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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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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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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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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248.

DUMMY

“하지만 위공자, 위공자 말이 사실이라 해도 용암을 어찌 땅위로 치솟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탁석산이 했던 똑같은 부분을, 신화창 악무군이 지적했다.


“그건 척군영의 흑화로 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흑화?”

“그때 말한, 천지간에 가장 뜨겁다는 흑화말이오?”

“그렇습니다. 흑화는 천지간에 가장 뜨겁고 모든 불을 이끄는 화왕, 불의 군주입니다. 척군영이라면, 흑화라면 용암을 지상으로 끌어내는 게 가능할 겁니다.”

“가능할 거라니··· 생각만으로 단정 짓고 사실이라 하는가?”


왕자수검 남궁수번이 기가 차다는 듯 소리쳤다.


뒤를 이어 동조하는 목소리들이 잇따르고. 추궁이 가라 앉기를 기다려 원우대사가 다시 한번 불호를 외웠다.


“아미타불~! 위시주, 시주는 왜 그렇게 확신하는 것이오?”

“제가 그러는 이유는 이미 다 말씀드렸습니다. 판단은 여러분들 몫입니다.”

“대사, 더 들어볼 것도 없소이다.”

“그렇소. 비천이라고 너무 하는구만!”

“흥~.”


“잠시 제 말씀을 들어 주십시요. 잠시면 됩니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갑자기 종을 치는 듯한 목소리가 주변의 소음들을 덮었다.


“소뇌제?”

“예. 이번에 진주언가 소가주가 된 소뇌제 언지군입니다. 제가 나설자리가 아니라는 걸, 잘 압니다. 그렇지만 제 벗인 위진성, 위형을 위해서 나서야 했습니다. 제 허물에 대해선, 추후 달게 벌 받겠습니다.”


언지군이 가운데로 나서 포권을 쥐었다. 당당한 손자의 모습에 권뇌제 언가위는 신뢰의 눈빛만 보냈다.


“매우 의외로군. 언소가주는 언제 위공자와 벗이 됐소?”


무당파 장문인 우공도장이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강호행을 하다보니 여러 번 보게 됐고 서로 의기가 맞아 벗이 되었습니다.”

“그래, 소가주는 할 말이 있으면 해 보시오.”

“감사합니다, 장문인. 전 여기 위소협과 여러 차례 마교에 맞서 왔습니다. 위태롭지 않은 때가 없었지요. 헌데 그 때마다 위소협의 기지와 능력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지금 현재, 중원 무림에서 그 누구보다 마교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일 겁니다. 그만큼 많이 겪었고, 싸워왔으니까요.

그리고··· 위소협은 그 싸움들에서 승리해 왔습니다. 제가 아는 것만도 여러 건인데, 그는 모든 난관들을 극복하고 마교를 저지해 왔습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리는바, 위소협의 노력과 공이 아니었다면 현재 무림은 더 큰 혼란과 어려움에 직면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성공엔, 그의 무공뿐만 아니라 기지도 큰 역할을 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니 이 자리에 계신 여러 장문인, 가주님들께 부탁드립니다. 부디 그의 말을 새겨 들어주시길 말입니다.”


언지군은 형형한 안광을 빛내고 할 말을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갔다.


“···.”

“···.”

“내 손자의 말에 노부가 보증하겠소. 위진성은 틀림없이 그런, 영웅의 자질을 갖춘 자요. 공도 적지 않아서 마교뿐만 아니라 군림맹을 단죄하는데도 앞장 섰던 자요. 다들 알지 않소? 군림맹주를 누가 처단했소?”


언가위는 장문인들과 다른 가주들이 싫어한다는 걸 알고 굳이 비천을 꺼내진 않았다. 세상은 지고 있는 부채를, 굳이 언급해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더구나 부채를 주장할 자들이 거의 몰락했음에랴···


허나 그가 나서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언가위의 말엔 장문인들과 가주들도 가벼이 여기지 못하게 하는 무게가 있기 때문.


“··· 위공자, 공자의 말은 결코 간단하지가 않소. 위공자 말대로 한다면, 우리는 즉시 포위를 풀고 곡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말이오.

물론 포위망을 넓게 해서 움직이면 되겠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겠소? 역습에 피해가 커질 수 있고 마교가 탈출이라도 한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되오. 이런 일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으니 추측만으로 움직이기 어렵단 말이오.”


곤륜파 장문인 풍운룡 승자헌이 잘 정리해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확증 없이, 연맹을 움직여 후퇴하는 게 쉬울리 없다.


가만히 있던 원우대사가 밖에 외쳤다.


“지금 전황은 어떤가?”

