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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최근연재일 :
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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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38,883

작성
21.03.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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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DUMMY

"수, 수고요?"

"별 건 아닐세. 중앙에서 특별한 조사를 할 것도 없이, 임 처장의 적합자 수준이 정(丁)단계 상급이라는 것은 알고 있으니까. 반면에 저 쪽에는 해골장미 대원이 파견되었다고 하고..."


중국 다운 작명법.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처럼 그냥 A, B, C, D라고 하면 될 것이지. 굳이 한자로 갑(甲), 을(乙), 병(丙), 정(丁)이라고 이름을 따로 붙여놨다.


이 체계를 고칠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S랭크가 생긴 것은 나중의 일이니까. 그때라도 체계를 개편했으면 좋으련만, 그들은 특(特)급이라는 단어를 기어이 만들어내서 끼워넣고 말았다.


아무튼 황 감찰관의 말대로 임 처장이 특별히 할 일은 없다. 정단계 상급, 굳이 옮기자면 D+급. 그런 사람이 하나하나가 인간병기이자 괴수인 해골장미 대원들을 상대로 뭘 할 수 있겠는가.


그건 임 처장 본인도 뻔히 아는 사실. 그렇기에 그의 표정은 '해골장미'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더 평온해진다. 그런 임 처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하는 황 감찰관이었다.


"그냥 적극적인 홍보를 부탁하는 바일세. 오랑캐들도 사람이니까 살긴 하지 않겠나. 물론 홍보만 한다면 당의 위신이 뭐가 되겠는가. 접촉을 해서 혹시나 필요한 지원이 뭐가 있나 물어는 봐야겠지. 그게 사람의 도리 아니겠나?"


.

.

.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핑계라는 것은 임 처장도, 그를 맞이하는 마경태도, 그리고 이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 모두가 알고 있다.


딱히 임 처장이라는 자도 크게 숨길 의도는 묻지 않고 있다. 몽골이나 러시아의 지원을 묻고 있는데, 게이트가 열린 이후로 몽골은 자기 코가 석자인 나라. 당연히 지원을 할 나라는 러시아밖에 없다.


이런 임 처장에게 대놓고 패를 드러내주는 마경태였다.


"예?"

"세묜 야코블레프 대원과, 갈리나 소콜코프 대원입니다."

"어..."


.



"투명한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같은 반응인데요? 역시 해골장미 대원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있어서 그런 건가?"

"그보다는 갈리나 때문에 그런 거겠죠. S랭크 수준의 해골장미 대원들은 완전히 숨기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니까요."




.


"듣기로는 카자흐스탄 국경 근처에 근무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 예전의 테러 사건에서 사용된 마족들의 타이탄 있잖습니까. 그걸 러시아에서 입수해서 활용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네요? 참 잘 된 일 아닙니까. 하하하"

"하하하"

"그래도 한명 한명이 중요 병기나 마찬가지인 해골장미 대원을 둘이나 보내주다니. 저희 의사회도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다가 몽골은 얼핏 보면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런 대원을 자국 영토 내에서 활동할 수 있게 허락했고요. 하하"

"하하"


해맑게 웃고 있는 마경태와 억지로 따라 웃는 임 처장이다. 몽골 영토 내에서 몽골 정부가 허락을 했는데, 중국이 바로 이래라저래라 하기는 힘들겠지.


하지만 웃어야 한다.


고개를 돌리고, 시선을 조금만 더 넓히면 두 명의 해골장미 대원이 자신을 향해서 손을 흔들고 있으니까. 하나는 그저 평범하고 무표정한 소녀처럼 보인다만, 하나는 시커먼 양복에 새카만 파라솔까지 들고 있으니 모른 척할 수가 없다.


그렇게 억지 웃음을 짓는 임 처장이라는 인간을 보며 시우가 작게 목소리를 줄였다.


"도청기 달려 있죠?"

-네. 이제는 소형 카메라가 없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 수준이군요.


세묜과 갈리나의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준비를 시작하고 있겠지. 물론 그것은 빙산의 일각.


호위로 온 헌터들에게도 나름대로 장치가 다 붙어 있을 것이다. 1차적으로 소리로 대략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2차적으로 보고를 통해서 빈틈을 파악할게 뻔하다.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예민한 이름이 나왔다.


"그런데 유주영이 이 근처에 있다는데 무슨 생각인지?"

"글쎄요. 개인적인 생각을 정부 관리에게 말해도 될지는 모르겠는데..."


작게 목소리를 줄이는 마경태. 여기서부터는 마경태의 연기력에 맞겨야 한다. 미리 말을 맞춘 대본을 그가 얼마나 그럴싸하게 맞출 수 있을 것인가.


.

.

