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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라구.B.P 님의 서재입니다.

경제왕 연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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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라구.B.P
작품등록일 :
2024.05.08 21:07
최근연재일 :
2024.06.27 18:00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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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1,077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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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1,495

작성
24.06.17 18:00
조회
9,849
추천
493
글자
23쪽

봉 잡았다

DUMMY

경식은 주로 미디어에서 본 '다중인격'의 이야기들을 봐와서 그런 작품들의 클리셰를 따라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좌뇌와 우뇌를 잇는 뇌의 부위인, 뇌량이 절제되어 좌뇌와 우뇌가 각기 정신활동을 하게 된 사람들을 분리뇌라고 부른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좌뇌와 우뇌는 각기 몸의 우반신과 좌반신을 지배한다. 눈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분리뇌 환자의 증세를 확인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실험이 존재한다.


분리뇌 환자의 왼눈에는 눈보라가 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오른눈에는 치킨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여러 물건이 그려진 카드를 늘어놓아, 본 것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것을 집게 한다.


오른손은 닭을 집는다. 좌뇌는 치킨과 어울리는 것을 고른 것이다.


왼손은 삽을 집는다. 우뇌는 눈보라를 치우려면 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환자에게 닭을 왜 집었는지 물어보면, 환자는 대답한다. "치킨은 닭으로 만드니까요."


그리고 환자에게 왜 삽을 집었냐고 물어보면, 환자는 대답한다. "닭장을 치우려면 삽이 필요하니까요."


치킨을 봐놓고서 삽을 집고, 왜 닭장을 치운다는 생뚱맞은 대답을 했을까?


바로 인간이 말을 하게 만드는 언어능력은 좌뇌가 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말을 할 수 없는 우뇌 대신에, 언어능력을 지배하는 좌뇌가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지어낸다.


이렇게 뇌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여 분리된 사고를 하는데, 좌뇌와 우뇌는 여전히 하나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언어중추는 좌뇌에 있고, 좌뇌가 언어를 통해서 자아와 의식을 다듬어내기 때문이다.


박경식과 이융의 의식도 비슷하게, 보통 미디어에서 다루는 것처럼 빛의 이융과 어둠의 경식으로 나뉘거나 하지 않았다.


그 둘은 서로 지식과 기억과 자아정체감은 분리되어 있는데, 감정이나 의지는 서로 영향을 주고 있으며, 둘의 자아는 모두 신체에 대한 해리 장애(解離障礙)는 느끼지 않고 있는, 매우 기묘한 상태로 결합되었다.(*1)


때문에 둘 다, 자신의 행동이 온전히 자신의 의지처럼 느껴지는 상태다. 하지만 그 둘의 행동은 사실 둘 다 온전히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두 사람의 정치에 대한 견해를 보면, 이융은 신하들이 자신에게 대드는 것을 불쾌해하여 절대권력을 추구하나, 그 권력으로 뭔가를 해내겠다는 궁극적인 목표가 없다.


반면 박경식은 민주주의를 추구하나, 유교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권력을 활용하여 조선을 근대적이고 부유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다.


이 둘이 결합하고 대립한 결과, 언론을 듣겠다는 생색을 내면서, 사대부에게는 적대적인 모순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또 이융은 권력을 어디에 사용할지 목표가 부재했기에, 그 자리는 경식의 근대 국가를 추구하는 성향으로 채워졌다.


반대로, 경식은 이융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이렇다고 할만한 감정도 없다. 그 자리는 이융의 의지와 감정으로 온전히 채워졌다.


중전 신씨를 아끼는 행동은 온전히 이융의 의지에서 나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융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 강력한 미래 지식'을 활용했다고 느꼈다.


또 한자로 문장을 쓰거나 읽고 중세 한국어로 말하는 등의 일상적인 행동은, 경식은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융의 의지가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


반면 경식의 감정이 격해지거나, 이융의 사고력으로 해석할 수 없는 어휘를 내놓으려고 하면, 이융의 의지로 필터링 되지 않아 조선인들에게는 외계어나 다름 없는 말이 그대로 나온다.


