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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09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27 17:15
조회
156
추천
4
글자
11쪽

260.

DUMMY

“제가 선택하고 가는 길을 위해 당장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 아비가 힘을 빌려주마. 허나 알아야 할 게 있다. 내가 전할 힘은 신력이니 이는 너에게 많은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힘은 흩어질 것이고 심각한 부작용들이 생길 것이니.. 매우 불행해 질 수 있다.”

“어쩔 수 없죠. 소군이 갔던 길을 저도 따라 가겠습니다.”

“결심했느냐?”

“예.”

“아들에게 장하단 말 밖에 할 수가 없구나....”

“···.”


과연 풍백은 어떻게 위진성에게 신력을 전할 것인가? 당사자인 그도 궁금했다.


하늘이 갈라지고 본신을 나툴 것인지, 아니면 위진성이 천상에 오를 건지, 그도 아니면 함에 든 영약처럼 전해질까?


위진성은 하늘을 보고 기다렸다.


‘ ?! ’


그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중이었다.


반짝이는 별들이 어느 순간 노란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위진성이 촛점을, 별에서 더 가까이하자 황금빛의 투명한 형태가 내려오는 걸 볼 수 있었다.


점차 가까워지자 어떤 모양인지 알겠다.


“손···?”


그건 황금빛 손이었다.


황금색의 빛이 손모양을 만들었고 안에는 투명하다. 먼 것 같았던 손은 어느새 위진성 위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큰 손이 감쌌다.


위진성은 포근함과 정기어린 힘에 안긴 것 같은 안락함을 느꼈다. 아늑한 따뜻함과 용솟음 치는 용맹이라는 다소 상반된 것들이 동시에 전해졌다.


이게 광휘로 빛나는 풍백신장의 기운인가? 그런데 낯설지가 않다. 익숙하고 편하게 느껴지는 건 그가 풍백의 아들이기 때문이겠지.


위진성이 황금손에 감싸여 있는 모습은 사뭇 신비롭고 신화에나 나올 법한 광경이었다.


열려 있는 문에서 바라보면, 하늘 높이 솟은 지지대 없는 계단 꼭대기에 한 사내가 황금빛에 싸여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이런 광경은 현실 같지 않았다. 차라리 용과 거인이 있었다던 고대에 있을 법한 풍경이었다. 물론 현대에는 지어낸 신화와 전설일 테지만···?


논란의 중심에(?) 있는 위진성은 정수리 근처의 백회혈을 통해서 처음 느껴보는 힘이 들어오는 걸 감지했다.


‘이게 신력인가?’


그건 깨끗하고 신령스러웠다. 또한 출처를 알 수 없는 근원적인 힘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신력의 힘인가? 가슴과 옆구리에 생긴 깊은 상처가 빠르게 아문다. 한방울의 신력은 상단전, 중단전을 거치더니 기해라고도 불리는 하단전에 스며들었다.


신력이 진원지기에 잠복하자 황금빛 손은 가루로 흩날려 하늘로 올라간다. 위진성이 하늘을 일견하고 문 넘어 돌아갈 곳을 주시했다.


상황은 빠르게 변해 갔다.


척군영은 법진의 대부분을 부셔가는 중이었다. 벽과 바닥에 박혀있던 백색 빛들은 파괴되었고 공동에 가득했던 연기들도 불타 사라져 갔다.


위진성은 내공으로 진원을 강하게 흔들었다. 이는 주화입마 못지 않게 무림인들이 피하고자 하는 행위였다.


진원을 건드린다는 건, 인간의 가장 기초적인 힘을 자극한다는 말과 같다. 얼마나 위험하겠는가? 위험할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큰 힘을 내게한다는 것 빼곤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그걸 잘 아는 위진성이지만 주저없이 진원을 흔들었다. 직후 그는 한동안 전신에 찌릿찌릿한 정전기 같은 걸 느꼈다. 그리고 진원에서 한방울의 힘이 기의 바다에 풍덩 빠졌다.


구구구 구구구궁---------


그가 몸 내부에서 지진이 일어났나 생각할 정도로 큰 진동이 발생했다. 항상 대해처럼 잔잔하던 단전에서 거대한 폭발과 소용돌이가 일어나 전신 기경팔맥을 내달렸다.


위진성의 눈동자가 황금빛으로 물든 직후 계단에서 사라졌다. 그가 신력을 얻기 위해 들인 시간 동안, 문 밖의 상황이 매우 급박해졌기 때문이었다.


