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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 종결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11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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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글자수 :
1,387,322

작성
23.05.11 17:15
조회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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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244.

DUMMY

“아미타불~. 원통사형한테 두 분이 무사하다는 말을 전해 듣고 빈승은 한없이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방장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말학 후배로써 뭐라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허허허, 내 귀가 따갑게 두 젊은 영웅의 이름을 들어왔지만 정말 젊구려!”


화산 장문인 용덕현이 흐뭇하게 웃으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반면에 대패도 팽웅휘와 만천일화 당록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월하장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그도 그렇지만.. 난 뭣 때문에 우리를 보자고 했는지 궁금하군.”


다소 날카로운 당록의 말에 구대문파에서 그를 돌아보았다.


“마교의 갑작스런 공격이 있었고 안타깝지만 월하장에선 사매와 저, 둘만 남았습니다.”

“우리는 원우대사님을 뵙고 싶다 했지, 당문을 보자고 한 적은 없습니다.”


옛날 총단에서의 일이 생각났는지 진소군이 얼음장처럼 싸늘하게 대꾸했다. 실내 분위기가 급격히 경직되는 건 당연지사.


“이런, 발칙한~!”


당록의 가느다란 눈에서 새파란 광망이 쏟아져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진소군이 과하다 생각한 가주나 장문인들도 차갑게 변했다.


“여기가 어디라고 천방지축, 망나니처럼 구느냐? 몰락한 비천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시건방을 떠는 거야?”


덩치만큼이나 굵은 목소리로 말하니 상당히 위압적이다. 팽웅휘 말이다. 하지만 눈 깜짝할 두 사람이 아니었다. 위진성은 말하기 전에 좌중을 쓸어봤다.


“나와 사매를 몰아세워서 귀하들이 얻는 게 무엇이오?”


결코 크지 않은 소리였다.


하지만 담담한 목소리와 태산 같은 기세가 그와 묘하게 어울렸다. 뭉게뭉게 피어 오르는 무형지기에, 좌중에선 방금 전과 같은 날선 대응은 없었다.


“더구나 사문인 비천을 경시하는 태도는.. 누구라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오. 당신들이 그러면 안 되지.”


위진성은 뒷말은 팽웅휘와 당록을 보며 했다.


콰와아아아------


제어하지 않은 무형지기가 그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강력한 무형지기는 유형화되어 저들의 피부를 바늘 끝으로 찔러 대듯 따갑게 만들었다.


“ ! ”

“ !! ”


숨 막히는 긴장과 압박감. 그리고 압도적인 힘. 예상 밖의 상황에 대한 경악 등등. 여러 가지가 버무려진 무겁고 살얼음 같은 분위기는, 그가 기세를 거둬들이자 일순간에 가셨다.


그제서야 장문인들은 편히 숨 쉴 수 있었다. 특히나 무형지기가 집중된 당록과 팽웅휘는 눈에 띄게 안색이 붉게 변했다.


위진성이 기세를 멈췄지만, 소리 내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아미타불~. 이거 귀한 손님을 모셔 놓고 실례를 했구려. 빈승이 이렇게 사과드리겠소. 그러니 두 분은 화를 푸시길 바랍니다.”


원우대사가 가슴 앞에 반장까지 하고 사과를 하니 위진성, 진소군도 분노를 가라앉혔다. 허나 모두가 원우대사 같진 않은 모양이다.


“흥! 무공이 좀 높다고 거만하기 짝이 없구나! 난 이런 자들과 함께 할 수 없소.”


팽웅휘가 거친 기색으로 박차고 일어섰다.


“세상은 무공이 다가 아니다. 그리 안하무인으로 굴다간 결코 끝이 좋진 않을 것이다.”

“흥, 비천이라고 너무하는구만!”


당록과 남궁수번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방장실을 나가는 셋을 원우대사는 굳이 잡지 않았다.




문이 닫히고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허허, 이거 젊은 친구들 앞에서 못 보일 모습을 보였군 그래.”