백성들을 살피기 위해서 잠행을 다니는 행동 등은, 이융은 별 생각을 가지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박경식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융의 사치와 잔치를 좋아하는 성향은, 박경식의 짠돌이 성향 때문에 길항 상태가 되어서 억제되었다.


이렇게 둘은 서로의 모든 정신 활동이 대립하거나, 공명하거나, 빈 자리를 채워서 결국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이 정해진다.


그리고 둘의 자아는, 그 행동들이 전부 '자신의 의지'라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번처럼 술 같은 향정신성 약물로 뇌 기능 중 일부가 비정상 작동하면, 경식의 의식이 꺼지고 온전히 이융의 의식으로 돌아가버린다.


굳이 말하면 경식 쪽이 이융의 몸에 더부살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식은 뇌과학자나 인지과학자가 아니다. 분리뇌의 사례를 떠올려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의 상식도 갖추지 못했다.


그래서 그가 아는 제일 간단하고 비슷해 보이는 예시를 떠올려서 스스로 납득했다.


"아, 그래. 드래곤볼의 오지터 같은 거군.

퓨전했을 때 손오공이랑 베지터가 기억을 공유하고, 서로 자아가 나뉘지도 않는데, 다시 분리되면 서로를 타인으로 인지하는."


약간 다르지만, 경식 스스로 납득하기에는 충분했다.


이융은 자기가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지 잘 이해 못했지만, 어쩐지 납득이 가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상태가 어떤 것인지 경식도 더 이상으로 자세히 생각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또 이번처럼 자기가 사라지고 연산군 혼자 활동하는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또 엄마나 찾으면서 지랄할게 뻔하지 않은가.


'손오공이랑 퓨전이 풀리고서 좆 같아서 다시는 퓨전 안 하겠다던 베지터의 심정을 실전으로 이해하게 될 줄이야...'


사실 경식은 퓨전이 풀려도 곤란하고, 나뉘었다가 다시 퓨전하는 것도 불쾌해하니 조금 다르긴 하다.


경식은 이번 사태의 원인은 분명 과음일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경식도 빙의나 다중인격이 소재로 쓰이는 작품 중에서 술에 꼴면 빙의가 풀리거나 인격이 전환되는 전개는 한 번도 못 본 거 같지만, 그 외에는 따로 짚히는 일이 없었다.


혹시 사람을 말로 쓰는 어둠의 승경도 게임 같은 걸 해서 어둠의 이융이 깨어난 것인가 하는 가설도 잠시 생각했지만, 경식의 인생이 딱지놀이 만화는 아닌 거 같았다.


일단 술에 만취하지 않도록 조절하고 신경 써야 할 것 같았다.





왕이 정무를 파하고 들어가 버린 이 사태에 신료들은 공포를 느꼈다.


지금 왕이 연회 당일의 기억이 안 난다며 능청스럽게 물은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정말로 기억이 안 나서 '그거 술 취해서 헛소리 한 거니까 무르자' 고 할 것인가, 아니면 신료들에게 충성심 테스트를 하는 것인가?


전자여도 앞으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가진듯한 일이요, 후자라면 답은 정해져 있다.


왕이 다시 편전에 나오자마자, 노사신과 신승선 등 의정부 대신들이 앞다투듯 아룄다.


"폐비 윤씨의 묘를 천장하며, 신주와 사당을 세우고 추승하시는 것이 마땅하옵니다."


경식은 아예 생각도 안 하고 있던 일이 이렇게 돌아가니 딱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냥 '그 말대로 합시다' 정도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경들의 생각이 나와 같소. 예조는 추승에 대한 절목을 준비하여 아뢰시오."


원래 역사에서라면, 이런 폐비 윤씨에 대한 추승 등의 떡밥은 연산군 1년에 나온 떡밥이다. 그리고 대간들과의 강력한 충돌이 발생한다.


선왕, 즉 성종이 폐비 윤씨를 혐오하여 세자도 영원히 폐비 윤씨에 대한 예를 고치지 말라고 유교를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그 때는 경식이 윤은로 일가를 쓸어버리고 육조를 빡세게 굴리며 개혁을 진행 중이던 시기이다.


