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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31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17 17:15
조회
190
추천
4
글자
11쪽

250.

DUMMY

청명검이 용을 가르고 나아갔다. 반으로 갈라지는 용암들이 폭포수가 되어 밑으로 떨어져 내린다.


그에 반해 비록 검결지가 바람 앞의 문풍지처럼 흔들렸지만, 청명검은 끝까지 용암을 가르고 척군영과 마주했다.


‘끝까지··· 간다!’


위진성의 눈에 어린 단호함이 검에도 전해졌는지 풍백파산이 다시 환해졌다. 이대로 상대를 가르고 싸움을 끝내려는가?


하지만 이렇게 맥없이 당할 척군영이 아니다. 그는 펼쳐낸 초식이 파훼되자 한찰나의 순간, 정면에 회전하는 검을 찔러냈다.


마치 연환식을 펼친 듯한 이런 초식 운용은 그가 왜 과거 동주천 제일 고수였는지를 입증한다.


파훼된 초식 뒤에 늦지 않게 또다른 초식을 펼친다는 게 가능하다는 걸 그가 보여줬으니··· 명불허전이란 이럴 때 쓰라는 말일 테다.


그의 호구 안에서 호천검은 회전을 멈추지 않았다. 흑뢰화가 검신을 타고 돌풍처럼 되어 쏘아졌다.


상대에겐 산악처럼 높고 두텁게 여겨지는 흑화였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그런 흑화와 산을 허문다는 초식, 풍백파산이 맞부딪혀 갔다.


쿠르릉~~~ 파화아아아앙-----------


아아앙------- 아앙----- 아앙---


재차 경천동지할 파열음이 대협곡 곳곳에서 메아리가 되어 널리 널리 퍼진다. 산이 집인 생명들은 굉량한 폭음에 화들짝 놀라 굴로 뛰어가고.


소리가 가시고 드러난 전경


위진성은 뒤로 밀려 절벽 꼭대기에서 볼 수 있었다. 그 앞으로 선명한 두 줄기 밭고랑이 두 뼘 넘는 깊이로 패여 있었다.


풀어 헤쳐진 머리카락들이 얼굴을 가려 표정을 볼 순 없지만, 모습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굉장한 충격에, 그가 받은 피해가 결코 작지 않을 거란 걸.


상대도 비슷하면 좋으련만 지금 봐선 그렇지 않다.


척군영은 여전히 도화곡 상공에 있는데 용암의 장막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그러니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도 처음 모습 그대로일 듯했다.




위진성이 검을 쥔 오른 손등으로 입가를 닦았다.




핏방울이 손등에서 흘러 떨어졌다.


‘저기서 싸우는 건 피해야 한다’


강이 되어 흐르는 용암이 곧 척군영의 힘으로 사용된다. 다른 곳이어야 한다.


슈가갹


“어억!”

“큽~”


절벽 주위에 있던 마교도 둘이 위진성의 상태를 오판하고 덤벼들다 검에 쓰러지는 소리였다.


위진성은 검을 회수하지 않고 그대로 척군영에게 어검술을 날렸다.


천천히 기동하던 청명검이 한순간 시야에서 사라졌다. 비쾌하게 공간을 가르는 풍백비천에 척군영은 아래에서 더 용암을 끌어올려 퍼부었다.


거대한 화룡이 입을 쩍 벌렸고, 청명검은 용암 내부로 삼켜졌다. 직후 화룡이 위아래로 꿈틀꿈틀 거린다.


파아아아-------


용암으로 이뤄진 용이 몸부림치는 것 같더니, 순식간에 뒷면이 갈라지고 검이 튀어나왔다. 청명검이 화룡을 관통해 다음 목표로 향한다.


척군영은 검을 비스듬히 사선으로 쳐올렸다. 흑색 뇌전 하나가 어검에 마주쳐가고,


쿠웅

콰지지직~

파 팟!


얼마나 강대한 힘들이었는지 둔중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흑뢰는 수십 줄기 정전기가 되어 상공을 지졌다.


허나 검신이 붉게 달아오른 청명검은 멈추지 않았다. 크게 원을 돌아 다시 척군영에게 쏘아졌다. 더할 수 없이 유려하고 정교한 어검술이었다.


쾅------


청명검이 다시 돌아,


쾅------


다시 한번,


쾅------


위진성은 진탕되는 내부를 꾹 누르고 거듭거듭 풍백비천을 펼쳐냈다. 조금 더, 한번 더. 쉬진 않고.


순식간에 삼십여 합이 지났다. 용암으론 안 되어, 직접 어검술을 쳐내던 척군영이 드디어 상공에서 움직였다. 뚜벅뚜벅 걸어 위진성에게 다가갔다.


서,너 번의 걸음만에 가까워진 그가 짜증스민 목소리로 말했다.


“영~, 불편하군 그래.”


워낙에 빠른 어검술이기에, 그가 이동하지 않고는 판을 깨는 게 쉽지 않았던 거다. 호흡 조절하는 위진성은 만족해했다. 체내에 쌓인 탁기를 내쉰 그가 말을 받았다.