“그러게 말입니다. 무림 선배로써 면목이 없구만.”


우공도장에 이어 용덕현까지 자신을 낮추자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요새 혁련세가 문제도 있고 해서 세가주들이 좀 날카로우니 위공자, 진소저의 양해를 부탁드리겠소.”


악무군이 세가들을 대표해 사과까지 하니 훨씬 부드러워졌다. 장문인들이 이렇게까지 나오는데 위진성이라고 가만히 있을 순 없다.


“사문이 언급되어서 제가 좀 흥분한 것 같습니다. 과한 부분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무량수불~. 그 얘긴 이만 일단락 지읍시다. 여기 있는 모두 한가한 분들이 아니니.”

“우공도우의 말이 지당합니다. 그건 그렇고.. 위시주와 진소저는 그동안 어떻게 지냈소?”

“저희는 태명창에게 신세 지고 있습니다.”

“태명창이라 하면.. 장우극을 말함이오?”

“그렇습니다.”

“혹, 있을 곳이 필요하면 개의치 말고 노납에게 말해 주시오.”

“이런! 소림이 선수를 치는구나! 여기 화산파도 있네. 현사질과의 인연도 있으니 말일세.”


빙긋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당장은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니 다행이오. 그래, 왜 노납을 보자 했소?”

“마교 때문입니다.”

“아~! 그렇지.. 허허, 이거 노납이 정신 없어서 계속 실수를 하는구려. 먼저 위공자, 진소저. 월하장의 변에 대해 심심한 위로를 드리오.”

“감사합니다.”

“두 분, 시주들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마교에 대해 말해 줄 수 있겠소?”

“.. 예. 마교는 ··· 중략 ···”



위진성은 저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말해 주었다. 장문인들은 척군영에 대한 가감없는 설명을 듣고 쉬이 믿으려 하지 않았다.


직접 치열하게 교주와 싸운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하고, 마공을 봤던 영현사태한테 들었던 것은 온도 차가 꽤 있었다.


흑뢰화에 대해 아는 걸 그대로 말했으니 믿기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저들을 탓할 수도 없다. 자신이라도 경험이 없었다면 그랬을 테니.


핵심 인물들에 대한 인상착의를 끝으로 이야기가 끝나자 장문인들은 각양각색으로 반응했다. 눈을 감거나 옆 사람과 눈을 마주치거나. 또는 복잡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는 자도 있었다.


그렇게 각자의 시간을 갖는 중에 원우대사가 영현사태를 일별하고 나서 입을 열었다.


“위시주의 설명이 큰 도움이 되었소. 영현사태한테 들었던 것에 더해 실제 경험을 들으니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되는구려. 그리고 도움을 주진 못하고 받기만 하니 이거 면목 없고 참으로 미안하오.”

“아닙니다.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대사, 아직 위공자가 찾아온 이유를 듣지 못했습니다.”

“알고 있소, 우공도우. 위시주는 왜 노납을 보자고 했소?”


원우대사가 같은 질문을 되풀이 하는 게 우스운지 미소지었다. 소림사의 장문 방장이 될 정도로 그릇이 큰 그도 마교 앞에선 여유가 없어지는가 보다.


“여기 계신 장문인들께선 마교가 태행산 도화곡에 있으니 그곳에서 쐐기를 박으려 하시는 겁니까?”

“그렇소.”

“위공자는 마교에 대해 따로 아는 게 있소?”


영현사태가 무슨 일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그렇진 않습니다. 저 보단 몇 달 동안 쫓은 장문인들께서 더 많이 아실 겁니다.”

“···.”

“···.?”


“제가 원우대사님을 뵙고자 하는 건 마교 군사, 사마륜이란 자 때문입니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구려.”

“전 그동안 수차례 마교와 싸워 오면서 사마륜을 겪어 왔습니다. 그 자는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술수와 계략에 능하고 항상 보여지는 것 밑에 또 다른 암수를 숨겨 놓는 자입니다.”

“그렇소?”

“예, 대사님.”