대간들은 그 무렵 거의 다 쫓겨나서 양계 화매소에 서리로 처 박히는 수모를 당하고 있었다.


지금 조정에는 이제와서 왕에게 이걸로 물고 늘어질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순간, 경식은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일인데도 이상하게 찜찜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중요한 것을 잘못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 몸에 이융의 인격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그런지, 이 느낌은 이융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식은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천천히 살피고 분류했다.


'후회...?'


경식은 후회라고 해봤자 필름 끊길 때 까지 마신 것을 후회하지, 연산군 엄마 장례 얘기를 꺼낸 건 자신이 한 게 아니니 경식이 후회의 감정을 느낄 이유는 없었다.


즉 이 후회의 감정은 이융 쪽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리라.


'연산군 이 자식한테 왜 그랬고, 왜 이제와서 뭘 후회 하느냐고 물어보고 싶은 지경인데...혹시 이 새끼도 술에 꼴아서 헛소리 한 건가?'


순간적으로 술에 꼴기 전에 글로 이융에게 질문을 남기고, 일부러 과음해서 이융이 온전히 드러나게 해서 답을 받는 소통 방법을 생각했다.


'...이건 몇 번 정도 하면 알중으로 죽겠다. 연산군 이 놈이 무슨 사고를 칠 지도 모르고. 안돼.'


게다가 실험 결과 '한문으로 글 쓰기'는 자꾸 이융의 의식이 개입하는지, 온전히 경식의 의지대로 되지 않았다.


반면 현대 한국어로 한글, 영어, 조선시대에는 아예 없지만 경식은 알고 있는 한자 단어 등은 경식의 의지대로 쓰였다.


즉 이융이 알아듣지 못할 외계어들만 경식의 의지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적당하게 '조선식 표현'으로 자동 치환되어서 편리했는데 막상 서로를 의식해서 나누려고 하니 참 곤란한 구조였다.


하여간, 편전에서 이렇게 자아성찰을 하면서 일일히 이것이 이융의 의지인가, 경식의 의지인가 분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경식은 다시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도 정치 관련은 대체로 경식의 의지대로 되는 것 같았다. 설마 조선을 근대적이고 자본주의적인 국가로 개조하려는 큰 그림이 이융의 머리에서 나왔을리는 없지 않은가.


경식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신하기 위해서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빡쳤다. 이 폭군의 몸 속에 영혼만 갇혀서 자신이 존재하는 걸 확인하려면 해야하는 게 일이라니.


자신이 계속 주도하려면 신료들에게 매일 경제학 강의라도 해야하는 것일까.


어쩌면 여태까지도 그냥 이융 연산군이 일방적으로 자길 부려먹는 것 아니었을까.


이 자식이 일하기 싫은 걸 전부 자기한테 떠넘겼다던가.


그리고 중전 신씨랑 있을 때 경식은 모르고 이융은 알고 있는 기억이 술술 나온 걸 보면, 분명 그 때는 이융이 주도하고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생각해보니 중전 챙긴다고 비누 만들고 소독하고 다닌 것도 이융의 의지에 영향을 받았던 것이 분명하다.


이융이 자기 마누라 챙길 때만 튀어나와서 극성부리고 경식은 뭣도 모르고 끌려 다녔던 꼴이 되는 것 아닌가.


하여간 경식은 연산군을 욕하면서 다시 집무를 시작했다.


첫 건은 일본에서 온 사신이었다.


이 무렵 조선은 일본에서 어디 왜구 같은 놈들이 관직을 자꾸 사칭하며 기어들어와서는, 별 것도 아닌 토산물을 주고서 자꾸 비단 같은 걸 받아먹으려고 해서 조정이 이만저만 속 썩이는게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일본 국왕, 그러니까 일본의 쇼군이 보낸 사신이었다.


경식이 동아시아사를 좀 모르긴 해도, 지금 이 무렵 일본이 센고쿠 시대여서 막부의 쇼군이어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일본 국왕 원의고(* 源義高, 아시카가 요시즈미)는 글을 조선 국왕 전하께 받들어 올립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이렇다. '저희가 지금 완전 거지인데, 님들은 잘 나가신다고 들었는데 비단 2만 필이랑 목면 1만 필이랑 지폐 10만 전만 주시면 안될까요.'(*2)


"아니, 잠깐, 뭘 달라고?"


