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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bot 님의 서재입니다.

형의 사령마를 떠맡게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WritingBot
작품등록일 :
2020.05.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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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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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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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강(罡) vs 강(剛)7

DUMMY

이번에는 쇠사슬을 꼬아둔 형태의 무늬. 그 무늬에 눈동자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하는 자신의 제자를 보며 유혜는 살짝 이를 악문다.



지금 유주영이 당황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에는 유혜의 책임도 있었으니까. 그 책임을 말하는 손시훈의 말에 바로 의문을 내뱉는 김송현이었다.



"아니, 보통 재능이 있다면 그걸 쓰도록 하는 게 옳지 않아요? 보통은 재능을 쓰게 하고 주의점을 알려주지, 주의점부터 알려주지는 않잖아요."

"여기가 무림이라면 그렇겠지."



시우와 김송현을 놓고 비교해보자



소림사 달마당과 소림사 나한당의 차이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뿌리가 같기에 달마당을 상대하는 느낌으로 나한당을 상대하는 것도, 그 반대로 나한당을 상대하는 느낌으로 달마당을 상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건 방금 시우도 비슷하게 한 일. 쾌와 환이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청성파의 검법을 상대하듯이 지법과 권법, 장법을 대응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홍류선법같은 혼합무공의 경우에는 그런 식의 접근법을 써서는 안 된다.



"혼합 무공은 무공이기도 하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마법이기도 해. 이제 이해가 돼?"



그제야 뒤늦게 고개를 끄덕이는 김송현. 명색이 그냥 적합자가 아니라 헌터라면, 아무리 철부지라고 하더라도 이해를 해야 한다.



똑같은 속성의 마법사라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마법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건 적합자에게 있어서 상식이나 마찬가지. 화염구를 주력으로 쓰는 마법사를 상대했던 경험으로 함부로 파고들면서 접근했다가는 화염 방사에 노릇노릇해지기 십상이다.



지금의 유주영이 그렇다.



손시훈의 근접전 스타일은 언제든지 극도를 휘두르는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공격을 쭉쭉 내지르는 스타일. 어디까지나 손시훈의 주력은 비아취월을 휘두르는 것이지, 그 외의 모든 수단은 그 비아취월을 휘두르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부수적 요소다.



시우는 정 반대다. 그에게 있어서 최고의 상황은 맨 몸으로 펼치는 초근접 난타전. 그렇기에 그는 상대방의 무기를 포기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무기도 포기할 각오가 되어있다.



시우를 이기기 위해서는 절-대로 손시훈을 기준으로 상대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지. 내 기술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야."

"어째서?"

"다시 말하지만, 그놈의 재능 탓이지."



유주영의 재능은 상대방을 분석하는 것에 특화되어 있다. 그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부수적인 손시훈의 기술이, 시우의 주류적인 기술보다 뛰어난 건 당연한 일.



아무리 금나에 재능이 있니, 천재니 하더라도 30년도 살지 못한 인간이 기나긴 세월을 살아온 환생자를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에 집중과 집착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3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의 기술로도 유주영을 이기기는 충분하다.



"즉, 나의 사전 공작은 저 아이에게도 나쁘지 않아. 조금 덜 훌륭한 기술로도 자신을 쓰러트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어디까지나 이 교-훈을 주기 위한 거야!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그치?"



이 말만 안 했다면 알아서 그렇게 생각해 줬을 텐데...



참 좋았을 텐데...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건 이럴 때 쓰는 속담이지 않을까?



아직 철부지 티를 덜 씻은 김송현이고, 원래부터 노련한 조미선이고 똑같이 쓰레기를 보는 눈으로 손시훈을 볼뿐이다. 그를 두고 계속해서 자잘한 실수를 저지르는 유주영을 몰아붙이는 시우였다.



물론 그의 속도 마냥 편하지는 않다. 시우 또한 천재라면 나름대로 천재기에 형의 '사전 공작'을 눈치챈 상태. 하지만... 그걸 알고 있다고 해서 져줄 수는 없는 노릇



유주영이 밀리고 있다는 건, 그만큼 자신의 기술을 무시하고 있는 탓이니 말이다. 제 3자라면 모를까, 당사자라면 절대로 용납을 할 수 없는 짓인 것이다.



