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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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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20 17:15
조회
151
추천
4
글자
12쪽

253.

DUMMY

검이 소수를 조금씩 박리시켜 조각들을 부유하게 했다. 그러나 소수는 떨어져 나가는 부분보다 더 빠르게 복구되었다.


캬드드드르르륵


무언가 갈리는 듯한 음향이 계속된다. 둘은 또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건가? 위진성은 그럴 생각이 없는지 변화를 줬다.


이에 소수마녀가 왼손을 뻗어 막아가고 오른손은 내질렀다. 그러자 그가 주작신보를 밟아 소수마녀의 측면으로 파고들어 검을 찔러냈다.


스르르


마왕구전신법도 펼쳐지고 그녀의 신영이 허깨비인 양, 빙그르르 크게 돌아 상대 정수리를 노렸다. 이건 몰랐는지 위진성의 머리가 소수에 함몰되고 찢어진다.


그리고 공간에 스며들어 흩어질 때는 이미 검이 태산압정으로 내리그어지고 난 후였다.


마왕구전신법이 간발의 차로 늦었나?


소수마녀의 칠흑 같은 머리카락이 중간에서 분해되어 날린다.


그러나 인간의 감정이 모두 소멸됐는지, 소수마녀에게선 어떤 분노나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기계처럼 마왕구전신법의 최절초, 마왕현세를 펼치고 있을 뿐.


소수마녀가 육십사로를 모두 점하고 백옥의 손들이 일제히 그에게로 향했다. 어디든 있는 소수마녀로 인해 눈이 현란하다.


어느 게 진짜고 어떤 게 환영인가?


도저히 구분불가한 마왕구전신법의 위력이 새삼 돋보였다. 이를 보는 누구든지, 그 압도적인 광경에 경이로움을 느껴야 했다.


그렇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으니···


위진성의 눈이 투명하게 변해가고 허공에 무수한 선과 도형들이 그려진다. 그러면서 다른 소수마녀들은 안이 텅비었지만, 하나만 온전한 형태로 구분됐다.


이어서 공간에 선 하나가 도드라지고, 그는 그 선을 따라 가면서 검왕검로를 내질렀다.


흐른다. 위진성이 여기 이곳에 존재하는 듯, 아닌 듯 흘러가고 소수를 통과해 그녀 앞에 이르렀다.


드그그그—

푹!


검이 소수마녀의 심장 부위를 뚫고 등뒤로 삐쭉 나왔다. 그녀의 신체도 단단했지만, 소수만큼은 아니었다.


가슴 부위가 점점 뜯기다가 금속 같은 피부를 해체하고 심장을 관통했다. 내부는 정상인(?)과 같은지 심장은 분해돼 흩어졌다.


주르르르


구멍 난 가슴 부위에서 새빨간 피가 쏟아지고 소수마녀의 입에서도 주르륵 흐른다.


“큭, 끄으윽!”


입을 달싹이려던 그녀가 갑자기 한껏 벌리고 짐승 같은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그와아아----악”


흐르던 피가 빨간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껴갔고, 검은 액체는 그냥 흘러내리지 않았다.


먼저 소수마녀의 눈에서 검은 액체가 흐르고 불이 붙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에 괴로운지 그녀가 전신을 부들부들 거렸다.


“끼아아아악--------”


검은 액체는 칠공에서도 흘러내렸고 곧 검은 불로 타올랐다.


“끄아아아악------”


고통에 젖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던 소수마녀가 이내 쭈글쭈글 해지더니 다리부터 흩어지기 시작했다. 무릎, 허리, 가슴을 지나 머리를 마지막으로 소수마녀는 소멸됐다.



“후우---- 후우-----”


위진성은 깊게 숨을 쉬어 내부를 일신시켰다.


좀 힘들었다. 쉬지 않고 풍백비천과 검왕검로에 산경화보를 연달아 펼쳐왔다. 더구나 검왕비천까지. 힘들지 않다면, 명백한 거짓말이겠지.


그나저나 처음 실전에서 펼쳐 본 검왕비천은 나쁘지 않았다.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흑화를 가르지 않았던가?


단지 아쉬운 게 있다면 검이었다. 그가 손에 든 검을 내려다보는 사이 진소군과 백도 명숙들이 다가왔다.


“사형”

“난 괜찮아. 사매는?”

“공력이 잠시 흩어졌을 뿐, 저도 괜찮아요.”


그들은 서로를 보고 빙긋 미소 지었다.