일본의 서신을 읽던 승지가 다시 해설했다.


"비단 2만 필, 목편 1만 필, 지폐 10만 전을 말했습니다."


"지폐? 그들이 우리나라의 지폐를 달라고 말한 것인가?"


왜 니들이 지폐가 필요해? 경식은 사신을 추궁하였다.




일본의 화폐 경제의 역사는 한국보다 길다.


그냥 '당나라 흉내내기'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나라 시대의 동전을 제외하고, 본격적으로 화폐가 유통된 것도 12세기 중엽부터의 일이다.


다만 이 화폐는 전적으로 송나라에서 발행된 동전에 의존하고 있었다. 일본은 화폐에 신용을 부여하는 방법을 몰라서, 송나라 동전을 수입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의 명은 대외무역에 극히 폐쇄적인 국가다. 일본과 중국의 교역량은 급감하였고, 반면 일본 내의 시장 경제는 점점 성장하였다.


결국 일본으로 수입되는 명의 동전은 일본의 화폐 수요를 커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철이나 납으로 주조한 위조전이나 악전이 자꾸 유통되기도 했다.


그래서 일본은 이전부터 종종 조선에게 혹시 동전 없느냐고 사신을 보냈는데, 조선은 화폐 제도 하나는 신기할 정도로 말아먹은 나라. 그런 게 있을리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경식이 등장했다.


조선인들은 물론이고 지금 시점 전세계 누구도 이해 못할 이론으로 화폐 정책을 갑자기 성공 시켜버렸고, 아직도 상업이 발전한 일부 도시 지역에서만 활발히 유통되기는 해도 일단은 전국적으로 유통된다.


그리고 그 화폐가 활발히 유통되는 지역에는, 일본인들이 주재하는 왜관이 있는 삼포 중 울산이 끼어 있었다.


사실 웅천, 부산, 울산의 왜관 삼포는 셋 다 전반적으로 도시라고 할 수 없었다.


도시와 상업과 교역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심지어 적대시한 조선은 텅 빈 깡촌에 일본인들이 왜관을 짓게 땅을 줬고, 그곳에 조선 상인들이 가서 교역하는 구조다.


사실 이런 깡촌에 박혀 있는 일본인들은 조선에서의 지폐 정책을 구경도 못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울산은 작년부터 사정이 좀 달라졌다.


작년에 충주 등 전국의 철광들에 경차관을 파견해서 계로 조직하고, 신기술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울산에도 화매소와 경시를 설치했다.


철장을 설치해도 사올 방법이 있어야 들여올 것 아닌가? 그러니 당연한 조치였다.


한반도 동남부 최대 철산지인 울산에 화매소와 경시가 설치되자, 추수철 무렵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해 금방 상업 중심지가 되었다.


그리고 울산의 염포에 머무르던 일본인들은 그 상황을 보았고, 지폐의 존재도 인지했다.


또 이번처럼 쇼군이 보낸 것이 아니어도, 다이묘들이 각기 보낸 사신들도 있다보니 서울에 머무르는 중에 조선의 지폐를 접하기도 했다.


거기까지였으면 일본은 그냥 '아아, 중국은 동전을 돈으로 쓰고 조선은 종이를 돈으로 쓰는구나' 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지폐로 거래되는 조선의 물건 중 하나가 일본의 관심을 끌었다.


"무슨 놈의 목면 한 필이 7전이나 한다는 말이야? 우리가 함경도 출신이라고 나라에서 방으로 붙인 값도 모를 줄 알고 바가지를 씌우려 들어!"


"아니, 지금은 겨울이 다가오니 당연히 목면 값이 오르지! 그리고 목면 사겠다는게 당신들 밖에 없는 줄 알아?!

왜놈들도 목면이라면 환장을 하니 그놈들에게 팔면 돼!"


남도 지역은 조선의 목면 생산의 중심지다. 울산은 특히 목면이 집하되는 지역이었는데, 일본인들이 조선에서 많이 사가는 물품이 목면이어서 그렇다.


