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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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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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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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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이미 경험한 것

DUMMY

"형"



지금 시우가 보고 있는 건 김송현도 당연히 보고 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그가 할 말은 자기 딴에는 분위기를 풀기 위한 시답잖은 농담이겠지.



뻔히 아는 사실이지만 흘러가는 상황이 워낙 어처구니없었기에 받아주는 시우였다.



"왜?"

"형은 반쪽짜리 마왕들과 인연이 있는 것 같아."

"이 자식아."

"아니! 상태가 딱 봐도 좋아 보이지는 않잖아?"

"저게?"



검은 구에서 수많은 해골들이 엮어서 만들어진 또 다른 팔이 또 쑥 하고 튀어나온다. 그 크기는 어른 한 명을 한 손으로 가볍게 낚아채서는 으스러트려도 이상하지 않을 크기.



거기다가 나름대로 핏줄까지 덮이고 섞여 있다. 저게 어딜 봐서 상태가 안 좋다는 말인가.



"아니요. 안 좋은 게 맞습니다. 확실히 반쪽짜리가 맞아요."

"예?"

"균형이 너무 안 좋습니다. 증거 인멸을 하겠답시고, 괜히 살아있는 인간을 제물로 바쳤어요. 아예 피와 살이 없다면 모를까, 소량의 피와 살이 들어가서 균형이 깨졌습니다. 의외로 안목이 있군요? 카닌은 그다지 좋은 소리를 하지 않았는데."



바로 의기양양해하는 김송현. 하지만 시우는 그의 눈동자에 스쳐 지나간 안도의 감정을 놓치지 않았다. 안목이 있기는 무슨. 그냥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겠지.



그래도 다행은 다행이다. 카닌이었다면 설령 반쪽짜리라고 하더라도 김송현에게 핀잔을 줬을 테니까. 지금 이 유망주분은 김송현이 그냥 분위기를 어떻게든 돌려보기 위해서 내뱉은 말을 진지하게 긍정해준 것이다.



하지만 시우가 느끼기에는 '이게 어딜 봐서?'란 모습. 다리 대신에 팔만 여덟 개다. 진짜 거대 인간 거미의 골격이 있다면 저런 모습이 아닐까?



"저게 반쪽짜리라는 증거죠. '상징론'에 대해서 들어보셨습니까?"

"하늘에서 떨어지는 번개는 신의 심판을 상징한다?"

"아시는군요. 번개와 심판은 상징론을 설명하는 가장 대표적인 말이죠. 그 상징론에 따르면 저것은 완전한 마왕이 될 수 없습니다."



왕과 우두머리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두머리는 사람과 짐승 모두 될 수 있는 것이다만, 왕은 사람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상징론에 따르면 비유상 '왕'이라고 표현하는 것뿐, 짐승은 우두머리만 될 수 있고, 가질 수 있다.



그런 사람과 짐승을 구분하는 것은 '도구'의 사용이다.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는 것은 도구를 쓸 수 있는 '팔'과 도구를 쓸 수 없는 '다리'의 존재입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예외가 있지만, 저것은 그 예외사항이 아니죠."

"팔만이 덕지덕지 붙어있으니 반쪽짜리다?"

"네, 저것은 아직 마왕에 가까운 짐승입니다."



아직



그러나 추가적으로 피와 살을 보충해서 균형을 맞춰준다면 제대로 된 마왕이 되리라. 여기에 쓸데없이 올챙이가 다리가 자라나는 것과 비슷하다는 표현을 덧붙이는 김송현이었다.



이 자신의 형과는 다른 방식의 헛소리를 무시하면서 머리를 빠르게 굴리는 시우였다.



반쪽짜리라고 하더라도 마왕은 마왕. 그를 상대하는 데에는 여러 명의 협력보다는 한 명의 압도적인 힘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여기서는 다시 자신이 나서야겠지.



그와 함께 김송현의 실없는 농담을 생각하니 시우의 답답했던 속이 살짝 풀렸다.




말한 대로 이미 경험한 것. 그 경험도 악몽과도 같은 끔찍한 경험이 아니라, 자신이 승리로 끝을 맺은 긍정적인 것이다. 물론 반쪽짜리라는 것만 같지 여러모로 다르니 그대로 꼬라박아서는 안 되겠지. 그래도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이렇게 되찾은 자신감과 함께 지시를 시작하는 시우였다.



.

.



평범한 인간 헌터들 틈 속에서 나오는 사람들. 그들이 일제히 손을 움직이자 모습이 변한다.



창백한 피부와 머리칼. 생김새와 키는 다들 다르지만 분위기는 비슷하다. 그 모습으로 땅을 넓게 얼리면서 태어나고 있는 마왕을 저지하고 있는 모습은 하나하나가 엄청난 수준의 마법사라는 걸 알려준다.



하지만 절대로 S랭크, 그 카푸스 수준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를 멀리서 지켜보던 중국인 헌터들은 기가 찰 지경이었다.



