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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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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06 17:15
조회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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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39.

DUMMY

“제갈 장로는 어찌 생각하시오?”

“모든 전략엔 장, 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위험 부담 없이 이길 수 있는 방도는.. 또 그만큼 큰 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그렇다는 건 해볼 만하다는 거요?”

“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란 말이오. 이 싸움은 우리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니 여러 방안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있소. 그중에 뭘 할지 논의하기 위해 이렇게 모인 것 아니겠소?”

“제갈묵 장로. 된다는 거요, 안 된다는 거요?”


성질 급한 대패도 팽웅휘가 짜증을 못 참고 윽박지르듯 말했다.


“허허, 팽가주. 잠시 흥분을 가라 앉히는 게 좋겠구려. 여기 제갈 장로 말은, 그 방안으로 할지 안 할지 논의해 보자는 것이니.”

“제갈 장로가 된다, 아니다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거 같구려.”


“뭐가 이렇게 복잡해? 그냥 전 무림을 훑어가다 마교가 발각되면, 박살내면 되는 것 아니오?”


팽웅휘가 뜨거운 콧김까지 사납게 내쉬며 퉁명스레 말하자 신화창 악무군이 일러 주었다.


“팽가주, 원우대사가 말한 방안이 지금 팽가주가 뱉은 말과 일치하오이다.”

“그럼 된 거 아니오? 이보다 확실하고 더 좋은 방도가 있소이까?”


가만히 듣기만 하던 우공도장과 용덕현이 호응하고 나섰다.


“빈도는 한번 해볼 만하다 생각되는구려.”

“우공도장 말마따나 본 장문인도 찬성이오.”


그러자 구대문파들은 동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여기에 남궁수번과 당록도 동참하자 칠대세가들도 의견 정리가 됐다.


“각파의 뜻이 그러하니 그럼 우화만리향을 중심으로 마교를 추적해 봅시다.”

“그럽시다.”

“좋시다. 변수를 줄이고 확실하게 해 보십시다.”

“결정됐으니 머뭇 거리지 맙시다들.”


이렇게 소림사 방장실에서 원우대사를 대표로 한 대마교 척결의 백도 연맹이 구체화되었다.


마교 앞에서 항상 힘을 합쳐 왔던 대문파들이 어김없이 하나가 되어 싸우기로 했다. 오직 마교를 뿌리 뽑기 위해서.


“아미타불~. 다들 아시겠지만, 이번 마교와의 대결은 무려 천년을 이어온 중원 무림과 마교 간의 갈등을 종식시키는 마지막이 될 겁니다. 그러니 자파의 이익과 손실은 접어두고 전심전력으로 임해 주시길 장문인들께 부탁드립니다.”

“물론이외다. 마교와의 마지막 싸움이니만큼 각파의 최정예들을 동원하십시다.”

“그게 맞소이다. 이번만큼은 끝을 내야 하오.”

“우리들의 힘으로 중원에서 마교를 근절시켜 무림의 정기를 수호해야 하오.”


결정은 내려졌다.


당장 내일부터 수많은 무림인들이 동원되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이 시작된다. 우화만리향을 활용한 수색은 마교가 발각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



----- “녀석아, 왜 그렇게 깊은 한숨을 쉬느냐?”

“사부님?”

“그래, 사부다.”

“정말 사부님이십니까?”

“왜?, 못 믿겠느냐?”

“솔직히 그렇습니다. 사부님께선···.”

“허허허. 그렇다. 사부는 생이 다해 저승에 있지. 그런데 하나뿐인 제자 놈이 시름시름 앓는

소리에 가만 있을 수 있어야지. 그래서 먼 길을 왔다.”

“··· 사부님. 결국 이렇게 됐습니다. 사백, 사숙들과 각주님들 그리고 월하장 사람들이 모두

희생됐습니다. 마교에.”

“그랬구나”

“예. 제가··· 제가 조금도 도울 수 없었어요. 못난 제자는.. 사매 등에 업혀 도망쳤습니다. 아

이들은, 홍아는 그 눈으로 절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저는···”


뚝 뚝뚝


“진성아~. 네 잘못이 아니다.”

“···.”

“네 잘못이 아니다.”


