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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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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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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08 17:15
조회
181
추천
4
글자
11쪽

241.

DUMMY

이를 본 위진성은 충만하면서도 너무나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보는 것만으로 자애와 친절, 아름다움의 바다에 흠뻑 적셔진 듯한 기분을!, 이걸 무엇으로 어떻게 표현한단 말인가?


위진성은 충만함 속에서 문득 진소군이 방금 그 천신과 닮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는 진소군을 봤다.


그녀는 하늘로 향한 채 봉목에서 기쁨과 찬란함을 담은 눈물 한방울을 떨구었다. 그러고 일각여 동안 성스러움에 흽싸여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방금 플레이아데스 천인을 만난 것이 위진성에겐 한찰나 간이었지만 그녀에겐 달랐다. 그가 풍백을 만날 때 그러했듯, 진소군은 짧게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매, 아까 플레이아데스 천인이었어?”

“예. 천인께서 저한테 자신의 후예라 하셨어요.”

“그렇군~. 도움이 됐어?”

“예, 여러모로요. 우선 광검을 알려 주셨어요. 구결이 온전해도 워낙 높은 무공이라 익히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텐데, 천인께서 지도를 해주셨어요.”

“잘 됐네.”

“그리고.. 풀레이아데스에 관해서도 말씀해 주셨구요. 사형, 왜 천신보다는 플레이아데스 천인이라고 하는지 아세요?”

“모르겠는데?”

“천인들께서 인간을 각별히 생각하셔서 천인이라 불리게 됐다네요.”

“그래?”

“예. 인간은 묘한 존재인가 봐요. 우주의 존재 중 비교적 늦게 나타났고 가장 약한 개체 중 하나인데 태고적부터 지금까지 멸종되지 않고 존속되고 있잖아요?”

“그렇대?”

“물론 큰 위기들이 있었지만 잘 넘겨왔나 봐요. 그 과정에서 천인들께서 많이 도와주셨을 테고. 그리고 인간은 가능성의 존재라 했어요.”

“그건 무슨 말이야?”

“신은 신이고 마족은 마족이라 하셨어요. 지극히 드물게 신이 마로, 마가 신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거의 없고 그 존재로 존재하게 돼요. 헌데 인간은 무엇이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아후라 마즈다의 불이 인세에서 신에서 마로 바뀐 건가?’


“인간은.. 그 능력의 변화가 크고, 또 다른 존재와의 결합도 잘 된다 합니다. 사형처럼요.”

“나?... 아~, 풍백신장과 인간 어머니?”

“예, 그런 식으로 인간은 잘 맺어지나 봐요.”

“정말 인간은 가능성이 풍부한 존재군.”

“또오··· 사람들은 마음의 힘이 크다고 하셨습니다. 아마도 인간이 가진 높은 가능성은 마음 때문 아닐까 싶어요.”

“마음이라···”

“그리고 우주에 만물의 저울추가 있다셨어요. 그게 중요하다고요.”


만물의 저울추


그도, 그녀도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영이 기억을 떠올리면서 비슷한 걸 언급했었고, 위진성은 풍백으로부터 직접 듣기까지 했었다. 그게 중요하긴 한가 보다.


“그것에 대해 더 말씀하셨어?”

“아니요. 시간이 짧아서. 아마 알려줘야 하는 거였으면 천인께서 알려주셨을 거예요.”

“흠~”


그랬겠지? 다른 얘기를 안 하더라도.


“그 만물의 저울추가 한쪽으로, 특히나 마족으로 기울어지는 건 대단히 위험하니 꼭 피해야 한다 합니다. 제가 받은 느낌은 인간이 그 저울추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거 같았어요.”


그녀가 천인에게 들은 걸 듣다보니 인간이 묘한 존재란 생각이 들긴 했다. 도란도란 얘기를 하면서 걸으니 어느새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위진성은 뒤돌아 힐끗 향산을 한번 보고 동굴에 들어섰다.



#



무림에서 백도 연맹의 반격이 본격화 됐다. 곳곳에서 치고 빠지는 식으로 살육을 일삼던 마교도들은 백도의 응전에 밀리기 시작했다.


양측 힘의 차이가 크기도 하지만, 이런 기세를 이끈 건 두 말하면 잔소리. 대문파들의 힘이었다.


