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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03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25 17:15
조회
130
추천
4
글자
11쪽

258.

DUMMY

화아-악


그녀의 모든 힘이 담긴 광검은 일직선으로 검은 구름과 벽력들을 뚫고 밑바닥까지 빛을 비췄다.


흑뢰화들이 공동을 한바탕 휩쓸 때, 언제 이동한 건지 척군영은 상공에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진소군은 희미해져 가는 광검을 들어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광검은 집채만한 흑뢰화에 맞서 깜박이다 사그라들었다.


그러니 진소군은 공동 바닥으로 추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도 뒤쫓아 떨어지는 흑뢰화에 맞서야 했다.


쾅------

풋~


허공에 선혈이 확 퍼진다. 끝까지 위진성을 안고 있던 그녀가 피를 흩날리며 날아갔다.


정신을 차린 위진성은 온 몸이 타들어가는 듯한 심정이었지만, 물 먹은 솜 같은 몸으론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상체를 일으키는 게 다였으니···




공중에서 계단을 밟듯 걸어내려온 척군영이 위진성을 내려다봤다. 그의 눈에서 흑화가 타오르고 양쪽 귀에선 검은 액체가 줄줄 흐른다.


흑화가 일체화되기 전에 전력으로 그것을 펼친 부작용이었다. 척군영도 폭주하는 흑화에 내부가 정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뜻이 거부됐다는 분노가 그를 지배하고 있었다. 위로 들리는 검에서 흑뢰화 한 줄기가 위진성에게 쏘아졌다.


죽이려는가? 자신을 담을 그릇이고 뭐고 다 파괴하고 죽이려 하는가?


창날 같이 날카로운 흑색 낙뢰는 위진성의 심장을 노리고 날아갔다.


그런데,


파라락!

콰직~

푸확!


위진성의 얼굴에 뜨거운 선혈이 튀었다.


자신의 피인가?

아니다.

그녀의 피였다.



진소군은 멀어지려는 의식을 붙잡고 사형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척군영의 움직임에 맞춰 늦지 않게 움직여 몸으로 막아섰고.


그렇게 그 대신, 그녀가 심장에 불타는 검은 낙뢰를 맞았다. 심장에서 뒤로 뿜어진 피가 위진성의 얼굴을 적시고 그녀는 쓰러졌다.



쿠-우-웅~~



위진성에게는 ‘쿵’ 소리가 느렸고 컸다. 영겁 같이 느껴졌었고, 태산이 무너지는 것처럼 컸다.


“소..군!”


심장이 있어야 할 그녀 가슴엔 시커먼 흑화가 있었다. 상처로 몰리는 피를 전부 태우며.


그녀가 숨 쉬기가 힘든지 거칠게 “컥컥” 거렸다.


“끄으~끅! 크으~컥"


호흡이 뜻대로 안 된다. 진소군이 눈동자를 움직여 그를 찾았다.


“지.. 진···”

“소군. 힘드니까 말하지마! 아니까···”


뚝 뚝


피가 흐르지 않으니 그가 대신 눈물을 흘리는가?


위진성의 눈물이 그녀 얼굴에 떨어졌다.


“지, 지인 성. 우지,.. 울지 마요.”


한방울이 흘러 그녀 눈을 타고 눈꼬리에 맺히고 무게로 인해 밑으로 떨어졌다. 그녀 눈물이 더해진 건가!


“소군.. 미안해. 사매, 정말 미안해!”

“아.니···예요. .. 미안.. 해, 하지. 말아..요.”


부들거리는 손이 힘겹게 들렸다. 작게 떨리는 손은 그의 뺨을 감싸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소군~!’


위진성은 눈을 꼭 감고 그녀 손을 잡았다. 손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눈을 뜨고 그녀와 눈을 맞췄다. 꺼져가던 눈빛에 반짝 생기가 돈다. 촛불은 다 타면, 꺼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번 밝아졌다 소멸된다.


사람도 생이 다하기 전, 그런 순간이 있는데 이를 회광반조라 부른다.


