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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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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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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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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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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42.

DUMMY

“그동안 틈틈이 만약을 대비해 준비해 왔던 거뿐이오. 가주들도 잘 아는, 사대 마인을 만들기 위해 잡아들였던 자들 중 쓸만한 자들로 백귀혈단을 채웠소.

앞으론 이 자들로 태행산까지, 저들을 최대한 유인할 것이오. 그러니 이제부터 각 마가들은 물러나 도화곡의 일을 준비해 주시오.”

“잠깐. 하나 물어보지.”

“뭐요? 사가주.”

“왜 하필 지금이지? 그럴 생각이었으면 처음부터 백귀혈단을 썼으면 되지 않았나?”

“처음부터 그랬다면, 백도의 늙은 능구렁이들이 어떻게 나올지 누가 안단 말이오? 백귀혈단이 신교의 마공을 익혔다 해도 비천의 무공이 군데군데 섞여 있소. 이상함을 눈치챌 수도 있었겠지···”

“그럼 지금은?”

“이미 승기를 거머줬다는 생각이 저들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할 것이오. 중소문파들까지 포함된 어수선한 마당에 설령 한, 둘이 눈치 챈다 해도 대세를 돌리진 못할 것이오. 그럴 시간도 없을 거고.”

“흠~···”


일리 있는 말이다.


저 변태놈의 말대로만 되면, 단번에 백도에게 굉장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더구나 지금부터 마교도들은 뒤로 빠진다 하지 않는가?


마가주들이 서로 눈빛을 주고 받았다. 이어서 고개들을 끄덕였다.



#



진소군은 하루하루 은하광검에 몰입해 지냈다. 눈 뜨면 검을 들고 연공실로 향했고 먹을 때도, 심지어 자는 시간에도 꿈을 꿀 정도였다.


덕분에 위진성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오늘도 이문회로부터 무림 정세에 대해 들은 것 말곤 석실에 있었다.



“현실을 직시하라···.”


그가 계속 침상에 누워만 있다고 속편한 한량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머릿속은 충분히 복잡했으니.


그는 척군영과 싸운 이후, 한순간도 꺾을 방법을 생각치 않은 적이 없었다. 말하면서도, 걸으면서도 머리 한쪽은 늘 흑뢰화에 가 있었다.


위진성도 풍백이 알려준, 풍백비천과 검왕검로를 하나로 해 펼치고 싶었다. 그날 이후로 쭉 생각해 왔고 어설프게나마 비슷하게 펼칠 순 있다.


그것으로 하후영이 숨어든 뒷공간을 가르고 열었지 않았는가?


허나 그는 온전히 펼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되질 않았다. 풍백의 가르침대로 숱하게 해 봤지만 진기의 충돌로 펼칠 수 없었다.


실전에서 절대고수들 간의 대결 중에 어설픈 무공을 펼치는 건 금물이었다. 더구나 그때 위진성은 한번 펼칠 때마다, 공력의 대부분을 소모해야 할 정도였었다.


왜 안 될까?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유쾌중파의 이질적인 공력들을 한번에 일으키는 것도 힘든데 그것들을 한점으로 응축해야 한다.


위진성은 광군과 싸우면서 될지도 모른다 생각했었다. 풍백비천을 먼저 펼치고 진기가 응축된 곳에서 유쾌중파로 공력을 변환하려 했었다.


허나 가능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라도 그렇게 세밀하고 빠른 진기 운용은 불가능했다.


지끈 지끈


머리가 아파온다.


벌떡


그는 침상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걸어 나갔다.




사람들이 막 잠자리에 들 이경 무렵에 향산을 오르는 이가 있다.


젊고 훤칠한 키의 미남자가 이 시각에 홀로 오르는 걸 보면, 어느 여인이 그를 애태우게 하고 있는 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애태우는 건 맞지만 여인이 아니라 무공이었다.


위진성은 생각에 잠겨 걷다 보니 발길이 자연스럽게 향산사로 향했다. 생각이 복잡해서 그런지 고즈넉한 곳을 찾게 된다.



부도들이 있는 곳에 이른 그는 천천히 거닐었다. 눈에 들어오는 대로 가볍게 부도를 보면서 지나쳤다. 가끔 서서 이하강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사위는 쥐죽은 듯 고요하고 적정하다.