함경도 사람들 역시 사진에서 난 초피를 가지고 물길을 타고 내려와, 울산에서 초피를 팔고 철이나 목면 등지를 사가는 일이 많았다.


덕분에 울산에서 머물던 일본인들은 조선인들이 지폐를 써서 거래하는 광경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 뿐인가. 화매소에서도 미곡을 지폐로 계속 거래한다. 대마도인들에게 제일 부족해서 조선에서 수입해가는 상품 말이다.


일본인들은 조선의 지폐가 자신들에게도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금방 인지했다.


자국 화폐에 신용을 부여하여 유통 시킬 능력이 없는 일본에게는, 이런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외국 화폐가 유용하기 때문이다.




일본 사신들은 조선 국왕이 자신들을 이상하게 후하게 접대해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것저것 많이 캐 묻기도 하고.


이상할 정도로 평소보다 잘 대해주는 지라, 처음에는 밥 대충 잘 먹여 준 다음에 '우리가 사실 그런 돈이 없어서 못 보내줄 거 같아.' 하고 거절하려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조선왕이 싱글벙글 웃으면서 지폐에 대해서 어떻게 알았느냐, 어떻게 쓰려고 하느냐, 너희는 조선에서 나는 물산 중 어떤 것을 가치있게 여기냐 등등을 캐물어 왔다.


그제야 일본인들도 대충 판단이 섰다.


'조선 국왕은 자기가 만든 제도가 일본까지 알려진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틀림 없다!'


그렇다면 비단이랑 목면은 몰라도, 지폐는 받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사신들 사이에서 돌았다.




틀린 건 아니었다.


경식은 일본에게 지폐를 보내줄 생각이 가득했다.


지폐만이 아니라 화매소랑 경매장도 설치해줄 것이고.


평준도감 속아문도 설치해서 지폐 발행 정책의 고문(顧問)도 되어줄 것이고.


상관도 설치해줄 것이고.


개항도 시켜주고.


통상조약도 맺어줄 생각이다.


경식은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를 편찬한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있었다.


경식이 고등학교 때 배운 국사 교과서의 근대사 파트에서는 강화도 조약 내용을 거의 전문 수준으로 싣고서, '이 조항은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사실 청나라의 간섭을 막기 위한 의도로...' 같은 해설을 일일히 달아놓았었다.


이제보니 그게 다 이렇게 타임 슬립 했을 때 써 먹으라고 가르친 모양이었다.


교과서 편찬 위원회가 들으면 무슨 미친 소리냐고 따질 생각이었지만, 하여간 놀라울 정도로 지금 일본과 조선의 교역 구조는 조선이 일본을 봉 잡기 딱 좋은 구조였다.


일본은 지금 면화를 재배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선과 일본의 교역에서 조선의 최대 수출품이 바로 목면이었다.


그리고 원래 역사에서는, 불과 수십 년 뒤에 일본이 직접 면화를 재배하기 시작해서 조선이 일본에 수출할 물품이 마땅하지 않게 된다.


삼포왜란이 일어나서 왜관들이 폐쇄되는 것의 영향도 있지만, 이런 경제사회적 문제 때문에도 수십 년 정도 뒤부터는 조선과 일본의 교역이 줄어들고, 그나마도 대부분 조선에게 손해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 직전이나 다름 없는 시기에, '대영제국의 지혜'를 탑재한 미래용사 경식에게 딱 걸려 버렸다.


경식이 호조에게 알아보니 1년에 공무역으로 수출되는 목면의 수만 해도 50만필에 달한다고 한다.(*3)


호조에서 말하는 것을 들으니, 사무역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공무역의 배는 넘는 것 같다고 한다.


'세상에, 이런 중요한 것을 이제야 듣게 될 줄이야! 조선인들이 관세 개념을 몰라서 돈이 될 수 있다는 걸 미처 생각 못했나?

1년에 목면 100만필 분량의 물산들이 수출 될 때, 그 액수 중 20% 만 관세를 매겨도 대체 그 값이 얼마야?!'