한순간에 문에 다다른 그가 통과하기 전, 계단은 위에서부터 흐릿해져 없어져 간다.



위진성이 문을 나와 사마륜 대신 흑화를 막아갔다.


콰화아아아-------

콰르르릉~ 쿠아앙--------


위진성의 장력엔 보일 듯 말듯한 은은한 황금빛이 맴돌았다. 장력이 흑화와 충돌하고 공동이 들썩거렸다.


흑화는 쏟아낸 마지막까지 나아가려 했지만, 위진성이 쳐낸 장력도 흑화를 끝까지 막아냈다. 지금까지 그랬듯 충돌 후, 이번에는 사라지지 않았다.


격돌한 지점에 강력한 회오리가 생성되어 수십 장 높이까지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소동이 잠잠해질 때까지 척군영은 손을 쓰지 않았다.


“이건··· 신력?”


위진성은 깊은 동굴에서 나는 듯한 목소리를 신경쓰진 않았다. 그는 숨을 고르고 손을 뻗었다. 그러자 덩그러이 놓여있던 사매의 은연검이 손에 쥐어졌다.


“사마륜이 일을 만들었나 보군.”


위진성은 애틋한 눈으로 은연검을 바라봤다. 움켜 쥔 검병에서 그녀의 온기가 느껴진다면 지나친 감상일까.


“네가 어떤 식으로든 다른 행동을 할 줄 알았다. 헌데 지금 이런 방식이라니··· 괘심하구나!”


목소리에도 무게가 있다면, 지금 걸 모아 바다에 던지면 가장 깊은 바닥까지 침잠할 것이다.


“교주가··· 아후라 마즈다의 불이 바라는대로 행동하듯, 나도 나를 위해 하는 것이오. 뭐가 잘못이라는 건지 모르겠소.”


사마륜이 척군영과 척을 지기로 결심했는지 말함에 거침이 없었다.


“솔직히 그동안 난 할만큼 했소. 나 아니었다면 이 정도나 왔겠소, 교주?”

“그래서 여기 이렇게 있는 것이냐?”

“헛허~! 말은 바로 합시다. 내 계획과 전략은 적재적소에서 정확했고 틀림이 없었소이다. 단지··· 위진성이 다 어그러뜨렸지!”


그가 말미에 위진성을 힐끗 거렸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 말대로였다. 사마륜의 계략들은 대부분 위진성의 개입으로 무위로 돌아갔었다.


반대로 보면 위진성이 없었다면 마교는 승승장구했을 것이고 지금쯤 중원무림 전체는 대혼란과 피의 살육이 벌어지고 있었을 것이다.


“발칙한 놈! 제발로 찾아왔을 때부터 천성이 반골인 것을 알았지만 재주가 쓸만해보여 곁에 두었건만. 하나도 성취하지 못하다니···.”

“성취? 그리 대단한 교주는 왜 위진성을 막지 못했소? 왜 어두운 여기서 이러고 있소?”


척군영의 분노는 전신에서 한자 가량이나 뿜어지는 불타는 흑화로 짐작 가능했다.


“그리고 계산은 정확히 합시다. 내가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니.. 교주가 원하는대로 위진성과 단둘이 있게 하지 않았소? 내 할 일은 했으니 이젠 교주가 할 일을 하시오.”


사마륜은 양손을 내보이고 으쓱거렸다. 그는 정말 다했다는 건지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를 생포해 새 몸으로 삼던, 구워먹던 알아서 하란 말이오.”


‘이 자는 뭐하는 인간일까?’


위진성은 그를 다시봤다.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 보니 저 자는 동주천에 대한 복수가 다는 아닌 듯했다. 그렇다고 마교천하를 위한 것도 아니라면 사마륜이 바라는 건 뭘까?


그는 일단 궁금증을 접었다. 당장은 급한 척군영부터 상대해야 한다. 척군영이 위진성을 향해 호천검을 휘둘렀다. 커다란 흑색의 낙뢰가 비스듬히 내리꽂혔다.


위진성도 마주 은연검을 날렸다. 황금빛을 은은히 발하는 은연검은 새로운 검주의 지시에 따라 검은 낙뢰와 부딪혀갔다.


콰콰콰쾅--------


풍백비천과 흑뢰화의 격돌은 공동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이러다 공동이 무너지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굉장한 폭음이었다.


