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98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18 17:15
조회
435
추천
8
글자
11쪽

128.

DUMMY

난세가 오려나? 연속으로 들려오는 소식들에 천하 무림이 격동했다.


오랜 평화에 젖어 있던 강호가 연거푸 들려온 소식들로 인해 시끄럽고 야단법석이 됐다. 하나 같이 호사가들의 입맛을 당기는 굵직한 사건들이었다.


먼저 시작은 군림맹이었다. 무림맹 안에 군림맹이란 비밀스런 세력이 있고 그들이 이십 년 이상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이 소문이 돌 땐, 사람들은 쉽사리 믿으려 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만든 것으로 치부했었다.


헌데 대문파들에서 군림맹을 언급하고 대처를 모색하자 사람들은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됐다. 군림맹이 단순한 비밀결사가 아니라 무림맹을 전복하고 천하에 군림하려는 불온한 세력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귀 밝은 무림인들은 새롭고 흥미로운 사건들에 흥분하면서도 마음 한켠엔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오랜 평화가 깨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바로 혁련세가와 무막의 일들이 알려지게 됐다. 팔대세가 중 하나인 혁련세가가 대막의 지배자, 무막을 악양으로 불러들인 사건은 무림맹을 발칵 뒤집어 놨다.


하루도 조용한 날 없이 총단에선 격렬한 회담이 오갔다. 급기야는 혁련세가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 무림맹 탈퇴를 선언하는 대사건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날조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혁련세가 사람들이 총단에서 철수했다는 이야길 듣자,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들려오는 후문에 맹주 하후영이 길길이 날뛰며 몰아붙여 혁련세가와 적대 관계까지 됐다는 말도 돌았다.


세상이 어수선하다. 사람들이 셋 이상 모이면 저마다 각자의 추측으로 혁련세가를 두고 이야기를 생산해 냈다. 그것이 또 사실인양 덧붙여져서 세상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무림맹에서 녹림십팔채 중에 하나인 산서의 대룡채를 치기 위해서 토벌대가 벌써 오대산 근처에 도달했다고 한다.


이것도 큰 사건인데 떠도는 소문엔 대룡채가 군림맹과 손잡은 정황이 밝혀졌다고 해서 끓는 물에 기름을 부었다. 그 과정에서 대협으로 이름 높은 철선풍 동방욱이 살해당했다 하고.


사람들은 대룡채에서 끝나기를 바랬다. 녹림 전체로 확전되지 않기를 희망했다. 십오 년 전에 있었던, 무림맹의 녹림칠십이채 정벌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랬다.


그리고 이젠 더 없겠지 했는데··· 언제부턴가 은밀히 퍼지는 소문 하나.


이건 너무도 충격적이어서 사람들이 드러내 놓고 떠들지 않았다. 앞에서 언급한 충격적인 소식들을 다 합해도 마지막 소문엔 비할 바가 못됐다.


바로 마교!


마교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장안 일대에서 돌다가 점점 천하 각지로 퍼져 나갔다. 천년 동안이나 이어져온, 공포스런 마교란 존재는 무림인들의 무의식을 건드렸다. 마교 이야기에 사람들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불안을 느꼈다.


거기에 얹어진 비천의 이야기 한토막


오랫동안 떠돌았던 비천의 몰락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비천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한다. 그것도 마교에 의해서···


강호인들은 이것까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럴리가 없다며 애써 무시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알 수 없는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대대로 비천이 무림과 멀리 지낸다 해도, 오랜 시간 실제로 비천을 봤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분명 이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얘기는 마음속에 묻어 뒀다.


바라보기에 덜 불안하고 고통스럽지 않은.. 또 흥미도 있는 군림맹이나 혁련세가, 무막, 녹림의 일들을 꺼냈다.


사람들은 모처럼 주어진 풍성한 이야깃 거리를 맛있게 뜯기 시작했다. 방석 밑에 불안, 공포를 깔고 앉아서···.





지금 얘기한 모든 소문들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가 빠르게 오대산자락을 달리고 있다. 위진성은 사마륜을 찾아 한참을 달렸었다. 그렇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엄한 곳을 찾고 있다는 걸 깨닫고 서둘러 길을 되돌아 가는 중이다. 그제야 일행들이 생각난 것이다.


‘사마륜, 다음엔 그냥 보내지 않는다’


그 자가 왜 마법사를 대동하고 직접 자신 앞에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이유가 있겠지만 알 이유도, 딱히 알고 싶지도 않다.


이미 그에게 사마륜은 반드시 빠르게 제거해야 하는 자로 뇌리속에 박혔다. 다음엔 살아 돌아가지 못하리라.



‘언형은, 일행들은 무사할까?’