이를 잘 아는 위진성이 손을 잡은 채로 물끄러미 바라봤다. 한 없는 감정이 전해졌는지 진소군이 작게 미소 지었다.


“진성, 너무 슬퍼 말아요. 당신은 웃는 모습이 가장 멋있어요.”

“그래, 알았어. 다른 여자 앞에선 웃지 않을 게. 그럴 테니까, 그러니···.”


빙긋


그녀가 밝게 웃었다.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진다.


“미안해요. 같이 여행 가기로 하고선··· 약속.. 모, 못.. 지켜···서..”

“소군~!”


맞잡은 손에서 생기가 급격히 사라진다. 그녀 얼굴은 딱딱하게 경직되어 가고. 그가 할 수 있는 건 애타게 부르는 게 다였다.


“내. 가.. .. 항상.. 곁에. .. 있어··· 우지.. 마요. 불.. 싸하.. 사···라”


고개가 탁하고 기운다. 이게 그녀의 마지막 움직임이었다.


위진성이 손을 놓자 그녀 손이 힘없이 떨어진다.


화르륵


마지막까지 진소군을 보호하던 신력과 공력이 흩어지고 심장 부위를 시작으로 흑화가 번져간다. 위진성은 양손으로 그녀 볼을 감싸쥐고 망연히 바라봤다.


이 모습, 이 감촉도 마지막..이겠지?


조금 후 흑화가 다른 부위에서도 타오르면, 이 세상에 그녀가 있었다는 흔적은 사라진다.


오직 기억 속에 남을 뿐이다. 기억 속에···.



ㅡㅡ “형장은 서쪽 산에서 온 검객이시오?”

“ ? ”

“미안합니다. 아는 사람인가 싶었습니다.”

.

.

“형장도 천하 무림대회 참여가 목적인가요?”

“사정이 있어 참여했소.”

“잠깐만요~. 통성명하는 게 어떻겠소? 나는 진소명입니다.”

“위진성이오.”

“반갑군요, 위형.”

.

.

“우와~! 위형, 대단합니다.”

“감사합니다.”

“장진보의 구명절초를 보려한 거죠?”

“그래야 상대도 아쉬움이 없을 테니까요. 진형 상대는 누굽니까?”

“누구였더라? 조법 쓴다던데?”

“상대도 모른다고 타박하더니 진형은 상대 이름도 모르오?”

“까먹었습니다. 제가 건망증이 있어요. 큭큭”

.

.

“진형, 수고했다는 말을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군요.”

“비오는 날, 비무를 했는데 당연히 수고했지요.”

“두 초식만에 끝내니 한 말이오.”

“그럼, 위형이 점심을 사십시오.”

“이긴 건 진형인데?”

“날 놀린 값이오.”

“진형 승리 기념으로 내가 내지요.”

“그럼 난 먹어주겠소. 큭큭. 가시죠.”

.

.

“저기 있네~, 위형 이름이.”

.

.

“위형, 멍하니 서서 뭐합니까?”

“잠시, 생각할 게 있어서···”

“나를 보며 생각하면 쉽게 풀리나 보죠?”

“무슨··· 위형은 활력이 넘치는 거 같소?”

“비무날이라... 나는 전사의 피가 흐른다오.”

.

.

“화류공자 같군요.”

“이거 곤란하군. 어디 놓고 가기도 그렇고.”

“보기 좋습니다. 꽃바구니 협객이라···”

“그래요? 그럼 진형 드리겠소.”

“어?, 진짭니까?”

“그렇소. 난 혼자니···”

“오~, 이런! 감사합니다.”

.

.

“다시 보니 반갑소, 진···소저. 검왕문 위진성이오.”

“은하성부 진소군이예요.”

“소..군. 어울리는 이름이오.”

“감사합니다. 소명은 아명이에요.”

.

.

“매화야, 피었느냐. 봄이 오니 ··· 장미야, ··· 너에겐 고고한 아름다움이 있으니.

내가 지은 시예요.”

.

.

“사형, 저기 봐요~”

“유성!”

“맞아요. 빨리 소원 빌어요.”