.


-러시아 파견 해골장미 대원(최종 확인) : 세묜 야코블레프 , 갈리나 소콜코프


"최초 보고와 변동 사항은 없는 건가"

"네, 세묜 야코블레프는..."

"그 정도는 무력으로 돌파해야겠지. 어쨌든 A랭크니까."

"명확한 약점이 있지 않습니까?"

"약점이 너무나도 명확해서 문제지."


강력한 빛. 정확히는 가시광선에서 남색 이상의 파장의 빛에 육체가 서서히 붕괴된다. 그 약점을 대놓고 이용했다가는 정규군과 관련있다는 걸 들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거기다가 그런 약점은 마법으로 쉽게 대처할 수 있다. 손시우야 비적합자다만, 그 주변에는 은근히 마법에 능숙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다.


"전체적인 배경은 어디까지나 돌발 사태여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일단 가장 보편적인 예시는 느닷없이 열리는 게이트가 있겠다. 각종 선진국의 도시 안에서도 종종 뜬금없이 게이트가 열리는데, 이런 오지에서 그런 일이 있는 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혹은 근처의 교도소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서 범죄자들이 탈주 한다던지... 뜬금없이 적합자 능력이 더더욱 각성해서 날뛰는 사례도 있으니 이 또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정말로 우연히도, 그런 사고가 갈리나 소콜코프의 휘하 부대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손시훈을 제외하면 해골장미 대원들에게 있어서 가족이라고 할 만한 존재는 친구들 뿐이니까. 그쪽으로 신경을 쓰게 되는 건 정말로 자연스러운 일


그 빈틈을 노린다는 것과 함께 계속해서 보고를 분석한다.


-유주영의 심리 분석 : 직접적인 대면은 하지 못하였으나, 마경태 및 의사회의 반응으로 보아 혼란을 느끼는 것 같음. 망명 선택은 유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임


이 보고에 몇몇이 이를 악물고, 몇몇이 의기양양한 태도를 보인다. 그 중 하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역시 유주영에게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했던 것 아닙니까? 만약에 유혜라는 망령에게 유주영의 몸을 줬더라면 이런 기회도 잡지 못했을 겁니다."

"괜히 기술을 온전히 살리겠답시고 놔뒀다가 일이 이렇게 복잡해져서는..."

"확실히 계속해서 반동분자의 성향을 보여준 유혜를 유주영은 어떻게든 당의 명령을 충실히 따르게 만들었지."


정치질은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기회가 된다면 상대방을 물어뜯어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견재할 다른 조직이 없는 단체라면 그런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에 잠시 비아냥에 가까운 비판의 시간이 이어졌다.


그래도 나름대로 중요하다면 중요한 안건이라, 본래 주제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회수한 유주영은 어떻게 할 겁니까? 보아하니 유혜와는 분리가 된 것 같지만, 무공은 쓸 수 있는 것 같은데."

"살짝 안타까운 일이지만 최대한 빨리 인격 세탁을 해야 하지 않겠나. 물론 '혼란'속에서 '설득'할 때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말이야."

"그럼 무공은?"

"영혼을 흡수시키고 인격을 세탁시킨다면 대부분의 무공을 못 쓰게 되겠지. 그래도 내공 심법의 흔적은 남지 않겠나? 그것만 복구시키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손시훈이 들었다면 '맞는 사실이라고 해서 되는 말은 아닌데'라는 소감이 나올법한 말이다. 더 소름 끼치는 건 일리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반응이었다.


반응 뿐만이 아니라, 대놓고 병력 배치도 그에 맞게 선별을 한다. 이에 도움을 주는 보고의 내용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호위 헌터들의 평균 단계는 병(丙)단계 상급. 하지만 이세계인 특별 병력이 붙은 상태.

-드워프 15개체 확인. 전원 병(丙)단계의 적합자. 하지만 신체 능력은 을(乙)단계 중에서도 상급 이상으로 작전 수립 시 참고 바람

-각종 수인 개체 확인. 마나 적합도는 높지 않으나 예민한 감각을 주의할 필요가 있음

-종족 확인 불가의 이세계인도 몇몇 확인 을(乙)단계 수준으로 높은 수준의 적합자. 이들이 사실상 호위의 주력으로 보임

-장로급 엘프 확인. 갑(甲)단계 마법사 카닌과 상당히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음. 학술적 대화를 위한 단독 행동들을 포착. 이 때는 계약 관계의 용 'N'도 없는 것으로 확인. 이 때를 노려서 둘을 제압, 혹은 견재하는 동안 수인을 무력화시킬 가벼운 수준의 마법적 생화학 공격....


