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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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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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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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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진짜와 가짜6

DUMMY

.


-이 승리는 단순히 손시우의 승리가 아닙니다. 1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소림의 승리라고도 볼 수 있다고...


.



"아저씨들도 아니고, 이건 좀 그렇지 않나요?"



TV에서 나오는 뉴스를 본 시훈의 소감.



하지만 그냥 뉴스는 아니다. 인터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중국어고, 자막은 영어. 그리고 화면의 한쪽 구석에는 어쩌다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외국의 뉴스 채널의 로고가 떠 있다.



이 뉴스가 흘러나오는 TV가 설치된 곳은 한 국제 학교의 식당의 천장.



그를 감안하면 충분히 교육적이다. 국제 학교라고 하지만 학생 모두가 영어에 능숙하지는 않으니까. 모국어가 프랑스어인 경우나, 스페인어인 경우도 있으며, 아예 지구의 언어에 능숙하지 않은 혼혈이나 이세계인 학생들도 있다.



"그래도 학생들이 있는 식당인데 팝송 같은 거 좀 틀어두면 안 되나?"

"TV 여러 대 있잖아. 여기만 영어 뉴스 나와. 저기를 보면 다른 외국어로 뉴스가 나오는 곳도 있고, 저쪽에는 형이 원하는 것처럼 노래가 나오는 곳도 있어."

"어, 그러네. 설마 채널 고정이냐?"

"고정이야. 아눕롤이 해킹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여기는 뉴스만 나와."

"그런데 많고 많은 자리 중에 왜 이 자리에서...?"

"형이 빈 자리라면서 먼저 앉았잖아. 다른 쪽은 사람이 좀 있는데 왜 이쪽만 빈자리였을까?"

"아-차! 그랬었지!"



머쓱함을 웃음으로 털어버린다.



쓰잘데기는 별로 없는 손시훈 특유의 유쾌함이다. 그런 형의 분위기에, 그리고 형의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숙연한 분위기에 시우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시훈은 여전히 밝은 목소리로 숙연한 분위기의 한 여자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



"너무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카푸르 선생님. 살다 보면 뭐, 별별 일이 다 있을 수 있는 거죠. 안 그렇겠습니까?"

"괜히 저 때문에 저희 집안 사람들에게 휘말린 것 같아서."

"아닙니다! 제 경험상 진짜 휘말렸다는 건 말이죠..."



아무렇지도 않게 위험한 말들이 나오려고 한다. 시우는 그게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우와 타나즈 굽타의 대련은 끝난 지 30분도 되지 않아서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방금 전의 뉴스를 봐도 확실히 알 수 있다. 거기에 친척인 마두리 카푸르가 조금이지만 책임감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시우가 볼때는 그냥 별 일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 따져보면 그녀는 집안의 반과는 의절했고, 나머지 집안의 반은 사랑의 도피를 납득했으니까. 왜 그녀에게 책임이 있단 말인가.



이 생각을 분명히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우의 형이자, 키잔트헤임의 칠현은 꼭 그녀가 근무하는 국제학교에 가보겠다는 억지를 부렸다.



자신은 N을 포획하고, 마음을 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니 자격이 있다나? 마침 시우도 봉사활동 동아리에 연이 닿아 있으니 부담이 없다는 게 손시훈의 논리다.



그리고 현재 학교 식당에서 주변 학생들의 이목이 쏠린 상황으로 연결된다.



귀가 밝은 적합자나 이세계인 학생들이 '경험'이라는 단어를 들은 모양. 그냥 환생자만 하더라도 흥미가 갈 법한데, 마왕과 신을 맨 손으로 때려잡는 키잔트헤임의 칠현이 하는 말이니 흥미가 안 가는 게 더 이상하겠지.



이런 주변의 반응에 불을 저지르는 짓을 하는 손시훈이었다.



"하하! 아하하! 듣고 싶지? 근데 너희는 못 들어! 아하하핫!"



능숙한 마법으로 대놓고 소리를 차단하는 짓을 저지른 거다. 그 상태에서 과장된 제스처와 함께 자기보다 한참은 어린 학생들을 약 올리는 참 모자란 짓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학생들을 약 올린 다음, 그의 썰 풀이가 이어졌다. 그 내용은 생생함을 넘어서 조금 자극적인 것이 학생들이 듣기에는 조금 부적절한 것들. 확실히 소리를 차단할 필요가 있기는 했다.



이게 효과는 있었는지 평상시에는 쾌활하지만 지금은 침울해진 선생님의 기운을 조금은 복 돋은 것 같다.



'그렇지, 시우야? 직접 괜찮다고 말하는 게 제일 낫다니깐?'

'그렇다면 조용한 곳에서 해도 참 좋았을 텐데 말이야.'



마두리 카푸르의 기분은 확실히 나아진 것 같다. 그러나 주변의 학생들이 어떻게든 손시훈이 펼쳐둔 마법을 부수려고 하는데 어떻게 마냥 좋은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저 지끈거리는 이마를 한 손으로 붙들 뿐이다. 그렇게 골치 아파하는 동생을 깔끔히 무시하면서 시훈의 말이 이어졌다.