사찰 특유의, 규율이 바탕이 된 수행의 향기가 마음의 긴장을 풀게 했다.


편하다. 쉴 수 있다. 움츠러 들었던 신체와 감각들이 활짝 열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오감이 열리고 세상이 열린다.


밖의 세상에서 내 안의 또 다른 세상으로···


작은 구멍에 빨려들 듯 진입해, 열린 곳에 이르렀다. 그리고,



거기 세상이 있다!

다시, 그 세상을 만났다.



한 면에 보는 것과 듣는 것, 알아지는 것이 하나고 과거와 현재가 입체적으로 공존하는 세계. 평소엔 볼 수 없었던 선과 면들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위진성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자유와 밀밀함, 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좌측에 검왕검로가, 우측으로 풍백비천이 떠오른다.


둘은 서로 섞여 들었다. 있는 길인데 못 보던 것, 알지 못했던 면들이 한번에 입체적으로 합해지고 두 무공은 원래 하나인 듯 결합되었다.



위진성의 마음에 환희와 만족감이 가득해지자, 그는 어느새 이곳 세상에 있었다. 부도들은 여전히 고요하고 이하강은 흐른다. 투명하게 변했던 위진성의 눈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오른손을 내려다봤다.


검을 갖고 오지 않았지만, 그의 내면엔 또렷히 면과 길들이 그려져 있다. 그는 검을 든 것처럼, 자신이 본 것을 오른손으로 펼쳐냈다.


그의 마음 속에서 풍백비천과 검왕검로가 하나가 되어 부도들 위를 스쳐 간다. 위진성은 새벽이 밝아올 때까지 내관하면서 심득을 계속 펼쳤다.


펼치면서 알게 되었다. 유쾌중파의 힘이 미간 사이 인당혈에 자리할 때, 보이지 않던 선과 면들이 나타난다는 걸.


참고로 인당혈은 상단전이라 불리기도 한다.


중원 무림에서는 상단전이나 중단전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허나 중원 무림의 뿌리라고 할 수도 있는 천축(보리달마는 천축 사람이다)에서는 꽤나 중요하게 다룬다.


위진성은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 속에도 밝은 빛이 비치는 걸 알게 됐다.


한줄기 희망이 보인다.



#



백도 연맹은 파죽지세였다. 마교를 하북성까지 밀어내고 계속 북진하고 있다. 이러다간 장성까지도 금방이겠다.


지금까지 백도와 마교 간에 수차례 큰 싸움이 있었다. 작은 것까지 하면 훨씬 더 될 싸움들에서 백도는 확실한 우세를 점하고 있다.


특히나 큰 싸움들에서 한 번 빼고는 모두 승리했다. 그 한 번도 패배라기 보단 팽팽히 맞섰던 싸움이었고.


마교는 아무래도 숫적 열세가 컸다.


백도 연맹은 대문파들에, 중소문파들과 낭인무사들까지 합류해 거대 조직이 됐다. 이들에 비하면 마교도의 수는 그야말로 조족지혈.


괴랄한 마공으로 싸우고 있지만, 연거푸 패배해 밀리고 있다. 가끔 날카로운 반격으로 작은 승리를 가져갔지만 기울어진 대세엔 별 영향이 없었다.


게다가 대문파들은 이 시점에서 자신들은 빠지고 낭인무사와 중소문파 무인들을 앞서게 했다.


그렇게 뒤따르며 결정타를 노리는 대문파들은 마교의 본거지를 찾기 위해 정보력을 총동원했다. 마교 본전이 장성 밖에 있는지, 하북성에 있는지 쥐잡듯 뒤지고 다녔다.


마교를 뿌리 뽑은 문파란 명성을 남에게 양보할 순 없지 않은가? 무림사에 영원히 기록될 일인데···


그러는 중에 어디서부터 누가 그랬는지 몰라도, 마교 본전이 하북성 태행산에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누구는 구련산에 있다고 하고 또는 대협곡의 만선산에서 빈번히 마교도들을 봤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왕상암이나 왕망령 부근이라는 말들도 있고요.

이처럼 태행산이라는 건 못 박고 다양한 지명들이 시중에 돌고 있습니다.”

“그렇소? 허면, 이문회에선 어디로 보고 있습니까?”


