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791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1.17 17:15
조회
438
추천
8
글자
12쪽

127.

DUMMY

“요놈, 저기 있네, 있어.”


용구가 아까의 손해를 생각하며 팽진을 노려봤다. 왕쌍이 염소수염을 봤다.


“옙! 진이 걷힌 듯 합니다.”

“이제 없다고?”

“그렇습니다. 틀림없이 시간이 경과되서 걷힌 겁니다.”

“대룡채는 들어라. 우리를 건드린 자들이 저기 있다. 형제들의 원수를 갚자!”


“원수를 갚즈아~~”

“죽여, 모조리 죽여!”


왕쌍을 선두로 이십여 명의 대룡채 간부들이 득달 같이 달려들었다. 그들 하나하나는 대채답게 고수 아닌 자가 없었다. 졸개가 아니니 어쩌면 당연한가?


졸지에 비선당은 앞, 뒤로 적을 맞게 됐다. 그나마 앞엔 위진성이 있으니 뒤를 신경쓰는 게 맞겠다.


“대룡채부터 상대한다. 대룡채를 막는다.”


언지군이 급히 뒤로 몸을 날리며 외쳤다. 그에 따라 일행들은 뒤돌아 녹림도들을 맞아갔다.


채챙~

팡!


등뒤에서 시끄런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위진성은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은 목표에 집중할 때다. 사마륜이 그와 눈이 마주치자 혀로 입술을 핥으며 야릇한 눈웃음을 쳤다.


그리고는 한쪽 눈을 찡긋 감아 보이더니 임혼과 함께 뒤로 물러섰다.


‘어림없다’


그가 검결지를 뻗자 대정검이 살아 움직이듯 포물선을 그리며 사마륜에게 쏘아졌다. 충성심을 보이고 싶었는지 근처에 있던 수라부대주가 뛰어올라 검을 쳐내려했다.


텅!

파삭-

후두둑


허나 그가 어찌 풍백비천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검에 부딪힌 도가 산산조각이 났고 부대주는 입으로 폭포 같은 피분수를 뿜으며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히익!’


뒤늦게 막으려던 인마령주는 찬바람을 들이켰다. 출세도 좋지만 그것도 살아있어야 할 수 있다. 수라부대주처럼 되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가 주춤하는 사이 대정검은 삼십 장을 격하고 날아갔다.


“마스터 쉴드!”


임혼이 양팔을 팔꿈치까지 붙이며 가슴 앞에 모았다. 그러자 만년 빙벽 같은 투명한 막이 생성됐다.


“그리스”


임혼이 땅에 발을 댄 그대로 뒤로 쭈우욱 미끄러졌다. 사마륜이 그의 팔을 붙잡고 같이 움직인다.


“걱정할 거 없어. 마스터 쉴드는 못 뚫어.”

“다음 수를 준비해요.”


임혼은 기분 상했다. 사마륜이 자신을 부정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대정검이 뒤로 미끄러지는 임혼을 쫓아 일직선으로 쏘아갔다. 그런데 검이 뭔가에 저지 당했다. 임혼이 걸어놓은 마스터 쉴드 마법과 부딪힌 것이다.


콰드득!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 실금이 갔다.


드드득----


균열이 커지며 거미줄 같이 한 점을 중심으로 급속히 금이 번져갔다.


콰아앙-----


박살나는 소리가 나며 부서진 쉴드들이 비산하다가 스르륵 사라졌다. 검 뒤로 경공을 펼치는 위진성의 모습이 보였다.


“제기랄!”


사마륜의 말대로 마스터 쉴드는 막지 못했다. 잠깐 검의 진군을 잡아둔 정도였다. 그가 아는 마스터 쉴드는 저리 쉽게 깨어질 마법이 아니었다.


그런데 저놈은 뭐냔 말이다. 아무리 동주천이라도 자신의 마법을 이리 별 볼일 없는 삼류로 만들다니···


손을 뻗은 채 검을 따라 달려오는 그가 괴물로 보였다. 임혼이 교주 이후 두 번째로 느끼는 감정이었다.


