표정, 스마트폰 한 번 잡아줌)


(형주가 아래로 고개를 숙이고 흘긋 시선을 돌려 커플을 한 번 훔쳐 보는 눈 잡음)




#3


고개를 숙였던 남자가 슬쩍 들었다. 미안한 기색이다.



남자:(머뭇거리며)야, 미안해. 울지마.


여자:(약간 울먹이는 목소리)미안해? 미안하면 그러지 말았어야지. 넌 자존심도 없어? (떨리는 목소리)나도 없어. 없지만 자존심은 있어. 돈이 그렇게 중요해? 믿음직한 모습 한 번 못보이는데, 난 뭐 보고 따라가니.


남자:(약간 주위를 살피며)(속삭이며)듣겠다.


여자:(눈을 크게 뜨며)(낮은 목소리로)듣겠다고? 지금 그게...



남자는 자기가 또 실수했다는 걸 알고 손가락으로 눈썹 부근을 문지르며 찡그렸다. 피곤한 모습이다.



남자:(약간 찌푸린 표정)알아. 미안해. 나도, (말문이 막힌 듯)나도 잘해볼게.


여자:(감정을 추스르듯)하아...



여자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을 추스른다. 아포가토는 첫 입을 뜬 뒤에 먹지도 않았다. 아이스크림이 거의 다 녹아간다. 에스프레소도 거의 식어갔다. 설탕은 넣지도 않았다.



남자가 에스프레소를 설탕도 없이 반쯤 들이켰다.



그 모습에 여자도 사람이 없는 벽쪽으로 고개를 돌려 잠깐 숨을 고르더니 아포가토에 스푼을 댔다. 남자가 참지 못하고 또 말을 꺼냈다.



남자:(어설픈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식겠다, 어서 먹어. 따뜻할 때 먹었어야지.


여자:...



땡그랑, 하고 여자가 스푼을 들어올리려다가 놓아 아포가토 잔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형주:읍.(작게 기침을 속으로 삼키는 소리)(앵글에 잘 보이지는 않음. 멀리 걸림)




#4



형주가 음료와 함께 가져왔던 휴지로 입가를 막으며 기침을 삭힌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자는 화가 나 보였는데, 남자가 하는 말이 어이가 없어서 뱉은 기침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당황을 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다가 뱉을 뻔 했다.



몇 번 더 숨을 삭히던 그가 간신히 진정하고 다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이킨다




#5



여자:(말없이 남자를 노려 봄. 정말로 화가 난 표정)


남자:(멋쩍게 웃음)(소리는 못 냄)



여자가 잠시 그러고 있다 아포가토를 한 입 떠서 입에 넣었다.



남자는 속으로 한 숨을 쉬며 에스프레소 잔에 손을 가져가다가,



들어 올리지 못하고 설탕을 까서 넣었다.



남자가 설탕을 넣고 작은 스푼으로 잔을 젓는다. 조용하게 다기를 다루는 소리만 달그락 거리며 난다.


(클로즈업으로 움직이는 스푼이나 잔 잡아도 좋음)



여자는 말없이 아이스크림만 퍼먹는다. 어쩐지 우울하기도 하고, 화풀이처럼도 보인다. 남자 역시 그런 여자를 슬쩍 처다보며 에스프레소를 마시려다가 입을 열었다.



남자:그, 미영아


여자:(남자를 슬쩍 처다보고 다시 아이스크림에 집중한다)


남자:그런데 저번에 집에 왔을 때 어떻게 안...


여자:(싸늘한 눈빛)(말없이 남자를 몇 초 정도 노려봄)


남자:...(민망한 표정)


여자:곽을 너는 쓰레기통에 그냥 버리니? 쓰레기통 뚜껑은 닫지도 않아? 버릴 거면 들키지를 말던가. 왜 나를 그 때 불러서 그걸 보게 하고 화를 나게 해...(감정을 속으로 삼키며 말끝이 작게 사그라들었다)


남자:미안...



여자는 화풀이라도 하듯 아포가토를 빠르게 먹었고, 곧 다 먹었다. 여자는 스푼을 내려놓고 남자를 흘긋 보더니 고개를 돌렸다.


화를 참는 건지 슬픔을 참는 건지 알 수 없다.


남자가 민망한 얼굴로 여자의 옆 얼굴을 슬쩍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남자:그... 미안. 너무 급했어. 당장 카드값이 밀린 데다가 도저히 빌릴 곳도 없었고 더 이상... 일이 많기도 했고...



형주:아.(깨달았다는듯)



뒷자리에 앉은 손님이 소리를 냈다. 남자가 슬쩍 처다보고 시선을 돌렸다. 형주는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




#6



형주:아아, 어. 응. 어어.



형주는 스마트폰으로 몇번 더 소리를 내며 이야기를 하다가 내려놓았다.



이해했다. 스마트폰의 화면은 검었다. 카페에 잠시 쉬러 왔지만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집중을 하게 되었다.


자기도 모르게 추리를 하고 있었는데, 대강 사정을 이해했을 때 나온 소리였다.



아마 남자는 둘 사이의 중요한 기념품, 귀금속, 반지 따위를 생활고에 찌들려 팔아버린 모양이었다.


그걸 안 여자가 그래서 저렇게 화를 내는 모양이었고.


바로 헤어지자고 하지 않는 걸 보니, 여자가 인내심이 많거나, 혹은 남자의 가난이 여자도 잘 아는 것이고 정말 심각한 모양이었다.



