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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프 님의 서재입니다.

cafe, 체리블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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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프
작품등록일 :
2013.02.03 22:51
최근연재일 :
2013.07.15 23:56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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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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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글자수 :
236,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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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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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8. 여섯 번째 손님. 깜짝, 깜찍, 발칙한 악동들 등장.

DUMMY

#8. 여섯 번째 손님. 깜짝, 깜찍, 발칙한 악동들 등장.




전략.


건강하시죠?

크림은 아주 오랜만에 여행을 갔다 와서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후후후.

어디냐고요? 퀘백국 북쪽에 위치한 대자연의 도시, 유콘으로요. 아만다가 저와 에릭씨를 초대해주었지 뭐에요. 그래서 5일 동안이나 푹 잘 쉬고 왔어요. 개썰매도 타고, 자연동물원도 가고, 온천에서 푹 쉬기도 하고, 오로라를 보러 가는 등 여러 가지 사건들이 함께해서 정말 시간이 촉박할 정도였어요. 얼마나 알차고 보람차게 보냈는지요.

여행이란, 저에게 모험과도 동일시되는 마법 같은 단어에요!

참, 체리블로섬은 제가 여행을 간 동안에는 레스토랑은 쉬기로 했어요. 파이도 긴 휴가가 필요할 것 같아서요. 환계에 안 간지 얼마나 됐는지, 완전 사람 같다니까요. 그래서 다니엘 오라버니께 카페만 잠시 봐달라고 하고, 파이는 강제로 환계에 보내버렸답니다.

어제 밤 늦게 환계에서 돌아오는 파이를 반갑게 맞아주었지만, 아직까지 저에게 화가 나 있어요. 그래도 파이가 어쩌겠어요? 후후후, 파이는 파이니까요. 화가 풀릴 때까진 파이를 내버려두기로 했답니다★☆

잘 쉬고 왔으니, 오늘부터 카페 체리블로섬 오픈 준비를 시작해야죠.

저녁에 와서 다시 글을 쓰겠습니다. 총총.



현재.


“재앙은 혼자 찾아오지 않는다. 더 큰 재앙을 몰고 올 뿐.”


파이가 일주일 정도 밤을 샌 몰골로 중얼거렸다. 유스 제국의 행운 관련 속담을 인용한 말장난으로 재앙은 항상 행운과 같이 찾아온다는 원래의 뜻을 매우 비꼬고 있었다. 즉, 재앙덩어리는 재앙을 부른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죄를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하라.”


파이의 말을 되받아 친 것은 에릭씨였다. 비폭력 운동가로 유명한 마하트마의 명언을 인용해 지친 파이를 달래려 한 것이었지만 불행히도 그 말이 되려 파이의 날카롭게 예민해진 심기를 건드린 듯 했다. 피해자가 아닌 이상, 피해자의 상처를 100% 이해하기엔 무리가 따르니까 말이다.


“고통 받은 사람은 기억한다.”


유스 제국의 속담을 인용해 자기 뒤끝이 엄~청 길다.를 저렇게 표현해봤자 별로 멋있지 않았지만.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에릭씨가 이번엔 브리트니안 왕국의 유명한 희극배우의 명언으로 받아 친다. 그저 이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듯 얘기하는 에릭씨였다. 하지만 파이에게 있어서는 지금의 상황에 처하게 된 자신에게 와 닿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한편, 관조자의 입장인 나에게 있어서는 지금의 이 상황들이 한편의 희극을 보는 듯 하였다.


그래서, 어쨌냐 하면…… 당연하게도 바에 엎드려 숨도 못 쉬고, 웃음을 참기 위해 끅끅 거리고 있었다. 아아아, 너무 참았더니 뺨이 너무 당겨서 얼얼할 지경이다. 숨도 가팔라지고, 갈비뼈도 아릿하게 아팠다. 나 혼자 미치기 직전까지 엎어져서 웃고 있자 파이는 저기 저 사람이 내가 모시고 있는 아가씨라니… 세상에. 하는 낙담한 표정으로 뾰로통한 채로 뺨을 부풀렸고, 에릭씨는 난처한 미소를 지은 채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내 쉬었다.