"전체적인 배경은 어디까지나 돌발 사태여야 하겠지만, 이것까지 돌발 사태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체는 말을 못 하는 법이지. 모든 입을 막는 건 어렵겠지만, 두 입을 막는 건 쉬운 일 아니곘나?"


.

.

.


"삐-이-"


드문드문 메마른 맨 흙이 드러나 있지만, 겉으로는 평화로운 초원. 그 초원 위의 하늘을 나는 한 마리 매의 모습은 그저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저 매는 평범한 매가 아니다. 모습은 똑같이 생겼을 뿐. 다른 세계에서는 자신보다 수 십, 수 백배나 거대한 몬스터와 힘과 속도싸움을 하는 먹이사슬의 정점에 오른 몬스터다. 그 몬스터를 보는 시선에서 기묘한 열정을 숨기지 않는 카닌이었다.


"역시 크호콘펠은 대단하다, 멋지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그렇군."


인내심과 이해심이 많은 엘프의 장로도, 카닌의 크호콘펠 사랑에는 살짝 질리던 참이었다.




은근히 카푸스가 부엉이를 닮은 부보비를 좋아하고, 그 집안사람들은 황조롱이를 좋아하는 트랄켓을 좋아하니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그건 착각. 그들의 기호가 어디까지나 전통적인 수준에서의 선호라면, 카닌의 애호는 약간 광기에 닿아있다고 부를만한 수준이다.


어디까지나 그 광기에 어울려주는 갈리나가 이상한 사람인 것. 이 엘프 장로님이 정상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인정을 해 줘야 한다. 저 울음소리는 신호니까. 겉으로는 평화로운 초원이다만, 누군가가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하늘을 나는 저 새, 하늬는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고향에서 크호콘펠은 마나로 가득 찬 땅을 꿰뚫어보고는 급강하해서 사냥하죠. 어설픈 마법 위장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구요?"

"그렇다면 저 위장은 하늬에게 있어서... 진흙을 온 몸에 묻히고 움직이는 기괴한 모습으로 보이겠군."

"아마도 그렇겠죠?"

"그나저나 역시 이 늙은이부터 노리는 건가."

"정확히는 저와 장로님이죠. A랭크 이상의 전문 마법사인 사람들..."



카닌의 말이 '퉁 퉁'거리는 기묘한 소리에 끊겼다.


허공에서 북을 치는 것 같은 소리. 그와 함께 허공에서 둥그런 금속 통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거기에 적혀있는 글자들을 엘프의 장로는 예리한 시각으로 빠르게 읽어냈다.


"한자로 마력억제탄이라고 적혀 있군."

"곤란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칙칙한 금속 통에서 터져 나오는 화사한 가루들. 겉모습만 보자면 행사에서 뿌리는 꽃가루 같다. 어린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그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짝짝 치며 환한 표정을 지었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그 가루를 보는 카닌과 엘프의 장로의 얼굴은 빠르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삐이!"


하늬가 바로 반응을 하면서 급강하를 할 정도. 그렇게 허공에 발차기를 날리자 살벌한 '빠각!'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 소리를 신호 삼아 마력억제탄을 쐈던 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한 사람의 목뼈가 부러지고, 하늬가 칼날과도 같은 날개를 휘두르며 저지를 하든 말든 묵묵히 카닌과 엘프의 장로에게 돌진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정색을 더하는 엘프의 장로였다.


"곤란하군. 죽음도 거리끼지 않을 각오인데?"

"시체는 말이 없으니까요. 말씀하신 대로 곤란하네요."


수준 높은 마법은 봉인. 때문에 전이 마법의 사용은 불가능하다. 현재 위치는 의사회와 호위 헌터들이 있는 캠프와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난감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렵다고 마냥 포기를 할수는 없는 노릇. 그렇기에 나지막하게 말하는 카닌이었다.


"N 그래도 최대한 생포하도록 노력해봐."


이 말과 함께 메마른 초원이 순식간에 축축한 늪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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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이미 경험한 것3 21.03.16 19 2 13쪽
245 이미 경험한 것2 21.03.15 19 1 13쪽
244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2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4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5 1 14쪽
»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7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20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2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5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19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1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19 1 13쪽
234 아닌데2 21.02.26 17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4 2 14쪽
232 강(罡) vs 강(剛)7 21.02.24 17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6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6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5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6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18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2 1 13쪽
225 증명8 21.02.15 16 2 13쪽
224 증명7 21.02.12 12 1 13쪽
223 증명6 21.02.11 16 1 12쪽
222 증명5 21.02.10 26 2 13쪽
221 증명4 21.02.09 16 1 13쪽
220 증명3 21.02.08 15 1 13쪽
219 증명2 21.02.05 19 2 13쪽
218 증명 21.02.04 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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