형주가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7



탁.



남자가 에스프레소 잔을 내려놓았다.



여자는 혼자 중얼거리듯한 톤으로 이야기했다.



여자:(말도 안된다는 듯)어떻게... 그래도 그걸 팔아먹을 수 있지... 다시 생각해도 이해가 안간다... 네가 인간이니...



마지막은 확실히 남자에게 하는 말이었다. 남자는 비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굳은 표정으로 진지하게)아직 인간이지. 우리의 사랑의 증표는 세금 제외 110만원이었어.


여자:(표정을 잔뜩 일그러뜨리며)(못 볼것을 보았다는 듯)...



여자가 말이 없었다. 둘 사이에 정적이 흘렀다.



때마침, 카페에도 정적이 흘렀다.



달그락.


뒷자리에서 형주가 얼음이 든 아메리카노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앵글에 잡히지는 않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약간 놀라는 표정이다. 남의 일이었지만 제법 잘 몰입하고 있다.



그리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계속.


아주 긴 것같은 지루한 시간이 지나가고 여자가 옆에 두었던 작은 가방에 손을 댔다.


그녀는 그대로 짐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끼익.



의자가 뒤로 밀렸고 여자는 그대로 지나쳐 나가려고 했다.



남자가 황급하게 같이 일어나며 여자의 손을 붙잡으려 했다.


여자의 걸음이 빨라 남자를 금세 지나쳐 가려 한다.


남자는 나가려는 여자를 향해 뒤돌며 쉽게 무릎을 꿇었다.



털썩, 하고 기다렸다는 듯 무릎을 꿇은 남자가 다급하게 말했다.



남자:(다급하게)아니, 미영아, 잠깐. 미안해. 여기, 잠깐. 야, 김미영! 사랑한다, 아니, 제발!



남자가 애원했지만 여자는 단호한 편인 듯했다. 그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저 걸어나갔고, 곧 딸랑- 하며 카페의 문이 열렸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작은 케이스 하나를 꺼내 들며 무릎을 꿇은 참이었다.



프러포즈를 하듯, 케이스를 그녀에게 올려 보이며 한 말이었는데 여자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남자가 케이스를 주섬주섬 열며 급하게 따라 나갔다.




#8



형주의 어깨 너머로 카페의 바깥이 보인다.



길거리에서 남자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카페 바닥보다 무릎이 아파 보인다.



여자는 한 손은 가방을 들고 늘어뜨리고, 한 손은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우는 건지 어떤지 모르지만, 감정을 토해내지 않고 가만히 그렇게 계속 서 있었다.



남자는 케이스를 보여주며 한쪽 무릎을 꿇고, 여자에게 그걸 올려다 보이며 뭐라 설명을 계속 하고 있었다.



형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점원:오오...



옆을 바라보자 점원 역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형주 역시 마저 고개를 돌려 남자와 여자를 구경한다.




#9



앵글.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가린 여자의 어깨, 얼굴 부근 클로즈업.



남자의 말소리.



남자:(다급하게)아니, 미안해, 미영아, 약혼 반지 판 거 아냐. 팔긴 했는데, 바꾸려고 그러는데 돈이 부족해서 그런 거였고... 내가 설마 카드값 때문에 그러...


그럴 수 있긴 하지. 그런데 그러진 않았어. 내가 미쳤니. 너한테 죽을 거 아는데. 아니, 미안하다. 그게 아니라...



앵글이 바뀌고 옆에서 무릎 꿇은 남자와 여자.


다시 남자의 바스트샷. 그가 올려다보며 설명한다. 당황한 감정이 드러나는 표정.



남자:다이아가 너무 비싸더라. 솔직히 그건 어쩔 수 없는 거 인정해주지?


여자:...(고개를 숙인 채)...몰라. 미친 놈.


남자:...미안. 놀랐니. 고맙다.



잠시 정적.



남자가 침을 삼키며 숨을 고르고 말한다.



남자:나랑 결혼해주라.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


여자:...



그대로 얼굴을 가린 채 있던 여자의 손이 떨어졌다. 한 손엔 가방을 들고 있다.



아래에 있는 남자를 향해서 작게 팔을 벌린다. 남자는 그 모습에 환히 웃으며 무릎을 짚고 일어나면서 그대로 여자를 푹 껴안았다.




#10



형주와 점원의 어깨 너머로 창 밖의 여자와 남자가 걸린다.



형주는 그대로 잠깐 앉아있다가,



앵글이 바뀌며 형주의 손을 잡는다.



그가 움직이며 가방을 들고, 잔을 들려 하니 점원이



점원:아, 저희가 치워요



하고 말하자 형주는 그대로 잔을 두고 가방을 들고 짐을 챙겨 밖으로 나섰다. 휴대폰을 바라보며 문쪽으로 향한다.



점원:안녕히 가세요~



하는 배웅을 뒤로 받으며 움직이고



딸랑. 하는 소리와 가게 문이 안쪽으로 열리는 모습, 종이 딸랑이는 모습 클로즈업.




끝.








jonas-jacobsson-1iTKoFJvJ6E-unsplash.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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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사랑에 대하여, 기독교적#단편#에이와 이이#아가페와 에로스 23.01.05 43 0 24쪽
42 누군가 에게 연기를 시키려고#판타지#공녀#기사#비룡 22.11.23 40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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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발란은 숲에서 길을 잃었다. - 21.06.23. 21.06.23 58 0 26쪽
35 2:01 PM 21.06.22 42 0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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