사부는 애잔한 눈으로 제자를 바라봤다. 눈물 흘리던 제자가 고개 들어 사부를 봤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아니.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했다. 그 외에 무엇을 더 할 수 있단 말이냐?”

“···.”

“네 자신을 괴롭게 몰아 세우지 말거라.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널 위하고 다른 사람들을 돕

는 길이니라!”

“··· 사, 사부님~?”


눈앞의 사부가 흐릿해져 간다. 점점 뭉게져 보이지만 사부는 안 보일 때까지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사부님!”


또 꿈인가? 헌데 꿈이라기엔 지나치게 생생하다.


‘현실을 직시하거라’


위진성은 누운 채 꿈속에서 사부가 당부한 말을 되뇌어 봤다.


현실을 직시하라니··· 뭘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제자가 걱정되어, 어렵게 왔을 사부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안 보인다. 척군영을 상대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쓰스스스- 슥


양손 끝을 세워 머리를 거칠게 헤집다 침상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들지 못할 것 같으니 차라리 일어나 걷는 게 낫겠다.


위진성은 석실에서 나와 중앙의 광장으로 나왔다. 동굴 안에만 있으니 낮인지 밤인지 무감각해 진다. 통로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없는 걸 보니 밤인가 보다.


광장 한쪽의 지하 호수에 묶여 있는 배가 물결도 없는데 살짝살짝 흔들린다. 벽에 걸린 횃불이 호수 위에 배의 그림자를 그렸다.


위진성이 얼마나 작게 흔들리는 음영에 시선을 고정했을까? 뒤에서 그를 부르는 이가 있다.


“사형”

“.. 음?”

“밤이 깊었는데 왜 이러고 있어요?”

“잠이 안 와서. 사매는?”

“저도요. 오늘 따라 쉬이 잠들지 않네요.”

“밖에서 바람 좀 쐴까?”

“좋아요.”



위진성과 진소군은 석굴 밖으로 나왔다. 밖은 깊은 한밤중이다.


“후우~~, 화아------”


진소군이 맘껏 숨을 쉬었다.


“밖으로 나오니 시원하고 좋네!”

“그렇네요. ··· 예전에 장주님이 사람은 지내는 곳, 그러니까 건물이나 방에 큰 영향을 받는다 했어요. 작고 좁은 방에서 지내면 생각도 그렇게 되고, 반대로 넉넉한 크기의 거처에서 살면 생각도 그렇게 따라가고요.”

“지금 같아선, 맞는 말인 것 같아.”

“그렇죠? 혹시 몰라 사람들 눈을 피해 동굴에서만 지냈는데, 이렇게 하루 한번이라도 바람 쐬는 게 좋겠어요.”

“동감. 자주 바깥 바람 좀 쐬고 그러자, 사매.”

“예.”


그녀가 마주 보며 싱그럽게 웃는다.


저 웃음을 보면 언제나 마음이 포근해진다. 그녀가 갖춘 천품에, 나의 고민과 번뇌들이 씻겨 나가는 기분이다.


둘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용문 석굴을 걸었다. 하늘엔 반달이 걸렸고 잔잔한 이하강에도 반달이 떴다.


“누가, 무슨 일로 이렇게 많은 석굴들을 팠을까요?”


그녀 말이 끝나자마자 위진성은 빙그레 미소 지었다. 예전에 장우극과 똑같은 말을 나눴던 기억이 났던 것이다.


“글쎄~. 여럿일 텐데 각자 다, 다르겠지? 상인은 장사에서 이문을, 장군은 승리를, 대장장이는 주조를, 석공들은 길이 남을 조각을, 스님들은 수행이 잘 되길 바랬겠지?”

“깔깔깔. 사형이 그렇게 말하니 시인 같아요.”

“시가 별 건가?”

“맞아요. 그럼, 사형이 판다면 뭘 위해서예요?”

“뭘 위해서? ··· 난 안 팔 거야. 그럴 시간에 바라는 바를 얻기 위해, 그에 맞는 노력을 하겠지.”

“참!, 현실적인 대답이네요.”

“그렇다고 파는 사람들, 뭐라는 건 아니야. 난, 나대로 하는 거고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대로 하는 거고. 사매는?”

