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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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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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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7,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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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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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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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65.

DUMMY

도화곡 상류

동혈 안 절광 공동


매우 깊은 공동 바닥엔 모처럼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움직임만 봐도 최상승의 고수들이란 게 짐작 가능했다.


이토록 많은 절대고수들이 모였다니, 어디에 속한 자들이기에 가능했을까? 그들은 혜명대사를 앞세운 대문파의 장문인, 가주들이었다.


제갈진이 말한 걸 확인할 겸, 그리고 혹여 생존자나 시신이 있을지 확인하러 온 것이었다.


장문인 등은 바닥에서 연신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놀라워하는 모습들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누가 이걸 인간들 간의 싸운 흔적이라 하겠는가?


어두워서 그렇지 공동은 바닥을 중심으로 난장판이었다.


여기저기 패이고 깎이거나 부서진 단단한 돌들.


이 거대한 공동 사방에 새겨진 상처들은 여기서 벌어졌던 싸움을 말해준다.


“이게··· 이게, 그들이 싸운 흔적이라고?!”


신화창 악무군은 멍하니 중얼거렸다. 패도하면 어디가든 빠지지 않는 대패도 팽웅휘도 혀를 내둘렀다.


“허어~! 말이 안 나오는군.”

“당가주, 가주가 펼치는 만천화우로 이게 가능하오?”


왕자수검 남궁수번도 놀라긴 매한가지.


그는 앞쪽 절벽에 자연재해로 생긴 듯한 균열을 보면서 불쑥 옆에 선 만천일화 당록에게 물어봤다.


“방원 십장 정도라면 몰라도 이렇게 공동 전체는.. 불가능하오.”

“당가주뿐만 아니라 천하에 누구라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오. 여기서 싸웠던 자들 말곤 말이오.”


고산매향 용덕현도 동감을 표했다.



무당 장문인 우공도장은 소림 방장 원우대사와 절벽의 한곳에 다가가 올려다보는 중이었다.


그들이 주시하는 곳은 오 장 높이 위였는데, 거기엔 팔 벌린 사람 모양이 깊고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 주위로는 벽력이 후려친 듯 갈라진 곳들이 가득했다.


“무량수불~. 대사, 정녕 이게 사람이 무공을 펼친 여파로 생긴 게 맞소?”

“그러게 말이오. 빈승도 믿기지 않는구려! 빈승의 눈에는 사람이 아니라 전설 속의 용이나 거인들 간의 싸움으로 보이오.”


그들은 몸을 돌려 공동 전체를 조망했다.


저 높은 곳에서 시작한 깊게 패인 흔적은 일직선을 그리고 밑바닥까지 통째로 분해시켰다. 바닥도 어떤 곳은 일 장 이상 사라져 층이 생겼고.


어떤 곳은 격돌의 여파로 생겨났는지, 한 지점을 중심으로 무수한 방사형의 흔적들이 암석에 새겨져 있었다. 헌데 그 각각의 깊이들이 족히 석 자 이상이었다.


그렇게 주변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놓은 것들이, 절광 공동 곳곳에 가득했다. 정녕, 믿기지 않는 흔적들의 연속이었다.



사람들은 충분히 감상(?)하고 제갈묵 주위로 모여들었다. 제갈묵은 앉았다 섰다 하면서 바닥에 남겨진 흔적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었다.


가끔 제갈진과 의견을 나누는 거 빼곤, 흔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제갈장로, 어떻습니까?”

“열심히 분석해 봤지만 실체는 모르겠소이다, 대사.”

“아미타불. 빈승이 보기엔 뭔가 곤란한 변수나 일로 커질 듯 하진 않소만?”

“동감입니다. 단지 이게 나타내는 것은··· 진법도, 기관도 아니지만 뭔가 의식이나 제사 등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군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오?”

“모든 선과 도형들이 여기 중앙으로 모여듭니다. 여기 있었을 무엇을 위해 이게 필요했던 것 같단 말이지요.”

“흠.. 그렇군요. 어쨌든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 다음으로 갈까요?”


장문인 등은 마지막 장소로 갔다.


과연 혜명대사의 말대로 저 밑에는 용암의 흔적이 있었다. 지금은 지상으로 분출됐기에, 용암의 흔적이나 바닥에 약간 고여있는 게 다였다.


장문인 등은 절벽 끝에서 주변을 자세히 훑어봤다. 하지만 용암이 흘러간 것 외엔 무엇도 알 수 없었다.


“대사, 지금까지 둘러봤지만, 저 용암 구덩이 말고는 다른 가능성은 짐작되는 바가 없소이다.”

“마찬가지요.”

“무량수불, 빈도도 같은 생각이오.”


장문인들의 반응을 보던 원우대사가 입을 열었다.


“아미타불. 빈승도 다른 방도가 있을 거 같진 않소이다. 허면 척군영, 사마륜뿐만 아니라 위공자, 진소저도 저 아래로 떨어졌을 겁니다. 그렇게 정리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러시죠.”

“합당한 생각이오.”