특히 위진성은 마음이 가벼워졌다. 희망이 보인다. 깜깜한 지하 감옥에 우두커니 있던 그에게 빛 한줄기가 비치는 느낌이었다.


“위공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구려!”

“원시천존. 왜 아니겠소? 가히 천외천의 무위요.”

“비천이, 괜히 비천은 아니군요~!”


둘러선 명숙들은 한목소리로 감탄과 찬사를 표했다.


“위공자, 이걸 쓰시오.”


그중에 공동파 장로 천운검 문태손이 불쑥 자신의 검을 내밀었다. 검과 그를 한눈에 담는 위진성이 고개를 저었다.


“제가 어찌 문장로님 검을 쓸 수 있겠습니까? 마음만 받겠으니 거두시지요.”

“왜?, 검이 마음에 안 드오?”

“아닙니다. 말학 후배로써 쓰기 무겁기 때문입니다.”

“허허~. 이건, 공짜는 아니라오··· 위공자, 이 검이 명검까진 아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검도 아니오. 그러니 이 놈으로 부디 위정척사에 임해 주시오.”


위진성은 물끄러미 검을 바라봤다.


과연 좋은 검이었다. 지금 쥐고 있는 검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선뜻 받지 않았다. 받으면 자신이 저들, 대문파들의 바람대로 쓰이는 듯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마교는, 교주 척군영은 내가 거두는 게 맞겠지.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다. 더 이상은···’


그는, 저들의 바람대로 하는 건 이번을 마지막으로 하기로 했다. 어찌 됐든 지금은, 자신과 저들의 목표가 동일했으니까.


위진성은 손을 뻗어 문태손의 검을 쥐었다. 손에 감기는 감이 상당히 좋다. 정명검, 청명검에 못지 않게 훌륭하다. 그는 눈길을 검에서 진소군에게로 돌렸다.


“나 먼저 갈테니, 사매는 마저 회복하고 와.”

“좀 기다렸다 같이 가죠, 사형?”

“아니. 척군영이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을 때 상대해야 해. 그러니 충분히 회복하고 와.”

“···. 예, 알겠어요. 곡 안쪽까진 같이 가요.”


“위공자, 아직 도화곡 밖으로 탈출한 자들은 아무도 없단 보고가 있었소. 그들은 저 안에 있을 것이오.”

“···.”


위진성은 몸을 돌려 묵묵히 곡 안쪽을 바라봤다.


굽이굽이져 여기선 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기다린다 했으니 저 안에 있겠지?


“갈까?”

“그래요, 사형.”


위진성과 진소군은 나란히 곡 안으로 신형을 날렸다.





도화곡은 안으로 들어갈수록 구불구불 구비졌다. 위진성은 몇 차례 방향을 꺾어 마침내 곡 안쪽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곳도 용암 폭발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땅엔 용암들이 흐른다. 허나 다른 곳보다 상태가 훨씬 양호했다.


지대가 높아 밑으로 흘렀고, 또 거대한 바위덩이들이 용암이 안으로 흐르는 걸 가로 막고 있었다.


마교에서 화약을 터뜨려 집채만한 바위들로 보호하게 한 것일 테지. 그렇기에 도화곡 최심부에 있는 동혈은 용암이 닿지 않았다.


위진성과 진소군은 동혈 입구에 서서 안쪽을 들여다봤다. 위진성의 눈에 어두컴컴한 동혈 안쪽이 보인다. 통로 외엔 아무 것도 없다.


“사매, 꼭 회복하고 들어와.”

“예, 그럴게요. 그러니 사형도 약속해줘요.”

“무슨 약속?”

“제가 갈 때까지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고.”


그녀는 눈을 빛내고 사형의 눈을 직시했다.


“··· 그래. 그러도록 할 게.”


말이 끝나고도 두 사람은 조용히 서로를 응시했다.


눈에 담아두려는가?


빤히 바라보는 진소군에게 그가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갔다. 그녀도 한 발, 두 발 걸어오고 서로 상대를 끌어 안았다.


뭉클


그녀는 양팔로 그의 목을 감았고 그는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러면서도 둘은, 상대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의 머리가 모로 기울어진다.


두툼한 입술이 앵두 같은 입술에 포개지고 두 연인들은 깊은 대화를 이어갔다.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잘 했다 해주고 이제 마지막 남은 이 순간을 무사히 넘기자고··· 그토록 꿈꾸던 삶을 살자고 서로 다짐했다.


짧지만 열정적인 시간이 지나고 둘은 떨어졌다. 그녀 허리에서 손을 뗀 위진성이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조심하세요, 진성!”