“예, 장문인. 빠르게 허물어지던 연맹의 선봉이 잠시 숨고르기 하고 있습니다.”

“호출한 연맹의 고수들은?”

“대략 칠할 이상이 이곳에 모였습니다. 명이 있으면 언제든 선두로 향할 수 있습니다.”

“··· 그렇군.”

“···.”


‘고수들이 여기로 집결했구나. 그들 원하는 대로 되는 거 아닌가?’


위진성은 자신들만이라도 도화곡을 벗어나야 하나 갈등했다. 장문인들은 서로 갑론을박을 시작했고 위진성은 옆의 진소군을 쳐다봤다.


신뢰와 따뜻함이 담긴 봉목을 보자 마음이 씻기는 것 같았다. 그녀는 눈빛만으로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는지 소곤거렸다.


“진성.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요.”

“그러자, 사매.”


이각(30분)이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장문인들은 여전히 탁상공론 중이다.


전체적으로 일단 도화곡에서 후퇴하자는 의견들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론을 내려하면 목소릴 높여 반대하고, 그에 대해 또 토론하고 이런 식이 반복됐다.


위진성은 이각이 지나자 결정했다. 그는 진소군과 탁석산, 이곤에게 지휘본부에서 나가자 말하고 먼저 움직였다.


‘할 만큼 했다. 내 추측이 틀릴 수도 있고’


진소군과 탁석산도 밖으로 걸어가고 이곤도 몸을 돌렸다. 그런데,



퍼억!


이곤이 부주의해 소매로 탁자 위에 놓인 화병을 건드려 넘어뜨렸다. 열띤 토론 중에, 주파수가 확연히 다른 병 깨지는 소리가 날카롭게 말들을 잘라냈다.


말하던 이가 멈추고 눈쌀을 찌푸렸고, 모든 장문인들의 시선들도 그곳으로 모아졌다.


“어? 이게 왜?”


이곤의 뒷말은 거대한 소리에 묻혔다.


우르르릉~~~

쿠르르르르

콰아콰콰 콰아아앙----------


땅 밑에서 엄청나게 큰 폭음이 있고, 대지가 뒤틀릴 정도로 출렁거렸다.


챙~

채앵----


그 여파로 물병과 찻잔들이 떨어져 박살이 났다. 천막은 한쪽 기둥이 땅속으로 한 자 넘게 들어가 기울어졌다. 이제 멈춘 걸까?


“야~, 메기. 그러게 빨리 나오라니까아~! 그곳이 어딘데 쳐들어가서... 거긴 네가 낄 자리가 아니라고! 이 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꺼야?”


눈치가 없는 건지, 도울려는 건지 장동이 밖에서 손짓하며 크게 소리쳤다.


“나? 나, 나 아니야~. 내가 아니라고~!”


이곤이 홍시처럼 빨갛게 되어 연신 손을 저었다. 너무 흥분해서 과호흡이라도 왔는지 숨가빠 보인다.


“···.?”

“ ? ”

“뭐고?”


쿠르르르릉

콰르르르-----릉


“음?”

“장문인, 이거 사실 아니오?”


계속되는 땅속 뒤틀림에 장문인들 분위기가 확 바꼈다.


우르르—르릉


“아미타불~. 우리 소림은 바로 즉시 도화곡 밖으로 나가겠소. 각파는 스스로 결정을 내리십시오. 소림 문도들은 지금 즉시 모든 소지품은 놔두고 곡 밖으로 나가라~~.”


이게 도화선이 됐다.


너도나도 출곡할 것을 명했다. 심하게 반대하던 당문과 남궁세가, 하북팽가와 공동파, 종남파 등도 마찬가지였다.


땅속 울림은 머졌지만, 지휘본부를 시작으로 혼란이 물결치듯 퍼져갔다. 연맹원들도 진작부터 심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강한 진동과 장문인들의 출곡명에 허겁지겁 서둘렀다.


와글와글

웅성 웅성

빨리 빨리


사태 파악이 늦는 자들은 문파의 재산들을 챙기려하다 한소리 듣고 신형들을 날렸고. 그렇게 모두들 하나뿐인 곡구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당연히 도화곡 내엔 혼란이 가중됐다. 각파의 전령들은 자파 문도들을 향해 큰 소리로 퇴각 소리를 반복했다.


대치 중이던 전방은 언제 물러났는지 마교도들을 한명도 볼 수 없었다. 다급히 곡에서 나가라는 외침에 선봉대들도 뒤로 돌아 일제히 경신술을 펼쳤다.