일행에게 생각이 미치자 신법이 빨라졌다. 분명히 대룡채를 상대로 고전하고 있을 것이다. 조금만, 조금만 더 버터주길···


파라락 파라라락


나무들이 흐릿하게 지나간다. 눈으로 형태를 인식하기도 전에 지나치기에 뭉그러져 보였다.


쐐애---액-

슉!

사뿐~


그가 몸을 한바퀴 돌며 떨어져 내렸다. 굉장한 속도였지만 착지할 땐 작은 소음도 발생하지 않았다. 깃털 하나가 내려서는 움직임이었다.


내려선 곳은 아까 대치하던 곳. 그런데 방금 전까지 많은 인원들로 좁아 보였던 곳이 지금은 산사람은 없고 싸늘한 주검들만 있었다.


여기저기에 몸이 갈라지거나 구멍이 뚫린 상태로 쓰러져 있었다. 자신이 떠난 후 대룡채의 일반 수하들도 왔었나 보다. 시체의 대부분이 대룡채 말단 부하들이었다.


하지만 간간히 비선당원들 모습들도 있었고, 드물게 대룡채 간부들의 시신도 보였다. 치열했던 흔적들이 여러군데 남아 있었다.


분리된 팔, 다리부터 어느 곳인지 뭉텅 잘려진 살덩이에 떨어진 귀까지.


다행히 언지군, 팽진, 황보헌의 시신은 없었다. 그는 곳곳에 남은 흔적들을 보며 싸움을 해석해 갔다.


‘저기 움푹 파인 곳은 진각이고 여기 터진 바위는··· 팽가 도법 같구나. 저 구덩인 황보세가 천왕삼권인 거 같고..’


그는 더듬거리며 한방향을 바라봤다. 그곳으로 팽진과 황보헌이 지나간 것으로 보였다.


‘일단-’


그는 그리로 신형을 날렸다.



가는 길에는 얼마에 한 번씩 싸움의 흔적들이 있었다. 시신이나 떨어진 병장기들도 보였고. 급하게 달리던 그가 갑자기 뚝 멈춰섰다. 그가 보는 곳을 따라가니 바위가 있었다.


위진성은 바위에 가까이 다가갔다. 바위 머리부위에 굵직한, 동강 난 도신이 박혀 있었다. 깊숙히도 박혔다.


‘팽형’


비선당원들 시신 여섯 구도 보였다. 여기서 큰 싸움이 있었다.


‘그런데 대룡채가 이렇게 조직적인가?’


뭔가 상당히 조직적인 냄새가 났다. 마치 군대처럼. 그가 상체를 굽히고 일대를 자세히 조사했다.


‘무공이 단순하지만 굉장히 실전적이다’


군더더기 없었다. 당원들 몸에 난 상처들을 보면, 힘으로 밀고 뭉갠 자국들을 여러 군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녹림에 이런 곳이 있나?’


이럴 땐 자신의 견문 부족이 매우 아쉬웠다. 녹림십팔채 중 이런 곳이 있는지 알 수 있으면 상당히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위진성은 방향을 정하고 다시 경공술을 펼쳤다.


휙 휙


이후부터 발견되는 시신들은 대부분이 비선당이었다. 녹림으로 보이는 주검은 많지 않았다. 아마도 일류 이상 고수들 간의 싸움이 펼쳐졌고, 무공이 딸리는 비선당원들이 쓰러져 간 것 같다.


흔적을 보며 뒤따르는 그의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갔다. 이대로 계속 전개됐다면 비선당의 전멸이 그려졌기 때문이었다.


슈우우—



쾌속하게 전진하던 그가 우뚝 멈춰섰다. 멈춰선 곳은 일대가 쑥대밭이었다. 아름드리 나무는 죄다 부러졌거나 터져나갔다.


땅은 패이고 덩굴이나 거친 나무들로 가기 힘든, 길 아닌 곳은 갈고리로 쓸어낸 듯 맨 땅이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시신들.


열 구의 시신 중 절반이 비선당원이었다. 그가 다가가보니 시신들에는 이 차 가해 흔적이 있었다. 상대가 이 와중에도 확인 사살을 한 것이다.


위진성의 눈이 찌푸려졌다.


‘이건··· 녹림의 방식 같지 않은데?’


위진성의 눈에 이채가 반짝였다. 저 중에 이 차가 아니라 삼 차 가해를 당한 시신이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마경일, 그 였다.


마경일은 심장에 구멍이 뚫린 것도 모자라 목이 잘려 있었다. 얼굴도 심하게 손상이 되어 위진성이 의복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면 몰라볼 정도였다.