“칩크로 스피어”


그가 두 팔을 엇갈리게 붙였다가 풀어내며 소리쳤다. 외침이 끝나자 팔 정도 길이의 흑색창 네 개가 발출됐다.


그걸 본 위진성의 검결지가 물결쳤다. 그러자 검이 물살을 가르는 잉어처럼 섬세하게 움직인다. 나아가며 스치듯 지나자 창들이 갈라지고 부서졌다.


부서진 것들은 흩날리다 사라졌다. 갈라진 것들은 퍼지며 흩어졌다.


“쉐도우 스냅-!”


임혼이 계속 뒤로 미끄러지며 수인을 맺고 손을 밑으로 내렸다. 그러자 갈라진 창 조각들이 수직으로 서며 위진성한테 쏟아졌다.


그중에 위진성에게 쏘아진 것들은 풍뢰장에 부서지며 흩어졌다. 그렇지 않은 것들은 땅바닥에 박혀 들었다. 개중 몇 개가 경공을 펼치는 위진성의 그림자에 꽂혔다.


“응?”


달리던 그의 신형이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갑자기 마비된 것처럼 몸을 꼼작할 수 없었다. 두 다리는 흙에 뿌리내린 듯 옴짝달싹하지 않았고.


위진성이 다리를 내려다보다 뒤로 길게 늘어진 음영을 눈으로 쫓았다. 십 장 정도 길죽이 잡아당긴 것처럼 늘어난 그것은 그림자였다.


자신의 발에서부터 십 장 거리의 저 지점까지 가늘고 팽팽하게 당겨져 있다.


“헛허..”


저쪽 끝을 보니 대정검에 갈라졌던 창의 파편 몇 개가 그림자와 함께 땅에 박혀 있었다.


펑~


그가 장력을 갈기자 그림자의 끝부분 땅이 터져 나갔다. 그제서야 몸이 자유롭게 됐다. 대정검은 돌아와 손 근처에 떠 있었다.


검을 움켜쥐고 그가 다시 경공을 펼쳤다.


파라라-락


그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위진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전력으로 신법을 펼치자 그야말로 한줄기 섬전이 되어 순식간에 산자락 끝을 넘었다.



소란스럽게 굴던 사람들이 모두 떠나자 이곳은 다시 산 본연의 성품으로 돌아갔다. 간간히 들리는 희미한 싸움소리 말고는 고즈넉했다. 싸우는 저들도 가면 고요함만이 내려앉을 것이다.


작은 새 한 마리가 쉬고 싶은지 날다가 가까운 나뭇가지에 내려앉았다.


푸드득


그런데 앉자마자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리고 나무 근처에서 지금까지 없던 사람의 형체가 모습을 보였다. 그는 두꺼운 흑의를 덮고 있는 임혼이었다.


임혼은 숨을 멈추고 인비져빌리티 마법으로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주변의 빛들이 통과하게끔 했었다. 그러니 위진성이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펄럭


흑의 안에서 뭔가 꿈틀거리더니 사람 하나가 나왔다. 사마륜이다. 그가 머리를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혼, 어때요?”

“무식할 정도로 강하군.”


활짝


“그렇죠?”

“으음.. 내 마법이 이렇게 무력할지는 몰랐어.”

“무력하다는 건 지나치군요.”

“고대 마족, 벨페고르의 힘을 받았는데 이 정도 밖에 안 된다니···.”

“너무 실망하진 마요. 저 이는 풍백을 익힌지 오래 됐고 당신은 얼마 안 됐잖아요.”

“그렇다고?”

“그러니 너무 낙담할 필요 없어요. 당신은 힘을 전이 받았으니 언제 잠재력이 폭발할지 몰라요.”

“그건 저번에 조심해야 할 점이라고 하지 않았었나?”

