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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프 님의 서재입니다.

cafe, 체리블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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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프
작품등록일 :
2013.02.03 22:51
최근연재일 :
2013.07.15 23:56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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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8
추천수 :
144
글자수 :
236,186

작성
13.06.06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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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5. 1월의 축제 “퀘백국의 겨울 카니발, 페테 데 네이쥬”

DUMMY

축제의 넷째 날이 밝아왔다.


세인트로렌스 강에는 오전부터 수많은 인파들로 북새통이었다. 선수단과 선수들을 응원하러 나온 가족, 친구, 동네 사람들, 구경하러 온 관광객, 그리고 카메라와 영상석을 들고 촬영준비를 하는 방송국 사람들과 신문기자들로 북적거리는 모습이 한겨울의 추위도 잊게 만들었다.


에릭이 세인트로렌스 강을 배경으로 셔터를 누르다 말고 뒤돌아 에클레어에게 물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카누레이스 아닙니까?]


에클레어가 동그란 눈을 깜박깜박 이며 대답했다. 네, 맞는데요? 다들 카누 들고 나와있잖아요. 에릭이 제국에서도 인기 있어 시민들 누구나 다 아는 카누 상식을 대답했다.


[물의 흐름을 타고 카누의 노를 저으며 레이스를 펼치는 게 아닙니까? 세인트로렌스 강이 경기장이고요.]


에클레어가 싱긋 웃으며 양 손으로 엄지를 치켜 세우며 말한다.


“후후, 정답이세요.”


그런 에클레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하던 에릭이 뒤 돌아 얼어붙은 강을 가리켰다.


[제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지금 세인트로렌스 강 중간중간 꽁꽁 얼어있는 곳들이 눈에 보입니다만?]


에클레어가 잘 보신 거 맞아요. 라고 말하며 설명을 덧붙였다.


“선수들은 저 출발선부터 출발해서 여기 도착선까지 노를 저어서만 온다면 도착하지 못하겠죠?

곳곳에 있는 얼음 장해물들을 통과하려면 누군가의 힘이 필요하겠지요?”


[흠, 우승은 콕스의 능력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겠군요.]


에클레어가 다시 양손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정답!을 외쳤다. 오늘 경기에서 콕스는 타수를 조정하며 동시에 얼음을 깨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어떻게 깨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인데 각 팀마다 또 어떤 기발한 작전들이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관람자들에게 좋은 구경거리가 된다.


출발선에선 경기를 시작하기 위해 카누들을 나르고 있는 선수들과 이미 날라 놓고 몸을 푸는 선수들, 대기실에서 나와 카누를 가지러 가는 선수들 등이 있었다. 에클레어가 그 많은 선수들 중에서 자신이 응원하러 나오게 된 이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었다. 한눈에도 훤하게 들어오는 분홍머리가 에클레어의 손을 읽고 설렁설렁 흔들어 준다. 그녀가 오라버니, 파이팅 하고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에릭이 그제서야 에클레어가 보던 곳을 향해 시선을 주며 물었다.


[아시는 분께서 참가하십니까?]


“네, 제 스승님이자 멘토(조언자)이자 오라버니 시랄까. 카페 운영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어수룩한 절 여러모로 많이 돌봐주세요.”


저를 챙기느라 그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지 않은 것 같아 에릭이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하며 여기서 가만히 기다릴 테니 만나러 갈 것을 추천했다. 에클레어가 상냥한 배려 감사하지만 괜찮다고 얘기한다. 그녀는 주저하다가 에릭의 투명한 하늘색 벽안을 마주하며 무언가를 물어보려다 다시 입을 꾹 다물고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 뒤 약간 어색해진 분위기로 둘은 시청 문양이 그려진 천막을 향해 걸었다. 시청 주최 하에서 공식적인 도박으로, 일종의 마권처럼 일정금액의 세금을 뗀 나머지를 당첨금으로 나눠준다. 게시판에는 경기 예상 승률과 참가하는 인원들의 키, 몸무게, 체력 등 기초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정보를 뒤덮고 우승의 사로 잡을 키 포인트인 얼음을 깨고 달려 나갈 수 있는 콕스의 능력 정보는 비공개로 설정되어 있었다.


