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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06
추천수 :
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19 17:15
조회
154
추천
3
글자
11쪽

252.

DUMMY

격돌로 인한 강렬한 빛 때문에 방향을 잘못 선(?) 자들은 일시지간 시력을 잃었다. 너무 굉량한 소리에 비교적 가까운 자들은 뇌가 ‘윙윙’ 거리는 현상을 겪었고.


허나 후폭풍은 모든 걸 태우는 흑화의 특성 상, 그리 멀리 미치진 못했다. 괴조를 제외하고 말이다.


대대로 전해지는 혈응마가의 신수인 괴조가 격돌의 후폭풍 때문인지 강렬한 빛에 쏘인 후, 괴성을 발하고 떨어져 내렸다.


추락하면서 몸통은 둘로 나뉘어 용암으로 사라졌고 그 뒤를 흑사신 두백이 따랐다. 두백은 한평생을 같이 한, 동무가 있으니 가는 길이 그리 쓸쓸하진 않을 것이다.



충돌은 강렬한 빛이 번쩍하고 끝났지만, 위진성에겐 불운과 행운이 교차했던 순간이었다.


이기어검술로 나아간 검은 마주쳐오는 커다란 흑뢰화를 조각조각 해체하면서 전진했다. 월하장에서 처음 격돌했던 때와 같은 그림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장면은 같지 않았으니···


어검은 흑뢰화의 가운데를 지나쳐 나아갔다. 그전처럼 멈추거나 소멸되지 않았다. 흑화의 진화에 못지 않은, 강력한 힘이 간섭을 넘어 공간을 가르기 때문이다.


이른바, 검왕비천


풍백이 뿌린 씨앗은, 향산사의 부도지에서 발아하고 성숙되어 위진성의 인당혈에서 꽃 피웠다!


검왕검로와 풍백비천은 그만의 방식으로 완성됐고, 검왕비천으로 탄생했다. 그 결과는, 이렇게 흑화와 맞설 수 있게 된 것이다.


“···!”


헌데.. 원래 이런 초고수들 간의 대전은, 우리네 인생사처럼 복잡다단한 것일까?


위진성이 더 가르고 나아가는 중에, 그만 투박한 검이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 산산조각 난 검이 비산하고 흑뢰화는 위진성을 덮쳤다.


산경화보가 흑화의 공간 간섭으로 힘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


절체절명의 순간에 행운이 깃들었다. 늦지 않게 강렬한 빛 한줄기가 하늘에서 기울어지며 척군영에게 겨눠진 것이다.


이 세상에선 볼 수 없는 빛, 은하광검이 척군영에게 쏘아지자 그가 빠르게 검을 회수하고 흑화를 때려냈다. 너무도 완벽한 공력의 수발이었다.


가장 강렬한 빛과 가장 뜨거운 불이 충돌했다.


광검은 흑화를 분해했고 흑화는 광검을 불태웠다. 서로 허공에서 상대를 지워가는데 팽팽해 보이던 싸움이 곧 흑화로 기울었다.


흑화의 진화는, 우주가 탄생할 때 생성된 가장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힘 중 하나인 마나에 가장 근접한 힘이었다.


어찌 공력으로 펼친 신공이 이길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신력에 가까운, 또는 그 이상의 힘이라면 혹시 몰라도··· 공간을 지우고 밀물처럼 밀려가는 흑화는 금새 진소군을 삼키려 했다.



대문파들의 최상위 고수들은 마교와 싸우거나 한쪽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었다. 교주는 위진성이 맡고 소수마녀는 아직 보이지 않으니, 그만큼 백도 연맹에 여유가 있는 싸움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이 비천의 마지막 후인들을 도울 의지는 안 보인다. 이러하니 더 이상의 변수도 없고, 척군영은 끝까지 펼치기만 하면 됐었다.


그런데 은하광검에 정면으로 노출됐던 그가 일순간 멈칫거린다. 그에 따라 흑화가 산만해지고 방향도 틀어지려 한다.


허나 척군영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호천검을 다잡았다. 재차 그녀에게 향하는 흑화와 마지막 공력을 쥐어짜 은하성두를 펼치는 그녀.


희미한 별이 휩쓸리려 할 때,


“큽~!”


척군영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고 흑화는 엉뚱하게 절벽을 강타했다.


콰르르륵

화드득

투둑


흑화에 닿은 절벽이 뭉텅이로 녹아 사라지고, 균형을 잃은 절벽은 위에서부터 부서져 내렸다. 요란스럽던 절벽이 잠잠해지고 진소군은 시원한 봉목으로 척군영을 바라봤다.


그는 절벽에 내려서 있다. 헌데 반듯하고 주름살 가득한 얼굴을 있는대로 찡그리고 있다. 검을 쥔 양손도 부들부들 떨리고.


모습만 보면 심한 괴로움을 온힘으로 억누르는 듯 하다. 전신을 사시나무처럼 떠는 그가 입을 벌리고 소리쳤다.