경식이 기억하기로는, 1680년 경 영국의 재정 수입 중 40% 가량이 토지세, 30% 가량이 상품세, 30% 가량이 관세에서 나왔다고 한다.


토지세를 효율적으로 개혁하는 것은 이미 해냈으니, 상품세랑 관세도 도입하면 조선도 재정을 지금보다도 배는 늘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경식이 딱 올해부터 섬유산업 투자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절묘한 타이밍에 일본이 알아서 기어들어온 것이다.


호박이 아주 그냥 넝쿨째로 굴러들어왔다.



경식은 이참에 원래 역사의 일본처럼 쇄국 따위 절대 못하게, 아니, 다른 나라에는 쇄국해도 조선에게는 쇄국 못하게, 일본이 조선만의 달달한 시장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로 했다.


그걸 위해 떠올린 것이 강화도 조약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경식의 세계와 달리, 조선이 일본에게 요구한다.


굳이 대포를 쏴서 위협해서 개항 시킬 필요도 없다. 지금은 일본이 조선에게 손벌리는 처지니까.


게다가 사실 근대로 접어들 때 동아시아 3국은, 개항 조약이 무슨 의미인지도, 무엇이 불평등한지도 제대로 이해 못한 채로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냥 서로 장사하자는 내용인데 이걸 그렇게 길게 쓰지?' 정도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청나라는 1차 아편 전쟁으로 맺어진 개항 조약을 '무척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다.


조선은 일본이 요구한 강화도 조약을 보고서, '왜놈들이 뭔가 꿍꿍이가 있는 거 같은데, 내용은 그냥 평범해 보이네? 대체 뭐지?' 정도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무슨 내용인지 이해를 못하니 결국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고, 일본의 꿍꿍이가 무엇이었는지는 한창 뒤에 알게 된다.


그리고 지금 지구에는 근대의 불평등 조약에 대해서나, 그리고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은 경식 뿐이었다.


이융의 사람 좋게 웃는 얼굴 뒤에, 경식의 일본을 향한 온갖 흉참한 계획이 점점 만들어져 가고 있었다.


역시 경식은 빡세게 나라 돌보는 것이 체질에 맞았다. 이융은 신씨랑 로맨스만 하면 되니 매우 훌륭한 분업이었다.


---


*1 : 뇌과학과 인지과학에서 연구가 계속 될수록 의식과 자유의지는 행동의 주체가 아니라 부산물이 아니냐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작 중에서 인용된 분리뇌 실험은 그런 견해를 지지하는 사례 중 하나지요. 다만 본작은 빙의라는 초자연현상을 소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과학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가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 그냥 소재로 차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 <바키 시리즈> 등 에서 설정을 설명하면서 아무 과학 이론을 가져다 붙인 것과 비슷한 정도로만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2 : 원래 역사에서는 연산군 3년 2월 29일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원래 역사에서는 동전 1만 꾸러미를 요구했다는 것만 다릅니다. 경식의 조선에서는 대성공한 경식의 지폐가 일본인들의 눈에도 들어가 동전 대신 지폐를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3 : 조선 전기는 확실히 조선 후기에 비해서 사무역의 규모가 작아서 공무역 위주의 교류가 있었다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15세기 후반은 공무역의 통제에서 벗어난 사무역이 급격히 확대되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이전 에피소드들에서 언급된 것처럼 대명 교역은 말할 것도 없고, 대일 교역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연산군 2년에는 왜관 삼포에 거주하는 왜인의 수가 1만 호에 달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사무역의 규모가 급증했습니다. 작 중에서 표현한대로 공무역이 끝난 후 사무역으로 거래되는 물량이 공무역의 배를 넘는 일은 흔했고요.

원래 역사의 조선은 그런 사무역을 계속 억제하려고 노력했지만, 경식은 사무역을 되려 장려하고 관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려고 하니, 역사의 궤도는 더욱 바뀔 것입니다.