“에릭씨도 한번 걸어보시겠어요?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거고, 인당 한도금액이 정해져 있어서 한탕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은 없어요. 이 도박 용도가 응원 열기를 올리는 수단 밖에 안돼서.”


[글쎄요, 전 누굴 응원해야 할 지 몰라서. 에클레어 양은 어느 팀에 하십니까?]


“그럼 저랑 같이 오라버니 응원해요. 오라버니가 4조니까, 4조 응원도구 2개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담당자에게 은화 주머니를 건네고 4조 팔찌를 건네 받았다. 그 것을 팔목에 끼자 둘이 입고 나온 코트부터 신발까지 4조의 포인트 칼라인 산뜻한 초록색으로 변했다. 연금술사 연합협회에서 만든 물품이네요. 에릭이 옷을 보고 휘둥그래 해지자 에클레어가 말했다. 응원을 하는 사람들이 온통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포인트 색으로 변해 응원석으로 향했다.


출발선상에서는 7팀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얼음지역이 끝나는 부분이면서 결승선이 눈에 들어오는 명당 자리를 선점한 에클레어와 에릭이 대여한 망원경으로 4조를 찾았다. 에클레어가 요즘 통 얼굴 보기 힘들더니 연습하신다고 못 본 거였구나. 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경기 종목은 카누 스프린트로 경기장에서 일정한 거리를 경주하여 선착순으로 순위를 정하는 종목을 일컫는다. 스타트 존에서 피니쉬 존까지 총 1000m 즉, 1km에 달했는데 그 중 400m 가까이가 살얼음이나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출발선에 심판이 섰다. 심판이 정령석에 힘을 불어넣자 윈드스톤에서 구름의 정령이 나와 공중에 두터운 회색 구름으로 카운터를 띄운다.


“3”


“2”


“1”


둥! 신호에 맞추어 출발라인의 심판이 북을 울렸다.


7대의 카누가 동시에 차가운 물살을 가르며 쏜살같이 튀어 나왔다. 구름의 정령은 계속해서 1등을 하는 조가 몇 미터를 지나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초반은 물, 중반은 얼음, 후반은 살얼음이 낀 물이라 협동심은 기본적으로 중요했다. 응원하는 오라버니네 조가 선두 주자와 엎치락뒤치락 1등 싸움을 하자 에클레어도 작은 손을 꼬옥 쥐고 덩달아 긴장한 듯 발꿈치를 들었다 놓는다. 순식간에 선두 그룹이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를 향해 힘차게 노를 저어 달려나가자 응원하는 이들의 응원 소리도 열기를 더해 나갔다.


[멋있군요. 모두들 일반 시민들이라고 하셨는데 이번 축제를 위해 저렇게 합심해서 노를 젓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 보이는 군요.]


“축제를 허투루 즐길 수야 없으니까요. 출전 동네나 동아리의 이름을 걸고 나가는 만큼, 모두 최선을 다했을 거에요. 저기 꼴등을 하고 있는 6조도, 속도가 안 나서 그렇지 노를 젓는 팔은 다들 일치하고 있는 것 보이세요?”


그러는 사이 선두 주자들이 얼어 붙은 강에 도달했다.


1등을 하고 있는 조는 2조였다. 콕스가 인어족이었는지 순식간에 귀와 손 사이가 지느러미화 되고 다리 대신 인어의 꼬리가 생겼다. 물 색을 닮은 푸른 피부의 손을 치켜 들자 빛이 나더니 아시시들이 소환되었다. 아시시는 얼음을 부술 수 있는 대형 어류인데 그들이 지나간 자리는 얼음조각들이 산산조각 나버린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아시시는 북해에 서식하는 해양생물로, 아무리 인어족이 소환마법으로 소환했어도 그들이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아주 짧았다. 대략 8~10초가 지나자 아시시들이 깨부수다 만 얼음 조각들이 강 위에 떠다니고 있었다. 2조는 예상했다는 듯 노에 달린 쇠붙이로 얼마 남지 않은 얼음들을 깨며 나아갔다. 1등을 하던 2조가 지지부진 자리에 머무는 동안 다른 조들이 급속도로 거리를 줄여 나갔다.