그렇기에 평상시보다 더 투기를 끌어올려서 손가락을 뻗는 시우. 그렇게 내공과 기세가 잔뜩 실린 소림의 용조수(龍爪手)가 유주영의 팔을 덮친다.



"크으으윽!"

'주영아!'



비명까지는 아니어도 신음을 내뱉는 건 어쩔 수 없다. 시우의 손톱이 깊숙한 근육까지는 아니어도, 겉의 살갗은 완전히, 깔끔하게 가르고 있으니까.



핏방울이 송글송글 허공으로 튀어오른다.



이런 일격을 당한 제자를 보며, 유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발을 동동 구르며 외치는 것뿐이었다.



'집중해라! 상대는 손시훈보다 약할 뿐이지, 너를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금나의 고수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스승의 그 말을 들으면서 팔을 넓게 펼치는 유주영. 그 팔 동작은 넓게 곡선으로 펼치며 들어오는 시우의 공격을 막기에 적합한 것이다.



하지만 의식이 차마 닿지 못한 발은 걸음을 반 걸음씩 더 내딛으면서 안으로 파고든다. 이래서는 기껏 팔을 넓게 펼치면서 대응을 한 의미가 없다. 이렇게 바짝 붙어버리면 장타를 쓰면 그만.



이 생각으로 내지른 소림의 항마복호장(降魔伏虎掌)이 유주영을 거칠게 덮친다.



"컥!"



항마복호(降魔伏虎)



마귀를 항복하게 만들고, 호랑이를 엎드리게 만들 위력의 무공이라면 사람에게도 치명적일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나마 내공으로 보호를 했기에 마련이지, 평범한 헌터가 그 손바닥에 맞았다면 박살난 갈비뼈가 폐를 찢어버렸으리라.



그걸 정통으로 맞고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은 유주영을 잠깐 내려보는 시우. 그리고 그는 자신의 형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형, 내가 하는 말 번역 가능해? 아니다, 번역보다는 형이 그냥 정확하게 몰아붙이는 게 더 낫겠다. 눈 앞의 상대는 형이 아니라 나라는 뉘앙스로 한마디 해 줘.'

'굳이 해야 해? 너를 완전히 무시하지만 않았어도...'

'새끼야, 넌 양심이 없냐?'



유주영이 이렇게 밀리는 건 시우를 무시해서지만, 그 이유가 시훈이라는 예시를 보여줘서 그런 거다.



"좋아 그럼, 흠..."



잠깐



그 잠깐 사이에 유주영의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조금의 시간을 줬다고 하기에는 완벽하게 진정된 호흡,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동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에게 말려서 당한 사람의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투기가 흐르고 있다.



유주영의 이 모습을 시우가 보자마자 손시훈이 전음을 건넨다.



'저기, 완벽하게 몰아붙이려면 한마디로는 안 돼서 더 했는데... 괜찮겠죠?'

'내가 송현이냐? 한번 해라 해놓고는 생각과는 다르다고 짜증 내게?'


"그렇다는데?"

"안 돼! 형이 지면 내가 빡세게 싸워야 한다고!"



반쯤은 자기 일처럼 난리 치는 김송현을 두고, 시우의 무지갯빛이 잦아든다.



그러나 시우와 시훈을 제대로 구분하기 시작한 유주영은, 그게 절대로 안심할 징조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 무지갯빛이 잦아든다는 것은 그만큼은 내공을 다른 곳에 쓰고 있다는 것



자신의 강기를 공격을 버틸만한 금강불괴의 방어를 확보했다는 증거다.



그렇기에 확실한 공격을 위해서 잠시 숨을 죽이면서 시우를 곰곰이 관찰하는 유주영. 그리고 그녀는 허공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


-이, 이거 마법 아닌가요?

-그러게요. 딱 봐도 허공을 때리고 있는데, 손시우 선수에게 타격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국제 헌터 연합 소속의 심판이... 아!