“크와아아아악------”


유부에서 나는 것 같은 괴성이 있고, 척군영은 빠르게 무너지려 했다.


“안 돼~~~! 네가, 네놈이··· 어찌 여기까지?? 어림없다~, 척군영!”


갑작스런 사태에 위진성도 진소군도 그리고 다른 이들도 넋놓고 봤다. 느닷없이 광증이라도 발작한 건가?


파라락!


지금껏 안 보이던 천마신교 군사 사마륜이 도화곡 안쪽에서 나타났다. 모습을 보인 그는 곧바로 품에서 꺼낸 대롱을 열고 척군영에 갖다 댔다.


대롱에서는 매우 짙은 검은 연무가 흘러나와 코로 흡입됐다.


“교주, 일단 거처로 가시죠.”


코로 흡입한 후 척군영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어딜 간다는 거냐, 사마륜?”


위진성은 오른손에 정파 고수의 검을 쥐고 천천히 걸어갔다. 사마륜을 노려보는 눈빛이 매섭게 빛난다.


“날 막겠는가?”

“너나 척군영은 여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나도 어울려주고 싶지만, 네 상대는 따로 있어서 말이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지.”


사마륜의 말이 끝나자마자 곡 안쪽에서 하얀 존재가 훨훨 날아온다.



하야디 하얀 얼굴, 눈처럼 깨끗한 백의. 외모에서 유일하게 검은 흑단 같은 머리결 그리고 백옥으로 빚은 양손.



이런 특징은 천하에 소수마녀 하나뿐이다. 그녀가 허깨비처럼 훨훨 날아 척군영, 사마륜 앞에 내려섰다.


“으음~. 소수마녀!”

“이제 나타났나?”

“그럼, 다 나온 건가?”


중원무림과 마교, 양쪽에서 전설적이고 상징적인 존재이기에 그녀가 등장하자 이곳저곳에서 반응들이 터져나왔다.


“흐흐흐, 위진성. 잘해 보라고. 교후, 그럼 부탁드립니다.”


사마륜은 정중히 말했고 그녀는 말없이 정면만 바라봤다. 언제 왔는지 천살령 넷이 척군영을 둘러섰고 그들이 곡 안으로 신형을 날렸다.


역시 이번에도 대문파들은 개입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은 교주와 소수마녀를 모두 위진성에게 떠넘기고 싶은 거로 보인다.


아니 정확히는 방금 본 초고수들의 무공에 기가 꺾였다 해야 하나? 하여튼 그랬다.


진소군도 아랫입술을 깨물고 위진성과 소수마녀를 주시했다.


모처럼 얻은 호기일진데 자신은 발이 묶여 있다. 은하광검과 연이어 숨 돌리지 않고 펼쳐낸 은하성두로 진기를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애타는 그녀의 마음과 달리 위진성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척군영과 사마륜이 여길 뜨는 건 원치 않지만, 눈앞에 있는 존재도 그가 반드시 꺾어야 하는 존재였기 때문.


아버지 위사영의 혈채를 받아내야 한다!


그가 공중에 둥둥 떠있는 소수마녀를 쳐다보았다.


오른쪽 얼굴에 난 상처자국!


이렇게 자세히 응시하니 소수마녀의 우측 뺨에 길게 난 상흔이 보인다.


일전에 장안의 강변에서 위진성이 이기어검으로 입힌 검상이다. 소수마녀 입장에선 그를 보면 감정이 일어나기 마련일 터.


헌데 그녀의 어디에서도 감정이라곤 일체 느껴지지 않는다.


적개심 같은 감정뿐만 아니라.. 왜, 살아있는 자에게서 받는 기본적인 느낌이란 게 있지 않나? 소수마녀에게는 그런 게 전혀 없다.


마음의 창이라는 눈도 완벽히 광물 같았고, 얼굴은 저 절벽과 다를 게 없었다. 구성만 다를 뿐. 아주 미세하게나마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예전과는 또 다르다.


숨 쉬는 무생물!


그녀는 그걸 연상시킨다.


그래서 위진성은 말없이 검을 띄웠다. 거의 동시에 소수마녀가 쭉 미끄러져 다가온다. 그리고 불쑥 우수를 뻗었다. 흠 하나 없는 매끄러운 섬섬백옥수가 어느새 위진성 가슴 앞에 있었다.


이에 맞서, 위진성은 십성 공력의 소천압중심공을 검에 주입했다. 얼마나 무거운지 보는 이로 하여금 검 주위의 공간이 늘어지고 쳐지는 듯한 인상이 들게 했다.


그가 힘차게 검을 올려쳤다.


까~~앙--------!


전설의 거인족이 산봉우리 만한 쇳덩이를 들고 옥으로 된 산을 후려치면 이런 소리가 날까?


맑고 쨍~ 하는 거대한 격돌음이 메아리쳤다.


까앙~ 깡---

까아앙~~~~ 깡 깡깡------


쨍쨍한 굉음이 그치지 않고 계속 울린다.