위진성이 눈앞에 이문회의 오이문 막고행 조주민에게 넌지시 물었다.


“하하, 글쎄요··· 본회도 아직 알아보는 중입니다. 다만 하북성의 태행산에 마교 본거지가 있는 건 맞다 보고 있습니다.”


조주민이 빙그레 웃으며 위진성과 진소군을 번갈아 봤다. 진소군도 궁금한 걸 질문했다.


“대문파들 움직임은 어떤가요?”

“다 이긴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그렇지요. 그러니 아무래도 들떠 있고 장성을 기준으로 방어선을 쳐놨습니다.”

“벌써요?”

“예, 그때부터 장성 밖, 세외가 아니다란 말들이 돈 겁니다.”

“태행산으로 보는군요?”

“예. 그래서 대문파들이 대규모 토벌단을 꾸려 하북성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경쟁이라도 붙은 건지 누가 더 많이, 더 빠르게 태행산에 도착해 마교를 소멸시킬지 겨루는 모양새입니다.”

“호오~. 그런 일이···”

“쯧쯧쯧···”


위진성은 혀를 찼다.


“오이문, 매번 예까지 와서 강호 정세를 들려줘서 항상 감사합니다.”

“뭘요? 두 분께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알려드리는 건 강호무림을 위해서 필요한 일입니다. 전 기꺼이 그 일을 하는 것이구요.”

“그리 말해주니 고맙소. 앞으로도 부탁드리겠소.”

“저도요.”

“물론입니다. 그럼 위영웅, 진소저. 또 뵙겠습니다.”


막고행 조주민은 작별을 고하고 용문석굴을 나섰다.


“영웅이라니···”


위진성은 입매를 비틀며 읊조렸다.


“왜요? 사형. 영웅 맞잖아요?”

“헛허~. 사매까지?”

“호호호. 난 들으면 기분 좋던데?”

“그럼, 진영웅이라고 불러 줘?”

“아니~, 위영웅 들으면 기분 좋다고요!”

“그냥, 예전처럼 소협이라 부르지 뭔 영웅이야···”


그는 투덜 댔지만 진소군은 빙그레 웃었다.


사람들이 위진성을 소협이라 부르기 부담스러워했다. 그렇다고 대협이라 부르기엔 지나치게 젊고.


“사형,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나치게 순조롭지 않아?”

“다르게 보면 그렇기도 해요. 그렇지만 아무리 마교고 사마륜이라도 전 무림을 상대로 이길 순 없을 거예요.”

“그건 그런데··· 사마륜이 이길 생각보다는, 백도에 큰 타격을 주고 그 사이에 숨어들면? 그러면 강호인들이 찾을 수 있을까?”

“그 자가 숨기로 마음 먹고 약간의 틈이 주어진다면 찾기 힘들겠죠.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게 생각하기 힘들잖아요?”


그녀 말은 마교가 지금 어떻게 백도 연맹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느냔 말이다. 사면초가 상황에서 도주할 틈을 만들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그렇지. 헌데···.”


‘뭔가 있어. 사마륜은 자신이 마교를 버리지 않는 한, 결코 맥없이 당할 위인이 아니다’


하지만 마교 입장에서 여러 번 생각해 봐도 그녀 말처럼 상황을 반전시킬 뭐가 있을 거 같진 않다. 중원 무림의 끝자락인 하북성 태행산에서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태행산에서···


‘태행산?!’


갑자기 번쩍하고 눈앞이 밝아졌다. 석달 전에 태행산 얘기를 한 사람이 생각난 것이다.




위진성과 진소군은 금새 이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마침 장우극과 함께 있었다.


“이형이 본가에 들렸을 때, 태행산에서 화약을 운반하는 자들을 봤다고 하지 않았소?”

“아~. 난 또 뭔 일이라고! 아니, 그게 아니고 본가의 산꾼들 중 그걸 본 자들이 있었소. 그래서 본가에서 가깝기도 하고 해서 내가 저, 저 똥통에 빠져 죽을 거지 놈에게 알아 보라고 의뢰를 한 것이오. 그런데 그 미친 거지 놈이, 싹 받아 쳐먹기만하고-”

“그에 대해서 더 들은 게 있소? 화약을 운반하던 자들의 인상 착의나 기타 등등 말이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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