실제로 도화곡을 둘러싼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면 장관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경주하듯 한 방향으로 달려가니 메뚜기떼 같기도 하고 새떼처럼도 보였다.



위진성도 일행들과 흐름에 동참했다. 신법에서 차이가 나는 이곤은 위진성이, 탁석산은 진소군이 반신을 붙잡고 신형을 날리고 있었다.


그런데 대지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콰화아아아-------

츄화아악


“으아악~~~! 이게 뭐야?”

“헉?”

“뭐, 뭐지?”


처음 시작은 곡구에 있는 황룡담이었다.


물이 있는 만큼, 지각이 얇은 연못 밑에서 거대한 화염 덩어리가 솟구쳤다.


“요, 용? 정말 용이야?”


아니었다.


첫 글자만 맞았으니 용이 아니라 용암이었다. 어마어마한 열기와 매캐한 유황 냄새를 퍼뜨리며 용암들이 분출됐다.


얇은 건 전각의 기둥만한 것에서, 굵은 건 집채만한 용암들이 황룡담 곳곳에서 솟구친다.


콰르르르르---- 콰르릉--!

콰아아아아---------


곡구에 있던 자들도 혼비백산! 달아나기 시작했다. 개중에 너무 놀란 자들은 곡 안으로 신법을 펼치기도 했고 정신없었다.



“사형”

“어-, 봤어.”


위진성은 멈춰서 재빨리 상황파악에 나섰다. 급할수록 서둘면 낭패를 보기 쉽상이다.


그가 보니 벌써 곡 입구는 황룡담에서 쏟아지는 용암들로 막혀갔다. 자욱한 연기와 열기 때문에 불길도 번졌다. 황룡담은 더 이상 연못이 아니었다.


물들은 모두 증발하거나 부글부글 끓었다. 이제 넓었던 연못은 용암으로 채워져 용암담으로 불러야 할 판이었다. 그러면서도 치솟는 용암들은 누그러질 기세가 안 보인다.


“아~, 위공자. 진소저~.”


매캐한 냄새를 뚫고 꼬릿꼬릿한 냄새가 난다 했더니 우두구와 장동이 다가왔다. 그들도 곡구로 뛰다가 멈췄고, 둘러보다 위진성을 발견한 것이다.


“사매, 입구는 이미 막혔으니 위로 가자.”

“예”


눈치가 빠른 자들은 곡구 대신 조금이라도 덜 높은 절벽을 기어 올랐다. 어쩔 수 없이 위진성은 장동을, 진소군은 우두구까지 잡고 가까운 절벽으로 향하는데,


두두두드드드

콰우우우--------

드드드드드


쩌어억-----

피유우----우-------

츄화악!


“으악~~~”

“앗!, 뜨거. 살려줘~”

“누, 누가 나, 나 좀”


드디어 곡안의 땅이 쩌억 쩍 갈라진다.


그 사이사이에선 용암들이 분출되었고, 운 나쁜 자들은 용암에 먹혔다. 다른 이들은 양편으로 갈라져 절벽들로 신형들을 뽑아올렸다.


허나 안타깝게도 한번 금이 간 땅은 봄철 살얼음 갈라지듯 했다. 그 밑에선 어김 없이 엄청난 열기를 머금은 용암들이 솟구치고, 떨어지는 그것에 맞은 자들은 몸부림치다 죽어갔다.


“크아아아악-----”

“우아----악!”


‘절벽 끝은 괜찮을까?’


절벽에 발을 깊숙이 박고 정상을 올려다보는 위진성은 우려가 되었다. 요전에 백도 연맹에서 각파의 제자들을 차출해서, 절벽 꼭대기를 지키던 고수들이 대폭 줄어 있었다.


이틈에 마교에서 습격한다면 정상을 뺏길 것이고.. 이건 최악의 상황이다. 가능한 빨리 올라가, 꼭대기를 지켜야 한다.


위진성은 두 사람에게 자신의 양어깨를 하나씩 붙잡게 하고 절벽을 찼다. 진소군은 앞서 오르고 있다.


슈하아아아—

피슈우우우우 -------


“제발!”

“안 돼애~~~”

“살려 줘”


고수들은 덮쳐오는 용암에 그나마 대응할 수 있었다. 강력한 장력이나 검기로 몸을 보호했지만, 그 수준에 못 미치는 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지옥도가 펼쳐진 듯한 아수라장 속에서 정상을 오르던 위진성이 고개를 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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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261. 23.05.28 135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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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254. 23.05.21 174 4 11쪽
253 253. 23.05.20 15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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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251. 23.05.18 186 4 11쪽
250 250. 23.05.17 190 4 11쪽
249 249. 23.05.16 19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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