그래서 결과는?


위진성은 제자리에 있지 않았다. 그는 척군영에 바짝 붙어 풍백연검과 장력을 섞어 맹공을 가하는 중이었다. 동혈 밖에서 검증됐던 방식을 마다할 이유는 없으니까.


척군영도 다양한 검초들을 펼쳐 대항했지만, 초식이 쌓여가자 점점 선수를 뺏겨간다.


콰릉~~~


척군영이 역시 뒤로 물러서며 강력한 흑화를 쳐냈다. 몰려오는 흑화의 중심엔 번쩍이는 진화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위진성도 지지 않겠다는 듯 정면승부를 보려 했다. 신력이 더해진 검왕비천이 허공을 가르고 흑화까지 꿰뚫으려 했다.


쾅~------

화르르륵


앞쪽의 흑화가 갈라지고 거센 불길이 쫘악- 사방으로 퍼졌다. 금빛 왕관을 두른 검왕은 흑화를 가르고 매끄럽게 번쩍이는 진화마저 굴복시키려 했다.


콰화화화


위진성과 척군영 사이에 기의 폭풍이 몰아친다. 금빛을 띠는 검기의 불꽃과 매끄러운 흑색의 정전기들이 마구 주변을 어지럽혔다.


파바바바박---

콰화아아아-----


충돌로 발생한 기파의 범위 안에 있는 건 무엇이든 무로 돌아갔다. 검왕비천에 가루가 됐고, 흑화엔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가 되어 사라졌다.


영원할 것 같던 충돌은 한순간에 그쳤다. 위진성도, 척군영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서로를 쳐다봤다. 애꿋은 바닥과 벽만 깎여 속살을 드러냈다.


‘그럼, 해볼까?’


위진성은 진화에도 녹아 사라지지 않는 은연검을 보고 자신감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눈은 상대를 주시하고 머릿속에서 결단을 내렸다.


그는 특별히 강한 고수와의 싸움에서 완성되지 않은 무공을 꺼내는 건 금기시 해왔다. 해서 상단전에 유쾌중파의 진기를 보내면 열리는 새로운 공간, 면, 선들을 섣불리 펼치지 않았었다.


헌데 그는 본능적으로 지금 펼칠 때라는 직감이 들었다.


생각이 있는 곳에 진기가 흐른다. 위진성의 눈이 투명하게 변해갔다. 척군영도 뭘 느낀 듯 힘을 다해 흑화를 준비했다.



그 난리를 치더니 지금은 폭풍전야 같은 고요함이 찾아들었다. 그게 싫었는지 검결지가 까닥이자 허공에 정지해 있던 은연검이 눈에서 사라졌다.


호천검에서도 여기저기 정신없이 전기를 내뻗는 진화가 튀어나갔다.


은연검이 한번도 발들인 적 없던 선으로 면을 통과해 나아간다.


이곳은 처음 진입한 곳이 가고자 하는 곳과 다르지 않다. 그러한 곳이니 위진성은 굳이 진화를 거치지 않고 면을 통과해 도달했던 것이다.


지극한 힘은 공간에 간섭한다는 걸 아니까, 선이 아닌 면으로 이동하게 했다.


콰지지직-------

퍼엉~~!


뭔가 부서지는 음향과 터져나가는 소리가 있었다. 들리자마자 측정 불가한 힘으로 쏟아지던 흑화가 급속하게 척군영에게 되돌아간다.




사마륜은 멍하니 있었다.


그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이해가 안 갔다. 위진성 옆에 있던 은연검이 종적을 감추었고 갑자기 교주 가슴 앞에서 튀어나왔었다.


그리고 심장을 뚫고 관통했다. 지금 교주의 심장 부위엔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구멍이 생겨났다. 척군영 뒤로는 살과 근육, 피들이 터진 것처럼 비산해 있고.


장면을 만들어낸 위진성에게선 여러 감정들이 묻어나왔다. 그는 복잡한 생각과 마음으로 척군영을 바라봤다.


이 일검에는 참으로 오랜 세월이 얹혀 있었고, 많은 일들이 농축되어 담겨 있다. 그걸 어찌 말로 다 설명하리!


푸욱~


척군영은 입으로 검은 피를 토했다. 한 바가지나 되는 피를 토해낸 그가 맑아진 눈으로 위진성을 바라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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