"카푸르 선생님, 여러 면에서 분석해 봅시다. 하나, 마두리 카푸르가 이 일에 직접적인 권한이 있는가? 없다, 그녀는 집안의 반과는 의절했고, 반은 그녀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 시우가 과연 이 일로 손해를 봤는가? 시우야. 네 생각은 어때?"

"손해를 보지는 않았지..."



약점은 공개됐다만, 어차피 실전을 하다 보면 알려질 약점. 오히려 그것을 명백히 알고 고치게 노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득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를 순순히 인정하자 손시훈의 입꼬리가 살짝 더 올라갔다.



"그러니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생각합시다. 시우는 시우 나름대로 이겨서 좋고, 그쪽 집안사람들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소리를 듣고 있잖아요? 선생님에게 합리적인 이유로 책을 잡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실이다.



시우가 이기긴 했지만, 그 상대인 타나즈 굽타가 딱히 험한 소리를 듣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기에는 시우가 너무나도 굉장한 것들을 보여준 탓이다.



순간적이었지만 A랭크라고 부를만한 속도와 힘, 그리고 어지간한 A랭크는 정면 승부를 성립하지 못하게 만들어주는 방어력



그걸 시우는 게이터 너머의 기술로 만들어진 석봉을 맨손으로 부서트리는 것으로 보여주었다. 빈말이 아닌 게 시우와 타나즈 굽타의 대련 이후로 요가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솔직히 시우의 싸움을 가지고 타나즈 굽타를 폄하하는 건 중국 전통 무술계라는 사람들뿐이다. 방금 전 뉴스에서 흘러나온 인터뷰처럼 말이다.



"소림사가 망한 게 몇 번인데 저런 소리를 하는 건지. 아무튼 혼자서 괜한 걱정과 함께 끙끙 앓을 필요는 없습니다."

"감사... 합니다..."



부담감은 약간 남아있지만, 약간의 응어리는 풀린 느낌이다. 그건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시우에게 깐쪽거리는 환생자님이었다.



"봤냐, 시우야? 이런 건 직접 와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그래 그래. 이제 그럼 이만 돌아가자. 해야 할 일 많잖아?"

"간만에 오는 아카데미... 아니 학교인데 혹시 모를 돌발 이벤트를 조금 더 기다려보면 안 될까?"

"돌발 이벤트? 인간아. 지금 그게 말이야? 그 나이에 뭔 이벤트를 즐겨?"

"그"

"아니, 지금 상황에 비유할만한 형의 옛날 썰은 듣고 싶지 않아. 시간 있으면 중앙 헌터 협회에 가서 사람들이나 좀 봐줘. 아직 해골장미 대원들 귀국 안 하고 남아있잖아."

"그렇다면! 그 대신 헌터 동아리와 마법 연구 동아리에 방문하는 것으로!"

"미치겠네 진짜."



잔뜩 들떠있는 게 막기 힘들어 보이는 상태 기는 하다. 지금도 소리를 차단하는 마법진이 불꽃을 튀기는 걸 보면 몇몇 학생들이 깨트리려고 노력하는 모양이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본인이 직접 자극을 하겠다니 무슨 생각인지 알고 싶지도 않다.



"학생들이 아주 열정적인 건 나도 알고 있어. 저번에 테러 사건 때 네가 구조해 준 학생들도 있다며?"

"조용히 안 해?"

"아, 왜. 니가 구조받은 게 아니라 구조를 해 준 거잖아."



진짜 안 되겠다. 그런 생각에 마두리에게 전음을 빨리 보내는 시우였다.



'진짜로 저한테 죄송한 마음이 있으시면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끄덕끄덕



'형을 완전히 막는 건 불가능하니. 어떻게든 기운을 이리저리 돌려보죠. 도와주세요.'



끄덕끄덕



그리고 추가적으로 전음을 더 보낸다. 대상은 N을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해골장미 대원들. 명색이 교사라 일반적인 해골장미 대원들은 물론이요, 어지간한 사람들보다도 생각이 깊은 사람들이니 지금 감시를 해야 할 건 N이 아닌 걸 잘 알 거다.



시우의 그 간절한 예상대로 움직여주는 선생님들이었다.



이걸 눈치챈 것인지 못 챈 것인지 손시훈은 학교의 선생님들이 묘하게 친절하다는 호의적인 감상을 늘어놓았다. 판타지 세계로 따진다면 적절한 귀족 자제들이 다니는 아카데미 같다는 비유와 함께 말이다.



도대체 이 사람의 기준에서 적절한 귀족 가문은 뭘 말하는 것일까?



"백작이나 대가문을 보좌하는 자작 정도면 적절하지. 공작은 사실상 거리가 좀 먼 왕족이고, 후작은 왕족이 아닌 사람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한계선이니까. 그리고 사실 자작은 말이야..."