-바로 제제하는 감독 겸 코치인 손시훈 선수입니다.


.



그리고 그런 시훈을 향해서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는 김송현이었다.



"저거.. 소림의 탄지신통(彈指神通) 아니에요? 쟤 청성파라면서요. 쟤가 저걸 왜 써요?"

"원래는 외부의 창술이었던 소림곤법천종(少林棍法闡宗)처럼 탄지신통도 원래는 소림의 것이 아니었어. 원리 자체는 내공으로 공기를 붙들고 충격파를 전달하는 거니까, 요령만 이해할 수 있다면 타 문파의 사람도 얼마든지 쓸 수 있지."



물론 그 요령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유주영이 천재고, 유주영을 가르친 유혜도 천재라서 가능한 거다.



"하지만... 시작점이 유주영에 비해서 늦었을 뿐, 시우도 자기 기량으로 맞설 수 있는 천재니까."



괜찮다는 손시훈의 말



이 말과 함께 잦아들었던 무지갯빛이 다시 시우의 몸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형태 자체는 다시 평범한 위에서의 아래로의 빨주노초파남보. 평범하지만, 그렇기에 가성비가 최고인 무늬다. 그 무늬를 휘두른 팔로 자신을 향해서 날아오는 충격파를 힘차게 쳐내는 시우



그와 함께 한 걸음씩, 천천히 유주영에게 접근한다.



직접적으로 몸과 몸을 부딪히던 좀 전의 난타전과 비슷한 양상. 아니, 그 이상이다. 모습만 보면 둘 다 허공에 팔만 휘두르는 모습이지만, 소리는 그때의 난타전 이상으로 울려 퍼지고 있으니까.



그리고 서로가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닿을 정도로 거리가 붙었을 때, 급변하는 둘의 기세였다.



별자리를 집어넣은 유리 장식 같은 강기로 덮인 손과, 딱 봐도 나비를 떠오르게 하는 무늬를 흩날리면서 내지르는 손



이 두 손이 서로 닿으면서 뿜어져 나오는 충격파에 수많은 관객들이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그 중심에서 서로의 손을 꽉 쥐어서 움직임을 봉쇄하고는 권격과 장타를 집어넣는 시우와 유주영이었다.



어떻게든 금나로 이끌어가려는 시우와 그 이전의 난타전에서 끝을 내려는 유주영의 공방



그건 마치 쇠사슬로 서로의 손목이 묶인 상태로 치열하게 싸우는 두 맹수를 보는 듯하다. 모두가 이것이 최후를 보기 위한 마지막 공방이라는 것을 알 정도로 말이다.



난타를 날리기 위해서 서로를 붙들고 있는 저 손을 놓을 때가 마지막 일격을 날릴 때가 되리라. 그렇기에 경기장에서 저 모습을 직접 보는 사람이든, TV나 인터넷 등으로 중계방송을 보는 이든 숨을 죽이는 것 이상의 반응을 못하고 있었다.



이 기다림에 보답하듯이, 서로를 붙들고 있는 손이 놓아졌을 때의 모습은 '드디어'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만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것 중 가장 화려한 강기를 빚어낸 유주영.



반대로 시우의 무지갯빛 무늬는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그 수수함은 빛깔만 없을 뿐 세상에서 제일 단단하다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것



이 두 손바닥이 능동적인 방어라고는 집어던진 두 사람의 가슴에 닿는다. 말 그대로 강(罡)과 강(剛)이 격돌한 순간이었다.



.

.



-여러모로 결승전에 걸맞았던. 수준 높은 경기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랬었죠. 손시우-유주영 선수의 경기만큼은 아니었지만, 조미선 선수의 경기도, 김송현 선수의 경기도 전력을 다한 경기였으니까요. 그래서 첫 번째 경기의.. 그 판정이 더 아쉽습니다.

-어쩔 수 없죠. 손시우 선수와, 손시훈 감독 겸 코치가 인정해줬으니까요.