“그게 맞겠습니다.”


장문인 등은 이견 없이 동의하고 동혈 밖을 향해 걸었다. 그러나 결정에 이견은 없었지만 의혹은 남았다.


정말, 그들이 동귀어진해 용암으로 떨어졌다 생각들 하는 걸까?


그보단, 도화곡에서 봤듯이 마교 교주 척군영의 흑뢰화에 모두 재가 되어 사라졌다 여기는 지도 모른다. 척군영 본인도···


하지만 뭐가 실체에 가까운지는 중요치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척군영, 사마륜뿐만 아니라 위진성, 진소군이 사라졌다는 점이었으니···





“아악~,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살려줘, 제발!”


메기놈은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다.


그런다고 이 장동님이 봐줄 줄 알아?


어림없지.


무림인들 앞에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악몽을 선사한 저 메기놈에게 나도 합당한 벌을 내려주마!


“가만있어.”


장동은 타구봉으로 메기놈의 발바닥을 매우 쳤다.


“으악~. 살려줘, 살려만 주면 평생 주인으로 모실게. 정말이야!”

“흐흐흐. 그러게 잘하지 그랬냐? 응?”

“아이고~, 주인님! 이 종놈 좀 살려주십시오, 주인니~임”



장동은 그 메기놈을 노려보며 망상을 즐겼다.


저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놈은, 부지런히 정리하는 백도인들 옆에서 지 자랑하기 바빴다. 멀어서 잘 들리진 않지만 메기놈이 마두들 몇은 때려잡은 것처럼 떠벌리는 게 틀림없다.


대다수는 들은 척, 만 척 하는데 꾀를 부리는 자들은 서서 이곤과 맞장구를 치며 시간을 보냈다.


“아, 그래서 이 이곤이 통천장으로 두 놈을 노리고 갈긴 것이오.”

“그래서 어떻게 됐소?”

“어떻게 되긴? 셋이 나가 자빠지더라니까.”

“왜 갑자기 셋이오?”

“뒤에 있던 마교도가 앞 놈 쓰러지는 거 보고, 옆에 마두에게 붙더라고! 그래서 작심하고 비전신공으로 쓸어버렸소. 이렇게~”


시범까지 보이는 이곤을 두고 다른 사람들도 즐거워했다. 모두들 마음이 가벼워지니 넉넉하고 너그러워진 듯했다.


마교와의 천년 전쟁이 거의 끝나가는데 기쁘지 않을 무림인이 있겠는가?


이제 장문인과 가주들만 오면, 승리 선언 후 살아서 집에 갈 수 있다. 그러면 자신은 역사의 산 증인이 된다.


개중엔 콧노래를 흥얼 거리는 자도 있었다. 이곤이 또 다른 썰을 만들어 푸는 중에 누군가 힘차게 외쳤다.


“어? 장문인이다, 장문인들이 온다~”


웅성웅성

와글와글


“정말이네? 드디어 끝났나 본데?”

“동혈에 갔던 사람들이 다같이 오는구나!”


군웅들에 섞여 이곤도 고개를 길게 빼고 봤다. 덩치 큰 이곤이니 저쪽 모퉁이에서 돌아나오는 장문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냥.. 오네?’


장문인들 중 싸운 흔적이 있는 자는 한 명도 없었다. 저들은 싸움이 한창일 때도 전장에서 빠져 있지 않았던가?


그냥 갔던 장문인들은 그냥 오고 있다. 말끔한 그들 뒤로 이곤은 열심히 찾았다.


헌데 수색 갔던 자들까지 다 왔는데 찾는 이들이 없다!


“엉? 위형, 진소저가 안 보이네?”


“이제 갈 수 있나?”

“와아아---”

“끝난 건가?”


이곤은 다시 한 명씩 확인했다. 그렇지만 역시 없다. 잘못 보지 않았다.


“아니, 위진성은? ··· 진소저는?”


이곤이 큰 소리를 질렀지만, 주변 함성에 파묻혔다.


와아아~~~

드디어------

우와아--------


장문방장 옆의 몇몇 소림사 승려들이 한목소리로 불호를 외웠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아미타불!”


웅혼한 공력이 실린 사자후는 도화곡 저 끝까지 퍼져갔다.


웅성거림이 잠잠해지자 원우대사가 대표로 앞으로 나섰다. 함께 늘어선 가주와 장문인들 표정이 밝았다.


“아미타불~! 강호 동도 여러분. 모두~,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다. 우리 백도 연맹은,.. 오늘. 여기서. 마교를 물리쳤습니다.”

“와아아--------”

“우와아아아-------”


앞에선 사람들이 양손으로 자제하라는 시늉을 보이자 다시 잠잠해졌다.


“사십여 년 전, 5차 정마대전에서 살아남았던 마교의 잔당들이 모두 이곳, 도화곡에서 심판을 받았습니다.”


짝짝 짝짝

짝 짝짝


“보다시피, 저기 모여 있는 자들이 그 증거입니다.”