“싸움이니 편할리가 있겠소?”

“훗후-. 내 너의 숨을 끊으려 했으면 벌써 했다.”

“? 무슨 말이오?”

“그러니 불필요하게 하지 말란 말이다.”


상대방으로선 썩- 듣기 거북한 말이었다.


그러나 위진성은 신경쓰지 않았다. 일단 척군영을 용암 위에서 나오게 했으니 본격적으로 해볼 참이었다.


사매 없이 자신만으로 되기를 빌며 그가 풍백기를 일으켰다.





톱니가 달린 검끝에서 붉은 검사가 누에에서 실 뽑듯 쭉 나왔다. 붉은 검사는 채찍처럼 휘어져 진소군을 옭아매 갔다.


비록 가느다란 검사지만 가볍게 보다간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건 마교의 혈파검사이기 때문이다.


몸에 닿기만 해도 혈액이 모조리 체외로 배출되거나, 안에서 폭발하는 저주 받은 마공!


그것이 혈파검이었다.


현 마교에서 이렇게 자유자재로 혈파검을 펼칠 수 있는 건 마라법가주 잔마검 사심옥.


그뿐이다. 그가 네 명의 장로와 당주들을 위해 진소군에게 달려들었다. 넷이면서도 그들은 은검기에 위태로웠었다.


해서 사심옥은 여간해서는 내보이지 않던 나머지 이할의 힘을 다해서, 백도 고수 셋을 검하고혼으로 만들고 그녀에게 검사를 날리는 중이었다.


진소군은 은하성두를 변초로 휘어지게 펼쳐내 혈파검사에 대응했다. 뒤이어 쏟아지는 협공엔 은색 별을 날리는 것으로 대처했고. 공수 양쪽에 유용한 초식, 은하성두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어진 유성추혼 다섯 줄기는 허초였다. 그녀는 고고한 학처럼 떠올라 마교의 당주를 반으로 갈랐다.


이에 잔마건 사심옥은 아껴둔 힘까지 전력으로 혈파검을 쏘아냈다. 처음엔 검사가 한줄기였었다. 허나 환상처럼 하나가 둘이 되고, 둘에서 넷, 넷에서 여덞로 늘어만 갔다.


그렇게 수십 줄기가 된 혈파검사가 하늘에 거미줄을 치고 떨어진다.


“크악~~”


백도인 한명이 넓게 펼쳐진 검사 한줄기에 스쳤다.


직후 그의 칠공에서 부글거리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 얼굴뿐만 아니라 몸에 있는 구멍에서는 죄다 피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럼 혈파검망의 중심에 있던 진소군은? 그녀는 어떤가?


마교도들의 바람과 달리, 진소군은 위진성 쪽을 힐끗 확인하고 나서 검으로 중단세를 취했다. 그녀의 눈동자에 은색 진기가 맺히고, 몸 외곽선에도 은빛이 그려진다.


은빛 진기는 검까지 이어지고 별들이 만들어졌다. 크고 작은 수많은 별들이 뭉쳐져 빛의 기둥으로 변해 갔다.


그녀의 몸에 여러 개의 길쭉한 빛들이 나타나, 길어졌다 줄어들기를 몇 차례. 모든 빛들이 검으로 수렴되니 마침내 사백년 만에 천하무림에 은하광검이 온전히 재현되려 한다.


빛이 검에 모여들고 찰나의 정적이 흐른다. 한 찰나가 흐르고, 검극에선 세상에서 한번도 본 적 없을 빛기둥이 쏘아졌다.


지극히 신이하고 강렬하고 강렬한 광검!


빛나는 별들의 슬픔으로 만들어진 플레이아데스의 빛이 절벽에서 끝없이 뻗었다.


그건 혈파검망을 가르고 잔마검 사심옥을 지난다. 닿는 모든 건 최소의 단위로 분해되어 즉시 사라지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투명하고 찬란한 은빛으로 물든 그녀의 눈이 고개 들고 하늘을 봤다. 그곳에 혈응마가의 괴조가 있다.



흑사신 두백은 연신 화약을 던져 터뜨리고, 절벽에 내려서 정파인들을 찢긴 시체로 만들어 던졌다. 주변에는 괴조의 발톱과 부리에 당한, 조각 난 시신들이 즐비했다.


백도의 고수들이 달려오면, 그는 괴조와 함께 다시 날아오른다. 재차 화약을 싣고 와서 또 치고 빠진다.


그런 괴조가 하늘 높이 한점이 되어 떠있고 그녀의 은색 망막에 잡혔다. 은연검이 그리로 향한다. 끝없이 뻗은 광검은 그녀의 섬세한 조정을 거쳐 땅과 절벽은 놔두고 하늘로 들려 괴조에 닿았다.


“끄와아아아-------”

“헉~?”


괴조와 두백. 저들에게 고통이 있었을까? 한 차례 훑고 간 빛줄기에 둘은 영영 볼 수 없게 됐다.


미간을 찌푸린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은하광검을 지속했다.