우리가 이런 얼굴들을 하고 있게 된 건, 시간을 돌려 24시간 전으로 돌아간다.



어제 새벽.

나는 여행을 갔다 온 뒤로 온천에 푹 풀고 온 효과 때문인지 개운한 채로 일어나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 유리화원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유리화원에서 다듬은 꽃들은 플라워 인테리어용으로 배치하거나 소품으로 만들어 배열한다. 플라워 어레이지먼트는 내가 가장 흥미를 가지고 있는 취미생활이다. 유리화원에 있는 다양한 꽃들을 다듬어 일주일에 한번씩 내 마음대로, 흥이 가는 대로 카페 실내를 장식하고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손님들도 좋아라 하고 있었다.


지금 한창 개화를 시작한 하얀 사향장미들이 활짝 피어나서 기쁜 마음으로 몇 송이를 잘랐다. 남향의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넓고 낮은 유리 수반을 놓은 다음, 물을 잔잔히 붓고 잎사귀를 고정시킨 장미들을 물에 띄울 요량이었다. 사향장미는 향도 은은하고 꽃이 활짝 만개한 모양도 아름다워 어레인지 할 때 많이 사용되는 꽃으로 나 또한 종종 애용하는 꽃이다.


그리고 곱슬 버들을 두터운 원형으로 배배 꼬아 리스틀을 제작한다. 플라워 리스는 대체로 화사하고 화려한 장미나 수국, 해바라기, 백합 같은 꽃들을 이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나는 손 가는 데로 지금 유리화원에서 개화를 시작한 꽃들로 사용하기로 했다. 소담스럽고 잔잔해서 어여쁜 들꽃들은 자못 힘이 없어 플라워 리스로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옹기종기 모여서 피어있는 그네들을 보면 예상외의 아담하고 소박한 맛이 있으니까. 연보라 빛이 어여쁜 제비꽃을 포인트로 주고, 물을 머금은 듯한 푸른 색 물망초 대롱들로 만들었다. 플라워 리스는 동그란 화환과는 달리, 벽에 걸지 않고 테이블 위에 장식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플라워 리스 안에 귀여운 등롱이나 색깔이 고운 초를 놓으면 완성! 플라워 리스가 푸른 색 위주니까 등롱은 파스텔 계열의 하늘색이나 분홍색을 사용해야지~


작업한 플라워 리스와 수반들을 조심스레 들고서 두 세 번 카페와 유리화원을 왕래하며 가져다 놓는 와중에 귓가에 가늘고 고운 목소리들이 소근소근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정령들의 소근거림과는 다른 느낌이라 들고 있던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소리의 본거지를 찾아 나섰다. 정원과 길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둔 회양목 울타리 밑으로 치즈 색 꼬리와 고등어 색 꼬리 두 개의 꼬리가 삐죽 튀어나와 살랑살랑 흔들거렸다. 그리고 울타리 위로 보이는 익숙한 고양이 귀.


나는 바람의 정령인 에오르까지 불러내 기척을 최대한 죽이고 몰래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그러니까 제일 먼저 파이를 만나.”


“그래서?”


“그리고 파이에게 협박을 해.”


“뭐라고?”


“웅, 파이가 가장 무서워하는 짓을 하겠다?”


“그게 뭔데?”


“난장판이랑 사고치는 거랑 추운 거랑 물에 젖는 거랑 또, 또…”


“카페의 명예가 떨어지는 거랑 아가씨가 카페의 자리를 비우는 거.”


“……?”


“아쿠! 그래, 그거! 난장판이랑 사고치는 건 우리 주특기니까 문제 없지만 파이가 그 전에 수습할 수 도 있어. 녀석은 그래 봬도 보조계열 환수족 중에서 최고 중의 최고니까. 웅, 추운 거랑 물에 젖는 건 우리도 싫어하는 거니까 피하면…”


“그럼 협박은 아가씨를 우리 편으로 만들어서 카페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걸로 하면 되겠당!”