그렇단다. 설명이 길게 이어지는데 그냥 그런갑다 하자.



이런 감상들과 함께 시간이 조금 더 흘러서 제일 조마조마한 시간이 왔다.



"제발 아무도 안 다치고 끝나게 해 주세요..."



저절로 기도가 나온다.



동아리 활동 시간. 원래라면 시우는 오래간만에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나름대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눴겠지. 하지만 언제 돌발행동을 벌일지 알 수 없는 자신의 형을 두고 그쪽으로 갈 수가 없다.



결국 봉사활동 동아리 학생들이 이쪽으로 오고 말았다. 헌터 동아리와 마법 연구 동아리 학생들이 손시훈을 상대하려는 강당에 말이다.



민폐가 따로 없다고 생각하는 시우가 할 수 있는 건 사과뿐이었다.



"진짜 미안하다..."

"아니에요, 강사님! 강사님은 분명 최선의 노력을 다 하셨을 거잖아요?"

<'남들보다 몇 발은 앞서가는 50%의 계획과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50%의 돌발행동'으로 살아가는 인간이니까.>

"강사님의 말대로 진짜로 아무도 다치지 않고 끝났으면 좋겠네요."


"좋아! 꼬맹이들! 무공과 마법 둘 중 하나만 써주고 상대해주지"


한쪽에서 기도를 하는 게 무색하게 혈기왕성한 학생들을 상대로 가볍게 도발을 날려주고 계신다.



"솔직히 이건 약간의 시간낭비라고 생각해. 시우만 하더라도 금강불괴를 쓰면 가만히 서 있어도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거든."


"이 노망난..."

"진정하세요, 강사님!"

<차라리 노골적으로 C랭크니, B랭크니 수준을 말해주지...>

"그러게, N. 정말 못 됐다니깐."

"저러니까 동생들이 은근히 싫어하지."


"흠흠! 어찌됐든! 조금은 유익한 시간이 돼야 하니까 너희들의 소망에 맞춰주마."

"저기, 소림사의 무공도 가능합니까?"

"가능은 하다만, 이미 김송현이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소림사의 무공요."



진짜라는 단어의 언급에 작게 손시훈의 한숨이 흘러나온다.



"가볍게 교훈을 줄 생각이었다만, 따끔하게 교훈을 줘야겠구나. 무공에 진짜와 가짜는 없다는 걸 알려주마"



여태까지 가벼웠던 분위기는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공기가 멎는다.



그와 함께 자세를 잡은 손시훈의 모습에서, 여러 동물들의 모습이 비치는 것 같다.



다리는 날렵하게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너뛰는 표범, 팔은 힘차게 날개를 펼치고 날아갈 것 같은 학, 손끝은 먹잇감을 앗차하는 사이에 낚아챌 것 같은 뱀, 머리는 어떤 사냥감의 숨통도 단번에 끊어버릴 것 같은 호랑이가 합쳐진 괴물.



이 모든 것이 합쳐진 괴물의 흐릿한 형상에서 무의식적으로 떠올린 것은 용이었다.



"김송현의 것과 똑같은 소림오권(少林五拳)이다. 차이가 있다면 숙련도와 의지의 차이 뿐. 그것만으로 얼마나 큰 차이가 생기는지 알게 될거다."



낮게 퍼지는 울음소리와도 같은 말에 손시훈에게 도전한 학생들은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마른 침을 삼켰다.



.

.



그리고 그들이 겉으로 보이는 큰 상처 하나 없이 바닥에 뻗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3분 남짓할 정도의 짧은 시간



"확실히 알겠나, 꼬맹이들? 의욕가지고 모든 일들이 해결되진 않아!"

"네..."

"그러게 나도 도발을 했다지만, 왜 그런 도발을 한 거니"

"그 소문이 있어서..."

"소문?"

"중국에서 진짜 무공이 뭔지를 알려주겠다는 대회를 열겠다고... 뉴스 기사로도 몇 개가 뜬 게 있어요."



한 학생의 말에 손시훈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리고 당연히 바라보는 한 사람의 얼굴에 격렬한 거부의 소리가 나왔다.


"싫어!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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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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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이미 경험한 것3 21.03.16 20 2 13쪽
245 이미 경험한 것2 21.03.15 20 1 13쪽
244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4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6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8 1 14쪽
241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9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21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4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7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21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3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20 1 13쪽
234 아닌데2 21.02.26 19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6 2 14쪽
232 강(罡) vs 강(剛)7 21.02.24 18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7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8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7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8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20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3 1 13쪽
225 증명8 21.02.15 17 2 13쪽
224 증명7 21.02.12 14 1 13쪽
223 증명6 21.02.11 18 1 12쪽
222 증명5 21.02.10 27 2 13쪽
221 증명4 21.02.09 17 1 13쪽
220 증명3 21.02.08 17 1 13쪽
219 증명2 21.02.05 20 2 13쪽
218 증명 21.02.04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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