-그래도 좀 그렇지 않나요? 마지막 일격을 맞고 장외를 당했다지만, 손시우 선수는 의식이 남아있지 않았습니까? 경기장 바깥으로 날아갔다곤 해도 자세를 바로 잡고 착지했고요. 반면에 유주영 선수는 몸은 제자리에서 버텼다지만, 의식을 잃었잖아요.

-솔직히 무승부가 옳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만, 두 사람이 인정을 해 줬으니까요. 전 어디까지나 대회의 판결을 존중하는 게 아니라, 시우 선수의 인정을 존중하는 겁니다.

-그렇군요.

-말씀하신 대로 의식이 남은 쪽은 시우 선수 쪽이니까요. 실전이었다면 시우 선수가 이긴 것 아니겠습니까. 유주영 선수도 판정은 자신이 이겼고, 팀도 2:1로 이겼다지만 표정이 영 씁쓸하지 않습니까. 본인도 진짜 승부에서 이긴 쪽이 누구인지 안다는 거죠. 승부를 양보당한 기분일 겁니다.



.

.



"그것만 아니었어도 2경기에서 미선이 누나가 이기고 그대로 끝이었을 텐데."

"이렇게 생각해보자. 다- 좋은 경험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모두에게 윈윈이 아니었을까?"



모두에게 윈윈



그에 개인 경기는 이겼지만, 팀 경기는 져버린 조미선이나, 3경기에 나서야만 했던 김송현이나, 승부를 양보해준 시우나 똑같은 표정으로 손시훈을 째려보았다.



이런 세 사람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그는 끝까지 자신의 말을 내뱉고 있었다.



"본래 목적, 우리에게 무와 협이 있다는 걸 증명한다. 그건 달성했잖아? 그치?"

"확실히 돌아가면 아버지에게는 잘했다는 소리를 듣겠네."

"역시 알아주는구나 시우야!"

"하지만 사전공작까지 다 말하면 어떨까?"

"에이, 아버지가 아무리 나를 꿰뚫어보고 계신다지만, 그것 가지고 나를 특별히 탓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렇겠지. 하지만 시연이가 형보고 '너'라고 말하는 걸 무시할 정도는 될 걸."



시우의 말에 바로 '앗-차'하는 표정을 짓는 시훈. 그를 두고 팀 우승 소감으로 그에게 크나큰 충격을 주는 말을 하는 유주영이었다.



"저와 제 스승님은 한국으로 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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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눈도장 21.03.17 23 2 14쪽
246 이미 경험한 것3 21.03.16 18 2 13쪽
245 이미 경험한 것2 21.03.15 19 1 13쪽
244 이미 경험한 것 21.03.12 32 1 13쪽
243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5 21.03.11 24 1 13쪽
242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4 21.03.10 15 1 14쪽
241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3 21.03.09 17 1 13쪽
240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2 21.03.08 19 1 13쪽
239 함정의 함정의 함정의... 21.03.05 22 1 14쪽
238 공범자들3 21.03.04 24 1 13쪽
237 공범자들2 21.03.03 19 2 13쪽
236 공범자들 21.03.02 21 2 13쪽
235 아닌데3 21.03.01 18 1 13쪽
234 아닌데2 21.02.26 17 2 13쪽
233 아닌데 21.02.25 14 2 14쪽
» 강(罡) vs 강(剛)7 21.02.24 17 2 13쪽
231 강(罡) vs 강(剛)6 21.02.23 15 2 13쪽
230 강(罡) vs 강(剛)5 21.02.22 16 2 13쪽
229 강(罡) vs 강(剛)4 21.02.19 15 1 13쪽
228 강(罡) vs 강(剛)3 21.02.18 16 1 14쪽
227 강(罡) vs 강(剛)2 21.02.17 18 1 13쪽
226 강(罡) vs 강(剛) 21.02.16 21 1 13쪽
225 증명8 21.02.15 15 2 13쪽
224 증명7 21.02.12 12 1 13쪽
223 증명6 21.02.11 16 1 12쪽
222 증명5 21.02.10 25 2 13쪽
221 증명4 21.02.09 16 1 13쪽
220 증명3 21.02.08 15 1 13쪽
219 증명2 21.02.05 18 2 13쪽
218 증명 21.02.04 2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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