“……?”


“응응, 근데 오늘따라 카노 말을 길게 하네. 긴장돼?”


“나 아냐, 멍충아.”


“후후후.”


그제서야 어린 환수족 두 녀석이 뒤를 돌아본다. 눈이 동글동글 커다랗기도 하지. 에메랄드 색 눈동자와 터키석 눈동자에 경계심이 가득하다. 나는 두 장난꾸러기 녀석들의 살랑거리는 꼬리를 부여 잡은 상태로 눈을 빛내며 웃었다. 파이만한 작은 덩치의 어린 꼬마 둘이 히끅! 딸국질을 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첫째, 카페 안에서는 일절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않~는~다~.””


“둘째, 카페 마스터와 손님들에게 장난을 치지 않는다.”


“”않~는~다~.””


“셋째, 파이를 너무 괴롭히지 않는다.”


“”우우우~””


“후후, 참고로 나 환계 입구 여는 법, 환계로 추방 하는 법, 출입 거절 하는 법이 특기인데. 보여줄까?”


해맑은 미소를 짓는 것이 포인트다. 여기서 밀리면 저 아가들은 나도 얕잡아 볼 것이 틀림없다. 아빠를 통해 알고 있는 사실 중 하나, 환수들은 기본적으로 주인 말 안 듣기로 소문난 장난꾸러기 라는 것(파이는 정말정말 예외의 환수족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과 이 곳에 엄청난 환상을 꿈꾸며 소환을 기다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이곳에서는 소환술사들의 능력이 점점 사라져버렸고 현재에 와서는 환수족을 보는 것이 매우 힘들어진 것이다. 참고로 파이는 환수족 사이에서 괴짜로 통한다. 이들은 파이의 꼼꼼하고, 깐깐하며, 눈치 빠르고, 청결하고, 시키는 일은 투덜대기는 하여도 무조건 완수하는 그런 완벽주의 성격이 몇 안 남아있는 소수의 소환술사들에게 아이돌 음유시인보다 더한 인기를 모은다는 것을 곧 죽어도 알지 못한다.


파이의 은빛이 도는 푸른 색 꼬리와 귀와는 달리 노란 치즈 색 꼬리와 귀, 에메랄드 빛 눈동자를 가진 아멜과 진한 고등어 색 꼬리와 귀, 터키석 눈동자를 가진 카노는 쌍둥이 환수였다. 이번에 소꿉친구인 파이를 만나기 위해 귀환하는 파이의 뒤를 몰래 미행 해서 닫히기 직전의 문을 억지로 비틀고 나왔다고 한다. 이런, 이러면 우리 파이가 나중에 환계로 돌아갔을 때 윗분들한테 별로 좋은 소리 못 들을 텐데.


“파이를 만나서 뭐 하려고?”


“우리도 계약자랑 계약하고 소환되어서 여길 여행할거야.”


“응. 여행.”


“지금 너희 둘이 힘을 합쳐 나왔잖아?”


“안돼, 우린 아직 힘이 부족해서 금방 돌아가야 돼. 파이처럼 마스터랑 계약해서 자유의 몸이 될 거야.”


“뀽뀽, 우린 지금 무리하고 있어.”


나는 잠시 이 맹랑한 환수들을 바라보다가 터져나올 것 같은 웃음을 참았다. 마스터랑 계약하는 시점에서 이미 자유하고는 멀어지는 걸 모르다니, 아직 한 번도 계약에 성사된 적이 없는 초짜인 모양인데. 역시 생긴 모양 대로 아가들인 가봐.(우리 파이가 환수족으로 유명한 이유에는 어린 나이에 계약을 해서 이 곳에서 내 집사로서 일하고 있는 이유가 크다.)


“그럼 시간도 부족한데 협박보다는 다른 방법이 더 빠를 것 같은데? 예를 들어, 부탁해서 가르쳐 달라거나 애교를 떤다거나.”