“동전의 양면이에요. 당신이 마족에 먹히면 불행해지는 거고 벨페고르의 힘을 제어하게 되면 마족의 힘을 얻게 되는 거고.”

“그리되면 저 자도 잡을 수 있겠지?”

“호호호. 아까도 말했지만 저 자는 신장의 힘을 이었어요. 고대부터 신과 마족은 서로 싸우는 상대였어요. 그는 신을 이었고 당신은 마족의 힘을 받았으니 서로 싸우는 게 숙명입니다. 결과가 어찌 될지는 모르죠.”

“아까 말한 풍백의 후예란 게 뭐야?”

“깔깔깔. 일단 가요. 그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가면서 말합시다.”

“그러지.”


“고대에 신마대전에서 신들이 이겼어요. 마족들은 지옥으로 쫓겨났죠. 그때 신들이 승리의 댓가로 마법을 봉해 버렸어요.”

“왜?”

“마법은 신과 마족 둘다 쓸 수 있지만 원래 마족의 것이었어요. 반면에 신들은 신력으로 신공을 사용하는데 이건 마족이 못 써요. 오직 신들만 쓸 수 있어요.”

“불공평하군. 그래서 마족이 졌나보네.”

“대전 후 신들은 천상으로 갔고 마족은 지옥으로 떨어졌어요. 허나 마족은 호시탐탐 복수를 꿈꾸고 있다네요. 해서 뛰어난 신들 중 몇몇이 돌아가며 자신의 힘을 전하는 후예를 지상에 둔다 합니다.”

“왜? 뭣 때메? 이겼다며?”

“삼라만상에 영원이 있을까요? 세상과 지옥 간에 균열이나 무슨 이유로 마족의 전인이 지상에 난다는데 그렇게 되면 똑같이 천상에서도 지상으로 전할 수 있나 봐요. 그렇게 보내진 천상의 후예가 마족의 전인을 감시하고 막는다 합니다.”

“응? 막아?”

“신과 마족은 대범천의 허락이 있기 전에는 지상에 직접 올 수가 없어요. 그래서 마족은 자신들의 전인을 보내 지상을 지배하고 만물의 저울추가 자신들에게 기울어지게 하려는 거예요.”

“자, 잠깐! 뭐가 이렇게··· 대범천은 뭐고 만물의 저울추는 또 뭐야?”

“후훗-.. 그냥 들어요. 나도 정확히는 모르니. 만물의 저울추가 마족에게 기울면 마족이 대범천에게 봉인됐던 마법을 해제하게 하고 삼천대천 세계의 경계를 허물게 요구할 수 있다 합니다.”

“그래서?”

“대전쟁이 일어나겠죠. 신과 마족뿐만 아니라 모든 존재들이 대전에 휘말려 들겠죠.”

“잠깐, 정리 좀 하자고. 그러니까, 뭐냐··· 마족의 전인이 지상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신의 후예가 세상에 보내진다는 거지?”

“맞아요.”

“중요한 점은 마족의 전인이 인간 세상을 지배하면 만물의 저울추가 마족에게 기울어져 대격변과 대전쟁이 있을 거고?”

“그래요.”

“허어~, 이거 참.. 이걸 믿어야 하는지···”

“믿으라 한 얘기는 아니예요.”

“헌데 말이야.. 그렇게 중요하면 신이나 마족이나 다들 후예를 보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단순하지 않나봐요.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아까 말했듯이 균열이나 특수한 경우에 가능한데 정말 드물고 또 원한다고 여럿을 보낼 수 없다네요. 한 번에 하나 정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더 자세한 건 나도 몰라요.”

“허허. 소설 같은 얘기지만 내가 직접 봤으니 안 믿을 수도 없고··· 근데 이상한게 마법이 봉인됐는데 난 어떻게 쓸 수 있는 거지?”

“마법의 봉인은 마족들을 일컫는 거예요. 그 외 존재는 쓸 수 있어요. 물론 신들도요.”