“소원?”

“예, 소원.”

.

.

“매일 사매 생각했어.”

“피이~. 매일이면 하루 한 번도 매일이잖아요.”

“그 한 번이 족히 반나절은 가더라고.”

“깔깔깔”

.

.

“사형. 우리 일 끝나면, 풍경 좋은 장소들을 찾아다녀요.”

“그래. 끝나면 하고 싶은 거 하자, 사매. 일 끝나면.”

“예, 일 끝나면요.”

.

.

“뭐예요? 왜 싸우는 중에 위험한 행동을 하는 거예요?”

“사매를 믿은 거지.”

“뭐라구요?”

.

.

“진성, 왜 그렇게 슬피 우나요? .. 우리 같이 슬퍼해요, 불쌍한 사람!”

.

.

“호호호. 사형이 그러니까 꼭 화류공자 같아요.”

“내가?”

“예~. 다른 여자에게 지금처럼 보지 말아요.”

“왜?”

“치명적이거든요.” ㅡㅡ



안녕.

안녕, 소군





위진성은 멍하니 진소군을 바라봤다. 그녀를 만나고 지내왔던 순간들이 눈앞에 영상으로 지나간다.


장면장면들과 기억나는 말들.


인사 나누고 장난치고 농담하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서로 하고 싶은 걸 이야기 하는, 이런 소소한 것들이 기억난다.


여행을 가자던 그녀를 결국 지키지 못했다. 지켜주지 못했다.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그토록 바랬건만! 바래..왔..건. 만.


심지어 자신은 그녀를 공격하고 상처까지 입혔지 않았는가?


비록 흑화의 지배를 받았다 하더라도, 없는 일이 되는 건 아니다. 자신은 잊을 수 없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노력이 부족했었나?

아니면 할 수 없는 걸 바랬었을까?


‘모르겠다’


그는 아무 것도 모르겠고, 그저 멍하니 불에 흩어지는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심장에서 시작된 흑화는 단전과 팔다리를 거쳐 막 그녀의 얼굴로 향하고 있었다.


앵두 같은 입술과 미려한 코를 지나 봉목을, 그리고 반듯한 이마와 흑단 같은 머리카락까지··· 남김없이 태웠다. 한줌 재마저 남기지 않고.


거짓말 같았다. 방금까지 이 앞에 있던 그녀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


이렇게.. 된 거야?

결국, 그녀와.. 영원히 ···


[위진성, 심심한 애도를 표하네!]

‘··· ?’

[하지만,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텐가? 자네답지 않아. 자넨 짊어진 일이 있고, 이젠 갚아야할 원한까지 있지 않은가?]

‘ ?! ’


위진성이 눈을 들어 앞을 바라봤다. 척군영은 반개한 눈으로 내관하고 있었다. 흑화와 척군영의 일체화가 빠르게 마무리되려 한다.


[내가 할 수 있게 도와주지. 어떤가?]

“···.”

[아니, 자넨 선택지가 없어. 그냥 해야 해. 신장의 아들 아닌가 말이야! 그리고 자네에게 진소군은 각별한 존재 아니었나?]

[돌리지 말고 본론을 말해.]

[낄낄. 그렇지. 지금 한가하게 얘기 나눌 때는 아니야. 곧 교주가 마무리 지으려 할 거 같으니 바로 말하지. 내가 신호하면 앞에 보이게 될 백색 빛을 밟고 이곳으로 오게.]

[왜?]

[시간이 없다니까? ··· 내가 교주를 꺾을 방법을 알려주겠네.]

[왜 알려주는 거지?]

[나한테도 이득이 되니까. 더 자세한 건 이따가 말해주지. 일전에 내가 궁금한 걸 알려준다고도 했었으니까. 어떻게 하든 자네한테 손해는 아니야. 거기 그렇게 있다 교주의 검에 맥없이 죽을 텐가?]


그건 아니지. 방법이 있다는데 무기력하게 죽음을 기다리는 건 아니다. 사마륜의 속셈은 일단 얘길 들어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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