“”참~나.””


“왜?”


“이 여자가 뭘 몰라도 한참을 모르네. 파이가 그런 환수였으면 ‘고양이 귀족’이라는 별명도 안 붙었어.”


“응응. 모르네, 몰라.”


아, 뭔가 속 깊숙한 곳에서 끓어오르는 빡침을 느끼며 나는 화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기들에게 화를 내면 내가 지는 거야. 그~럼, 지는 거지. 후후후, 나는 매섭게 두 어린 냥이들의 뺨을 잡고 옆으로 주욱 늘렸다. 말하는 투에서 처음에 만났을 때의 파이 냄새가 나는 것이 확실히 파이의 친구인 것 같아, 아기들아.


“그런데 말이야, 이 누나가 이곳에 내려온 초보 환수를 전에도 훌륭하게 잘 가르쳤거든? 후후후, 그래서 말인데 우리 파이 만나기 전에 저기 뒤뜰로 가서 이 누나한테 인간계에 대한 상식과 어떤 성격과 인격을 갖춘 인간들이 있는 지에 대해서 좀 배우고 가는 게 좋이 않을까? 너희들도 그게 좋다고 생각하지? 따라오렴.”


그리고 귀엽게 생긴 미지의 생물, 카노와 아멜들은 나에게 레이디의 무서움을 배웠다고 한다.



현재.

그렇다, 지금의 웃고 있는 나조차 처음부터 관조자였던 것은 아니다. 격렬한 정신교육 재무장을 통해 아가들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자박자박 말로써 까 엎어준 다음에야 카노와 아멜, 두 사고뭉치 쌍둥이가 내 말만은 고분고분 잘 들으며 떠받들어 주게 된 것이다.



다시, 어제 아침.

“그러니까 말이지~요, 대장. 파이는 환계에서 동기들한테는 괴짜로 통하지만, 우리 가문 어른들이랑 꼬마 애들은 파이를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고 치켜 세운다고~요. 고양이 귀족이라는 별칭도 그 예우로 붙여준 거고~요. 근데 녀석은 환계에서 딱 해야 할 일만 하고 사라져~요. 기껏 불러 세워서 말을 건네면 마스터가 사고를 어쩌고, 아가씨가 외출을 저쩌고 하면서 사라진단 말야~요. 대장이라면 분통 안 터지겠어,요? 난 이번에 꼭 계약자와 계약 소환하는 법을 배울거야~요.”


“인사 다 씹혔어요, 대장. 도와주세요.”


아멜은 아직 정신수양이 많이 부족하구나. 말을 하는 와중에도 자꾸 익숙한 반말을 툭툭 던지다가 내 눈치를 살금살금 보며 요자만 붙이는 어색한 존댓말을 사용했다. 그래도 귀여우니까 봐주는 거야. 내 무언의 눈치에 아멜이 흠칫 했다. 뒤이어 내 아빠다리 위로 앉아있는 카노가 고개를 살짝 돌려 부탁을 한다. 으음, 카노 너무 귀엽다. 흐규규! 뀨! 한번만 해봐, 응? 내 말에 카노가 뀨. 뀽? 하며 따라한다. 나는 카노를 꼭 안은 상태로 카노의 머리 위에 턱을 괴며 반 이상 넘어간 마음으로 진지하게 카노와 아멜의 편을 들어줘야 하는지 생각했다. 아멜이 가짜 눈물로 눈동자를 촉촉하게 만든 상태로 확정 지었다.


“뀨!”


그래. 알았어. 너희가 파이를 협박하든 말든, 앞의 사항만 지켜준다면 잠시 동안 내 관조자가 되어주리라.


그 한마디가 내 가벼운 입술을 열고 튀어나왔다.


미안, 파이. 당분간 네 아가씨는 찾지 말아줄래? 절대, 이게 재미있어 보여서 벌이는 짓은 아니야. 아이들이 네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도저히 말릴 수 없었는걸!