2등을 하던 4조의 콕스는 화염 마법이 특화된 마법사였다. 아마도 불을 이용해 얼음을 녹이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진행자의 진행 멘트가 구경꾼들에게 들렸다. 얼음이 녹으면서 자욱이 낀 수증기로 인해 4조의 진행속도가 얼마나 앞서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기에 구경하는 이들은 진행자의 멘트를 들으며 상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에릭은 꽤 흥미로웠는지 평소보다 많은 말들을 내뱉었다.


[정말 재미있는 방식입니다. 카누라는 경기 자체도 흥미진진한데 이런 식의 마법들과 결합 해서 진행되다니.]


[저기 7조는 콕스가 얼음을 깨는 방법을 익혀오지 못했나 봅니다. 그냥 카누를 얼음 위로 들어올려서 썰매처럼 밀면서 오고 있군요.]


[아, 1조가 가는 레인에 갑자기 이끼들이? 왜 갑자기 얼음이 깨지는 겁니까?]


갑자기 7살 난 아이를 둔 엄마의 심정이 된 에클레어가 하나하나 대답해주며 생각한다.


에릭씨는 분명 나보다 5살 연상의 신사분이신데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 그 자리에서 물어보는 행동들이 아이처럼 천진난만하다니까.


깨물어 주고 싶은 귀여움에 엄마 미소를 지으면서.


“저건 냉한 사막지대에서 자라는 열 이끼라는 식물이에요. 비가 오지 않는 냉랭한 기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음을 물로 변환시켜 자기 몸에 축적하는 기능이 있어요. 아마 저 콕스는 식물보호기사 면허증을 갖고 있으시나 보네요.”



{생각도 할 수 없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왔다.

하지만 아시시들의 얼음 깨는 기술이 워낙 압도적이었는지 결승선에서 거의 따라 잡힐 뻔 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누레이스의 경기는 반전이 없이 2조의 승리가 되었다. 그럼에도 손에 땀을 쥐는 스릴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 붙는 4조와 3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2조가 도착했을 때를 시작으로 꼴찌인 6조가 도착할 때까지 환호를 하며 우승 축하가 아닌 완주 축하를 던진다. –본문 내용 일부 발췌-}



에클레어와 에릭이 응원하던 4조는 3등으로 입상을 했는데 수증기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뒤따라 오던 3조(콕스가 물의 정령을 불러내 따뜻한 온천수로 얼음을 녹였다.)에게 추월을 당한 탓이었다.


시상식 자리 중 3등 동메달을 걸고서 응원 나온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있는 오라버니에게 멀리서 눈인사를 하고(쳐다보면 바로 눈치채니까) 온 에클레어가 에릭을 이끌고 다른 이벤트와 행사를 구경하러 가자고 말했다.


[인사하러 가보시지 않으셔도 되겠습니까?]


“네, 오라버니야 나중에라도 인사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 즐길 수 있는 축제들을 에릭씨한테 다 소개시켜주기에도 시간이 너무 부족한걸요?”


에릭은 전 괜찮습니다만? 인사하고 오셔도 됩니다. 하고 정중히 말해주었지만, 에클레어는 그냥 쓴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을 뿐이다.


그녀는 아까 에릭에게 하려다 주저했던 말을 생각했다.


다니엘 오라버니야, 주말마다 혹은 내가 시간 나는 데로 놀러 가서 보면 그만이지만. 에릭씨는 이번 축제를 끝으로 제국에 돌아가시니까. 최대한 즐겁게, 그리고 많은 걸 옆에 붙어서 설명해 드려야 하는 걸요…... 지금은 그것에만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못 다한 말이 가슴을 억누른다.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몽레알은 이제 겨우 몽레알로 들어오는 문을 열었을 뿐인데 에릭은 축제 기간이 다하고 돌아갈 것이다. 엘레나의 편지에 적힌 한 달 정도 부탁한다는 문구를 떠올린 에클레어가 저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며 아쉬움을 달랜다.


작가의말

슬금슬금 발 넓은 에클레어 친구들이 여기저기서 갑툭튀하고 있네요.


참, 에클레어는 이번 달 용돈을 모두 날린 관계로 거지입니다. 

도박은 인생의 낭떠러지☆★


오타와 비평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선추코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저와 함께 천천히 걸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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