“저는 판다면 이걸 바랄 거 같아요.”

“뭔데?”

“그러니까···. 아니~, 말 안 할래요. 말하면 달아날 것 같거든요.”

“뭐, 그런 게 있어? 난 다 대답했는데.”

“큭큭큭. 내 맘이야요.”

“고얀 사매일세.”

“큭큭!”


둘이 도란도란 얘기하다 보니 어느새 향산으로 건너 가는 다리에 이르렀다.


“사매, 이하강을 기준으로 이쪽이 용문산, 저기가 향산이야. 저기서 보는 풍경은 또 다르니 건너가자.”

“그래요.”


과연 위진성의 말은 틀림없었다. 향산에서 내려다보는 용문 석굴의 풍경은 또 달랐다.


“밤에도 볼만 하네요.”

“그렇지? 나중에 낮에 다시 와서 천천히 둘러보자.”

“그래요, 같이.”


그는 진소군에게 자신이 석굴 출입구를 알게 된 경위를 다시 꺼냈다. 눈으로 보면서 설명하니 실감나고 더 흥미로웠다.


“그땐 아무 것도 몰랐었지.”

“그랬다매요?”

“응. 그냥 우연히 발견한 거야. 그때 장형이 경진스님께 가서 난 혼자 부도들을 둘러보다 발견한 거라니까!”

“예전에 들을 때도 참, 신기하다 했었는데 지어낸 소설 같아요.”

“나도. 참, 희안하지?”


오대산부터 운대산, 진도채와 용문석굴, 향산사까지···


장우극의 연락부터해서 어느 하나라도 빠졌다면, 석굴을 찾지 못했을 터. 그랬으면 건재한 천혈사와 실혼인들이 더해진 군림맹과의 일전은 많이 달라졌을 테고.


대화하다 보니 위진성과 진소군은 어느새 향산사 경내로 진입하고 있었다. 내친 김에 부도들이 있는 곳까지 가볼 심산이다.


야심한 시각에 둘이 경비의 눈을 피해 부도들이 있는 사찰 깊숙이 가는 건 일도 아니었다. 더구나 이곳은 향산사에서도 깊고 외진 곳이라 경비가 없었다.



“우와~, 대단해요!”


진소군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수백 개의 부도들이 갖가지 크기와 문양, 형태들로 정말 다양했다.


“부도는 봤었지만,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있는 건 처음 봐요.”

“각각 만들어진 시기와 연도가 달라서 부도들이 다 다르다고 해.”

“그런 거 같아요. 같은 게 하나도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리로 와 봐.”


위진성이 앞장서 부도들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는 학이 새겨진 커다란 부도 앞에서 멈춰섰다.


“여기 서서 저기를 봐봐.”


진소군은 그가 가리키는 쪽으로 몸을 틀었다.


“야아~. 장관이네요!”


그녀 밑으로 달빛에 이하강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인다. 그 너머엔 개미굴처럼 무수히 많은 석굴이나 불상들이 파여 있고.


보기 좋은 광경임에 분명했지만, 그녀는 석굴들의 한 지점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곳을 시작으로 숫자를 세어 간다.


“이렇게 보니 정말 용 같아요. .. 넷, 다섯··· 열둘, 열셋. 저기군요.”

“맞아. 내가 그렇게 찾아냈었어!”


끄덕 끄덕


그녀는 말없이 끄덕였다. 누가 만든 건지 정말 대단했다.


누가 저 절벽 안에 그렇게 큰 공동이 있다 짐작이라도 할 수 있을까? 자연의 신비이고 인간 노력의 위대한 유산이었다.


“볼만하고 재밌기도 하고.. 좋아요.”


그녀가 만족해 하자 위진성은 흐뭇해졌다.


“여기 새긴 학도 굉장하지?”

“예. 석공의 솜씨가 매우 뛰어난 거 같네요. 섬세하고 정교해요.”

“아~! 저기 가면 더 특이한 부도가 있어.”

“어디- 가요?”


저벅저벅


“여기야.”


위진성이 가리키는 부도엔 별들이 새겨져 있었다. 진소군은 홀린 듯 다가와 자세히 살펴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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