<朴平植. (2018). 15世紀 後半 對外貿易의 擴大. 한국사연구,(181), 181-235, 10.31791/JKH.2018.06.181.181>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0

  • 작성자
    Lv.12 pa******..
    작성일
    24.06.17 21:23
    No. 61

    저번화 보고 혹시 분리뇌인가 했는데 뇌가 나뉘어진건 아니고 의식이 섞인거군요
    근데 조일통상조약 때문에 묻힘 ㅋㅋ

    찬성: 9 | 반대: 1

  • 작성자
    Lv.39 fo*****
    작성일
    24.06.17 22:24
    No. 62

    ㅋㅋㅋ 초중고 교육을 열심히 배우면 이세계 트립이든 고대인으로 빙의든 문제 없다고 !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4.06.17 22:30
    No. 63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5 꼬벡쮸
    작성일
    24.06.17 22:35
    No. 64

    흉참하다 흉참해...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0 타im
    작성일
    24.06.17 22:52
    No. 65

    경식은 일본을 봉으로 잡고 이융은 경식을 봉으로 잡네 ㅋㅋㅋㅋㅋ 이것이 내리호갱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85 熱血男兒
    작성일
    24.06.17 23:06
    No. 66

    한창 -> 한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콩나물국
    작성일
    24.06.17 23:12
    No. 67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겔겔겔겔
    작성일
    24.06.17 23:20
    No. 68

    휴 다행 후딱넘어갔네
    근데 ntr 이야기하던 댓글은 피토하겠네 ㅋㅋㅋ

    찬성: 1 | 반대: 2

  • 작성자
    Lv.69 my*****
    작성일
    24.06.17 23:33
    No. 69

    음.... 주인공은 분명 처음에 적당히 편해지기 위해서 어쩌다보니 이렇게 굴러왔는데, 어쩌다가 결론이 연산군 육체에 더부살이중이고, 편하고 좋은일은 연산군이 하고 정치 경제 정무보고 하는 일은 주인공이 하게 되버렸네요. 근데 지금와서도 이게 왜 굳이 필요했는지 모르겠는데요..... 혹시 몇편전에 주인공이 신씨한테 왜 저렇게 잘하고 아껴주냐고 누가 의문이라도 가졌나? 그냥 순후한 여인이니 떡정이라도 생겼나보다하면 끝날 일이지 이렇게 구구절절 분리뇌 이야기까지 나올 이유가 있었나 싶은데요. 쥔공이 연산군 지식을 꺼내쓰거나 의심받지 않는게 이상하다고 지적한 사람이라도 있었나?
    그냥 처음에 빙의됐을때 이미 끝난 문제 아니었음?
    진짜 왜 굳이 이게 나와서 몰입을 깨는지 하나도 이해가 안가요. 저놈의 분리뇌 때문에 뒤에 일본사신이 와서 지폐달라고 한 이야기가 집중이 하나도 안됐음.

    찬성: 7 | 반대: 15

  • 작성자
    Lv.68 젠장할노릇
    작성일
    24.06.18 00:28
    No. 70

    내가 만든 화폐의 신용가치가 확대되는데 이걸 어케 참음 ㅋㅋㅋㅋㅋㅋㅋ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51 봉산하차장
    작성일
    24.06.18 01:19
    No. 71

    참고로 울산 철광은 90년대 초반까지 포철에 쓴 철을 납부하는데였습니다.

    그 여파로 북구가 동구와 더불어 평균수명이 낮읍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73 마루도령
    작성일
    24.06.18 01:39
    No. 72

    근데 저건 그냥 "줘" 한번 별 기대 없이 던져본걸까 무슨 몽니나 근자감이라도 있었던걸까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8 ㅠoㅠ
    작성일
    24.06.18 01:53
    No. 73

    연산군 개꿀빠네 ㅋㅋ
    일은 다른 자아한테 시키고 본인은 부인이랑 놀고있고
    주인공은 빡세게 일하고 꿀은 다른 자아가 빠는거 보기 싫은사람은 여기서 피토하고 나갈듯 ㅋㅋ

    찬성: 5 | 반대: 1

  • 작성자
    Lv.42 k2******..
    작성일
    24.06.18 02:59
    No. 74

    경제적 식민지 일본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9 개발부장
    작성일
    24.06.18 03:05
    No. 75

    경식은 일만 하고 이융은 꿀빠는 거 아님. 경식도 이융도 스스로 일한다고 느끼고 있음. 작중 표현은 경식이 자기 관점으로 말한 거고.뭐 이융 입장에서는 '출처 불명의 강력한 미래 지식'을 자기가 직접 사용하는 느낌이고, 그걸로 세종과도 맞먹을 성과를 마구 올리고 있으니 땡잡은 건 맞음. 작중 표현 종합하면 이융은 경식의 존재 자체를 모를 것.