그리하여, 환계 최고의 악동들이라는 별칭을 가진 아가들이 카페 체리블로섬에 마스터의 허락을 맡고 입성하게 된 것이다.




파이는 장작을 넣다 말고 갑자기 나타난 아멜과 카노를 보며 깜짝 놀라 긴장태세로 둘을 지그시 쳐다보며 경계심 가득한 인사를 건넸다.


“너희 여기 어떻게 왔어? 아가씨, 어떻게 되신 거에요?”


실례, 인사가 아니라 추궁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날 선 반응에 놀란 건 나뿐이었지만. 아멜과 카노는 익숙한 일이라는 듯 잡고 있던 내 양손을 살짝 당겼다. 내가 눈치껏 그들과 키를 맞추어 쭈그리고 앉아 눈을 마주치려는데 카노가 덥석 내 목을 끌어 당기는 동시에 아멜이 외쳤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엘리트 환수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너의 소중한 에클레어 아가씨는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하아?”


황당한 눈빛으로 아멜을 보던 파이가 마저 장작을 넣으며 코웃음을 쳤다. 무심한 파이의 반응에 아멜이 눈을 반짝이며 금지된 단어를 꺼내 들었다.


“말하지 않는다면, 아가씨를 유괴해서 이런 저런 짓을 해주마!”


“…장난은 정도껏 해. 아가씨 안 놔주면 나 화낸다.”


“우리가 장난하려고 힘들게 환계 문을 비틀고 나왔다면, 오산이야!”


“진심이다, 이거냐?”


으음, 이건 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걸? 파이는 한없이 나른한 눈동자로 카노와 아멜을 쳐다보았다. 날 붙잡고 있는 카노가 마른 침을 삼키는 것이 느껴졌다. 저기, 진짜 소꿉친구 맞는 거지, 카노야? 너희들, 파이를 만날 때마다 이런 장난을 쳤으면 파이가 좀 피해 다니는 이유를 알 것 같은데… 나와 아빠가 없을 때 환계에서 돌아다니는 파이는 저런 낯선 표정으로 그들과 지내는 모양인가 보다. 왜냐면 아멜과 카노는 긴장은 했지만 익숙한 듯 보였으니까. 오랜만에 본 소꿉친구들의 반가운 분위기를 기대했던 내 생각과는 다르게 원래도 썩 좋지 않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급다운 되며 싸늘해졌다.


처음에는 기가 막혀 하던 파이도 카노가 내 목에서 손을 떼지 않자, 예쁘게 빛나서 내가 좋아라 하는 호박색 눈동자의 동공이 한없이 가늘어지며 커지더니 손톱을 뾰족하고 길게 세웠다. 송곳니를 드러내며 귀를 머리에 닿을 듯이 젖힌 파이가 온전히 공격용으로 전환하며 숨을 참으며 기회를 노린다. 보조계열 환수족인 파이의 공격형 모습은 나로선 굉장히 옛날에 본 이후로 오랜만이라 낯설게 느껴졌다.


짐승의 소리처럼 으르릉 댄 파이가 낮게 속삭였다.


“너희, 다치고 후회하지마.”


타닥 하고 장작이 불타올랐지만 카페 라운지는 얼어붙은 분위기로 차갑다 못해 칼로 찌르듯 날카로웠다.





작가의말

귀염귀염 열매를 먹은 애들을 장착해보았습니다. 어떠신지?


월망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낭만클럽님, 주말내내 달려주시다니 ㅋㅋㅋㅋ 크림의 느긋하게와 에릭의 여유있게를 부디 즐겁게 즐겨주세요. 부탁하신 다음글 투척합니다.


오타와 비평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선추코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저와 함께 천천히 걸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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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53 낭만클럽
    작성일
    13.06.28 01:10
    No. 1

    으아아아아앙아아앙 새글새글 핡...
    왜이렇게 늦게 오셧어요 ㅠㅠ
    우선 한편 읽고 아빠미소 작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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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여섯 번째 손님. 깜짝, 깜찍, 발칙한 악동들 등장. +1 13.06.28 337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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