“응”

“바로 갈게요.”

“···.”


그는 몸을 돌려 동혈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둘이 서로 상대를 위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위진성은 알까? 진소군은 알고 있을까?


그가 성큼 동혈 안으로 들어섰다.





위진성은 네 갈래 통로에서 멈춰섰다. 대략 칠, 팔십 걸음 걸었을까? 통로는 일직선으로 뻗어있었고 그가 멈춘 곳에서 갈라진다.


그는 우뚝 서서 전방과 좌우를 주시했다.


군데군데 벽에 횃불이 걸려있어서 아주 어둡진 않았다. 동굴치곤 공기가 무겁지도 않았고. 동혈이 생각보다 작거나 외부와 연결이 많거나 둘 중 하나일 테지.


위진성은 기감을 흘려보내 가야할 곳을 가려내려했다. 마기가 있다면 소천심공이 감지할 것이다. 그는 좌측으로 꺾어 걸어갔다.


한참을 가니 특이하게도 위로 오르는 계단이 나온다. 마기는 계단 위쪽에서 감지된다. 그가 힐끗 올려다보고 계단을 올랐다.


오르며 살펴보니, 이곳은 천연동굴에 인공이 가미된 곳이었다. 지금 밟고 있는 계단도 천연으로 생성된 곳을 다듬어 계단으로 만든 듯 했다.


계단 끝에 이르자 맞은편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위진성은 그곳에 가 섰다.



고오오오오-------

화아아악!


그가 멈춘 곳은 낭떠러지였다. 위진성은 끝 모를 깊이의 낭떠러지 중, 어디쯤에 난 작은 통로로 내다보는 중이었다.


고개를 드니 저 위에 동굴 천장이 보인다. 맞은편은 거리가 한~, 사십 장 정도 될까? 그정도 떨어져 절벽이 있었고, 밑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곳은 동혈 안에 있는 커다란 공동이었고, 그가 있는 곳은 절벽 중간에 뚫린 통로 끝이었다.


고오오오-------


바람은 저 밑에서 올라온다.


‘굉장히 크구나!’


밖에서 볼 땐 동혈이 이렇게 클지 몰랐다. 도화곡 끝이 이럴 정도로 크진 않았으니까.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도 거대하지만, 아직 바닥이 얼마나 깊은지도 모르겠다. 밑에선 바람뿐만 아니라 마기도 올라온다.


위진성은 다시 위를 확인하고 밑을 한 번 보더니 휙 몸을 내던졌다.



파라락 파라라락


바람에 옷자락이 펄럭인다. 기분이 묘했다.


동굴에 들어왔더니 낭떠러지가 있다, 통로 끝은 절벽 어디쯤이었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니 한참을 밑으로 하강한다.


그러하니.. 이거 기분이 지옥이나 삶과 죽음의 경계선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파라라라-라---


그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채, 얼마나 내려왔을까?


바닥이 보인다.


탁!

휘리리릭


위진성이 바람을 몰고 내려섰다. 그리고 한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그곳에 있었다. 척군영과 사마륜은 거대 공동의 바닥, 한 곳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한쪽 끝에 장한 넷이 들어갈만한 통로 안에 앉아 있다. 그 뒤로는 또 밑으로 내려가는 통로가 보였다.


“이제 왔나? 위진성.”

“···.”


위진성은 사마륜의 인사는 무시하고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시선은 척군영에게 고정한 채.


‘괜찮아 진.. 건가?’


척군영은 눈을 꼭 감고 미동도 하지 않았다.


“최후의 전장에 어서오게. 내 환영하지.”


촛점을 사마륜에게 돌리니 그 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양팔을 벌리고 과장된 손짓을 해보였다.


“어찌 됐든 자네와 교주는 ··· 음과 양, 신과 마를 대신한 동주천과 마교 간의 천년 대전의 마지막을 장식할 자들이네. 대단하지 않은가 말이야~!”

“···.”


위진성은 그들이 들어간 동굴 뒤를 주시했다.


“아!, 여기? 이건 우리가 새로 판 거네. 용암을 끌어올리기 위해 말이야.”


그가 눈을 찡긋하면서 경박스레 알려줬다. 아닌 게 아니라, 작은 통로는 인공으로 깎은 흔적들이 많았다.


“저 밑에서 교주가.. 화약으로 불러 낸 용암을 땅위로 인도한 것이지. 어때, 괜찮았나?”


이상하게 사마륜은 들떠 보였다. 즐거운 듯도 보이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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