그냥 죽은 것도 아니고, 새로운 마왕의 탄생을 위해서 제물로 바쳐진 거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산채로 지옥에 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



S랭크를 상대하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S랭크처럼 보이는 상대에게 속아서 그 짓을 해준 거니 개죽음이 따로 없었다.



이런 충격에 단체로 할 말을 잊은 상태. 그중 한 사람이 억지로라도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고개를 휘젓고는 외쳤다.



"이렇게 된 이상 작전을 끝까지 완수한다."

"하지만..."

"그럼 여기서 돌아가자는 말이냐?"



카닌과 엘프 장로를 습격한 조는 카슈미르의 정령용에게 몰살, 그리고 주력 부대는 반쪽짜리 마왕을 소환하는 제물로 날아갔다. 작전에 동원된 부대의 80%가 날아간 것이다.



감정적으로 희생을 헛되이 하는 것을 넘어서, 이성적으로 따져봐도 그냥 돌아갈 수 없는 노릇. 까놓고 '걔들은 죽었는 데 넌 살았네?'란 비아냥을 평생 들을 거다.



물론 그것은 최상의 시나리오다.



유주영에게도 하려듯이, 중국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새로운 육체에 넣어서 부활시키는 기술이 어느 정도 있다. 지금 자신들은 그 '새로운 육체'의 후보군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발악을 해야 한다.



"명분은 있다. 측정된 마력 양은 단순히 S랭크 급이 아니라, 마왕급이다. 국경지대라고 해도 마왕이 지구로 넘어왔으니 개입할 수 있지. 언제, 어디로 이동을 할지 모르니까. 진입 자체는 그것을 이유로 한다."



.

.

.



그런 행동이 시우의 눈에 대충 그려졌다. 그건 다른 사람들에게 믿고 맡기기로 하면서 다시 앞으로 나서는 시우였다. 다른 사람들 또한 자신을 믿고 홀로 마왕에게 보내주는 것이니까.



이 서로간에 흘러가는 신뢰와 스스로에게 향하는 느끼면서 창을 빙글빙글 돌린다. 이를 무의식적으로 하다가 의식적으로 깨달으면서 살짝 헛웃음을 흘리는 시우였다.



"진짜 여러모로 쌍둥이는 어쩔 수 없나..."



미리 무기를 빙글빙글 돌려서 휘두르는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손시훈의 습관. 하지만 그 외에도 긴장을 더는 것에도 훌륭한 효과가 있다.



쌍둥이도 아니고, 영혼도 일절 관계가 없는 동생 손시연도 '욱' 하면서 급발진하는 점이 닮았는데, 이 정도쯤은 닮아도 어쩔 수 없는 거겠지.



그 생각과 함께 시우는 기운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적운흉풍의 고삐를 당겼다.



"자, 가자!"

"!!!!!!!!!!!!!!"



이에 대한 적운흉풍의 대답은 사람의 말로는 참 표현하기 힘든 우렁찬 울음소리였다. 기본 베이스는 말의 울음소리지만, 늑대 무리의 함성이 여기저기에 뒤섞인 게 확실히 기본 베이스는 괴물이라는 걸 알려준다.



그 울음소리를 힘차게 내뱉으면서 적운흉풍은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하는 적운흉풍. 그에 맞서 반쪽짜리 마왕 또한 거미같은 8개의 다리를 움직이면서 시우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마법으로 초원의 바닥은 꽁꽁 얼어붙은 상태. 하지만 적운흉풍은 그보다 살짝 위의 허공을 밟으면서 달리고 있고, 반쪽짜리 마왕은 평범한 사람이 손톱으로 얼음을 찍듯이 날카로운 뼈의 끝으로 바닥을 찍으면서 기어 온다.



본격적인 이동을 담당하는 것은 제일 앞의 한쌍과 제일 뒤의 한쌍이다. 그리고 가운데의 두 쌍은 방향 전환 및 자세 교정용으로 쓰고 있다.



그래도 이쪽에 비해서는 지형을 영향을 훨씬 더 받는 것을 이용해서 크게 우회하는 시우. 거대한 덩치는 확실히 위압감을 준다만, 저 마왕의 덩치는 빙판에 가까운 땅 위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중앙의 네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최고의 사령마인 적운흉풍의 움직임을 쫓기란 역부족. 그걸 본인도 인식했는지 반쪽짜리 마왕은 나름대로 마왕 다운 해결책을 내세웠다.



"읏!"



파도처럼 다가와서는 뾰족한 말뚝처럼 솟아나면서 시우를 저지하는 해골들



그것은 방향 전환을 위해서 쓰던 가운데 다리들에서 흘러내리던 것이었다. 하나가 뼈로 된 창을 내지르는 건 큰 위협이 되지 않지만, 그것들이 수 십, 수 백이 뒤엉켜서 창들을 내지르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허상화를 여기에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서 창을 휘두르는 시우. 아무리 뒤엉켰다고 해도 완전히 한 덩어리는 아닌지 한번 창을 휘두를 때마다 우수수 뼈들이 튀기면서 부서져나간다.