군웅들은 알면서도 괜히 원우대사가 가리키는 곳을 돌아봤다. 절벽 끝에 시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 아래로는 용암이 흐른다.


“저들뿐만 아니라, 마교 교주 척군영과 그 군사 사마륜 또한 이곳에서 용암에 잠겨 시신조차 남기지 못했습니다.”


“오~”

“이야~~!”


“그래서 빈승은 여기 계신 모든 장문인들과 가주들을 대표해서, 기쁜 마음으로 동도분들께 알리게 됐습니다.

우리 백도 연맹은~ ··· 천년 간 이어온 마교와의 싸움을, 마지막 싸움을.. 오늘 이곳, 도화곡에서~~ 승리했음을- 선언합니다~아.”


“만세~~”

“이겼다아~”

“이제 마교는, 마교는 더 이상 없다!”

“우와아-----”

“백도의 정기가 비로소 오늘 바로 섰다.”

“백도 만세에~~!”

“대문파--, 만세에~~~”


일대에 소리 지르고, 끌어 안고 야단법석이 벌어졌다. 군웅들은 괴성을 지르거나 서로 밝은 얼굴로 껴안고 승리를 자축했다.


개중엔 격한 감정에 눈물을 흘리거나 흙을 보자기에 담는 이들도 있었다. 발을 구르는 자들과 기쁨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들 속에서 이곤은 홀로 멍하니 있었다.


“···. 위형은? .. 위진성은?”


허나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곤은 이해 못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위진성은 왜 얘기가 없소? 그는, 어떻게 된 거요~? 누구.. 위진성 소식 아는 사람 있소~~? 누구 없소?”


사람들은 자신을 덥썩 붙잡고 축하하기 바빴다.


“진소군은···.?”


이곤은 앞을 봤다.


거기엔 대문파를 이끄는 장문인, 가주들이 있었다. 그들도 서로 자축하거나 기뻐하는 군웅들을 보고 흐뭇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또는 서로 손을 잡거나, 협력할 문파랑 눈빛을 주고 받는 장문인들도 보인다. 한쪽에선 몇 명씩 모여 앞으로의 일을 의견 나누는 자들도 있었고.


“장문인, 절광 공동을 어떻게 하는 게 좋겠소?”

“어떻게 하다니요?”

“그곳에 남겨진 흔적들을 그냥 나둬도 되겠소?”

“아~, 그 문제라면··· 남궁가주의 의견은 어떻소이까?”

“너무 큰 흔적들이라.. 공동을 막거나 못 들어가게 입구를 없애는 것이 좋지 않겠소?”

“난, 남궁가주 의견에 동의합니다. 공동을 저대로 두는 건, 중원무림에 좋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

“무량수불~. 빈도도 같은 생각입니다.”

“나도 여러분들과 같소. 헛된 소문들이 퍼지지 못하게 공동을 없애는 게 좋겠소. 마교가 설치한 폭약과 용암으로 공동이 막혔다 하면 되니, 따로 문제될 것도 없고 말이오.”

“아미타불.. 여러분들 뜻이 그렇다면 그래야겠지요.”


장문인들과 가주들이 향후 무림의 정세에 신경을 기울일 때, 군웅들은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희망을 노래했다.


“마교라고 긴장했었는데 막상 싸워보니 별거 아니군!”

“그러게 말일세! 천년 마교를 하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그런 건지, 괜히 쫄았다니까~?”

“난 유서까지 쓰고 왔다고~!”

“이럴 거였으면 그동안 대문파들이 너무 신중했던 거 아닌가? 괜히 천하인들 마음 졸이고 신경만 쓴 격이니···.”

“자, 자~. 오늘은 다 내려놓고 오랫만에 회포 좀 풀자고. 이런 날 아니면 언제 마시리~?”

“그렇지~이?! 코가 삐뚫어지도록 마셔 보자구!”

“만세에~, 백도 만세~. 너도 만세~, 나도 만세에~~”

“큭큭큭”

“하하하~~”


이곤은 옆에서 얘기 나누고 휙 지나가는 장한들을 지그시 쳐다봤다. 이곤의 얼굴엔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왔다.


“이럴수가? 어떻게? .. 위형이, 진소저와 위진성이 거의 다하지 않았나? 그 마교를, 마교를 말이야··· 헌데.. 맙소사!!”


“대문파 만세~~~”

“백도 연맹, 만만세----!”

“중원 무림, 만-만~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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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256. 23.05.23 133 3 11쪽
255 255. 23.05.22 155 4 11쪽
254 254. 23.05.21 175 4 11쪽
253 253. 23.05.20 152 4 12쪽
252 252. 23.05.19 155 3 11쪽
251 251. 23.05.18 186 4 11쪽
250 250. 23.05.17 190 4 11쪽
249 249. 23.05.16 198 3 12쪽
248 248. 23.05.15 245 4 12쪽
247 247. 23.05.14 18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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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 241. 23.05.08 182 4 11쪽
240 240. 23.05.07 17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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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 237. 23.05.04 202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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