한 번, 아직 더 해야 한다. 정작 광검이 필요한 자는 저기 있으니··· 다시 검이 들리고 한줄기 빛이 그녀의 눈동자를 따라 그자에게 쏘아진다.



#



“야~. 씨발, 좀! 그만 하라고~”

“내, 내가 뭘?”


장동이 버럭하는데 왠일로 이곤이 고분고분 받는다.


드디어 둘 사이의 갈등이 장동의 승으로 끝난 건가? 그건 아니다. 그럼 이곤이 큰 잘못이라도 저질렀나? 그도 아니었다. 절벽 때문이다.


둘은 매끄럽기 그지 없는 화강암 절벽을 기어오르는 중이었다. 장동은 잡을만한 곳을 찾거나 없으면 개방의 강룡장을 권으로 펼쳐 절벽에 흠을 만들면서 오르고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자가 이곤이다. 이곤은 위에서 꾸역꾸역 오르는 장동에 바짝 붙어 오르는 중이었다.


“아오~.. 야, 메기. 생긴 건 멧돼지처럼, 산 좀 탈 것 같은 놈이 왜 이렇게 엉겨붙고 지랄이야?”

“씨부럴! 난 내 길을 오르는 거뿐이라고 했잖아.”

“그럼 바짓가랑이 붙잡은 거 놔! 당장~.”


궁시렁 궁시렁


이곤은 슬며시 상대 바지춤에서 손을 뗐다. 허나 언제라도 잡을 수 있게 손을 근처에 바싹 댔다.


“참, 알 수가 없네. 내가 네놈 내공이었으면 벌써 올라갔겠다. 그러니까 너도 형님하는 거처럼 저기서 오르란 말이야.”


나름 괜찮은 가문에서 풍족하게 자란 이곤은 어릴 때 입은 심리적 외상으로 날카로운 곳을 못 오른다.


시간이 흘러 그는 이십 대 중반의 덩치 큰 성인이 됐지만, 깎아지른 절벽 앞에선 아직도 어린아이 그대로였다.


그렇기에 인근에 살면서도 그가 도화곡을 찾지 않았던 것이고. 어쩌면 이곤이 심하게 비위가 약한 것도 이것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쭈우욱


장동이 양팔로 몸을 당겨 오르자 이곤은 덥썩 바짓가랑이를 잡고 뒤따랐다.


“어~, 어?”

“아~, 진짜. 개코 거지 너무하네. 같이 좀 살자, 살자고~!”

“메기, 네가 그렇게 날 잡으면 위험하다고. 내가 떨어지면 너 혼자 올라야 한단 말이지~”


장동은 손가락으로 절벽 위를 가리켰다. 알아 들었는지 이곤이 슬며시 손을 놓는다. 둘은 투닥거리면서도 쉬지 않고 올라 정상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헌데 문제는 이제부터다. 두 번만 더 오르고 나면 이제 그 곡안으로 삐쭉 나와 있는 마지막 난관을 넘어야 한다.


저건 진짜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장동은 나름 생각이 있었다. 누가 방해만 안 하면, 땀 좀 흘리고 오를 수 있다. 누구만 없다면.


“메기, 너 말이다~”

“엥? 뭐라는 거야?”

“내 먼저 올라가서 잡을 걸 내려줄 테니 잠시 기다려라.”

“뭔 소리하는 거야, 개코 거지. 지금 위가 한가하겠냐?”


‘이 새끼. 이럴 땐 또 잘 돌아가네?’


“좋아, 이렇게 나오면 나도 이판사판이야. 네놈 혼자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으냐?”

“후아~. 인간성 하곤. 내 팔자야~, 어쩌다 이런 놈하고 엮여서···.”


그러면서도 장동은 손을 내밀어 이곤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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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264. 23.05.31 174 4 12쪽
263 263. 23.05.30 133 4 12쪽
262 262. 23.05.29 139 2 12쪽
261 261. 23.05.28 135 3 12쪽
260 260. 23.05.27 157 4 11쪽
259 259. 23.05.26 218 4 11쪽
258 258. 23.05.25 131 4 11쪽
257 257. 23.05.24 154 4 12쪽
256 256. 23.05.23 133 3 11쪽
255 255. 23.05.22 155 4 11쪽
254 254. 23.05.21 175 4 11쪽
253 253. 23.05.20 152 4 12쪽
252 252. 23.05.19 155 3 11쪽
251 251. 23.05.18 187 4 11쪽
» 250. 23.05.17 191 4 11쪽
249 249. 23.05.16 198 3 12쪽
248 248. 23.05.15 245 4 12쪽
247 247. 23.05.14 184 4 12쪽
246 246. 23.05.13 174 4 12쪽
245 245. 23.05.12 168 4 11쪽
244 244. 23.05.11 161 4 11쪽
243 243. 23.05.10 200 4 12쪽
242 242. 23.05.09 189 4 11쪽
241 241. 23.05.08 182 4 11쪽
240 240. 23.05.07 176 4 11쪽
239 239. 23.05.06 209 4 11쪽
238 238. 23.05.05 187 3 12쪽
237 237. 23.05.04 202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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