자신의 살, 정확히는 뼈를 이렇게 내주면서 본격적인 한방을 준비하려는 마왕



거대한 대포를 움직이듯이 이동을 하던 네 팔을 스르륵 움직이면서 머리가 시우를 겨눌 수 있게 방향 전환을 한다. 그 상태에서 턱뼈를 쩍 벌리는 것을 느낀 시우였다.



그와 함께 잠깐 옛날 기억을 떠오른다.



시작은 지금 상황에서는 살짝 뜬금없는 기억. 그건... 저번에... 비탈리아가 자신에게 브레스를 쓴 기억이다. 그때 자신도 놀라고, 김송현 또한 놀라서 브레스는 드래곤만 쓰는 게 아니냐는 잘못된 상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시우가 그 기억을 떠올린 이유를 보여주는 마왕. 열린 입에서 토해져 나오는 것은 반쪽짜리 마왕에 어울리는 반쪽짜리 사령의 덩어리였다.



-!@@!!@!!@@

-@@@!!!@!@@!!

-!!@!!!@@!@



하지만 섬뜩함까지 반쪽이 된 게 아니다. 푸른 안갯속에서 휘날리는 이리저리 찢긴 천조각들과 거기에 뒤엉켜서 울려오는 비명소리들은 평범한 사령의 무리보다 몇 배나 되는 오싹함을 풍기고 있으니까



괜히 단순히 죽은 영혼이 떠돌아다니는 유령과 이리저리 뒤틀린 사령을 구분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사령의 덩어리는 얼어붙은 땅을 그대로 갈아버리면서 시우에게 돌진했다.



그렇다면 이쪽 또한 힘을 상당히 끌어올려야겠지.



"흐으으읍!"



명치에 신경을 집중하고, 단전을 쥐어짜듯이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폐가 공기를 들이켜면서 기합을 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폐에서 걸러낸 산소가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피와 함께 전신으로 퍼져나가고, 그 피가 흐르는 혈맥을 타고 퍼지는 생명력이 시우의 피부와 맞닿은 마나와 반응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시우의 모습은 휘황찬란함 그 자체였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무지갯빛이 시우뿐만이 아니라 적운흉풍의 몸까지도 가릴 정도로 말이다.



일반적인 상대라면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의 투자. 분명히 저기서 터져 나오는 힘은 굉장하겠지만, 그만큼의 힘이기에 방향을 쉽게 옮길 수가 없는 게 지금의 시우다.



유주영과의 대련에서 이런 짓을 했다가는 회피를 한 다음의 반격에 당하겠지.



하지만 지금은 상대방의 회피를 걱정할 필요는 하나도 없다. 상대방은 그저 이유도 없는 원한을 품고 자신에게 무작정 달려들어오고 있으니까.



그렇기에 눈 앞의 사나운 기세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힘을 정돈한다.



이를 위해서 시우가 한번 더 호흡을 가다듬자 사방으로 펼쳐지던 무지갯빛은 일제히 시우의 창에 휘감긴다. 그 상태에서 창을 사령의 덩어리에 겨누는 모습은 창을 겨눈다기 보다는 작은 대포를 겨누는 자세에 더 가까웠다.



그리고 창끝에서 무지갯빛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도 찔렀다기 보다는 쏜다에 가까운 모습.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해방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어울렸다.



-!!!!!



딱 봐도 어둠하고는 극상성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 모습에 걸맞게 단순히 꿰뚫는 부분만이 아니라, 덩어리와 맞닿은 면에서 무지갯빛이 퍼져나가면서 원한을 말 그대로 소멸시키고 있다.



그걸 뒤늦게 반응하고 몸을 트는 마왕. 하지만 워낙 덩치가 크기에 급소에 안 맞게 하는 건 가능해도, 완전히 회피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마왕은 어깨를 내주면서 거대한 한쪽 팔을 바닥에 떨구고야 말았다.



하지만 이걸로 끝나면 마왕이라고 할 수 없겠지. 아직 8개의 팔 중 1개가 날아갔을 뿐이니까.



"송현아. 혹시나 카메라 같은 걸로 보고 있냐?"



형태를 바꾸는 마왕. 뒤쪽의 팔들을 엮어서 '다리'를 만들며 일어서고 남은 앞쪽의 팔로 떨어져나간 팔을 무기처럼 쥔다.



"네가 여기 있었다면 2페이즈라고 말했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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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눈도장 21.03.17 24 2 14쪽
246 이미 경험한 것3 21.03.16 19 2 13쪽
245 이미 경험한 것2 21.03.15 19 1 13쪽
»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3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5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6 1 14쪽
241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8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20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2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5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20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2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19 1 13쪽
234 아닌데2 21.02.26 18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5 2 14쪽
232 강(罡) vs 강(剛)7 21.02.24 17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6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7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6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7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19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2 1 13쪽
225 증명8 21.02.15 16 2 13쪽
224 증명7 21.02.12 13 1 13쪽
223 증명6 21.02.11 17 1 12쪽
222 증명5 21.02.10 26 2 13쪽
221 증명4 21.02.09 16 1 13쪽
220 증명3 21.02.08 16 1 13쪽
219 증명2 21.02.05 19 2 13쪽
218 증명 21.02.04 2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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