“그러니까 위공자 말대로면.. 지금의 상황도 무언가 노리는 것이 있다는 말이오?”


지금까지 가만히 있던 제갈묵이 이 대목에서 껴들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허면 아는 거나 짐작가는 게 있단 말이겠구려?”

“그렇습니다. 그 전에 질문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장문인들께선 도화곡에 마교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제갈묵이 장문인들을 쓰윽 보고 대답했다.


“아미파가 화를 당할 때 마교도들에게 우화만리향을 묻혔소. 이 향은 어디에 있든 묻은 자들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오.”

“그것이 가리키는 게 도화곡이군요?”

“그렇소. 물론 이외에도 저들이 도화곡에 웅크리고 있단 증거는 여럿이오. 그러니 틀림없을 것이오.”


제갈묵의 단정은 듣는 사람에게 정말 그렇다 여기게끔 하는 힘이 있었다. 가만히 생각에 잠겼던 위진성은 잘게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마교는 십중팔구 도화곡에 있겠지요. 허나 결코 두 손 놓고 있진 않을 겁니다. 백도에 타격을 입힐 술수를 부려 놨을 겁니다.”

“그 정도는 우리도 생각하고 있소. 그러나 마교가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딱히 우리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단이 있을 거 같지도 않고.”


제갈묵은 여전히 위진성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많은 백도의 고수들이 진을 치고 있는 한, 마교가 산을 평지로 만들 힘이 아니라면 살아날 방도는 없다.


“화약은 어떻습니까?”

“화약?”

“음?”


“대량의 화약 말입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걸 깬 건 신화창 악무군이었다.


“마교에서 화약이라··· 얼핏 생각하기 쉽진 않지만, 그러지 말란 법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할 수도 있겠지.”

“본 장문인도 악가주와 같은 생각이오. 이 상황에 몰렸으면 화약이라고 못쓸 건 아닐 거요.”


용덕현이 동감을 표했지만 장문인들은 의외로 담담했다.


“아미타불~. 위시주는 저들이 화약을 준비 중이란 걸 어떻게 알게 됐소?”

“태명창 장우극이 뜻이 맞는 사람들과 정천회를 세웠습니다. 그곳에 통천장 이곤이란 자가 ··· 후략 ···”


간추린 설명을 듣자 좌중엔 납득하는 듯한 분위기로 변해 갔다.


“이런 위급 상황에서 군사란 자가 정말 화약을 준비했다면 평범한 자는 아니겠군.”

“승장문인 말씀대로요. 관의 눈을 피해 대량의 화약을 준비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오. 더구나 이 상황에서 운반하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장성까지 막혔으니 저들도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하려 들 것이오. 헌데 위공자가 대량의 화약이라 했는데 어느 정도를 말함이오?”

“저도 이 정도라고 말할 구체적인 건 없습니다. 단지 그동안에 비춰 사마륜이라면 많은 양의 화약을 준비했을 거라 예상하는 겁니다.”

“많은 양의 화약이라···”


제갈묵은 가볍게 끄덕이고 낮게 중얼거렸다. 위진성이 그를 시작으로 다른 장문인들을 봤지만 다들 서둘거나 당장 뭘 하려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내 말을 믿지 않는 건가?’


그건 또 아닌 듯 하다. 그럼 미리 알고 있었나? 그가 의아해할 때, 원우대사가 입을 열었다.


“저들에게 많은 화약이 있다는 건 중요한 정보구려. 위시주 덕분에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을 테니 감사하기 그지없소. 아미타불~”

“···.”


“위공자. 마교에서 화약을 준비한 것은 의외이나 대세에 큰 지장은 없을 것이네.”

“그런가요, 용문주님?”

“그렇네. 저들이 도화곡 주변에 다량의 화약을 묻어 둔다면, 우리쪽에서도 더 다치고 피를 흘리겠지. 그렇지만 터지고 나서 무엇이 바뀐단 말인가? 우리가 뭉쳐서 움직일리도 없고···”


이거였나? 장문인들의 반응이 밋밋한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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