    찬성: 7 | 반대: 1

  • 작성자
    Lv.17 ttttttgl
    작성일
    24.06.18 03:54
    No. 76

    지금 연산군 분리뇌 이야기가 중요한가?
    일본이 경제식민지가 되게 생겼다니까?!

    찬성: 12 | 반대: 1

  • 작성자
    Lv.88 Quinvirt
    작성일
    24.06.18 04:36
    No. 77

    아아... 원료를 공급하고 상품을 구매해줄 식민지가 되어주겠다는 말인가?

    찬성: 8 | 반대: 0

  • 작성자
    Lv.79 D.M.K
    작성일
    24.06.18 08:15
    No. 78

    중간기항으로는 쓰시마일거고
    해군기지는 쿠슈에 지으면되나ㅋㅋ
    아 이 세계에서는 니들이 우리 식민지라고ㅋㅋ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17 g4******..
    작성일
    24.06.18 09:08
    No. 79

    일본 사다리걷어차기 제대로 하려면 지금 갯벌에 갈대밭인 간토평야에 촉수질해서 미리 세력 뻗어놓는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g4******..
    작성일
    24.06.18 09:11
    No. 80

    연산군은 중전이랑 알콩달콩 놀고
    경식이는 아이마스 나루코? 뭐시기 닮은 취향의 첩 하나 들이면 되지 댓글들에서 빼앗기니 마네 아주 끙끙댈 필요까지 있는지..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58 常想
    작성일
    24.06.18 11:07
    No. 81

    그러고보면 지금 중전이고 후궁이고 의식은 이융이 더 주도권 가지고 상대할텐데 경식이 입장에선 자기만의 전용(?) 후궁 한명쯤은 필요할듯 ㅋㅋㅋ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21 흑사자룡
    작성일
    24.06.18 11:14
    No. 82

    리버스 강화도조약 스고이~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79 콜로서스
    작성일
    24.06.18 12:12
    No. 83

    기축통화 가즈아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4 mo******..
    작성일
    24.06.18 13:27
    No. 84

    빅토리아 해보신 분?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63 별감
    작성일
    24.06.18 13:52
    No. 85

    진짜 너무 재밌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스트롱맨박
    작성일
    24.06.18 15:37
    No. 86

    요약하면 연산군에 귀신들린거지. 구구절절 설명을 하네.

    찬성: 0 | 반대: 4

  • 작성자
    Lv.69 lkjh
    작성일
    24.06.18 17:50
    No. 87

    그냥 이전화 다시쓰시는게 나을듯 수습하는거 좀 너무 주절주절 구차한 느낌이고 늘어짐 갑자기 긴장감 확 떨어짐

    찬성: 2 | 반대: 22

  • 작성자
    Lv.85 1학년2반
    작성일
    24.06.19 12:49
    No. 88

    논문을 읽는 느낌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5 장일평
    작성일
    24.06.22 19:03
    No. 89

    오지터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황혼의검
    작성일
    24.06.23 13:06
    No. 90

    연산늑약은 중요하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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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진격의 세종(The conqueror) +68 24.06.06 11,845 536 25쪽
31 서울의 여름 +36 24.06.05 11,339 480 23쪽
30 우릴 돈으로 살 셈인가! +43 24.06.04 11,089 494 21쪽
29 아니 내 10만 철기가!!! +34 24.06.03 11,732 518 22쪽
28 또 이세계 용사 박경식 +94 24.06.02 12,078 565 25쪽
27 우리는 주인이다 힘차게 살자 +76 24.06.01 12,118 556 21쪽
26 농촌이 살아야만 나라가 산다 +91 24.05.31 12,175 554 20쪽
25 대초피시대 +62 24.05.30 12,473 54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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