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뒷편은 언제 쓸지 모를 글의 프롤입니다.
다술에 있던 백업
어느 날 내가 잠자리에 누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태까지의 날들은 같았고, 지금도 변함 없었다. 그렇다면 혹시 앞으로도 그런 하루들의 반복의, 반복의, 반복만 계속 되지 않을까? 내가 죽는 그 날까지?
헛소리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그럴듯한 상상이었다.
창문 틈새로 새는 별과 달빛으로 시야가 완전한 어둠은 아니었다. 난 고요히 천장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확실한건 이거였다.
지금 눈을 감으면 그 다음 내가 볼 건 오늘과 다름없는 또 다른 오늘일 거라는 것.
결국 난 눈을 감지 않았다. 대신 홀린듯 몸을 일으켜 뒤적거려 배낭을 찾고, 이것저것 집어넣어 챙겼다. 겉옷은 두툼한 레인 코트면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문가에 기대어 서있는 낡은 피리를 집어들고, 나는 고향을 떠났다.
다를 것 없던 어느 날의 일이었다.
다술에 있던 백업
- 작가의말
아마, 2008년쯤? 9년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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