그는 옆에 쓰러져 있는 녹림도를 봤다. 가슴이 뭉개져 즉사였다.


‘황보헌인가?’


그런데 남은 시신들을 보던 그는 약간 이상함을 느꼈다.


‘생김새가··· 이쪽이 아닌 것 같다!’


일단 덩치들이 다 컸다. 그리고 작은 눈에 광대뼈가 도드라져 보였다. 품을 뒤졌지만 하나 같이 소지품들이 없다.


위진성은 한번 더 주변을 살펴보고는 다시 흔적을 따라 이동했다. 길이 오르막길이라 좁아 들었다. 그리고 시신들이 하나씩 쓰러져 있었고.


그가 좀 더 올라가자 길 중간에 시신 한 구가 나무 등걸에 기대어 있는 게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아는 자였다.


“팽진..”


그는 직도붕산 팽진이었다. 그가 길이가 반으로 줄어든 도를 꼭 쥐고 오대산 어느 자락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죽음에 그렇지 않은 게 어디 있겠냐만, 참- 허망한 죽음이었다. 패기만만한 젊은이가 다 피어보지 못하고 산중에서 명을 달리 했으니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위진성은 잠시 망자의 명복을 빌고 시신을 살펴봤다. 그의 몸엔 상처 자국이 많았다.


그중에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을 꿰뚫은 상처였다. 들여다보니 검이나 도는 아니다. 굵고 동그란게 뒤에까지 일정한 두께로 뚫었다.


“창?”


창일 수 있겠지만··· 녹림도들이 창을 쓰나? 녹림도들은 대부분 검이나 도를 사용한다. 산에서 창은 쓰기 좋은 병기가 아니었다. 갈수록 녹림과 다른 이질적인 게 눈에 띄었다.


‘황보헌’


팽진을 수습할 시간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안타까운 눈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했다.


파라락-


그리고 다시 달려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가 사마륜을 쫓다가 돌아온 것은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었다. 전력상 많이 밀릴만한 비선당이었지만 지금 정황으로 봐선 그가 떠나고 얼마 안 돼 비선당이 도주하고 대룡채가 추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그럴 정도로 싸움이 일방적이진 않았을 것이다. 또, 무엇보다 도주한다면 산으로 오르는 길이 아니라 산을 벗어나는 반대로 가야 맞다.


이곳이 앞마당인 대룡채이고 또 위진성이 그리로 갔으니 말이다. 뭔가 계속 앞뒤가 안 맞았다. 그런데 이렇게 가정하면 들어 맞는다.


‘다른 세력이 대룡채, 반대쪽에서 나타나 손잡고 비선당을 포위 협공했다면 말이지’


그랬다면 일의 추이가 설명이 됐다. 만약 추측이 맞다면 다른 세력은 어디일까? 다른 산채에서 지원을 온 것인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언형은 무사할까?’


그는 처음 장소에서 언지군이 향한 곳은 찾지 못했었다. 팽진, 황보헌이 같은 방향으로 갔다는 흔적을 찾고 이리로 온 것이다.


일단 지금 일에 집중하자.


벌써 산을 하나 타 넘었다. 한동안 시신이나 싸운 흔적이 안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교 종결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6 266. 완결 +2 23.06.02 189 2 12쪽
265 265. 23.06.01 184 4 13쪽
264 264. 23.05.31 173 4 12쪽
263 263. 23.05.30 132 4 12쪽
262 262. 23.05.29 138 2 12쪽
261 261. 23.05.28 134 3 12쪽
260 260. 23.05.27 156 4 11쪽
259 259. 23.05.26 217 4 11쪽
258 258. 23.05.25 130 4 11쪽
257 257. 23.05.24 153 4 12쪽
256 256. 23.05.23 132 3 11쪽
255 255. 23.05.22 154 4 11쪽
254 254. 23.05.21 174 4 11쪽
253 253. 23.05.20 151 4 12쪽
252 252. 23.05.19 154 3 11쪽
251 251. 23.05.18 186 4 11쪽
250 250. 23.05.17 190 4 11쪽
249 249. 23.05.16 197 3 12쪽
248 248. 23.05.15 244 4 12쪽
247 247. 23.05.14 183 4 12쪽
246 246. 23.05.13 173 4 12쪽
245 245. 23.05.12 167 4 11쪽
244 244. 23.05.11 160 4 11쪽
243 243. 23.05.10 199 4 12쪽
242 242. 23.05.09 188 4 11쪽
241 241. 23.05.08 181 4 11쪽
240 240. 23.05.07 175 4 11쪽
239 239. 23.05.06 208 4 11쪽
238 238. 23.05.05 186 3 12쪽
237 237. 23.05.04 202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