구대문파와 칠대세가는 힘을 합쳐 강남, 북으로 무림을 나눠 샅샅이 수색했다. 그 와중에 있었던 마교와의 수차례 싸움을 모두 승리해 분위기 반전을 일으켰다.


이에 움츠러 들었던 중소 정파들이 마교를 뿌리 뽑자는 분위기에 동조해 하나, 둘 합류하기 시작했다. 그러하니 백도 연맹의 힘은 갈수록 눈덩이처럼 커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마교는 강남에서 강북으로, 강북에서도 점점 위쪽으로 밀리는 형국이었다. 그렇기에 무림에 희망과 활기가 도는 건 당연지사.


대문파들의 명성은 중천의 태양처럼 높게 빛났고, 칭송은 장강의 물결 같이 대문파들을 향해 도도히 흘렀다.


바야흐로, 중원 무림에 진정한 대문파들의 시대가 도래한 듯 했다. 언제나 비천과 마교에 가려져 있던, 대문파들의 시대가···





흥하는 곳이 있으면 시소처럼 쇄락하는 곳이 있다.


거듭 밀리는 마교의 분위기는 어두었다. 힘들어지면 갈등은 커지기 마련. 그러니 화급한 광마 조자강이 버럭하는 게 이해가 갔다.


“교주, 오늘은 군사에게 이 사태의 책임을 물어야겠소. 그러니 우리들을 막지 마시오.”

“그렇소이다~! 우리 가주들도 참을만큼 참았소. 교주, 두 손 놓고 죽으라 할 참이오?”


마가주들이 한 목소리로 분노를 폭발했다. 그 모든 분노는 아담한 체구의 군사, 사마륜에게 모아졌다.


허나 당사자는 그러거나 말거나 다른 곳에 있는 듯 담담하기만 했다.


그건 교주 척군영도 그랬다.


마가주들이 활화산 같은 분노를 토해내도 가만히 있던 그가 과하게 거칠어져서야 제지에 나섰다.


“알았으니 모두 입 다물라.”


척군영의 기세가 달라지자 마가주들은 일단 말을 아꼈다. 그러나 살벌한 눈들은 더 진득해져 살기를 흘리는 자도 있었다.


“사마륜. 알아 듣도록 설명하거라.”


그때서야 묵묵히 있던 사마륜이 입을 뗐다.


“가주 여러분들의 분노는 잘 알고 있소. 곳곳에서 저들에게 판판히 깨지고 있으니.”

“흥! 아는 놈이 그러고 있어?”

“지금이 네놈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목숨 걸고 해명하거라.”




척군영의 손이 들리자 다시 조용해졌다.


“지금 하남성까지 밀렸지 않았소? 우리는 더 밀릴 것이오.”

“엥?”

“이건 뭔 소리지?”

“그러니까 지금까지 네가 세운 계책에 따라 그랬다는 거냐?”


새로 흑천마가주가 된 장태마제 동광이 산채로 씹어 먹을 기세로 말했다.


“계책? 그렇소. 내가 세운 전략에 따라 우리는 하북성의 태행산까지 밀려날 것이오.”


쾅!


동광의 절구 같은 주먹에 굵은 자단목 탁자가 폭삭 주저 앉았다.


“이놈이~! 그래서 교도들을 죽였단 말이냐?”

“내 교주에게 죽는다 해도 여기서 널 도륙내고야 말겠다.”


마가주들이 흉험한 기세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곧 사마륜을 쳐죽일 듯 하던 그들은 말과 달리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있었다. 척군영이 끼어든 것이다. 그들을 놔주면서 척군영이 조용히 말했다.


“한번 더 하면 용서치 않겠다.”


“자아~, 진정들 하시고.. 나도 알고 있소. 진작에 가주들에게 알려줬으면 불필요한 희생을 줄일 수 있었을 테니 말이오. 허나···

그건 그래선 안 되겠기에 함구했던 것이오. 왜냐하면, 백도들을 아까 말한 태행산까지 유인해야 하기 때문이오.”


말을 마친 사마륜이 형형한 안광으로 가주들 하나하나에게 눈을 맞췄다.


“내가 미리 말했다면.. 가주들이 얼마나 따랐겠소? 본인 가문의 전력을 최대한 아끼려 했겠지. 그러면 정파인들이 속겠소?”

“뭘 얼마나 대단한 계획이기에 제 살을 깎고 있지?”