검과 소수가 조금도 물러섬 없이 연속으로 격돌했다. 그들과 같은 고수들 싸움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힘대결이었다.


위진성은 두 발을 절벽에 단단히 딛고 눈에 보이지도 않은 속도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소수마녀도 공중에 뜬 채로, 위에서 밑으로 양손을 내뻗었다.


마치 물러서면 죽는 건지 둘은 무식하게도 싸웠다.


깡~~~ 까앙---------

깡-----------


수가 거듭될수록, 검에 서리가 맺히고 점점 위진성의 오른팔에도 허옇게 내려앉는다. 그러다가도 그가 불끈 공력을 주입하면 대번에 얼음이나 서리는 날라갔고 이번엔 소수에 선들이 새겨진다.


깡깡 까앙-----------


둘 다 진기가 바닥나기 전엔 끝낼 생각이 없는가?


이어지던 무식한 싸움을 위진성은 십이성, 전공력을 검에 불어넣고 끝내려 했다.


그녀도 소수마공을 최대한 실어 내지른다. 얼마나 지독한 극음지기인지 소수 주위 공기들은 순간적으로 동결되어 떨어졌다.


콰아앙--------

쿠아아앙---------


쨍쨍하던 소리가 파열음으로 바뀌고, 부딪히는 곳 주변으로 불꽃과 서리들이 뒤섞여 흩날린다.


한순간 소수마녀가 뒤로 확 밀려났다. 뒤를 쫓는 위진성이 맹렬하게 검을 휘둘렀다.


쾅쾅 콰앙----------


큰 굉음이 터지고 이번엔 소수마녀가 밀어부친다.


위진성은 뒤로 미끄러지고, 공중에는 수십 개로 불어난 소수들이 눈덩이처럼 덮었다. 결국 그녀가 먼저 초식을 펼쳐 위진성을 몰아부쳤다.


쏟아지는 소수들을 올려다보는 위진성의 눈동자가 단단하게 뭉쳐 수축하는 듯 해보이고.


‘좋아!’


주변인들은 덮쳐가는 소수를 보고 굉장한 파열음을 예상했었다. 그럴만큼 소수가 강력해 보였으니까.


헌데 모두의 예상과 달리, 소리는 안 나고 대신에 기이한 장면이 펼쳐졌다.


소수들의 중앙이 쩍 갈라지고 검이 튀어나왔다. 검 주위로 매끈한 백색 조각들이 부유하고 검병에 이어 위진성이 쑥 나왔다.


그는 멈추지 않고 검왕이 만든 길을 따라 그대로 소수마녀에게 나아갔다. 당연히 검에는 유쾌중파의 진기들이 한계까지 담겼다!


무감정한 눈으로 보는 그녀도 마주 소수를 뻗었다. 백옥 같은 손에도 최대한의 소수마공이 실렸음은 물론이다.


아지랑이 피고 일렁이는 검과 그에 맞서가는 잡티 하나 없는 하얀 손!


경험 많은 무림인들도 쉽사리 보기 힘든 그림이었다. 두 무공은 하늘을 가리고 땅을 뒤집는 요란함과 위세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모자란다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일류 이상이라는 소릴 듣는 자들이니, 저 안에 담긴 미증유의 위력을 모를리가 없다.


캬아아아 드드드득------


모순


이 경우에도 쓸 수 있을까?


단단하기 그지없어, 천하의 어떤 것으로도 깨뜨릴 수 없다는 소수.

단기간에 천하제일고수로 불리게 된 젊은 영웅이 펼쳐내는, 공간을 가르는 검.


어떤 광경이 펼쳐질까?


막힐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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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264. 23.05.31 173 4 12쪽
263 263. 23.05.30 132 4 12쪽
262 262. 23.05.29 138 2 12쪽
261 261. 23.05.28 135 3 12쪽
260 260. 23.05.27 156 4 11쪽
259 259. 23.05.26 217 4 11쪽
258 258. 23.05.25 131 4 11쪽
257 257. 23.05.24 153 4 12쪽
256 256. 23.05.23 133 3 11쪽
255 255. 23.05.22 155 4 11쪽
254 254. 23.05.21 174 4 11쪽
253 253. 23.05.20 152 4 12쪽
» 252. 23.05.19 155 3 11쪽
251 251. 23.05.18 186 4 11쪽
250 250. 23.05.17 190 4 11쪽
249 249. 23.05.16 197 3 12쪽
248 248. 23.05.15 244 4 12쪽
247 247. 23.05.14 183 4 12쪽
246 246. 23.05.13 173 4 12쪽
245 245. 23.05.12 168 4 11쪽
244 244. 23.05.11 160 4 11쪽
243 243. 23.05.10 199 4 12쪽
242 242. 23.05.09 188 4 11쪽
241 241. 23.05.08 181 4 11쪽
240 240. 23.05.07 175 4 11쪽
239 239. 23.05.06 208 4 11쪽
238 238. 23.05.05 186 3 12쪽
237 237. 23.05.04 202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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