“그럼 내가 마법을 전이 받은 벨페고르는 마족이 아닌가 보지?”

“그는 권세 높은 마족입니다. 악마들의 대공이라고도 불리지요. 지옥에서는 마법에 제한이 없어요.”

“그렇구만 그래. 그럼 지금 풍백의 후예가 있다는 건 마족의 전인이 있다는 말인가?”

“그럴 겁니다.”

“그게 누구지?”

“당신도 아는 사람.”

“..설마 나?”

“당신은 아니예요. 유례를 찾기 힘든 특이한 경우로 마법을 받은 게 당신이예요.”

“···. 그럼 교주?”


사마륜은 미소만 짓고 말이 없었다.


“교주라···”


“아, 륜. 내가 벨페고르 한테는 마나란 말을 들었는데 왜 마력이라 하는 거야?”

“마나는 마족한테만 있어요. 그 외 존재는 순수한 마나에서 변이된 마력만 다룰 수 있고요.”

“그럼 최고의 마법은 마족만 다루겠구만?”

“그렇죠.”

“아, 그럼 신들의 힘인 신력도 신만 다루는 건가?”

“맞아요. 그게 변이된 게 공력이예요.”

“으응~. 그래서 천하에 공력은 있는데 마력은 없는 거구나?”

“완전히 없진 않아요. 가끔 마족의 전인이 나타나기도 하고 세상엔 돌연변이라는 게 있으니까.”

“돌연변이? 당신처럼?”

“그렇지요.”

“휘유~~. 뭔가 급피곤해 지는군.”

“피곤할 거 없어요. 각자 할 일 하면 됩니다.”

“흐음~~.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이런 걸 아는 거야?”

“내 사문이 고대의 일들을 기록하고 전승하는 기록관이었어요.”

“그런 거도 있어? 그게 어디지?”

“그런 곳이 있어.”


그리고는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사마륜은 자신 얘기가 나오면 언제나 입을 열지 않았다.


‘음.. 신력과 무공, 마나와 마법이라···’


임혼은 분발이 필요했다. 이 정도에 머물 순 없다. 그가 마법을 전이 받기 위해 감수한 것들을 봐도 그렇다. 더, 더 강해져야 한다.


적어도 오늘처럼 볼품 없이 도망치는 모습은 없어야 한다. 큰 모자 안 어둠 속에서 더 짙은 어둠이 어둡게 빛났다. 그런 그를 올려다보는 사마륜이 묘한 웃음을 지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교 종결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6 266. 완결 +2 23.06.02 189 2 12쪽
265 265. 23.06.01 184 4 13쪽
264 264. 23.05.31 173 4 12쪽
263 263. 23.05.30 132 4 12쪽
262 262. 23.05.29 138 2 12쪽
261 261. 23.05.28 134 3 12쪽
260 260. 23.05.27 156 4 11쪽
259 259. 23.05.26 217 4 11쪽
258 258. 23.05.25 130 4 11쪽
257 257. 23.05.24 153 4 12쪽
256 256. 23.05.23 132 3 11쪽
255 255. 23.05.22 154 4 11쪽
254 254. 23.05.21 174 4 11쪽
253 253. 23.05.20 151 4 12쪽
252 252. 23.05.19 154 3 11쪽
251 251. 23.05.18 186 4 11쪽
250 250. 23.05.17 190 4 11쪽
249 249. 23.05.16 197 3 12쪽
248 248. 23.05.15 244 4 12쪽
247 247. 23.05.14 183 4 12쪽
246 246. 23.05.13 173 4 12쪽
245 245. 23.05.12 167 4 11쪽
244 244. 23.05.11 160 4 11쪽
243 243. 23.05.10 199 4 12쪽
242 242. 23.05.09 188 4 11쪽
241 241. 23.05.08 181 4 11쪽
240 240. 23.05.07 175 4 11쪽
239 239. 23.05.06 208 4 11쪽
238 238. 23.05.05 186 3 12쪽
237 237. 23.05.04 202 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