“그래. 듣고 그럴 가치가 없다면 넌 네 목을 내놔야 할 거다.”


“잘 들어 보시오들. 백도들을 태행산의 도화곡까지 유인하고··· 중략···”


한참 동안 이어진, 사마륜의 설명이 끝나자 좌중에 침묵이 감돌았다. 그렇게 길길이 날뛰던 마가주들이 저마다 생각에 잠겨 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잔마검 사심옥이 불쑥 입을 열었다.


“그렇단 말이지? 일거에 백도놈들을 쓸어버릴 좋은 계책 같긴 한데··· 허나 그럴려면 신교에 힘이 남아 있어야 하지 않나? 지금처럼 죽어나가선 누굴 싸우게 한단 말이냐?”


사마륜이 척군영에게 고개 돌렸다. 그러자 따라서 마가주들의 고개들도 자연스럽게 교주에게 집중됐다.


“우리만 모르는 뭐가 또 있는 건가?”


월령귀도 내가휘까지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모두의 시선을 받는 척군영이 고개를 까딱였다.


“이건 교주가 하시는 게 맞겠습니다.”


사마륜은 척군영에게 떠넘겼다. 척군영이 좌중을 쓸어보고 입을 열었다.


“과거 동주천을 공격해 멸문시킨 거 기억들 하나?”

“그렇소, 교주.”

“그걸 어찌 잊을 수 있겠소.”


“그 때, 전력을 늘리기 위해 썼던 백귀혈단.”

“백귀혈단을? 설마···?”

“교주, 그 백귀혈단이 아직도 있단 말이오?”


“그렇다. 구조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신교만의 힘으론 백도와 싸울 순 없다. 그래서 백귀혈단을 십년 전부터 재개시켜 왔다.”

“이런~!”

“이건, 약조를 어긴 것 아니오, 교주?”

“아무리 교주라 해도 너무 했소.”

“한시적으로 쓰고 해체하기로 한 백귀혈단을, 부활시키고 성화의 광명 아래에 쭉 존속시켜 왔다는 거 아니오? 교주. 이건 교에 대한, 배교 행위요.”


광마 조자강이 배교까지 들먹이자 장내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돌변했다. 둘 중에 하나는 너무 나간 것이다. 백귀혈단이든 배교 행위든.


좌중이 살얼음판 같이 아슬아슬하게 변했다.



그런데 도대체 백귀혈단이 뭐길래 마가주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가?


백귀혈단은 마교가 동주천을 기습할 때 동원했던 마교 외의 전력이었다. 정확히는 척군영이 힘을 들여 만든 무력단체.


동주천의 무공과 마교의 마공을 결합해 익힌 집단이 백귀혈단이었다. 동주천을 없앤다는 명분하에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없애기로 한 백귀혈단.


대문파들 못지 않게, 아니 훨씬 더 순혈주의가 강한 마교에서 백귀혈단 같은 이교도 집단을, 내부에서 키우고 성전을 함께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천년 간 마교는 복종시킨 외부 세력을 이용하는 것 말고는, 자체적으로 이교도들을 키운 적이 없다. 그만큼 자부심 강하고 배타적인 곳이 마교였다.


그런데 그런 백귀혈단이 자신들 몰래 부활되었다 하니 마가주들 입장에선 펄쩍 뛸만 했다.


“가주들에겐 다른 방도가 있는가? 백도와 싸울만한 방안이 있느냔 말이다.”


“···.”

“···.”

“그렇다는 건 백귀혈단 전력이 백도와 충분히 싸울 정도란 말이오, 교주?”


이 물음엔 사마륜이 나섰다.


“그럴리가요. 그랬다면 이런 계책이 필요치 않았을 겁니다. 알다시피 이십여 년 전, 백귀혈단은 궤멸될 정도로 무너졌었소. 덕분에 동주천을 불태울 수 있었지. 요긴하게 잘 썼었죠.

지금도 마찬가지오. 백귀혈단은 희생될 것이고 댓가로 백도의 피를 받아낼 것이오.”

“그러니까 전력이 어느 정도나 된다는 건가?”

“지금 신교의 전력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요.”

“정말인가?”

“가주, 그렇게 의심되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시오. 현 무림 하에서, 어디서 어떻게 그 이상의 세력을 불리고 숨길 수 있단 말이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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